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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미래 말고 텍스트소비 미래가 궁금. ^^ :: 2010/09/08 00:08

아마존 킨들, 애플 아이패드, 구글 에디션 등으로 인해
"종이책이 전자책에 밀려 없어질 것인가?"란 질문이 인기리에 소비되고 있다.

그런데 "종이책의 미래는?"이란 질문은 다분히 공급자 중심의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출판사, 유통사, 단말제조사, 저자 관점에선 종이책과 전자책의 행보가 매우 중요할 수 있겠다. 하지만, 수요자 관점에선 질문의 각도를 바꿔볼 필요가 있다. 수요자 입장에서 유효한 질문은 "책이든 뭐든 내가 원하고 나한테 맞는 텍스트만 소비/구매할 수 있는가?"일 것이다.

MP3로 대표되는 e뮤직이 등장한 이후 분절화된 음악 소비는 대세가 되었다. 앨범 단위로 음악을 소비하는 행위는 매우 희귀하다. 웹은 조각난 e텍스트가 난무하는 공간이다. 분절화된 텍스트의 소비는 점점 더 흔하고 익숙한 행위가 되어가고 있다. 음악이 그랬듯이 책 단위로 텍스트를 소비하는 행위는 점점 희귀해질 것이다.

음악 CD를 구입한 후 수록 곡 모두를 좋아하며 듣는 경우가 드물듯, 책을 구입한 후에 책에 실린 내용을 조아라 하며 읽긴 참 어렵다. 전체 내용 중에 맘에 와 닿는 내용이 아예 없거나(?^^) 있어도 일부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앨범/책은 모두 공급자 중심의 상품 패키징이었을 뿐, 수요자는 특정 곡과 특정 텍스트를 입맛에 맞춰서 소비할 뿐이다. 책 단위, 앨범 단위 판매는 공급자 마인드에서 비롯된 일종의 번들링 판매인 셈이다.

책과 웹텍스트 간 격차가 점점 줄어드는 느낌이다. 이젠 웹텍스트를 통해서도 책에 준하는 배움을 얻는다. 웹엔 무한한 텍스트가 널려있어서 정보 탐색의 부담감이 있긴 하나, 취향에 맞는 텍스트를 걸러낼 필터는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책과 웹텍스트의 경계는 해체되고 있다. '전자책 vs. 종이책', 'e텍스트 vs. 책'은 공급자 관점에서나 의미 있는 구도이다.

"종이책의 미래는?"이란 질문 대신에 "내가 원하고 나에게 맞춰진 텍스트를 효율적으로 소비하는 방법은 무엇이고, 그것을 도와줄 수 있는 툴의 발전은 어떤 모습일 것인가?"와 같은 질문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LP, CD를 거쳐 MP3/스트리밍으로 음악 소비 형태가 변화해 가듯, 종이책도 소비 형태 변화의 물결을 맞이할 것이다. 소비자에겐 소비 포맷이 그닥 중요하지 않다. 그저 원하는 음악과 좋아하는 텍스트를 소비하고 싶을 뿐이다. 그래서 종이책의 미래보단 텍스트 소비의 미래가 훨씬 더 궁금하다. ^^



PS. 관련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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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윤영민 | 2010/09/08 05:0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좋은 지적이십니다. 하나의 완결성을 지닌 책보다는 신문과 잡지와 같은 매체에 실린 텍스트부터 '번들' 판매에서 벗어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책 중에서도 chapter별로 독립성이 강한 책들도 그럴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매체로부터 메시지가 자유로워지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요?

    • BlogIcon buckshot | 2010/09/08 09:29 | PERMALINK | EDIT/DEL

      메시지의 완결성이 프랙탈처럼 중첩되는 시대가 올 것 같습니다. 매체도 메시지의 프랙탈화에 부합해야 높은 적합도를 견지하게 되겠구요. 아무튼 재미있는 변화가 기대됩니다. 귀한 댓글 넘 감사해요. ^^

  • BlogIcon 태현 | 2010/09/08 14:27 | PERMALINK | EDIT/DEL | REPLY

    벅샷님 포스팅을 읽다보니, 요즘 유행하는 아이패드용 소셜 매거진 어플 플립보드(Flipboard)가 생각났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컨텐츠를 원하는 툴에 (그것이 웹이되든 태블릿이 되었든 다른 무엇이 되든) 원하는 만큼 소비하는 '소비자'인 동시에 스스로가 정리할 수 있는 '편집자'가 되는 것.

    이것이 종이책의 미래가 아닐까 싶습니다.

    늘 좋은 글 감사합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10/09/10 21:31 | PERMALINK | EDIT/DEL

      '편집자'란 표현에 강하게 주목하게 됩니다. 정보소비의 고도화는 반드시 편집으로 귀결되나 봅니다. 귀한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

  • hoony5 | 2010/09/08 18:0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윤영민 님의 이야기처럼 분절이 될 수 있는 내용들은 단절된 단위로 판매가 되겠고, 단순히 이론서, 정보서 뿐만 아니라 예를 들면 시집도 이제는 한편의 시만 구입 할 수도 있겠네요. 아이들 책은 미디어가 될 것 같습니다 지금의 전집은 낱개의 미디어 컨텐츠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고민 하나는 그럼으로 인하여 우리의 소비의 양이 늘어날까? 입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0/09/10 22:07 | PERMALINK | EDIT/DEL

      소비의 양이 늘어난다기 보단 소비의 편의성이 올라갈 것 같습니다. ^^

  • BlogIcon exedra | 2010/09/09 05:4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스스로 항상 활자중독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전자책 논란을 종이책의 미래가 아닌 택스트소비로 보지는 못하고 있었네요. 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종이책만의 장점을 포기하기 힘들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저같은 활자중독증 환자들에게는 단지 택스트가 중요할 뿐이거든요. 새로운 관점 고맙게 받아들이고 갑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0/09/10 22:27 | PERMALINK | EDIT/DEL

      저에게도 텍스트가 중요합니다. 책과 텍스트가 앞으로 어떤 관계를 맺어 나갈지 참 궁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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