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에 해당되는 글 37건

피관찰 :: 2016/09/26 00:06

사물을 관찰하다 보면
나의 관찰이 나만의 행위는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내가 뭔가를 관찰한다는 건
내가 관찰하려고 하는 그것이 나의 시선을 잡아 당겼다고도 볼 수 있어서이다.

시선은 던지는 것인 동시에
잡아당겨지는 것이기도 하다.

나의 시선은 나로부터 시작되는 것인 동시에
나의 외부로부터 나를 향해 인입되는 인력이기도 하다.

관찰이 쌍방향성을 띤다면
결국 관찰은 피관찰과 동일한 개념이 될 수도 있을 듯 하다.

내가 무엇을 관찰하고 있다면
나는 동시에 무엇으로부터 관찰을 당하고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나의 주의력이 미치는 범위가 넓지 않다 보니
나는 관찰을 하기 보다는 받는 빈도가 훨씬 더 많을 수 밖에 없다.

나를 향하는 시선은 무한대에 가깝고
나의 시선이 미치는 범위는 유한하다.

무한과 유한의 만남
무한의 유입과 유한의 유출

그런 연결 관계 속에서 나는 관찰을 하고 있는 것이고
나의 시선은 그런 극적인 관계망 속에서 뭔가 영역을 형성하게 되고 흐름을 낳게 된다.

관찰이란 무엇인가?

어떤 단어나 개념에 대해 생각을 하면 할수록
그것의 사전적 의미가 대단히 피상적인 기술에 그치고 말뿐
사실상 그것의 의미는 대단히 깊은 곳에 비밀스러운 코드로 겹을 형성하며 숨겨져 있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생각을 하면 할수록 남는 것은 질문 뿐이다. 아주 단순하고 무식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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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북이 있었으면.. :: 2016/01/20 00:00

읽고 싶은 책이 있다.
그런데 그 책은 종이책으로만 제공된다. 전자책이 없다
정말 아쉬운 마음. 꼭 e북으로 읽고 싶은데.

그런 아쉬움을 애써 누르며 종이책을 구입한다.
그런데 종이책이 오면 그 책은 그냥 어느 곳에 방치된다. 잘 읽혀지지 않는다.
종이책이 너무 무겁다. 책장을 넘기는 게 불편하다.
그냥 이북으로 책을 소비하고 싶어진다.

경험이 쌓인 듯 하다.
이북으로 편하게 책을 보는 경험.

종이책의 경험은 점점 더 구시대의 유물처럼 내 몸에서 인식되고 있는 듯 하다.

이북의 속성이 종이책의 속성보다 더 친근해진 지금.

나는 이제 종이책을 어떤 마음으로 대해야 할까.
종이책과 점점 더 멀어지는 게 순리일까.
결국 대세를 거스르긴 어려운 것일까.

모바일 디바이스가 책으로 기능하기 시작하면서 계속 종이책 너머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애를 쓰는 상황 속에서 종이책은 현재 어디에 있는 것일까. 종이책의 가치를 독자들이 인지하고 그것을 스스로 일깨워가지 않는 이상, 종이책은 결국 급격하게 힘을 잃어갈 것 같다.

"이북이 있었으면.." 하는 소망이 일어날 때,
"종이책은 내게 무엇일까?"란 질문과 바람이 같이 생성된다.

종이책에 관한 질문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내겐 활력인 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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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뭘까? :: 2015/04/17 00:07

시간은 뭘까?

참 모르겠다.

앞으로
계속 던질 수 밖에 없는,

그리고
좀처럼 답을 구하기 어려운

평생의 질문

답을 구할 수 없을 거란 걸 알면서 던지는 질문.

하지만
질문을 던질 때마다
나는 변화하는 듯 하다.

그래서
계속 질문을 던지고 싶어하는 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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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 :: 2014/10/22 00:02

영화 her를 보면,

우린 이미 OS와 대화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페이스북으로 대화하는 것, 그게 사람과의 대화 맞나?

사람의 탈을 쓴 기계와 또 다른 기계가 하는 대화 아닐까?

기계의 포맷에 맞춰진 사람의 언어. 그건 사람의 언어일까? 기계의 언어일까?


참 재미 있다.

황당무계한 설정이라 생각하며 보는 영화 내용이 실은 우리네 현실 그 자체라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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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의 링 :: 2014/09/29 00:09

Quora를 즐겨 방문한다.

나와 유사한 질문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다른 질문들.

나와 유사한 질문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답변들..

질문의 링을 타고 여행을 다녀보면 참으로 자연스럽게 나의 질문이 확장됨을 느끼게 된다.

상품의 연관성을 따라 떠나는 서핑은 흥미롭다. 내가 생각지 못했던 내 안의 니즈를 발견하는 경험.

질문의 연관 고리를 따라 순환하면셔 확장하는 질문의 링.

나의 잠재의식이 눈여겨 보고 있었던 호기심의 포인트를 발견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질문의 링에 몰입되는 순간은 참으로 돌발적인 것이어서 그런 유형의 경험을 인위적으로 통제하거나 지원하려고 하면 왠지 모를 거부감이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특정 질문에 관심을 갖고 그 질문을 충분한 시간을 갖고 소비하더라도 그 질문과 연관된 영역으로의 확장을 감행할 수도 있고 그러고 싶지 않을 수도 있는데, 어떤 경우에 확장성에 대한 니즈가 생기는지에 대해선 딱히 정형화된 패턴이 감지되지 않는다. 그저 마음 가는 대로 온라인 상의 컨텐츠를 소비하다가 흥이 가라앉지 않으면 추가적인 링 네이게이션을 하는 것이고 나름 포만감이 느껴지면 거기서 멈추는 것이고.

서비스를 운영하는 입장에선 소비자 마음의 흐름에 잘 맞출 수 있는 뭔가를 생성해 내는 게 여간 어렵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반면, 서비스를 소비하는 개인적 입장에선 마음이 가는 흐름을 따라 뭔가 나만의 링을 생성해 내고 그렇게 우연히 만들어진 링을 따라 나만의 정보 소비의 여정을 떠나는 놀이를 수시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흥겨운 상황이구나란 소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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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창조 :: 2014/09/26 00:06

글을 읽으면서 그것을 아예 답변이라고 생각해 보면 재미가 생긴다.

물론 어떤 글은 그것을 낳게 한 질문을 언급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글의 저자가 질문을 명시하든 하지 않든
글을 대하는 독자가 그 글을 낳게 한 질문을 스스로 생각해 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국면을 암시한다.

저자도 생각하지 못했던 질문을 글에서 발견할 수 있으면 이미 독자는 새로운 글을 창조한 셈이다.
이미 존재하는 것에 새로운 의미를 불어넣는 것.

글은 특정 앵글에 의해 적혀진 것이다. 글에 내포되어 있는 앵글을 읽어 보면 글이 다시 보인다. 특정 앵글은 나름의 포지션을 지니고 있는 것이고 그 포지션에 내재된 탁월함과 한계가 서로 긴밀하게 엮인 채 글 특유의 결을 형성하게 된다.

글을 쓰는 자도, 글을 읽는 자 모두 글에 앵글을 부여한다. 어떤 저자가 쓴 300페이지 분량의 글을 읽는 독자는 글을 읽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안에 자신도 모르는 한 권의 책을 써내려 가고 있는 것이다. 만약 거기에 의도를 더할 수 있다면 상황은 더욱 재미있는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게 된다.

만약 어떤 의도를 갖고 10명의 저자가 쓴 10가지 글을 나만의 프레임 안으로 끌어들여 읽어내려 간다고 가정해 보자. 그건 일종의 믹스 & 매치 아트의 잠재 환경 속에 자신을 내려 놓는 상황인 것이다. 의도에 의해 규정된 환경 속에서 순차적 또는 입체적으로 읽혀지는 글. 이미 글들은 독자의 의도에 의해 다분히 기존 앵글에 균열이 가해진 상태에 놓여있게 되며 보다 의도적으로 글에 가해진 당초 앵글이 분해되는 지경에 이르게 되면 독자에 의해 요리가 가능한 원재료 상태로 전환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글들이 변화를 경험하는 흐름 속에서 독자는 자연스럽게 글과 글을 오가며, 글 속을 누비며 글들을 자신의 결로 재단하게 된다. 독자의 시선이 닿으면서 차근차근 해체되어 가는 글들이 기존의 저자에 의해 부여되었던 앵글의 압제(?)로부터 해방되는 기쁨을 누리고 그 기쁨을 독자에게 은근 슬쩍 전달하면서 자신의 또 다른 가능성을 피칭하는 과정. 글을 읽는 것은 매우 심각한 저작 행위일 수 밖에 없는 듯.

글을 읽으면서 그것을 답변이라 규정하고 그것을 낳게 한 질문을 상상하며 그 질문과 궤를 달리하는 나만의 질문을 창조하는 놀이. 저자가 남긴 글이 단지 read only 용으로만 국한된 것이 결코 아니란 명백한 fact를 검증하고 체화시켜 나가는 과정이 아닐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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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아크몬드 | 2014/09/26 02:1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캬...좋네요.
    평소 생각하고 있는 부분과 닮아 있어서 더 놀랐습니다. 같은 책을 읽고도 서로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의견 충돌로만 보일 때가 있지만, 사실은 그렇기 때문에 책이 재밌는 물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로 해석을 달리하며 새로운 이야기를 머리 속에서 만들어내는 과정이라 즐겁네요.

    • BlogIcon buckshot | 2014/09/27 11:29 | PERMALINK | EDIT/DEL

      예, 하나의 책에서 수많은 해석들이 나오는 게 참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생각들 간의 연결점을 발견하는 놀이도 참 즐거운 것 같구요. 글을 읽는다는 건 참 값진 경험인 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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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현재형 질문 :: 2014/09/08 00:08

이 질문은 언제 물어봐도 따끈따끈한 답변을 도출할 수 있어서 참 좋다.

What is the most important thing you've learnt about yourself in the last 30 days?

뭐든지 그걸 고정시켜 놓고 그것을 중심으로 세계를 작동시키는 놀이를 즐겨보면 좋을 듯 싶다. 하나를 고정시키고 다른 모든 것을 그 하나에 초점 맞추게 하는 순간, 매우 날카롭고 집요하게 세상을 보는 눈이 생겨난다. 강력하게 고정시킬 수 있는 하나의 질문과 답변 주체에 따라 시간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춤을 추는 답변들을 나열하고 그것을 읽어 보는 것 만으로도 생각은 유연하게 흘러갈 수 있겠고 그런 흐름 속에서 질문과 답변 간의 설레는 긴장감은 지속되어 간다.

나는
마음 한 지점에 고정시켜놓을 수 있는 질문이 몇 개인가?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을 시간에 따라 달리 적을 수 있는가?

그렇게 생성된 답변들이 끊임없이 새롭게 생성되는 나의 생각을 잘 대변하는가?

결국 나는 매 순간 새롭게 태어나고 있음이 그 질문을 통해, 그 답변을 통해 확인되는가?

시간이 흐른 후, 질문은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는가?

질문과 답변 사이의 거리는, 답변과 또 다른 답변 간의 관계는 어떤 양상을 띠게 되었는가?

질문을 고정시키면 '영원한 현재'를 지속적이고 강렬하게 느끼면서 살아갈 수 있다.


고정 질문 하나. 그거 하나만 가지고도 책 한 권을 쓸 수 있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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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사는 도구이다. :: 2014/08/08 00:08

질문을 얼마나 자주 하는가?
질문에 의문사가 얼마나 많이 포함되어 있는가?

why
what
who
where
when
how

의문사가 많다는 건 편견 없는 호기심을 잘 유지한다는 걸 의미한다.
특정 답변을 암시하는 건 오염된 질문이다.

의문사를 많이 품다 보면 철학을 가까이 하게 되고
의문사를 많이 떠올리다 보면 과학을 가까이 하게 되고
의문사를 많이 접하다 보면 전략을 통찰하게 되고
의문사를 갖고 놀다 보면 나를 더욱 많이 알 수 있게 된다.

목적이 무엇이든
지향점이 어디이든
의문사만 잘 활용하면 그것에 근접할 수 있게 된다.

의문사는 매우 강력한 도구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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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odge | 2014/08/08 17:3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의문사와 울림있는 단어들과의 연결이네요~^^
    좋은글 항상 눈팅만 하다 오랜만에 답글 남깁니다. 잘읽었습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4/08/11 09:24 | PERMALINK | EDIT/DEL

      의문사를 품고 생활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질문이 많아지게 되는 듯 합니다. 질문이 많아지면서 생각도 깊어지는 것 같구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여~ ^^

  • 박주형 | 2014/08/12 00:0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의문사가 없다는 건 편견 없는 호기심을 잘 유지한다는 걸 의미한다." 가 어떤 의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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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은 스타트업이다. :: 2014/08/04 00:04

질문의 힘
사이토 다카시 지음, 남소영 옮김/루비박스

질문은 스타트업과도 같다.

한 가지 분야에 천착하여 거기서 끝장을 내듯 unmet needs를 혁신적으로 만족시키는 방법을 구현하여 세상에 내놓는 것. 하나를 깊게 파고 들어가는 것. 질문에서도 중요한 덕목이다. 하나를 깊게 파고 들어가지 못하면 질문에 부합하는 대답을 듣기 어려워진다. 질문은 스타트업의 태도이고 답변은 스타트업의 노력이 만들어 내는 작은 성과이다.

아이: 심심해요.
아빠: 정말?
아이: 네. 여기선 할 게 전혀 없어요.
아빠: 심심한 게 어떤 기분이니?
아이: 뭘 해도 재미있는 게 없는 거죠?
아빠: 심심하면 그리고 또 어떤 기분이 드는데?
아이: 아무 일도 안 일어나요.
아빠: 그렇구나. 오늘을 그렇게 심심하게 보내지 않으려면 뭘 하는 게 좋을까?
아이: 어디 가는 거요.
아빠: 어디 가고 싶은데?

생활 속에서 질문을 어떻게 펼칠 것인가?
펼쳐진 질문 캔버스 위에 어떤 그림을 그릴 것인가?

누구나 질문을 하면서 살아간다. 의식을 하든, 하지 않든.
결국 누구나 스타트업의 마인드를 갖고 살아갈 수 있단 얘기다.

하나의 초점이 정해지면
그것을 향한 열정적인 답 구하기를 멈추지 않는 것.
질문만 잘 해도 참 역동적인 삶을 살 수 있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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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답변 :: 2014/07/18 00:08

Quora에 질문을 올리고 답변이 달리기 전.
질문을 했지만 딱히 답변이 올라오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아니, 질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답변이 달리지 않았음 하는 바람이 생길 때가 있다.
질문 자체가 뭔가 답변에 대한 저항감을 느끼고 자신 만의 배타적인 생명활동을 하는 듯한.

질문을 했는데 답변이 궁금하지 않는 상황.
질문 스스로가 답을 찾아 나가고 있어서일 듯.
질문이 탄생하면서 recursive cycle을 스스로 생성한다는 얘긴데.
어떤 질문은 답변을 갈구하지만 어떤 질문은 스스로 유기체적인 성장을 거듭하는 것 같다.

질문과 답변 사이에 존재하는 긴장감.
그 긴장감 때문에 계속 질문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질문의 의도가 답변 자체를 처음부터 필요로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
질문은 의도와 마찬가지로 아주 오래 전부터 진공 속에 홀연히 자리잡아 왔던 원초적 존재였을 듯 하다.

그런 질문을 계속 내 안에서 끄집어 내다 보면
질문은 더 이상 언어 속에 갇혀 있지 않고
어느 순간 자유로운 영혼의 작가가 되어 '나'라는 작품을 쓰고 있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질문을 던지고 답변이 달리기 전까지의 시간 공백.
질문을 던지고 답변 자체를 거부하게 되는 심경 변화.

이런 미묘한 결을 느끼면서
답변이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관찰하고
질문이 전개하는 스토리텔링을 나에 대한 저작으로 감상하는 과정.

이런 맛이 Quora엔 있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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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연결 :: 2014/07/09 00:09

질문을 생성하는 놀이를 즐기다 보면,
질문에서 파생되는 답변과 질문에서 파생되는 또 다른 질문들로 아기자기한 연결망이 구성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발전시키다 보면
질문을 향한 질문이 생겨나면서 답변이 질문의 위치를 점하고 질문이 답변의 위치로 포지션을 변환하게 되기도 한다.

질문이 답변이 되고 답변이 질문이 되는 과정 속에서
질문과 답변은 뫼비우스의 띠를 형성하며 끊임없이 어디론가 흘러간다.

그 흐름의 끝은 존재하지 않고
흐름의 시작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그냥 그곳에 질문이 있었고
단지 그곳에 질문에 매핑되는 답변이 있었을 뿐이다.

그냥 있었고
그냥 흘러갈 뿐인 구도.

질문이 연결되고 연결이 증폭되면서
질문은 생성이 아닌 발견의 대상이 되어 간다.

모든 것이 그런 것 같다.
조각을 대하면서 조각에 대한 조각 뷰만 갖고 있다가
어느 날 문득 조각과 연결된 다른 조각을 발견하고
그 연결이 예사롭지 않음을 느끼고
거대한 연결의 일부분에 불과한 것을 보고 있었을 뿐이란 걸 자각하고
조각은 거대한 연결의 한 단면이자 전체를 머금고 있는 강력한 부분인 것을 인지할 때.

연결과 흐름 속에서
나의 감각이 캐치할 수 있는 극히 일부분에 불과한 것들을 포괄하는 전체적인 상을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느낌으로 감지하는 순간이 가끔 오곤 한다.

그래서 블로깅을 지속하는 것 같다.

블로깅.
이젠 지속이란 말도 적절치 않다.

나는 블로깅을 통해 내가 블로거란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이젠 블로깅 자체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도 안다.

내 삶 자체가 블로깅이라서
이젠 물리적 의미대로의 블로깅을 지속하는 것 자체가 핵심은 아니란 것을 안다.

그냥 아주 오래 전부터 나는 블로거였을 뿐.
몇 년 전부터 시작한 게 아니란 얘기.

연결에 대해 거듭하면서
나는 태어나면서부터 블로깅을 해왔고
앞으로도 영원히 블로깅을 할 거라는 걸 알게 되었다.

문자 그대로의 블로깅이 아닌 본질적 의미의 블로깅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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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2014/05/16 00:06


설문조사를 해보면 어떨까?

내가 나에게 설문조사를 말이다.

설문조사를 받아본 적은 많지만, 직접 설문조사를 시행할 기회는 많지 않다

진심으로 나를 대상으로 내가 설문조사지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정말 나에게 마음을 다해 뭔가를 물어본 적이 있는가?

가장 많이 물어봐야 할 대상은 아마도 나일 텐데 나에게 너무 안 물어보는 건 아닐까?

내가 나에게 설문조사를 하게 된다면,

아마도 천편일률적이고 판에 박힌 진부한 설문조사지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정말 나를 위한 나만의 설문들이 만들어질 것이고

그 설문이 나로부터 나를 향해 전달되는 순간,'

나는 나와의 거리를 형성하게 되고

거리를 매개로 한 설문과 응답을 통해 나는 나와 정식으로 대화하게 된다.

정색을 하고 얘기하다 보면 나A는 나B를 이해하고, B는 나A를 학습하게 된다.

나와 나 사이의 거리, 나와 나 사이의 대화, 나와 나 사이의 이해와 학습.

설문조사지 1장으로 얻어낼 수 있는 엄청난 서사라고나 할까.

이런 스토리가 설문조사 부재로 인해 물밑에서 잠자고 있다쿨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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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 서로를 증명하는 것 :: 2014/02/03 00:03

2010 제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김중혁 외 지음/문학동네

3년 전에 2010 제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e북으로 우연히 읽게 되었다. 그 책엔 재미난 단편소설들이 여럿 수록되어 있었는데 그 중에 배명훈의 '안녕, 인공존재!'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존재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절로 하게 만드는 따뜻한 작품이었다. 그리고, 그 책을 읽은 이후로 부쩍 소설을 읽는 시간들이 많아졌다. 요즘도 소설을 종종 읽는다. 이렇게 된 것은 '안녕, 인공존재!'를 읽고 받은 감흥이 매우 컸기 때문이라 할 수 있겠다.

문학과 사회 2013년 여름호에 수록된 권여선의 '봄밤'이란 단편소설을 읽었다.  '안녕, 인공존재!'가 갑자기 생각났다. 내게는 '봄밤'이 '안녕, 인공존재!'란 질문에 대한 대답이고, '안녕, 인공존재!'가 '봄밤'이란 인사에 대한 화답인 것 같다.  


특정 시공간에서의 나의 존재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내가 사라졌을 때, 누군가가 자신의 삶에서 뭔가가 증발되었음을 느낄 때.
내가 머물다 사라진 자리에 구멍이 뻥하고 뚫렸음을 누군가가 알아차릴 때.

존재 A는 흘러간다. 존재 A는 흔적을 남긴다. 존재 자체는 '허'일 수 있어도 존재 A는 흐름 속에 자취를 남긴다. 그걸 존재 B가 느낄 때 A가 존재했음이 증명된다. B 또한 존재했음이 증명된다.

존재는 상대방을 증명하면서 자신을 증명한다. 존재는 증명의 주고 받음이다. 그것은 존재함으로 유지되고 부재함으로 완성된다. 존재는 그런 것이다.

'봄밤'을 읽고 나서 '안녕, 인공존재!'를 소환하게 되었고, '안녕, 인공존재!'를 소환하면서 봄밤을 망각하게 된다. 내 맘 속에서 두 소설은 소환과 망각을 반복하면서 상호 존재의 증명을 지속할 것이다. ^^



PS. 관련 포스트
흔적

부활과 봄밤
존재 확인의 압박
존재와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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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의 함정 :: 2014/01/24 00:04

"우주의 시초는 무엇이었을까?"란 질문.

인간이 편의상 만들어낸 도구인 '시간'을 전제로 한 질문이 아닐까?
시간은 도구일 뿐 그게 도대체 뭔지에 대한 이해는 너무도 부족하다.
그런 상황에서 우주의 시초를 논하는 게 과연 의미가 있을까?

우린 '시간'을 넘 당연시 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뭔가를 편의성 도구로 사용하는 것과 뭔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사유를 펼치는 것은 완전 다른 얘기다. 시간을 도구 관점에서 야무지게 활용하는 것은 무난하겠으나, 시간에 대한 철학/과학적 이해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시간을 전제로 뭔가 거대한 모델을 구성하는 것은 사상누각을 쌓을 우려가 충분하다.

'시간'
일상 속에서 너무도 쉽게 쓰여지고 있고,
그 정체에 대해선 아무 것도 모르는 매우 요상한 도구이자 개념이다. 
시간은 거대한 함정을 곳곳에 숨겨 놓고 우리를 넘어뜨리는 재미로 살아가고 있는 것 아닐까?

시간에서 도구적 기능 이외의 거품을 말끔히 제거하고 시간을 바라보도록 하자.  그럴 경우, 시간에게 우주의 시초를 기술하는 개념적 기반이 될 자격이 여전히 존재할까?  '시간'의 정체가 불투명할 때, 우주의 시초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부여하게 될까? 만물의 근원은 무엇일까? 시간의 흐름 자체가 사고에서 배제될 때 만물을 구성하는 원소들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우주의 시초를 찾는 탐구는 시간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과정이 아닐지.

시작이란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 거라고 쿨하게 인정하는 순간,
만물의 근원이나 만물을 구성하는 원리를 모델로 규명하는 지난했던 과정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수도 있다. 현재의 모델링은 마치 양파껍질 까기와도 같다. 뭔가를 찾아내면 또 다른 뭔가가 나타나고 또 다른 뭔가를 규정하려 들면 다른 뭔가가 튀어 나온다. 그런 프레임 속에서 세상을 설명하는 모형을 도출한다는 건 참 난해하다. 근원에 근접하기 위해선 접근력이 뛰어난 프레임을 설정하는 게 타당할 것 같다. 아니면 아예 근원에 다가가려는 노력 자체를 부정하고 새로운 대안적 방향성을 도입하던가.

"왜 존재하는가?"란 질문.  존재와 이유가 하나인데 그것을 분리해서 묻고 있는 것이다. 우주의 시초는 무엇인가란 질문도 마찬가지다. 우주와 시초를 분리할 수 없다면 그것을 나눠서 질문을 구성하고 있는 것 자체가 모순이란 얘기다.

원래 하나였던 존재와 이유를 분리해서 둘 다 오리무중으로 만들어 놓고 질문에 대한 대답을 분화시켜 나가는 모습.  분리 이전 상태로의 회귀를 통해 질문의 경로를 재설정하는 것은 어떨까 싶다.

"우주의 시초는 무엇인가?"란 질문 대신
"우리가 임의로 분리해 놓은 개념들은 어떻게 합쳐져야 하는가?"란 질문을 던져 놓고
그 질문에 대한 답변들을 차분히 정리해 나가다 보면 새로운 질문이 탄생하게 되지 않을까? ^^



PS. 관련 포스트
존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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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뭐하고 있는거야? :: 2013/05/06 00:06

토요일(2/2)이다. 딸내미가 N서울타워에 가고 싶다고 한다.  오랜 만에 N서울타워에 가족 나들이 가서 서울 야경이나 보고 오면 되겠군. 오전에 이발을 하고 오후에 슬슬 나가 보려고 아무 생각 없이 머리를 빗고 있는데 와이프가 툭 던진 둔중한 질문.

"지금 뭐하고 있는 거야?"
"빗질은 왜 해? 빗을 머리가 있긴 한 거야?"

촌철살인과도 같은 질문이었다.
정말 그렇다. 수십 년 동안 습관적으로 머리를 빗어 왔던 거였다.
이제 더 이상 빗질이 의미가 없는 확연한 탈모 상태인데 빗질을 왜 할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3부터 빗질을 안하기 시작했다. 빗질 안하니까 헤어 스타일이 완전 무너져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어글리하다고 한 소리 들을 것이 뻔했지만 나에겐 이 스타일이 너무 편하고 좋았다. 뭐랄까. 타인의 시선을 그닥 의식하지 않는 나에게 반했다고나 할까? ^^

당연히 해야 하는 걸로 패턴 목록에 입력해 놓고 아무 생각 없이 그것을 기계적으로 수행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을까? 물론 패턴화의 장점은 명백히 존재한다. 매번 뇌를 피곤하게 하지 않고 뇌에게 적정한 휴식을 제공하는 실익은 매우 크다. 하지만, 패턴화의 편한 맛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패턴에 매몰된 나머지 굳이 패턴화하지 않아도 되는, 패턴을 넘어선 새로운 시도를 해도 되는 상황을 나도 모르게 외면해 버리는 아쉬움에 처하게 될 때가 있다. 가끔씩은 나 자신에게 "지금 뭐하고 있는 거지?"란 질문을 툭툭 던지면서 당연하게 생각/행동해 왔던 것들을 의심하고 계기가 주어지면 그것을 비틀어 보는 놀이를 앞으로 많이 해볼 필요가 있음을 배울 수 있었다.

"지금 뭐하고 있니?"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자. 어떻게 무엇을 언제 어디서 누굴 향해 대답할 것인가?란 파생 질문이 생겨나고 그 파생 질문이 돌고 돌아 결국 나 자신을 향해 돌아올 때 나는 한 단계 진보하게 될 것이다.

또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나'에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나'로 진보할 수 있는 기회가 포착되면 그 기회를 기꺼이 살리는 게임을 시도해 보자. 그 쾌감은 나름 상당하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자에서 타인의 시선을 의심하는 자로 변모하는 것의 기쁨. ^^




PS. 관련 포스트
탈모 포지셔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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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ms sale

    Tracked from toms sale | 2013/06/13 10:48 | 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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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ms shoes

    Tracked from toms shoes | 2013/06/13 10:49 | 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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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PLyqNne

    Tracked from TPLyqNne | 2013/06/13 11:25 | DEL

    Read & Lead - 지금 뭐하고 있는거야?

  • Wendy | 2013/05/07 23:58 | PERMALINK | EDIT/DEL | REPLY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다는 주변으로부터의 평이 언제나 '긍정적'이지만은 않았기에 나름(?) 고충과 아픔이 있었어요. 그런데 타인의 시선을 향한 '의심'이라뇨! 0.5초만에 힐링이 되면서 의식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금 바로 쾌감을 안겨주시네요! ^^ 그 기쁨에 동참하렵니다~~라고 외치려 했으나, 전 이미 동참한 듯 합니다! 이것이 진정 제게도 일어나고 있는 '진보'라면 보다 더 기꺼이 기회를 포착하고 살리는 게임에 임하고싶네요. 늘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insight와 공감을 자아내주셔서 감사합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3/05/08 09:32 | PERMALINK | EDIT/DEL

      Wendy님께서 격려의 댓글을 주시니 제 헤어스타일의 어글리함이 오늘 아침 넘 감미롭게 느껴지네요. 남들은 어글리하다고 손가락질을 해도 제겐 너무 소중한 헤어스타일입니다. ^^

  • Wendy | 2013/05/08 23:2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소중히 여기심이 매우 마땅합니다. i mean i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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