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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혁신 알고리즘 - 도요타, Genius of AND의 화신.. :: 2008/06/30 00:00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2008년 6월호에 "The Contradictions That Drive Toyota's Success"란 아티클이 실려서 함 읽어 보았다. 쭉 읽고 나니 아래와 같은 생각이 들었다.

"도요타야 말로 Built to Last의 전형적인 사례기업이다.."




짐 콜린스와 제리 포라스가 공저한 Built to Last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은 아래와 같이 구성되어 있는데 1,2장을 제외하고 3장~11장의 서두를 항상 음양 문양으로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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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he Best of the Best (최고 중의 최고)
  2. Clock building, not time telling - 시간을 알려 주지 말고 시계를 만들어 주어라
  3. More than profits - 이윤 추구를 넘어서
  4. Preserve the core / Stimulate progress - 핵심을 보존하고 발전을 자극하라
  5. Big hairy audacious goals - 크고 위험하고 대담한 목표
  6. Cult-like cultures - 사교 같은 기업문화
  7. Try a lot of stuff and keep what works - 많은 것을 시도해서 잘되는 것에 집중하라
  8. Home-grown management - 내부에서 성장한 경영진
  9. Good enough never is - 끊임없는 개선 추구
  10. The end of the beginning (시작의 끝)
  11. Building the vision (비전 세우기)
짐 콜린스와 제리 포라스가 Built to Last에서 시종일관 음양 문양을 강조했던 이유는 비전 기업의 중요한 특성이 'Tyranny of OR'의 고정관념을 뛰어 넘은 'Genius of AND'의 추구였기 때문이다.  'Tyranny of OR'는 'A 아니면 B'와 같이 서로 상반된 2개의 힘이나 사상이 동시에 존재할 수 없다는 평범한 개념이고 'Genius of AND'는 아래와 같이 서로 상반된 것으로 보여지는 'A'와 'B'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강한 의지와 실천력을 의미한다.

      • 이윤추구를 초월한 목적        AND   실질적 이윤 추구
      • 변함없는 기업의 핵심 이념    AND   변화와 개혁
      • 명확한 비전과 방향 감각       AND   운 좋게 잡은 기회와 그 운영
      • 거칠고 무모해 보이는 목표    AND   점진적이고 진화적인 추진 과정
      • 장기적 안목에서의 투자        AND   단기 업적에 대한 요구
      • 철학적이며 미래지향적인      AND   빈틈없는 일상 업무의 수행



HBR 6월호에 실린 "The Contradictions That Drive Toyota's Success"란 아티클을 읽어 보면 도요타의 기업 경영 메커니즘 자체가 'Genius of AND'라는 걸 알 수 있다. 그런데 왜 Built to Last에는 도요타가 출연하지 않았을까?  그 이유는 도요타의 TPS(Total Production System) 카리스마가 넘 강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를 최저 비용으로 생산하고 신차의 신속한 개발을 가능하게 만든 원동력이 TPS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도요타의 TPS는 동종산업 내 경쟁기업인 GM,포드,크라이슬러,다임러의 TPS 모방을 유도했고 이종산업에 종사하는 수많은 기업들이 도요타의 시스템/규칙/툴/원리를 숭상하고 도입하게 만들었다. 누구나 도요타의 성공에 TPS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을 불변의 진리와 같이 여기고 있는 것이다.

본 아티클의 저자인 Hirotaka Takeuchi, Emi Osono, Norihiko Shimizu는 6년간 도요타를 연구한 끝에 TPS라는 hard innovation 이외에 지금까지 간과되어 온 도요타의 soft innovation 측면을 낱낱이 파헤쳤고 아래와 같이 깔끔하게 정리했다.  도요타는 '모순의 문화'에 기반한 2가지 동력(확장의 힘, 통합의 힘)을 통해 비전 기업, 혁신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이다.

  • A Culture of Contradictions (모순의 문화)
    • Toyota moves slowly, yet it takes big leaps (천천히 가지만 한방에 크게 점프한다)
      • 도요타는 1984년 미국 내 자동차 생산을 시작한 이래로 점진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키워나가다 1997년 일본에서 런칭한 하이브리드 자동차 프리우스를 통해 시장을 압도하게 된다.
    • Toyota grows steadily, yet it is a paranoid company (안정적인 성장을 즐기는 반면, 개선/개혁에 대한 편집증적인 집착이 회사 전체에 배어 있다)
      • 도요타는 근 40년간 매출/점유율 성장을 견조하게 이끌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은 "Never be satisfied", "There's got be a better way"를 끊임없이 직원들에게 전달한다. 와타나베 사장은 "No change is bad"란 말을 매우 즐겨 사용한다.
    • Toyota's operations are efficient, but it uses employees' time in seemingly wasteful ways (효율적 운영의 대가이지만, 직원들의 시간을 낭비하듯 사용하는 것처럼 보인다)
      • 회의에 굳이 참석하지 않아도 될 법한 사람들까지 한꺼번에 회의에 참석시키고 경쟁사에 비해 훨씬 많은 직원을 현장에 배치하고 경영진은 상당 시간을 딜러 업체 방문에 보낸다.
    • Toyota is frugal, but it splurges on key areas (평상시엔 엄청 짠돌이지만 승부처에선 과감하게 지른다)
      • 도요타는 penny pinching(짠돌이짓)에 관한 한 월마트와 세계 1,2위를 다툰다. 도요타는 점심 시간에 소등을 한다. 직원들은 책상 사이에 칸막이도 없는 사무실에 모여 앉아 업무를 본다.
    • Toyota insists internal communications be simple, yet it bundles complex social networks (업무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히 & 인적 네트워크는 복잡하게)
      • 도요타에선 업무 커뮤니케이션 시에 간결한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도요타에선 one page reporting이 일상화되어 있다. 하지만, 도요타는 "Everybody to Know Everything"의 원칙에 입각하여 다채로운 social network들이 사내에서 창발하도록 장려하여 직원들 간 수평적 네트워킹을 자극하고, 교육/멘토 제도 등을 통해 수직적 네트워킹을 강화하며, 동호회 등을 통한 비공식적인 네트워킹을 장려한다.
    • Toyota has a strict hierarchy, bur it gives employees freedom to push back (까탈스런 위계질서 & 직원들에게 거부할 자유를 부여)
      • 반대 의견 제시, 문제점 제기, 맹목적인 상명하복 거부.. 도요타가 직원들에게 허용하는 것들이다.  와타나베 사장은 "Pick a friendly fight" (건설적이고 우호적인 싸움)을 독려한다.
  • Forces of Expansion (확장의 힘)
    • Impossible goals (불가능하고 모호한 목표)
      • Built to last의 BHAG(Big hairy audacious goals: 크고 위험하고 대담한 목표)에 해당하는 항목이다. 도요타는 거의 달성하기 힘든 목표를 설정하여 틀에 박힌 관행을 사전에 봉쇄하고 직원들의 자긍심을 높인다.  도요타는 목표를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정의하여 직원들이 에너지를 다양한 루트로 발산하게 하고 특정 전문 분야에 갇혀 있지 않고 다양한 부서 간 협업을 유도한다.  넘 구체적인 목표를 부여하면 직원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할 것이란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 도요타 Prius 개발팀은 하이브리드 자동차 개발을 통해 연료 효율을 50% 제고하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수립했다. 하지만 경영진은 이를 거부하고 100% 증대라는 확 깨는 목표를 제시했다고 한다. 물론 경영진은 아무런 해결방법을 제시하지 않았다. 대신 개발팀에 전권을 부여했다. 도요타 경영진의 불가능/모호한 목표 제시와 전권 부여는 개발팀으로 하여금 기존 계획을 폐기처분하고 새로운 발상을 시도하게 유도했고 결국 세계 최초 상용화 하이브리드 카인 프리우스를 탄생케 했다.
    • Local customization (현지화)
      • 뻔한 얘기이긴 하다. 하지만 도요타는 현지화에 대한 기대수준이 경쟁사 대비 처절할 정도로 매우 높다.  
    • Experimentation (실험)
      • 도요타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안전지대를 벗어나 미지의 영역으로 진출한다. 도요타는 불가능한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으로 "Think deeply but take small steps"를 채택하고 있다. 큰 목표를 처리 가능한 작은 과제들로 나눈 후, 각각의 과제에서 새로운 방법/과정을 발견하기 위한 실험을 한다.  
  • Forces of Integration (통합의 힘)
    • Values from the founders (4가지 창업 철학을 가슴에 품고 업무에 임한다)
      • Tomorrow will be better than today (낙관주의, 현재에 대한 불만족)
      • Everybody should win (팀워크가 생명)
      • Genchi genbutsu (직접 본 것만 믿는다. 탁상경영이 아닌 현장경영)
      • Customers first, dealers second, and manufacturer last (굳이 해석 필요 없을 듯.. ^^)
    • Up-and-In people management (직원과 함께 성장한다)
      • Up-and-In.. 요거 참 멋있는 말이다.  Up-or-Out(승진 못하면 퇴사) 대신 Up-and-In의 철학이 도요타엔 있다. 열등한 직원이라고 해고하지 않는다. 장기 고용을 바탕에 깔고 지속적인 능력 계발을 유도한다.  도요타는 승진한 직원에게 축하와 동시에 승진 못한 사람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갖도록 한다.
    • Open communication (개방적인 커뮤니케이션)
      • 도요타에선 정보가 직급,직책,연공서열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유통된다. 경영진은 "Everybody knows everybody else's business"란 기본 전제 하에 회사를 운영한다. 도요타는 대기업에서 흔히 나타나는 커뮤니케이션의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방법을 애용한다. 
        • Disseminate know-how laterally (도요타 사무실엔 칸막이가 없다)
        • Give people the freedom to voice contrary opinions (자유로운 반대의견 제시)
        • Have frequent face-to-face interactions(1:1 의사소통)  
        • Make tacit knowledge explicit (암묵지를 형식지로 전환시켜라) 
        • Create support mechanisms (지원체계 구축)


음.. 뭐 이 정도면.. 도요타는 Built to Last에 나오는 내노라 하는 어떤 비전기업보다도 탁월한 Genius of AND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위에 언급한 세세한 요소들을 기계적으로 카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지속적인 성장과 혁신을 원한다면 결코 'Genius of AND'의 압박과 축복을 피해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구현하는 방식은 각 기업마다 모두 다를 것이 분명하지만 나타나는 양태는 대부분 해당 기업과 조직 구성원의 마음과 몸과 행동에 스며들어 있는 기업문화의 형태를 띄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회사 뿐만 아니라 개인 차원에서도 Genius of AND는 점점 더 중요한 화두가 될 것 같다. 
창의적 의사결정 Algorithm = Opposable Mind 한 번 더 읽고 Genius of AND에 대한 의욕을 고취해 보련다. ^^








PS.
The Contradictions That Drive Toyota's Success 아티클에서 도요타의 경영 메커니즘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 Contradiction이란 단어를 보니 문득 시카고의 1987년 히트곡인 "If She Would Have Been Faithful"이 생각난다. ^^  Chicago- If She Would Have Been Faith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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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yota 무한성장의 비밀

    Tracked from Inuit Blogged | 2008/12/14 12:40 | DEL

    흔들리는 일본 경제의 부활을 바라며 이 책을 썼다. 이 책의 한국 출간을 제안 받았을 때 솔직히 허락하고 싶지 않았다. 이 책이 한국에 활용되면 일본의 부흥이 저해될까 두려웠다. 저자의 솔..

  • BlogIcon mepay | 2008/06/30 07:1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런 회사를 만들어야 하는데 말이죠..불가능할것 같은데 가능하게 하는곳이 있으니 오늘도 자극을 받는가 봅니다.
    노래..
    의외로 시원하네요~^^

    • BlogIcon buckshot | 2008/06/30 09:04 | PERMALINK | EDIT/DEL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자신만의 방법을 도요타는 오래전에 발견했고 이를 잘 실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답은 자신 안에 있으니 잘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지루한 내용이 넘 길게 이어지는 것 같아서 끝에 노래 한 곡 넣어 보았습니다. 더울 때 들으니까 더욱 시원한 것 같습니다~

  • BlogIcon 하민빠 | 2008/06/30 11:0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오래전에 Built to last를 보면서 엄청 감동먹은 기억이 나네요. 오래된 기억을 더듬어 보면 저자들이 여러 기업들을 비교 분석했는데, 그 기업군에 포함되기 위한 몇가지 기준 중에 100년 이상된 기업이라는 조건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머 이러한 단순한 이유로 도요타를 포함시키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 사실 buckshot 님께서 말씀하신 이유는 제가 아직 수양이 부족하여 잘 이해를 못 하겠구요. buckshot 님의 블로그 팬으로써 이번 기회를 빌어 감사인사 드립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08/06/30 20:58 | PERMALINK | EDIT/DEL

      하민빠님, 댓글 주시고 격려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하민빠님 블로그를 통해서 많이 배울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

  • BlogIcon 하민빠 | 2008/06/30 11:05 | PERMALINK | EDIT/DEL | REPLY

    공개할 만한 코멘트가 아니라 비밀글로 설정했는데, 비밀글로 하면 에러가 나서 글이 등록이 안되어서 그냥 공개글로 등록했습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08/06/30 20:59 | PERMALINK | EDIT/DEL

      죄송합니다. 제 블로그가 현재 트랙백 기능도 가동이 안되는 등 정상이 아닌 것 같습니다. 불편을 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 BlogIcon inuit | 2008/12/14 12:44 | PERMALINK | EDIT/DEL | REPLY

    토요타의 강박적인 기업문화가 근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만들 수 있는 유전자는 두고두고 관찰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좋은 내용 정리하신거 잘 봤습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08/12/14 17:36 | PERMALINK | EDIT/DEL

      건강한 강박을 개인경영에도 도입해 보고 싶습니다. 귀한 글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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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 의사결정 Algorithm = Opposable Mind (생각이 차이를 만든다) :: 2008/05/09 00:09

생각이 차이를 만든다
로저 마틴 지음, 김정혜 옮김/지식노마드

이 책은 로저 마틴이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2007년 6월호에 게재한 아티클인 'How Successful Leaders  Think"의 히트가 단행본 출간으로 이어진 결과물이다. 원 제목은 'The Opposable Mind: Harnessing the Poewer of Integrative Thinking'이다. 즉, 창의적인 의사결정에 능한 성공적인 비즈니스 리더의 행동 양태보다는 사고방식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저자는 탁월한 리더들이 통합적 사고(Integrative Thinking)를 통해 혁신적인 의사결정을 이끌어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통합적 사고를 설명하기 위해 Opposable Mind란 용어를 소개하고 있다. Opposable Mind는 Opposable Thumbs란 생물학 용어가 엄지와 나머지 네 손가락 사이에 형성되는 긴장을 통해 인간이 도구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음을 의미하듯이, 서로 대립하는 사고모델 사이에서 형성되는 긴장을 활용하여 통합적 사고를 통해 차별화된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는 사상을 내포하고 있다.

저자는 아래 표와 같은 프레임을 통해 전통적 사고와 통합적 사고의 차이점을 설명하고 있다. 통합적 사고는 의사결정을 위한 key factor 수집부터 전통적 사고와 큰 차이를 보인다. 전통적 사고는 제한된 요소의 수집에 그치는 반면, 통합적 사고는 다양한 돌출 요소들을 수집하여 의사결정 프로세스에서 중요한 고려 요소들이 누락될 수 있는 가능성을 최대한 배제한다. 수집한 돌출 요소들의 인과관계 분석에서도 전통적 사고가 단선적인 인과관계 분석에 만족하는 반면, 통합적 사고는 여러 가지 방향성을 고려하고 비선형적인 복잡한 인과관계를 고려한다. 의사결정 구조화 단계에서 전통적 사고가 문제를 잘게 쪼개서 독립/순차적으로 처리하는 환원주의적 방법론을 택하는 반면에 통합적 사고는 문제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고 전체를 시각화한다. 마지막인 문제해결 단계에서 전통적 사고가 트레이드오프에 의한 양자택일 의사결정을 강박적으로 수용하는 반면, 통합적 사고는 만족스럽지 않은 트레이드오프를 거부하고 양자택일을 초월한 창의적인 해결책을 도출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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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의사결정에 대한 통념은 트레이드오프 상황에서의 양자택일이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양자택일의 이분법적 한계를 초월하는 통합적 사고를 권유한다. [혁신] AND의 시대가 도래한다 포스트에 적었듯이 Built to last의 Genius of AND, 블루오션 전략의 low price & value differentiation 동시 추구와 비슷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책은 Opposable Mind라는 원제가 말해주듯이 탁월한 의사결정의 실행(doing)보다는 그런 실행을 낳게 한 사고(thinking)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Built to last, 블루오션 전략과 비교할 때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를 갖고 있었다. 

통합적 사고의 정의는 아래와 같다.
상반되는 두 아이디어 사이의 긴장을 건설적으로 이용하여 하나를 선택하느라 다른 하나를 버리는 양자택일 방식 대신 두 아이디어의 요소를 모두 포함하면서도 각 아이디어보다 뛰어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창의적으로 긴장을 해소하는 능력

상반되는 아이디어 사이의 긴장을 건설적으로 이용한다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은 아니다.  저자는 의사결정을 위한 옵션들이 서로 상반되는 상황 자체가 인간 저마다가 갖고 있는 나름의 현실모델이 갖고 있는 한계에서 비롯된다고 역설한다.  우리는 날마다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데이터의 홍수 속에서 일정한 부분만 받아들이고 나머지는 버리는 프로세스를 무의식적/기계적으로 반복한다. 지금 눈을 감고 내가 있는 방을 머리 속에 그려볼 때 현실과 똑같은 그림을 그릴 수는 없을 것이다. 내가 머릿속으로 그린 방은 단순화된 현실모델일 뿐이다. 모델은 현실을 내 입맛에 맞춰 재구성한 거지 현실 자체는 아닌 것이다. 결국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현실모델을 갖고 그 현실모델을 발전시키게 되는데 사람마다 세계관과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현실모델이 상호작용을 할  때는 반드시 상반되거나 충돌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누구나 현실을 100% 이해할 수는 없고 현실의 일부만 커버하는 현실모델을 갖고 살아간다는 것...  바로 여기에 상반되는 아이디어 간의 긴장을 건설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열쇠가 있는 것이다.

렌즈의 원칙 포스트에서 얘기한 바 있듯이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렌즈로 세상을 바라본다. 렌즈는 가치관, 관점, 성격 등을 포괄한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identity)'가 내가 보는 것, 내가 보는 방법, 내가 바라보는 관점을 결정한다.  의사결정도 마찬가지다. 의사결정자는 자신만의 렌즈로, 자신만의 현실모델로 비즈니스를 바라본다. 상반되는 비즈니스 옵션 중에 양자택일하지 않고 상반되는 비즈니스 옵션들이 갖고 있는 렌즈, 현실모델을 냉철하게 꿰뚫어 보고 상반되는 모델 간의 공통점, 상반되는 모델의 장점을 창의적으로 조합할 수 있어야 혁신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대개의 경우, 사람은 자신의 사고를 잘 관찰하고 모니터 하지 못한다. 자신의 사고 프로세스를 명확히 이해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아마 사람은 자신의 사고 프로세스를 별로 이해하고 싶어하지 않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는 것 같다. 단지 DNA에 세팅된 대로 아무 생각 없이 무의식적인 사고 프로세스를 밟을 것인가? (Communication as a platform - 간접성과 확장성이 강한 침투력을 낳는다. 포스트 참조) 아니면 DNA 초기 세팅의 한계를 벗어 던지고 자신의 사고 프로세스를 정밀하게 관찰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  Seeing Our Seeing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자신만의 사고습관이 굳어지고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보다는 자신이 구축해 놓은 제한적인 시각의 현실모델로만 판단하려고 하게 된다. 결국 습관적인 판단을 중지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사물을 관찰하고 판단할 수 있는 열린 마음, 유연한 마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일상적이고 중요하지 않은 일이라면 무의식적인 선택의 효율에 의존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비즈니스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의사결정의 순간을 맞이했다면 의식적 선택 vs 무의식적 선택의 갈림길에서 무의식적 선택을 최대한 자제하고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자체를 면밀히 관찰하고 나의 사고와 선택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를 모니터 해야 하는 것이다.


저자는 통합적 사고를 위한 3가지 요소를 입장(stance),도구(tool),경험(experience)으로 정의하고 있다.

입장
은 내가 갖고 있는 렌즈와 현실모델이 매우 제한적인 coverage를 가질 뿐이라는 점을 깨닫고 설사 나와 상반된 주장을 하는 현실모델 조차도 적극적으로 나의 것으로 소화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와 선언을 의미한다.  사람은 누구나 현실모델을 구성하고 그 현실모델을 통해 현실과 접속한다. 그 사람이 갖고 있는 현실모델의 높이와 넓이가 그 사람이 내릴 수 있는 의사결정의 수준을 결정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뛰어난 리더는 특정 모델에 내재된 가정을 역설계(Reverse Engineering)하는 것을 즐긴다. 특정 모델을 일종의 결과(Outcome)로 본다면 그 결과를 낳게 한 행동(Action)이 있을 것이고 그 행동을 낳게 한 사고(Thinking)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생각이 차이를 만든다'를 읽으면서 여러 가지를 배웠지만 Reverse Engineering이 사고를 정교하고 유연하게 만드는데 얼마나 중요한 방법론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 확실히 인지하게 되었던 것은 분명 이 책을 통해 얻은 큰 수확 중의 하나이다.

저자는 통합적 사고와 전통적 사고 간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Thinking 도구로 생성추론(Generative Reasoning)을 들고 있다. 생성추론은 연역법,귀납법,가추법을 사용하는데 연역법,귀납법은 전통적 사고에서도 즐겨 쓰는 방법론인데 반해 생성추론의 한 요소인 가추법은 매우 생소한 논리 형식이다. 가추법은 현실의 작은 단서를 갖고 법칙이나 새로운 지식을 추론하는 과학자나 탐정의 추론방식을 의미한다. 연역법,귀납법이 이미 존재하는 현실모델의 진위 여부를 판단하는 기능에 그치는데 반해 가추법은 현존하지 않는 모델을 새롭게 창조하는데 쓰이는 사고도구이다. 의사결정을 위한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매우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로운 모델을 생성하고 그 명제의 개연성을 탐구하는 추론과정인 가추법은 통합적 사고를 위한 핵심 사고 툴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통합적 사고를 위한 도구로 시스템 사고를 빼놓을 수가 없다. 의사결정을 위한 Key Factors 간의 상호작용이 다양한 인과관계 사슬로 전개되는 경우가 많은 복잡다단한 현대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시스템 내에서의 하나의 액션이 다른 부분에 효과를 미치는 파급효과에 대한 예상 및 컨트롤이 결코 쉽지 않기 마련이다.  이런 구조 하에서 시스템을 구성요소들로 분해하여 해결책을 모색하는 divide and conquer 기반의 환원주의적 방법론 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오히려 문제해결을 하면 할수록 새로운 문제를 탄생시키고 문제해결의 난이도가 계속 올라가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게 된다. 결국 시스템을 구조 관점에서 바라보고 구조 내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입장과 도구의 발전은 결국 경험의 성숙으로 이어지게 된다. 통합적 사고를 잘 활용한 리더들은 축적되는 경험 속에서 전문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전문성 강화에 의해 약해지기 쉬운 독창성도 더욱 날카로워지는 유니크한 패턴을 보이게 된다. 하지만 이는 너무도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통합적 사고를 지속하는 리더들은 전문성 강화를 통해 자신의 현실모델을 발전시켜 나가는 동시에 자신의 현실모델과 상반된 모델을 Reverse Engineering을 통해 장/단점을 파악하고 장점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을 테니.. 전문성이 강화되면 강화될 수록 독창성도 함께 강화되는 결과가 나타났을 것이다.

'생각이 차이를 만든다(The Opposable Mind)'를 읽고 올바른 사고 프로세스, 탁월한 의사결정에 대해 중요한 포인트들을 새롭게 얻거나 기존에 막연하게 갖고 있던 컨셉을 구체적으로 실천 가능하게 강화할 수 있었다. 내가 갖고 있는 한계 많은 현실모델을 유연하게 발전시켜 나가고 내 현실모델과 상반된 입장을 갖는 다른 현실모델을 정교한 Reverse Engineering을 통해 내 것으로 소화해 나가고 내 안에서 다양한 현실모델들이 시너지를 내면서 탁월한 의사결정을 창출해야 하는 것이다.

창의적인 의사결정을 위한 알고리즘인 The Opposable Mind..  일상 속에서 점점 자주 접하게 되는 Opposable Mind의 긴장관계를 지금보다 훨씬 더 현명하게 리드할 수 있는 실행 가능한 지침과 방법론을 이 책을 통해 분명 얻은 느낌이다. ^^


PS 1. 이 책을 표면적으로만 바라보면 기업의 의사결정자, 관리자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가 않다. 21세기를 사는 모든 사람들은 자신을 경영하며 살아가고 있다. 모두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끊임없이 트레이드오프 상황을 만나면서 의사결정을 내리게 된다. 이 책은 세상을 현명하게 살아가고 싶은 모든 사람이 읽어야 하는 책이다.

PS 2.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예전에 올렸던 많은 포스트들이 떠올랐다. 그 동안 내가 틈틈이 해왔던 생각들이 이 책 곳곳에 녹아 있다는 것을 느꼈다. 여기에 예시한 포스트 말고도 더 많은 포스트가 이 책과 연결되어 있다. 내 블로그 포스트들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이 책을 만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많이 부족한 buckshot에게 귀중한 책을 선물해 주시고 서평을 쓸 기회를 주신 지식노마드 출판사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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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각이 차이를 만든다

    Tracked from Inuit Blogged | 2008/11/23 23:40 | DEL

    영업팀장이 어려운 의사결정에 대한 고민을 물어 왔습니다. 동남아 국가에 신규 영업을 진행 중인데 충돌이 있다는 겁니다. A사는 우리나라의 KT 같은 지위를 가진 최대 국영기업입니다. 현재 ..

  • BlogIcon 이승환 | 2008/05/09 18:07 | PERMALINK | EDIT/DEL | REPLY

    한마디 한마디 다 맞는 말 같은데... 통합적 사고가 되려 정보비용을 과하게 증가시키지는 않을까요?

    • BlogIcon buckshot | 2008/05/10 13:19 | PERMALINK | EDIT/DEL

      혁신을 위한 비용이 아무래도 적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 BlogIcon kelvin | 2008/05/13 16:46 | PERMALINK | EDIT/DEL | REPLY

    항상 RSS로 피드만 받아보다가 글을 남깁니다.^^
    하나하나가 너무 주옥같은 글들이라 프린트해서 밑줄치며 보고 있습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8/05/13 21:36 | PERMALINK | EDIT/DEL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많이 부족합니다. 좋은 지적 언제나 기다리겠습니다. ^^

  • BlogIcon bizbook | 2008/05/13 18:18 | PERMALINK | EDIT/DEL | REPLY

    너무 멋진 글을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리되는 대로 다시 연락드릴께요....
    혹시 나중에 다른 포스팅을 부탁드려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
    좋은 글이 많으니 조금 찾아보고, 문의드릴께요...
    감사합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8/05/13 21:36 | PERMALINK | EDIT/DEL

      별 말씀을요~
      언제든 필요하신 것 있으시면 연락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 BlogIcon 모노로리 | 2008/05/18 18:15 | PERMALINK | EDIT/DEL | REPLY

    대단하십니다 파워리뷰 잘봤습니다 ㅎㅎ 저도 이거 하드에 저장해둘랍니다 하드에만 저장해두는거지 다른데다 퍼 날르는거 아닙니다 ^^;;

  • BlogIcon 잠보 | 2008/06/03 11:3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소개해주신 글을 보고 책을 사서 겨우 겨우 다 읽게 되었습니다. 정독하지 않으면,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책인 것 같습니다. 읽고 다시 이 글을 읽으니 정리가 훨씬 잘 되네요. 저도 책을 통해 몇가지 얻은 점이 있는데, 역설계(reverse engineering)가 그 중에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다르다고 주위에서 끊임없이 듣고 보아왔으니 역설계를 회사일에 적극 적용해보도록 해야겠네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 BlogIcon 마루날 | 2008/07/18 23:03 | PERMALINK | EDIT/DEL | REPLY

    그 유명하신 buckshot님이 제 포스트에 손수 트랙백을 남겨주시다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는 귀찮아서 스캔해서 올린 내용을 이렇게 정성스럽게 자세히 설명해 주시다니 부끄럽기만 합니다.

    제 블로그에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08/07/18 23:23 | PERMALINK | EDIT/DEL

      마루날님, 제 리뷰는 길기만 하고 포인트가 약합니다. ^^
      마루날님의 리뷰를 읽고 책 내용을 효과적으로 리마인드할 수 있었습니다. 리뷰의 길이가 중요하진 않고 포인트를 효과적으로 짚어낼 수 있는가가 역시 핵심인 것 같습니다. 귀한 리뷰 잘 보았습니다~

  • BlogIcon inuit | 2008/11/23 23:4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와우.. 이번 포스트는 매우 충실한 요약이군요.
    책을 다시 읽는 생생한 느낌입니다. 고맙습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08/11/24 09:05 | PERMALINK | EDIT/DEL

      넘 장황하게 쓴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
      다양한 사고 모델을 이해/소화하고 그 사이에 존재하는 긴장 속에서 새로운 모델을 조합/편집해 내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 BlogIcon 고무풍선기린 | 2009/06/02 12:46 | PERMALINK | EDIT/DEL | REPLY

    포스팅에서 말씀하신 통합적 사고가
    제게는 정반합의 원리로 보입니다.

    제가 제대로 받아 들인 것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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