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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중심 :: 2017/05/29 00:09

물체에는 무게중심이 있다.

사물에 무게중심이 있듯이
사물이 아닌 것에도 무게중심이 있는 것 같다.
뭔가의 무게중심 위치를 알게 되면 그것을 다룰 수 있는 여지가 더욱 생겨난다.

뭔가의 무게중심점이 보이기 시작하면
뭔가에 대한 시선이 날카로워지고 있다는 얘기다.

요즘 읽고 있는 소설에 대해서
무게중심의 위치를 가늠해보기 시작한다.
그 소설이 나에게 주는 메세지는 어떤 무게중심점에 기원하고 있을까.
내가 그 지점을 인지할 수 있을까
내가 그 지점을 모르고 있는 지금과 알 수도 있게 되는 미래 시점에서 나는 뭐가 변하게 되고 무엇이 변하지 않고 남아있게 될까

나의 무게중심은 어디인가
내가 바라보는 것과 나의 무게중심점을 이으면
어떤 선이 만들어지는가
그 선은 나에게, 그것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가는가. 다가오는가.

세상의 무게중심은 어디인가
나는 그 지점에서 멀어지고 있는가 아닌가
세상에서 자본은 어느 정도의 중력을 발휘하고 있는가
그 중력은 진짜인가 허상인가
그게 허상이면 무엇이 진짜인가

무게중심에 대해 생각을 한다
그러면 그만큼 가벼워지는 나
또한 그만큼 무거워지는 나
질량과 부피라는 프레임 속에서 한없이 자유로워지는 나
그런 나를 무게중심이란 렌즈로 바라보고 그려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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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종이책 :: 2016/03/07 00:07

종이책을 누워서 읽는다.
그런데 책이 너무 두껍다. 5백 페이지가 훌쩍 넘는다.
누워서 읽다가 책의 하중을 팔이 견디질 못한다.

결국 이북을 구매하려고 도서 사이트를 뒤진다.
그런데 e북이 없다.
이럴 수가..

이제 어떻게 한단 말인가.

다시 종이책을 집어 든다.
그런데 종이책이 더 무거워졌다.

이북의 부재가 종이책을 두 배로 더 무거운 존재로 만들어 버렸다.

종이책이 무겁다.
이북이 필요하다.
지금 바로 이 순간..

이북이 종이책의 무게를 규정하고
종이책은 이북을 한없이 가벼운 그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종이책과 이북 사이에 존재하는 중량적 긴장감.
그걸 흡입하면서 독서를 한다.

독서의 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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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을 향한 질문 :: 2014/06/30 00:00

Quora를 즐겨 사용하게 되었다.
질문을 중심으로 서비스가 작동하는 구조이다 보니,
이걸 보면 볼수록 '질문' 자체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지게 되었다.
그 동안 질문에 참 둔감했었구나란 생각도 하게 되고.

그리고 예전보다 질문 자체의 품질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
신경이 질문의 구조에 대해 전보다 더 집중을 한다는 것인데.

질문을 생성하는 기반에 대해서도 검토를 해보게 된다.
내가 떠올리는 질문이 표면적으로 띠고 있는 형상에만 머물지 않고
그런 질문이 생성되는 하부 구조를 들여다 본다.

그것 안에서는 질문이 태동하기 위해 필요한 각종 에너지와 물질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고
우주의 탄생을 방불케 하는 고도의 창조적 역량이 수반되고 있다.

질문과 답변 사이에서 중력이 작용한다. 
질문은 답변을 잡아 당기고, 답변은 질문을 유도한다.
질문과 답변 사이에 존재하는 중력.

더욱 강력한 중력은 질문과 질문 사이에서 호흡한다.
질문은 다른 질문을 흡입하려 하고 다른 질문은 또 다른 질문으로의 연결을 강력하게 희망한다. 
질문과 질문 사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중력은 예사롭지 않게 강력하다.

질문을 향한 질문을 하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었다.
답변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줄인다는 건 참으로 매력적인 변화다.

질문을 향해 나아가는 질문의 시간들.
Quora가 나에게 준 귀중한 선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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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대한 생각 :: 2014/06/16 00:06

내가 할 수 있는 생각의 지평에 대해 나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생각할 수 없는 것을 꿈꾸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고 있는데.

나의 생각은 현재 어디까지 와 있고 앞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생각에 대해 생각해본다.
나의 생각은 어떤 양상을 띠고 진동하고 움직이고 멈춰 있는 것일까?

나의 생각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 자체가 너무 희박하다.
희소한 것에 몰입하는 노력 자체가 부족하다 보니
나의 생각을 생각하는 것에 대해 소중히 여길 줄 모르는 것 같다.

생각에 한계가 있는 게 아니라 생각에 대해 생각할 줄 모르기 때문에 생각에 한계가 있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생각엔 근본적으로 한계 같은 게 있을 리가 없다.
생각에 대한 생각. 그 리소스에 한계를 부여하고 있는 게 현상이다.

생각 만으론 허전하다.
생각에 대한 생각

생각에 대한 생각이 넘 희소하다.
그 희소성에 관심을 갖게 되면 희소성과 나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시작된다.

희소와 대화를 나누면
나 자신에게 희소성을 부여해 나가는 노력을 시작하는 것이다.

범용성과 어울리면 범용한 존재가 되는 것이고
희소성과 친하게 지내면 희소한 존재가 되어나가는 과정을 밟게 된다.

생각에 대한 생각.
일상 속에서 가장 놓치기 쉬운 희소성이다.

일상은 희소보단 범용에 기울어지기 쉬운 중력 구조를 갖고 있다.

중력의 지배력이 강력하게 작동하는 중력장 속에서
중력에 저항하는 움직임을 작동시킬 때 중력장에겐 새로운 기회가 부여된다.
일상적 중력에 균열이 일어나면서 그 균열은 중력장을 새롭게 쓸 수 있는 소설판이 되어준다.
중력장이 건조하게 기계적으로 메커니즘을 반복해 나가게 하는 건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
중력장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중력장 스스로가 일방적인 중력 행사를 할 수 없게 브레이크를 걸 때
인간도 중력장도 각성하게 된다.
인간의 존재가 중력장 속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려면
생각에 대한 생각을 하는 수 밖엔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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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셜록홈런볼 | 2014/06/17 21:1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안녕하세요 2008년에 재밍이란 이름으로 블로그 했었다가
    회사다니고 못하고 네이버 블로그로 옮기고 그러던 중
    몇 년만에 다시 티스토리로 오게 되었는데
    예전에 댓글 달고 했던 분들 한번씩 들어가보면 죄다 접으셨더라고요.
    역시 꾸준하기가 아주 어렵구나 싶었는데
    이렇게 아직도 좋은 글 올려주시고 계신걸 보니
    반갑고 대단하시단 생각도 들고 감회가 새롭네요.
    좋은 밤 되세요 ^^

    • BlogIcon buckshot | 2014/06/19 06:37 | PERMALINK | EDIT/DEL

      http://read-lead.com/blog/897#comment27131

      5년만이네요. 너무 반갑습니다. ^^
      그냥 블로깅이 좋아서 계속 글을 적다 보니 셜록홈런볼님의 반가운 댓글도 받게 되어서 너무 좋네요.

      너무 반갑고 감사하구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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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나의 서재이다. :: 2013/11/22 00:02


주말에 교보문고에 갔다.

'
그들에게 린디합을'이란 표제를 달고 있는 총 9편으로 구성된 단편소설집을 꺼내 들었다.
(
담요, 폭우, 침묵, 그들에게린디합을, 여자들의세상, 육인용식탁, 과학자의사랑, 달콤한잠, 애드벌룬)

모두 내 취향에 부합하는 내용들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흐뭇했다. 누군가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길 정도였다. 다 읽고 나서 이 책을 구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책을 다 읽고 책을 사고 싶은 마음이 발생하다니. . 내가 왜 이러는 거지.

한참을 고민했다. 살까 말까. 살까 말까.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책을 다 읽었는데 꼭 살 필요가 있을까? 그래도 맘에 드는 책을 만났는데 구매를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요동치는 마음을 억누르고 일단 서점을 나왔다. 그리고 지금 집에 앉아 다시 마음에게 물어본다. 그 책을 안 사길 잘한 건가? 아님 안 사서 미련이 남는 건가?

마음은 대답한다.
"
세상이 너의 서재이다."

서점에 마음에 드는 책을 두고 왔으면 서점이 나의 서재이다. 세상을 살면서 세상 속에 마음에 드는 구절을 새겼으면 세상이 나의 서재이다. 서재는 팬시한 인테리어의 독서 환경을 집에 구축해 놓은 모습이 아닌 것이다. 서재는 내 마음 속에도 존재할 수 있고 서점에 존재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도 세상 자체가 서재일 수 있다. 나는 오늘 책 한 권을 놓고 마음의 씨름을 전개했고 그 결과 거대한 교보문고를 나의 서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서재가 집의 외부에도 존재할 수 있구나란 생각을 하니 마음이 뿌듯해진다.

나는 '그들에게 린디합을'이란 책을 언젠가는 구입할 수도 있고 구입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그들에게 린디합을'이란 책은 이미 내 서재에 진입한 상황이다. 그 책이 내 서재에 있는 한, 나는 그 책을 통해 받은 느낌과 배움을 언젠가 나를 위해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구입이 중요한 게 아니라, 보관이 중요한 게 아니라, 독서와 독서 환경에 대해 어떤 프레임으로 임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나는 오늘 '그들에게 린디합을'을 나의 서재 어딘가에 살며시 놓아 두었다. ^^



PS. 관련 포스트
읽었다. 읽지 않았다.
픽업
서점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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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ㅇㅇ | 2013/11/27 12:4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지나친 수집욕심에 빠지기도 하는데 서점,도서관이 또 다른 나의 서재라고 생각한다면 수집욕심에서 한결 자유로워질 수 있겠네요

    • BlogIcon buckshot | 2013/12/02 09:07 | PERMALINK | EDIT/DEL

      책과의 관계를 생각하는 오전, 너무 소중한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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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었다. 다 읽지 않았다. :: 2013/11/20 00:00


주말에 교보문고에 갔다. 책 한 권을 집어들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자리로 가서 앉았다.
2시간 정도 앉아서 책 한 권을 다 읽었다.  총 9편의 단편소설을 다 읽었다.

담요
폭우
침묵
그들에게린디합을
여자들의세상
육인용식탁
과학자의사랑
달콤한잠
애드벌룬

그런데 사실 난 이 책을 다 읽지는 않았다. 맨 마지막에 위치한 '애드벌룬'의 경우, 글을 그야말로 기계적으로만 읽었고 마음으로 읽지는 않았다. 그래서 책을 서점에 두고 나오면서 난 이 책을 다 읽었으나 다 읽지는 않았다고 생각했다.

왜 그랬을까?

이 책에 미련이 있었던 것 같다. 일반적으로 한 권의 책을 읽으면 어지간해선 그 책을 다시 만나기가 쉽지 않다. 설사 그 책을 구매해서 집에 비치해 놓고 있다 해도 말이다. 한 번 읽은 책엔 손이 잘 가지 않기 마련이다. 물론 좋은 책은 다시 읽게 되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한다. 아주 가끔. 하지만 세상엔 재미있는 소설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한 번 읽은 소설을 다시 읽는 기회를 맞이하는 순간은 좀처럼 발생하지 않는다.

그래서 애드벌룬을 읽기만 하고 읽지는 않게 되었던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다 읽은 게 아니란 생각을 몸과 마음에 새기기 위해서 우연히, 억지로 그렇게 한 것 같다. 난 '그들에게 린디합을'이란 책을 다 읽지 않았다. 그래서 언젠가 다시 그 책을 만날 것이다. 그게 내가 이 책에 설정한 나만의 중력이다. 거대한 중력장의 세계를 살아가면서 나는 중력에 의해 끊임없이 규정되고 조종되지만 때로는 나에게만 작동하는 나만의 중력장을 나는 창조하고 설정한다. 그렇게 탄생한 중력은 나에게 나만의 의미가 되어 저장되고 소환된다.

나는 다 읽었다.
나는 다 읽지 않았다.




PS. 관련 포스트
픽업
서점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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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업하다. :: 2013/11/18 00:08


주말에 교보문고에 갔다.

이곳 저곳을 누비면서 읽을만한 책을 고르고 골랐다. 그러다가 책 한 권이 손에 잡혔고 그것을 들고 책을 앉아서 읽는 곳으로 갔다.

'그들에게 린디합을'

2시간 정도 앉아서 책 한 권을 다 읽었다. 단편소설집이었는데 짧은 분량의 소설들이지만 제법 마음 속에 남겨지는 뭔가가 있었다.  담요, 폭우, 침묵, 그들에게린디합을, 여자들의세상, 육인용식탁, 과학자의사랑, 달콤한잠, 애드벌룬. 삶의 단편을 예리하게 드러내고 감싸주고, 살짝 가리워진 흐릿함 속에 명징하게 울리는 메세지.  모두 맘에 들었다.

책을 다 읽고 책을 원래 있던 곳에 두려고 했으나 원래 위치가 어디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참 괜찮은 내용인데 다른 사람들도 우연히 발견하기 쉬운 곳에 놓아두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베스트 셀러 코너가 좋을 것 같았다. 베스트 셀러 코너 위에 놓여 있는 '그들에게 린디합을'의 모습이 제법 괜찮아 보였다.

뭐. 얼마 버티지 못하고 곧 자신의 위치로 돌아가겠으나 단 잠깐만이라도 '그들에게 린디합을'이 그 책의 가치를 알아봐줄 수 있는 사람의 눈에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잠시 동안 흐뭇했다. ^^




PS. 관련 포스트
서점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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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ndy | 2013/11/18 00:4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서점놀이 ^^ 그들에게 린디합을, 저도 한 번 들여다봐야겠네요, 궁금해졌어요 ㅎㅎ

    • BlogIcon buckshot | 2013/11/18 21:01 | PERMALINK | EDIT/DEL

      금주의 월수금 포스트는 모두 린디합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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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성, 알고리즘 :: 2013/06/24 00:04

시간은 변화를 낳는다.
시간의 흐름을 따라 변화는 흘러간다.

시간은 관성을 낳는다.
관성은 시간을 경화시킨다.

관성을 대하는 태도를 바라본다.
관성에 무의식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면 관성의 지배를 받고 있는 것이다.

물론 관성은 매우 효율적인 기제이다.
매번 계산을 하지 않아도 되는 편의성은 관성이 준 선물이다.

하지만 관성은 혜택만 제공하지 않는다.
관성의 틀 안에 갇혀 있다면 관성은 혜택보다 더 큰 폐해를 안겨준다.

관성에 갇혀 있는 만큼 성장은 정체된다.
관성을 이겨낸 딱 그만큼만 성장이 이뤄진다.

관성은 중력이다.
중력을 이겨낸 자가 날아갈 수 있듯
관성을 컨트롤하는 자는 성장의 flight를 즐길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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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화 :: 2013/05/01 00:01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품화는 강력한 중력이다.  세상을 구성하는 많은 것들이 상품화의 물결 속에 휩쓸려 간다. 예전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면 돈 한 푼 안들이고 맘껏 뛰어 놀았던 기억인데 요즘 아이들은 뭔가 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간은 그냥 흘러가지 않고 끊임없이 우리에게 돈을 요구하고 있고 우린 지갑을 어리버리 열리면서 수시로 새어나가는 돈의 흐름 속에서 쩐봇의 모습으로 살아간다. 상품화란 이름의 중력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작동하는 가장 강력한 힘 중의 하나다.

어떤 개념이나 단어가 상품화되면 기존의 의미는 희석되고 상품화를 중심으로 의미의 재구성이 일어나면서 단어는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그리고 그 단어에 상품화된 욕망이 집결하면서 단어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고 사람들을 상품화 알고리즘 속으로 휘몰고 들어간다.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상품화 개념 중의 하나가 공부이다. 공부는 상품화 차원에서 철저히 재단한 개념 중의 하나다. 공부라는 멋진 단어가 출세와 성공을 위한 학창 시절의 고된 훈련 과정으로 변질되면서 공부는 수단으로 전락하고 말았고 강력한 성공 수단인 공부의 주위엔 쩐을 챙기기 위한 거대한 비즈니스 모델이 난립하게 되었다. 평생을 두고 실행해도 가슴 설레기에 충분한 완소 개념 하나가 상품화의 표적이 되는 순간 기괴한 형체로 변신한 채 자본과 손을 굳게 잡고 상품화의 길을 거침 없이 달려 왔고 욕망과 BM의 찰떡 궁합 속에 상품화 개념의 베스트 성공 사례로 자리잡았다.


운동도 상당히 상품화된 상황에 놓여 있다.  그저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상황에 맞게 다양한 모습으로 운동할 수 있으면 되는 건데 운동이 자본과 결합하면서 "운동은 이런 모습으로 이런 곳에서 이렇게 하는 것이다."에 대한 팬시한 상이 형성되었고 그 상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운동하지 않으면 운동한 것 같지 않은 이상한 느낌마저 생기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명백히 운동했는데 운동한 것 같지 않고 자본이 규정한 운동 방식을 따라야 운동했다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면 과연 진정한 운동은 어디로 간 것일까?  우리가 운동이란 단어를 언급할 때 머리 속에 떠오르는 정형화된 상이 존재하는 것. 그 상이 철저히 외부로부터 주입된 것이고 그 상을 만들어내고 그 상을 통해 돈을 버는 비즈니스가 존재하는 것. 운동은 제대로 상품화된 개념이라 할 수 있겠다.

웰빙에 이어 힐링도 상품화의 경로에 들어선 것 같다. 힐링이 필요한 상황을 규정하고 그런 상황에 놓이면 힐링을 받아야 한다는 개념이 생겨났다. 마치 증상이 규정되면서 시장에 약이 등장하듯 말이다. (약이 등장하면서 증상이 가시화된다고 볼 수도 있다. ^^)  문제나 병을 자극적인 상으로 구현하고 사람들의 뇌 속에 주입시킨 후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과 약을 팔면서 그것을 복용했을 때 얻게 될 모습을 화려한 상으로 그려서 사람들의 뇌 속에 밀어 넣고 증폭시키는 것.

우리가 접하는 개념과 단어들은 상품화에 의해 잠식되어 있거나 서서히 잠식되어 가고 있다. 우린 순박하고 날 것에 가까운 개념을 접하기 보다는 철저히 돈스럽게 포장된 개념에 경도되고 유린된다. 돈 냄새를 발라내고 당초의 개념을 복원하는 복원사의 면모를 우린 획득해야 한다.  미술 복원사의 모습을 떠올려 보자. 상품화로 오염된 개념의 원형을 복구하는 과정이야말로 지상 최고의 예술이 아닐까? ^^



PS. 관련 포스트
가격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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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지와 빵집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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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ms s

    Tracked from toms s | 2013/06/13 10:49 | DEL

    This web site Read & Lead - 상품화gives fastidious quality YouTube videos; I always download the dance contest show video clips from this web site.

  • buy toms

    Tracked from buy toms | 2013/06/13 10:49 | DEL

    It impressive that you are getting thoughts from this article %title% as well as from our dialogue made at this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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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 :: 2012/06/06 00:06

우리를 위한 경제학은 없다
스튜어트 랜슬리 지음, 조윤정 옮김/비즈니스북스


비즈니스북스의 이혜경님께서 보내주신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아래와 같이 주장한다.
"현 위기는 무엇보다 경제적 파이의 불평등한 분배 방식에서 비롯되었다."

부의 분배가 극단적으로 불균형의 모습을 보인다는 주장.
과연 그게 문제의 근원일까?
자본주의라는 프레임 자체가 불균형을 강력하게 지향하고 있는데 말이다.

프레임은 일종의 중력이다.
'생물'이라는 프레임은 생존과 영속성을 지향한다. 생존을 위한 끊임없는 몸부림이 생물의 경향이다.
'망치''라는 프레임은 못박기를 지향한다. 망치는 세상을 못으로 바라본다.
'상품'이란 프레임은 소비되기를 지향한다. 소비자를 유혹해서 지갑을 열게 하는 것이 상품의 미션이다.
프레임 자체가 중력으로 작용할 때 그 중력에 저항하는 것은 커다란 에너지의 소모를 필요로 한다.

중력에 저항하는 것.
중력을 이기기 위해서는 중력을 믿지 말아야 한다.
중력을 인정하지 않을 때 중력에 저항할 수 있다.

모든 것은 자본화 되어간다. 자본화된 것은 반드시 자본중력에 종속된다. 종속되지 않으려면 자본화 프레임을 무력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자본화되지 않은 것들 속에서 가치를 찾고 그 가치를 즐거워할 수 있어야 자본중력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다.

세상은 중력을 신봉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그런 상황 속에서 혼자 중력을 믿지 않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고 생각한다. 중력을 신봉하면서 세상을 살다가 어느 순간 그것의 덧없음을 깨닫는 순간이 누구에게나 한 번은 반드시 찾아오게 될 것이다. 그런 순간들이 모이고 그런 순간들이 서로 연결되고 증폭될 수 있다면 적어도 거기서만큼은 중력은 자신의 세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균형은 중력을 거스르는 힘이다.
중력을 거스를 수 있는 힘은 중력을 믿지 않는 용기에서 나온다.
중력을 응시하는 일상이 그런 용기의 탄생을 가능케 한다.

나는 블로깅을 하면서
중력을 응시할 수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 순간들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느낌이 참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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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알고리즘

폰지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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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한방블르스 | 2012/06/06 00:2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중력이라고 하니 쏠림이 떠오릅니다. 중력때문에 한쪽으로 쏠림 현상이 생긴게 되는 것 아닐런지요. 중력, 재미있는 비유이군요.
    "중력을 이기기 위해서는 중력을 믿지 말아야 한다."는 매트릭스에서 네오가 오라클을 만났을때 아이가 숫가락을 부러뜨리는 장면에서 네오에게 들려준 말이 떠오릅니다. 오래되어 정확하진 않지만 존재를 믿지마라는 뜻의 말이 생각납니다. 그 후 네오는 스미스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단초가 되지요.
    오랫만입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2/06/06 17:36 | PERMALINK | EDIT/DEL

      결국 사람은 자신이 믿고 인정하는 존재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믿는가?"란 질문은 매우 중요하겠구요. 귀한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

  • BlogIcon The Black Ager | 2012/06/06 12:0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중력을 인정하지 않을 때 중력에 저항할 수 있다." 이 문장 하나가 곧 기정지세를 찬미하는 R&L 철학의 핵심이 아닐까요? ^^ 중력을 신봉하지 않는 사람이 결코 나 혼자 뿐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이 글을 통해 되새기게 되어 기분이 좋습니다.

    그런 점에서... 여기 방문해보신 후 핏백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

    HGGWT @RnL - http://bit.ly/LybXEd

    언제나 그러했지만, 오늘 포스팅에서는 문단 하나 하나에서 중력을 이길 수 있는 세의 무게가 전달되는 것 같아요.

    • BlogIcon buckshot | 2012/06/06 17:39 | PERMALINK | EDIT/DEL

      아.. 너무 송구스럽고 부끄럽습니다.. 그리고 미천한 저를 친히 언급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저의 부족함을 감싸주시고 너그럽게 인정해 주셔서 제가 블로깅을 지속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BlogIcon The Black Ager | 2012/06/06 18:31 | PERMALINK | EDIT/DEL

      벅샷님이 뭐가 미천해요 ㅎㅎ 망언 같은데요? 아무튼 앞으로 저 플랫폼을 통해 트랙백 많이 걸도록 하겠습니다. 재밌게 봐주세요. ^^

    • BlogIcon buckshot | 2012/06/06 20:46 | PERMALINK | EDIT/DEL

      그저 저에겐 무한 영광일 따름입니다. ^^

  • BlogIcon Playing | 2012/06/08 16:2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안녕하세요 ~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저를 조금 더 응시하고, 제 마음을 조금 더 응시하고, 제 말과 행동을 조금 더 응시해봐야겠어요~
    그럼 저와 다른 것들도 응시할 수 있을 때 무언가 한발 나아갈 수 있겠죠?!!!

    P.S 얼마전에 두근 거리면 읽은 책이 있습니다. 저는 공대생이라 조금은 아리송한 동양고전철학책이었지만 매우 매력적이었죠!
    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 책의 원저자(고대 중국사상가)와 번역가(국내 철학교수이자 작가분)를 꿰뚫는 핵심 의미가 'buckshot' 님의 글 속에 계속 나오는 거 같아요

    음 '동일한 주제'를 2300년 전쯤에 중국 사상가가 말한 것이 지금의 철학자와 'buckshot'님에게서 뻣어 나와 저에게까지 이어온 기분이 매우 오묘합니다

    아무튼 내 안에 것에 충실히 몰두해서 뚜렷이 각 생각을 구별해낼 수 있게 되고, 내가 알지 못한 타인의 생각과 미처 생각치 못했던 내 안의 기존 관념이 뒤바뀌는 '운명'의 순간이 모두 다양한 '응시'로부터 출발함을 한번 더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용~

    • BlogIcon buckshot | 2012/06/08 21:37 | PERMALINK | EDIT/DEL

      책의 제목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너무 궁금하네요. ^^

  • BlogIcon Playing | 2012/06/08 22:2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에겐 책과 'buckshot'님의 글을 처음보면 아리송한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도 다시 생각하면 조금 유사한 측면으로 이해 했던 거 같아요
    아마 제 사고를 벗어난 내용이라서 그런 것일수도 있구요

    개인저자 강신주
    서명저자사항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강신주 지음.
    발행사항 서울: 그린비, 2007.
    형태사항 295p.: 삽도; 22cm
    총서사항 리라이팅 클래식; 4
    가격 14900 원
    ISBN 8976823044 897682928x(세트)

  • BlogIcon Playing | 2012/06/08 23:0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우오 이전에 감상평을 남기셨군요!
    아무튼 공대생의 시야엔
    오묘하지만 흥미진진한 '장자' 이야기를 조금씩 현대적으로 확장되는 것 같아서 흥미롭습니다 ^ ~^

    • BlogIcon buckshot | 2012/06/09 09:42 | PERMALINK | EDIT/DEL

      2천년 전에 말이 있었고 그 말이 2천년 후에 해석된다는 것. 참으로 멋진 일인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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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칭 속의 대칭 로망 :: 2011/03/23 00:03

동아비즈니스리뷰 40호 선물과 인간의 허위의식 아티클에서 아래 내용을 인상 깊게 읽었다.
선물을 받고 나면 답례로 그 선물의 액면가에 대응하는 선물을 고르는 게 일상적 관례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가 주고받는 대부분의 선물은 사실 뇌물의 논리에 근거하고 있다. 프랑스 현대철학자 자크 데리다는 선물을 주긴 하되, 선물을 줬다는 사실을 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물을 줬다는 사실을 잊으려는 우리의 의지만이 선물을 진정한 선물로 만든다고 주장했다. 

선물을 주고 난 후 선물에 대한 대가를 의식하는 순간, 선물은 당초의 취지를 상실한 채 냉냉한 등가 교환 마켓플레이스 상의 상품이 되어버린다는 것. 참으로 의미심장한 지적이 아닐 수 없다.  선물은 마음과 정성을 전달하는 것이기에 주고 난 후 뭔가를 받겠다는 생각이 선물을 주고 받는 사람 사이에 존재한다면 선물은 뇌물로 형질 전환이 된다고 보는 것이 맞다. 

트위터는 비대칭 관계가 기본 구조이다. 트위터의 대표적 액션인 follow는 일방향 관계 맺기이다. 그런데, 트위터에서의 관계 맺기 구도엔 맞팔에 대한 은근한 바람이 깔려 있기 마련이다. 팔로우 하는 대신 맞팔 해주길 바라는 마음. 일방향 follow의 기반 속에서 쌍방향 follow를 로망하는 구조인 셈이다.

선물을 주고 난 후 선물에 대한 대가를 의식하는 것. 팔로우를 한 후 맞팔을 바라는 것. 비대칭 관계 속에서 대칭 관계로의 중력이 작용하는 구조엔 인간 본능에 맞닿아 있는 사회적 정서가 잘 드러나 있다.

비대칭 관계 설정에서 대칭 형성을 바라는 인간 본능을 비즈니스 관점에선 잘 이용할 필요가 있겠고, 개인 관점에선 망각의 내공을 키울 필요가 있겠다. 자고로 선물과 follow는 하고 나서 잊어 버리는 것이 최고다. 거기에 연연하면 할수록 공허의 골은 깊어만 간다. ^^


PS. 관련 포스트
망각, 알고리즘
맞팔,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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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LiFiDeA | 2011/03/23 10:42 | PERMALINK | EDIT/DEL | REPLY

    "선물을 줬다는 사실을 잊으려는 우리의 의지만이 선물을 진정한 선물로 만든다" 좋은 말이네요 ;)

    • BlogIcon buckshot | 2011/03/26 12:50 | PERMALINK | EDIT/DEL

      선물에 대한 자세가 선물의 의미를 명확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

  • BlogIcon 김대호 | 2011/03/24 16:4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예전에 본 인터랙션 사이언스 논문에서 비슷한 내용을 본 적이 있습니다. 2004년쯤인가 한국인 출신 대학원생이 MIT의 유명교수와 함께 연구한 내용중에 대조군을 설정해서 한쪽 컴퓨터에서는 피실험자에 대한 신상을 물어보는 질문을 다수 하고, 다른 한 쪽에서는 질문을 하기 전 컴퓨터가 "나는 컴퓨터 입니다. 모두가 나의 연산을 완벽하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실수 투성이입니다. ~~ 어쩌구 저쩌구"하면서 자신의 결점을 고백하는 과정을 삽입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컴퓨터의 고백을 들은 쪽이 훨씬 더 자신에 대해 진실되고 상세하고 대답을 했다하죠. 컴퓨터가 '마음'을 가진 존재가 아니란 것을 알면서도 본능적으로 반응한 흥미로운 연구였어요.

  • BlogIcon 김대호 | 2011/03/24 16:4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칼 폴라니가 설명한 "호혜"는 A <-> B 의 주고받기 뿐만아니라 A -> B -> C -> D -> A와 같은 원형관계 또한 포함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호혜가 원시사회부터 지속되어져 왔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즉각적인 보상을 요구하는 본능과 한편으로는 아낌없이 주는나무가 되고자 하는 본능 또한 가지고 있다는 희망을 가져볼 수 있겠네요 ^^

    • BlogIcon buckshot | 2011/03/26 12:51 | PERMALINK | EDIT/DEL

      저의 단순한 프레임을 확장시켜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 달콩 | 2011/03/24 22:1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칼 폴라니의 원형관계가 존재하는 사회에 대입해 설명하면 웹2.0은 다양한 원형관계가 중층적으로 작동하며 혈액순환하는 거대하고 복잡한 망인 듯 합니다. 원형ㄱ선물(물질, 노동, 관계)이 순환하고 배분되는 혹은 다양하며 다차원적이고 다양ㅖ한 레벨의 원형 관계가 얼마나 잘 작동하느냐에 따라 사회 구성원들의 선물만족도 ㅘ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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