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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 알고리즘 :: 2009/10/23 00:03

2년 전에 강신주님의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이란 책을 재미있게 읽고 [장자] 소통의 철학 (망각+연결=소통 → 도행지이성) 포스트를 올린 적이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40호에서 강신주님의 선물과 인간의 허위의식 아티클을 인상 깊게 보았다.  역시 이번에도 '망각'이란 키워드가 등장한다.
선물을 받고 나면 답례로 그 선물의 액면가에 대응하는 선물을 고르는 게 일상적 관례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가 주고받는 대부분의 선물은 사실 뇌물의 논리에 근거하고 있다. 프랑스 현대철학자 자크 데리다는 선물을 주긴 하되, 선물을 줬다는 사실을 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물을 줬다는 사실을 잊으려는 우리의 의지만이 선물을 진정한 선물로 만든다고 주장했다. 

선물을 주고 난 후 선물에 대한 대가를 의식하는 순간, 선물은 당초의 취지를 상실한 채 냉냉한 등가 교환 마켓플레이스 상의 상품이 되어버린다는 것. 참으로 의미심장한 지적이 아닐 수 없다.  선물은 마음과 정성을 전달하는 것이기에 주고 난 후 뭔가를 받겠다는 생각이 선물을 주고 받는 사람 사이에 존재한다면 선물은 뇌물로 형질 전환이 된다고 보는 것이 맞다. 


가격, 알고리즘에서 아래와 같이 적은 바 있다.

가격은 교환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세상엔 교환 가능한 것들이 많다. 만물은 점점 Commodity스럽게 변해가기 마련이니까.. 그렇다고 모든 것을 다 교환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무조건 교환 가치를 계산하려고 하는 행위는 너무 오버스러운 것이다. 교환하기 싫은, 교환해선 안 되는, 교환하면 가치가 변해 버리는 그런 것들이 분명 존재한다. ^^

자본주의 플랫폼 상에선 모든 것은 교환 중력장 속에 편입되기 마련이다. 모든 것에 가격이 매겨지고 모든 것이 일정한 규칙과 맥락 속에서 교환 유통되는 현실 속에서 '선물'은 때로는 명시적으로 때로는 암묵적으로 뇌물적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타자와의 소통 시엔, 내가 갖고 있던 기존의 선입견에 대한 망각을 통해 나를 비우고 타자와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관'을 만들어가야 하듯이, 타자에 대한 선물 주기는 행여나 내가 가질 수 있는 선물에 대한 대가를 망각하고 나의 욕심을 비우고 타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관계의 심화를 지향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소통 시에 나를 망각하는 것도 선물 줄 때 나의 기대와 욕심을 망각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소통 시에 나를 기억하는 것, 선물 줄 때 나의 기대/욕심을 기억하는 것은 나의 '자아'를 형성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그렇다.  결국, 일상 생활 속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 타인에 대한 선물 주기 속에는 항상 실존적 딜레마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마음 속을 흐르게 된다.

기억과 망각.
기억을 망각하고 망각을 기억하는 과정 속에서
인간은 존재감을 키워가고 존재감을 지워가는 것인가 보다. ^^





PS. 관련 포스트
기억, 알고리즘
[장자] 소통의 철학 (망각+연결=소통 → 도행지이성)
http://twitter.com/ReadLead/status/5494827737
사람은 남에게 공짜로 뭔가를 주기 힘들어 한다. 상대방에게 뭔가를 줄 땐, 상대방으로부터 뭔가를 바라는 것이 있는 것이다. 호혜 기대감이 무너질 때, 선심은 복수로 전환된다. http://gatorlog.com/?p=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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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cataka | 2009/10/23 09:3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오늘도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벅샷님의 포스팅을 읽는 순간 떠오르는 글이 있어 다시 찾아보았습니다.
    얼마전 성당의 주보에 실렸던 글인데 남을 위해 수많은 봉사를 한 사람들이 죽음의 순간에 불행하다는 조금은 믿기 어려운 말로 시작된 글이였습니다.

    ...전략... 신문에서‘성공적 삶을 위한 몇 가지 전략’쯤으로 기억되는 기사를 읽었는데, 제 가슴을 쿵! 하고 때린 대목이 있었습니다.‘ Give and give and…’다음에 이어지는 단어는 무엇일까요? 저는 또 당연히 ‘Give’라고 생각했지요. ‘끊임없이 주고 또 주어라…!’ 헌데 이어진 단어는‘Forget’이었습니다.‘ 주고 또 주고 그리고…잊어라! ’ 이보다 지혜로운 조언이 있을까요? 또, 이보다 실천하기 힘든 말이 있을까요? ...후략...

    또한 예전에 읽었던 글 중 "최고의 도움은 내가 도와주고 있다는 것 조차 잊어버리는 도움이다" 라는 글과도 일맥 상통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음... 말씀하신대로 쉽지 않은 일이지만 체득하기만 한다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데 조금 일조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09/10/24 20:14 | PERMALINK | EDIT/DEL

      cataka님, 귀한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 댓글이 아니라 또 하나의 포스트를 올려주신 것 같습니다.

      망각해야 할 것을 망각하고 망각하지 말아야 할 것을 기억하는 것. 이것만 잘해도 인생이 풍요로워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고 또 주고 그리고.. 잊어라.. 참 귀한 조언이라고 생각합니다..

  • BlogIcon 토댁 | 2009/10/23 11:02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오늘은 소통이란 글자가 꽂힙니다.
    왜냐면...
    저와 내남자만 2박3일 어디를 갑니다.
    애들 다 떼어 두고서...

    부부 서로가 서로에게만 집중하여 더욱 원활한 소통을 위한 배움터에 갑니다.
    거참 내남자랑 다른 외계어를 쓰고 있어서 말이죰,,쿨럭!!
    디녀와서 이야기 해 드릴꼐욤.^^

    • BlogIcon buckshot | 2009/10/24 20:15 | PERMALINK | EDIT/DEL

      와.. 넘 멋지십니다. 정말 두 분께 아주 귀한 시간이 될 것 같네요. 소통이란 주제는 평생을 두고 배우고 실천해야 하는 것인가 봅니다. 멋진 이야기 부탁드리겠습니다. ^^

  • BlogIcon 가이아 | 2009/10/23 13:2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 글을 읽으니 전에 썼던 글이 생각납니다. 기호학적 입장에서 자본주의를 정의하면: http://blog.naver.com/gaia92/120068516162

    • BlogIcon buckshot | 2009/10/24 20:20 | PERMALINK | EDIT/DEL

      가이아님, 귀한 글 링크 걸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계속 곱씹어 읽어 보게 되네요...

      자본주의가 관계 중간에 돈을 삽입하고 어느 순간 돈이 의미를 앗아가고 돈의 영향권 아래 있는 모든 것들을 돈의 시각으로 균질화시키는 소외 과정은 지금 이 순간도 거대함을 더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돌연변이 기호 왜곡의 소외 현상을 직시만 할 수 있어도 좋겠습니다. 참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 가르르 | 2009/10/26 03:31 | PERMALINK | EDIT/DEL | REPLY

    몇 년전, 학교에서 강신주 교수님의 교양 강의를 "장자..." 를 교재로 들었는데
    이 블로그에서 다시 이름을 뵙게되니 신기하네요..^^
    과문한탓에 당췌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가 안가곤 했는데...^^

    선물과 망각, 소통과 기억에 관한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9/10/26 09:03 | PERMALINK | EDIT/DEL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이란 책을 인상깊게 보았던 것이 포스팅의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귀한 댓글 감사합니다. ^^

  • BlogIcon mahabanya | 2009/12/28 16:37 | PERMALINK | EDIT/DEL | REPLY

    레퍼러로 네이버 메인이 자꾸 떠서 오픈캐스트 레퍼러를 따라가 봤더니 벅샷님^^;;
    감사합니다^^v

    주고나서는 잊기. 받고 나서는 잊지 않기.
    쉬운 듯 하지만 이게 '자본주의'에서는 orz
    주고나서 잊어도 곤란한 경우가 생기고, 받고 나서 잊지 않는 것이 많은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고...
    세상 만사 쉬운 일이 없지만 참...아..어...거시기합니다;ㅂ;

    • BlogIcon buckshot | 2009/12/29 08:52 | PERMALINK | EDIT/DEL

      오픈캐스트에 마하반야님글을 링크하는 것은 저의 영광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허락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당. ^^

      말씀하신 것처럼 자본주의 사회에서 망각의 미덕을 실천한다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기억의 굴레라는 것이 인간 조건인 듯 싶어요. 그 디폴트 세팅과도 같은 굴레로부터 약간이나마 거리감을 유지하고픈 소망이 제게 있나 봅니다. 앞으로 계속 배워가며 살고 싶습니다. 마하반야님께서 많이 가르쳐 주셔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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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 알고리즘 :: 2009/09/30 00:00

고구마님께서 동아비즈니스리뷰(DBR) 42호에 링크 거는 인간 행동을 재활용한다라는 인상적인 글을 아래와 같이 기고하셨다.




고구마님의 글을 보니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2008년 10월호에 실린 The Contribution Revolution 아티클이 다시 생각난다.  거기엔 아래와 같이 재미있는 프레임이 나온다. 


유저의 자발적인 웹 액션이 다채로운 방식으로 진화하면서 User Contribution System은 계속 성장을 해왔다.

  • 유저가 위키피디아, 유튜브, 페이스북/마이스페이스에 올리는(기여하는) 주제별 정보, 온라인 비디오, 프로파일/소셜 네트워킹 정보
  • 판매자가 이베이에 등록하는(기여하는) 상품 정보, 유저들의 클릭(기여)에 의해 운영되는 구글 광고 시스템
  • 유저가 쇼핑하면서 자연스럽게 남기는(기여하는) 상품 취향/구매 데이터에 기반한 아마존의 상품 추천 시스템
  • 사이트 간의 링크(기여) 연관성에 기반한 구글의 페이지랭크 알고리즘
  • 유저 PC의 유휴 자원을 활용하는 Skype의 VOIP 시스템


유저는 웹 상에서 다양한 액션을 수행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유형의 흔적을 웹에 남긴다. 그 흔적 모두가 일종의 기여(contribution)이다.  웹에서 활동하는 대부분의 유저는 적극적으로 컨텐츠를 생산/가공하기 보다는 현저하지 않은 흔적을 남기는데 그치기 마련이다.(Vocal Minority, Silent Majority)  많은 유저들이 남기는 얌전한 흔적과 소수의 유저들이 남기는 뚜렷한 흔적. 웹에 쌓이는 다양한 흔적들은 모두 비즈니스/서비스에 대한 기여(contribution)이다. 수동적 흔적은 정보 강도가 약하지만 양이 많아서 도움이 되고 적극적인 흔적은 양은 적지만 정보 강도가 높아서 도움이 된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유저는 웹에서 무언가를 하는데 그것이 어느 정도의 기여를 의미하는지 유저 자신은 잘 모른다는 것이다. 유저는 그저 자신이 원하는 액션을 수행할 뿐이다. 반면, 유저의 웹 액션을 플레이어가 주목/인식하고 유효하게 활용하는 방법론이 발전할 수록 유저 기여의 크기는 점점 증가하게 된다. 유저는 웹이라는 강력한 액션 툴을 얻고 그 툴을 통해 수많은 활동을 수행하고, 비즈니스/서비스는 그것을 다양한 각도로 절단/채취하고 거기서 가치를 획득한다. 1인의 유저가 특정 기간 동안 수행하는 웹 액션은 수많은 플레이어의 가치 창출을 위한 자원으로 사용된다. 유저가 모르는 사이에..



웹이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것 같다.

유저의 다양한 행동을 디지털 정보로 전환시켜 유저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고 각각의 고유한 의미를 띠게 된 디지털 정보들을 연결하는 '디지털 제너레이터/커넥터' 역할을 웹이 해주고 있기 때문에 Behavior Recycling이 가능해진 것이다.

유저 행동의 디지털 제너레이터/커넥터인 웹은 유저의 생활 공간이고 놀이터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웹에서는 유저 자발적인 각양각색의 놀이들이 대규모로 전개되는 것 같다. 고구마님께서 game과 일 포스트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이 게임과 일은 딱 한 끗발 차이다. 게임과 일은 내용 상에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임하는 사람의 태도에 의해 결정이 되기 마련이다.

웹은 수직적 권위보다는 수평적/자발적 행동들이 난무하는 공간이다. 그런 웹의 특성이 웹을 거대한 놀이/게임 플랫폼으로 기능하게 했고 수많은 유저들의 웹 컨텐츠 생산/가공/복제 놀이가 쌓이고 연결되면서 웹은 Behavior Recycling 플랫폼으로써의 가치를 발현하게 되었다.  나의 무질서가 누군가의 질서이고 나의 질서가 누군가의 무질서가 되는 공간이 웹이다. 내가 싼 똥이 누군가의 음식이 되고 누군가가 싼 똥이 나의 밥이 되는 거대한  Value Arbitrage 플랫폼..  웹은 참 재미 있는 시공간이다. 오늘도 난 웹에서 나만의 놀이와 게임을 비선형적으로 전개한다.  그러는 가운데 나는 의식적/무의식적으로 웹에 뭔가를 기여하고 뭔가를 소비하는 행위를 하게 되고 그런 행위는 누군가에 의해 recycling을 당하게 된다.  나는 지금 이 순간도 Behavior Recycling을 누군가와 계속 실시간으로 주고 받고 있는 것이다. ^^





PS. 관련 포스트
기여, 알고리즘
재미, 알고리즘
질서, 알고리즘
거잠,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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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acked from recapping... | 2009/09/30 10:59 | DEL

    매스미디어급 영향력을 가지신 Buckshot님께서 부족한 제 글에 대한 포스팅을 해주셨다. "재활, 알고리즘" 내가 가진 생각을 나보다 더 깊이 이해하고 이를적합한 이론과 절묘한 ..

  • 지하생활자의 느낌

    Tracked from friedpotato's me2DAY | 2009/10/01 02:28 | DEL

    재활, 알고리즘. 웹에서 활동하는 대부분의 유저는 적극적으로 컨텐츠를 생산/가공하기 보다는 현저하지 않은 흔적을 남기는데 그치기 마련이다. …… 유저의 웹 액션을 플레이어가 주목/인..

  • BlogIcon 고구마77 | 2009/09/30 11:06 | PERMALINK | EDIT/DEL | REPLY

    The Contribution Revolution...
    '08년에는 대충 제목만 훓어봐서 지나간 내용이었는데, 이런 깊은 뜻이 있었군요.
    buckshot님의 방대한 지식, 'lateral displacement and connection' 능력에 다시 한번 놀랍니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 것 같습니다.

    원문보다 한층 깊이 있는 포스팅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글을 더 써나가는데 많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마치 최상급 컨설턴트에게 일대일 과외를 받은 느낌!!
    감사합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09/09/30 21:35 | PERMALINK | EDIT/DEL

      헉.. 고구마님, 지나친 과찬이십니다. 금번 고구마님 아티클에 감명 받아 작은 소감을 적었을 뿐입니다. 참 값진 글이란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저야말로 고구마님께 제대로 1:1 과외를 받았답니다. 뿌듯한 마음 안고 추석 연휴에 들어가렵니다. 즐건 추석 휴식 시간 되세여~ ^^

  • BlogIcon 지구벌레 | 2009/10/05 23:2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웹의 탄생이 빅뱅과 같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수많은 공간과 영역들을 창출하고 그 자신 또한 진화해가는...

    • BlogIcon buckshot | 2009/10/06 09:01 | PERMALINK | EDIT/DEL

      아, 멋진 비유이십니다.
      웹의 탄생과 성장을 빅뱅과 우주의 진화와 연결시켜 생각해 보면 참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귀한 포인트를 얻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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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알고리즘 :: 2009/09/25 00:05

욕구, 알고리즘 포스트를 적으면서 자연스럽게 창의적 의사결정 Algorithm 포스트를 떠올렸다.
창의적 의사결정을 이끌어내는 통합적 사고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  상반되는 두 아이디어 사이의 긴장을 건설적으로 이용하여 하나를 선택하느라 다른 하나를 버리는 양자택일 방식 대신 두 아이디어의 요소를 모두 포함하면서도 각 아이디어보다 뛰어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창의적으로 긴장을 해소하는 능력.

상반된 두 아이디어 사이에서 둘 중의 하나를 포기하고 하나를 선택하는 트레이드-오프적인 의사결정을 뛰어넘어 상반된 두 입장을 모두 끌어안을 수 있는 창의적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것. 비즈니스와 비즈니스, 산업과 산업 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빛의 속도로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장기간 생존하고자 하는 기업이라면 어쩔 수 없이 가져가야 하는 필수 덕목이 아닌가 싶다.

짐 콜린스Built to last (성공하는 기업의 8가지 습관)에서 'Tyranny of OR'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Genius of AND'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거의 '지킬 AND 하이드'가 되라는 얘기다. ^^

  • 이윤추구를 초월한 목적        AND   실질적 이윤 추구
  • 변함없는 기업의 핵심 이념    AND   변화와 개혁
  • 명확한 비전과 방향 감각       AND   운 좋게 잡은 기회와 그 운영
  • 거칠고 무모해 보이는 목표    AND   점진적이고 진화적인 추진 과정
  • 장기적 안목에서의 투자        AND   단기 업적에 대한 요구
  • 철학적이며 미래지향적인      AND   빈틈없는 일상 업무의 수행

  • 크리스 앤더슨
    은 'The long tail'에서 Culture of 'OR'에서 Culture of 'AND'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여기서의 AND는 Hits and niches을 의미한다 niches는 물론 long tail을 의미한다.

    김위찬 교수는 블루오션 전략에서 low price와 value differentiation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전략은 이제 의미가 없고 앞으로는 innovation을 통해 low price와 value differentiation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41호에 선택과 집중 시대의 종언이란 아티클이 나온다.

    선택과 집중은 최선의 대안일까. 기업들은 제한된 자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상호 모순적인 성격의 두 과제를 동시에 추구해서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게 과거의 지배적 통념이었다. 하지만 21세기 초경쟁 시대에는 모순적인 2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는 혁신을 통해 선택과 집중에 몰두했던 조직을 무력화시킨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바로 양수겸장(兩手兼將) 전략을 성공적으로 실행한 기업이다. 선택과 집중을 절대적 진리로 여겨서는 안 된다.

    '양수겸장(ambidextrous) 경영'은 최근 학계/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주제라고 한다. 오랜 기간 동안 당연한 경영 원칙으로 받아들여져 왔던 '선택과 집중'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기 때문에 더욱 흥미롭게 느껴지기는 한다.

    하지만, '양수겸장 경영'은 이미 1994년에 짐 콜린스가 얘기했던 'Genius of AND'와 김위찬 교수가 2004년에 발표했던 가치 혁신 모델과 비슷한 맥락을 갖고 있는 아류 모형 정도로 보여진다. 사실상 핵심은 짐 콜린스와 김위찬 교수가 다 짚어 놓은 상태이고 그 기반 위에 살을 약간씩 붙여 놓은 마이너 튜닝 버전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 아닐까 생각된다. 즉, 혁신을 위한 핵심 컨셉은 매우 단순한 것이고 그걸 실천하기가 매우 어려울 뿐이란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는. ^^

    혁신은 기존 영역 속에서 상호 모순으로 보이는 여러 가지 경영의 대안들을 모두 통합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창의적 대안의 발굴이다. 이미 짐 콜린스와 김위찬 교수가 그것을 확실하게 언급했다. 아마 앞으로도 짐 콜린스, 김위찬 교수의 이론을 모방/변형시키는 경영 이론들이 다양한 현학적/표피적 네이밍을 앞세워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런 유사품에 주목할 필요는 없다. 단지 한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혁신은 세계관/인간관/비즈니스관을 지속적으로 혁파하면서 기존에 갖고 있던 모순을 창의적으로 극복하는 지속적인 과정'이다. 실천하기 어려워서 그렇지 매우 간단한 개념 그 자체인 것이다. ^^





    PS. 관련 포스트
    [손자병법] 물의 위력
    숨겨진 혁신 알고리즘 - 도요타, Genius of AND의 화신..
    가혁,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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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토댁 | 2009/09/25 09:12 | PERMALINK | EDIT/DEL | REPLY

      어머낫..
      요즘 제게 많은 생각을 던져주고 있는 두 가지입니다.
      low price와 value differentiation
      김위찬 교수님의 블루오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제게 큰 도움이 되겠네요.
      그 분 책을 읽어볼께요.
      추천 해 주실 책이 있는지요?

      지금 전 집이 아니랍니다.
      그럼 어디????
      ㅋ. 경주 학교입니다. 공부 욜심히 하고 가겠씁니당
      좋은 하루 되세요~~

      • BlogIcon buckshot | 2009/09/26 09:12 | PERMALINK | EDIT/DEL

        김위찬 교수의 블루오션 전략은 계속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low price & value differentiation을 가장 잘 정리한 책이고 계속 수많은 아류 이론들이 등장하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토댁님의 멋진 리뷰를 기대하고 싶습니다. 항상 공부하시는 모습에서 많은 자극을 받습니다. ^^

    • 펑키보이 | 2009/09/25 17:35 | PERMALINK | EDIT/DEL | REPLY

      항상 좋은 글 정말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되는지 ^-^
      감사합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9/09/26 09:13 | PERMALINK | EDIT/DEL

        많이 모자란 글입니다. 도움이 된다고 말씀해 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

    • 리체 | 2009/09/26 02:5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안녕하세요^^ 뉴욕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정기적으로 올려주시는 글 잘 읽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 소개해주신 'Genius of AND'와 '선택과 집중 시대의 종언'은 제가 의문점을 품고 생각해보던 주제에 명쾌하게 실마리를 제공해주어서 크나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경영학을 공부하는 데에 많은 시사점을 주는 영양가 많은 포스팅 항상 감사드립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9/09/26 09:15 | PERMALINK | EDIT/DEL

        '모순'이란 단어 속엔 참으로 많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문/과학/경영 관점에서 모순에 대해 계속 생각을 전개시켜 나가고 싶습니다. ^^ 중요한 키워드를 중심으로 다양한 학문/분야들이 수렴하고 통합되는 모습이 참 장관인 것 같아서요. 귀한 댓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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