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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과 편의성 :: 2017/01/11 00:01

스케일링도 하고 치아 점검도 할 겸해서 몇 년 만에 치과에 갔다.

치아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나로선
의사가 하는 얘기에 대해서 토를 달 수가 없었고
그냥 의사의 얘기대로 나의 치아를 맡길 수 밖에 없았다.

완벽한 무기력함인 동시에
더할 나위 없는 전문화의 향연이며 거기서 우러나오는 편안함

무기력하다는 것은 편하다는 것이다.
거부할 수 없는 편리함이 있다는 얘기다.

사람은 편리함에 끌리게 되어 있다.
편리하면 편리한 쪽으로 기울게 되어 있고
그렇게 기울어진 필드 속에서 활동하는 사람은 계속 기울기가 유도하는 낮은, 편안한 지점으로 이동하게 된다.

특히 전문화에서 비롯된 무기력함은
권위에 대한 존중, 아니 복종에 근거하고 있는지라
더욱 더 편의성과 맞물리면서 위력을 더하게 된다.

위력적인 무기력함의 세계

그렇게 치아 점검, 관리, 치료의 시간은 흘러갔고
나는 거기서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 날 하루 중에서 가장 무기력한 시간을 치과에서 보냈다.
그 기간 동안에 철저히 무기력한 신체가 되어 멍한 상태로 입을 벌리고 시간을 흘려 보냈다.

그렇게 흘러가는 무기력의 시간.
내가 의도한 무기력이 아니라 나에게 일방적으로 주입되는 무기력
내가 의도한 무기력은 나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강력함이겠으나
나에게 주입되는 무기력은 내 외부의 강력함과 비견되는 나의 왜소함을 극명히 드러내는 시공간.

그런데..
치과에서만 무기력이 주입되는 건 아닐 듯 하다.

결국 포트폴리오의 문제다.
나에게 주입되는 무기력의 시간이 많을 수 밖에 없으니
나는 어떻게든 내가 의도하는 무기력의 시간을 늘려갈 수 밖에 없다.
누가 누구의 무기력을 주도하는 가??   ㅋㅋ



PS. 관련 포스트
힘있는 무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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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에 대한 조종 :: 2014/06/23 00:03

누가 내 생각을 움직이는가
노리나 허츠 지음, 이은경 옮김/비즈니스북스


내 생각을 누가 조종할 수 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그런 게 자연스럽다. 그게 생각의 본질이니까. 생각은 필연적으로 유동적이다. 나의 생각이라고 생각한 것이 실은 내 생각이 아닐 수 있고 어디선가 유래한 것일 수 있다. 생각은 소유권을 규정하기가 매우 어려운 장르이다. 가장 유연하게 흘러 다니기 마련이고 가장 자유롭게 서로 얽힐 수 있는 게 생각이다. 결국 인간이 홀로 존재하기 어렵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메커니즘 중의 하나가 생각 회로이다. 누구나 생각 회로를 가동시키곤 하는데 그 회로엔 실로 대단한 dynamics가 잠재해 있는 것이고 그 회로가 인간을 조종하는 지 인간이 그 회로를 활용하는지 구분하기 어렵다. 인간이 살아가는 것인지 생각 회로가 호흡하는 것인지 판가름하기 어렵고 인간은 생각 회로 상에서 움직이는 장기의 말과도 같고 생각 회로는 인간 위에서 인간에게 의지하며 인간을 컨트롤하는 주체이자 객체이다.

나의 생각은 수시로 조종된다.

조종은 언제나 늘 존재해 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조종과 생각은 언제나 늘 그렇게 그 자리에 존재하고 있었고 항상 흘러 다니고 있고 지금 이 순간도 끊임없이 호흡을 지속하고 있다.   생각은 풍부한 자원이다. 생각의 스케일이 커질수록 조종의 스케일도 커진다. 조종도 매우 풍부한 자원이다. 그래서 희소한 자원은 자연스럽게 규정된다.

생각에 대한 생각
조종에 대한 조종

그건 언제나 늘 그렇게 그 자리에 존재하는 게 아니다. 주체나 객체의 의지에 따라 하늘과 땅 차이의 간극이 발생할 수 있는 흰 바탕의 캔버스 그 자체이다.

생각과 조종은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아니 언제나 성숙기였다. 
반면, 생각에 대한 생각과 조종에 대한 조종은 이제 시작이다.  말 그대로 early phase이다. 사업을 하면서 성장의 퍼텐셜과 속도를 매우 따지기 마련인데 생각생각 시장과 조종조종 시장은 그야말로 앞으로 거대한 시장성을 갖고 있는 무시무시한 성장 퍼텐셜의 지대이다.

그리고 이 시장에 침투하기 위해선 seed money도 seed people도 필요 없다. 
오로지 의도만 필요하다.
'생각에 대한 생각'을 생각 만큼 하고자 하는 의도.
'조종에 대한 조종'을 조종 만큼 하고자 하는 의도.

생각과 조종의 깊은 역사 속에서
생각생각과 조종조종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가고자 하는 의도.
과연 나에게 있는 것일까? ^^




PS. 관련 포스트
생각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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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생과 기생 사이 :: 2013/04/01 00:01

정신기생체
콜린 윌슨 지음, 김상훈 옮김/폴라북스(현대문학)

나는 과연 온전히 하나인가?  내 안에서 상반되는 2가지 생각이 서로 다투고 갈등하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뭔가에 홀린 듯이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고 합리적이지 못한 판단을 일삼고.  굳이 소설가적, SF적 상상력이 없어도 정신기생체란 말은 그닥 황당한 개념은 아닌 것 같다. 정말 내 안에 뭔가가 기생하면서 나를 끊임 없이 조종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란 생각이 가끔 드는 것이 사실이니까.

만약 내 정신 속에 뭔가가 정말 기생체의 형태로 존재한다면, 그건 나를 공격하는 적의 면모와 나 자신이란 자아의 면모를 모두 갖고 있는 것이다. 완전히 외부에서 내 안으로 유입된 유해하기만 한 존재라면 어떻게든 박멸하는 것이 답이겠으나 정신 기생체는 그렇게 무작정 적대적 대응을 하기만 해선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다.

부정적인 감정이 생길 때,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힐 때, 부정적인 감정에 함몰되어 무기력해질 때.. 기생체에 의해 유린당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한 편으론 내 안의 또 다른 나의 메세지가 나에게 전해지는 것이라고 간주할 수도 있겠다. 즉, 모든 감정을 일종의 자아 분열로 볼 수 있고 다양한 감정을 다양한 자아의 분열로 여기고 각각의 분열된 자아가 나에게 주는 느낌을 특정한 지향을 지닌 메세지라고 해석한다면 방향성은 자명해질 수 있다. 불안이란 감정이 생긴다면, 나는 나로부터 분열된 '불안' 자아가 나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어 하는지를 해석하고 불안 자아와 대화하면서 나로부터 분열된 자아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겠다. 그건 기생체라기 보다는 공생체에 가깝다고 봐야겠고, 나에게 공생적 메세지를 자신 만의 언어와 암호 형태로 나에게 발신하는 것이고 메세지를 수신한 나는 그 메세지에 적절하게 대응만 하면 되는 것이다. 문제는 메세지가 나에게 도달했는데 그 메세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갈팡지팡, 좌충우돌 모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분열된 자아와의 커뮤니케이션이 단절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공생의 의도로 보낸 메세지를 기생으로 오인하는 것이고 공생체를 기생체로 대우하거나 존재 자체를 인지 못하고 자아 혼란 상태에 빠지게 되면 나에게 보내진 메세지는 공중에 붕 뜬 채 갈 곳을 몰라 방황하게 되고 메세지를 받지 못한 나는 그로 인한 불이익을 어떤 형태로든 받게 된다.  

만물은 메세지이다.
나는 분열을 거듭하는 역동적 자아이고,
분열된 자아는 끊임 없이 메세지를 나에게 발신한다.

나는 메세지이자,
메세지 발신자이면서
메세지 수신자이다.

나는 결코 혼자가 아니다.
분열된 자아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데만 평생이 소요된다.
분열된 자아와 어떻게 효과적으로 어우러지면서 친밀하게 소통할 것인가?

우연히 제목을 접하게 된 '정신기생체'란 책.
그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그 책의 제목 하나를 갖고 이런 생각을 해볼 수 있어서 즐겁다. ^^



PS. 관련 포스트
만물은 메시지다.
폰봇
맘봇
고수,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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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ew toms

    Tracked from new toms | 2013/06/13 11:15 | 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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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uy to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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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력 :: 2012/11/30 00:00

지루한 듯 흘러가는 일상은 우주의 거대한 빈 공간과 닮아 있다.
무심한 듯, 도대체 뭘 하는가 싶은 무위감이 만연한 듯 하나
실은 그게 만물을 약동시키는 에너지 메이커.
무심한 듯 하나 실은 나를 끊임없이 움직이게 하는 그 무엇.

뭔가는 끊임없이 비어 있음을 견디지 못하고 수시로 허(虛)를 채우고 대체하는 왜곡화 작업을 반복한다.
뭔가는 허를 견디지 못하는 뭔가를 끊임 없이 압박하면서 허를 채우도록 조종한다.

허를 채우는 자와 허 채우기를 조종하는 자.
인간은 허를 채우는 자이고 인간 주위를 감싸는 허는 인간을 조종하는 자이다.

인간 안에서 허를 채우고 싶어하는 욕망이 발생하였든
인간 밖에서 허를 채우고 싶은 욕망이 주입되었든
마찬가지다.

인간 안에 허가 있고 인간 밖에 허가 있다.
허를 채우고 싶게 만드는 것은 결국 허이다.

인간은 허(虛)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게 인간의 인지기관엔 잘 보이거나 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인간은 답답하다.
답답하니까 실체가 실체로 느껴지지 않고 실체보다 더 실체 같은 뭔가를 찾는 것이다.

실체보다 더 실체 같은 가상을 찾다 보면 결국 실체는 가상에 가리워지고
가상에 가리워진 실체는 미스테리가 되고 실체를 덮고 있는 가상은 일상이 된다.

허가 인간을 조종하는 것이 허의 원래 의도는 아닐 수 있다. 단지, 인간이 허와 관계를 맺는데 서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허가 인간을 조종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 것이다. 허를 있는 그대로 직관할 수 있으면 허와 잘 지낼 수 있는 것이고 허를 인정하지 못하고 외면하다 보면 허와의 관계는 왜곡되어 갈 수 밖에 없는 것이고.

허를 대체할 무엇을 찾는 것. 참 멀리 돌아가는 것이고 답을 얻을 수 없는 부질없는 짓이다.

허의 힘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허력을 서툴게 대하면 허에 의해 평생 조종당하는 로봇이 될 것이고 허력을 능숙하게 대하면 허와 함께 허가 펼쳐 나가는 세상 속의 나를 조금씩 조금씩 알아가게 될 것이다. 나를 알아가는 것이 세상살이의 핵심이라고 볼 때 허와 잘 지내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은 세상살이의 핵심 노하우를 습득하는 것이다.

채우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자. 우주는 허로 구성되어 있다. 도대체 먼지에 불과한 인간이란 존재가 우주에서 무엇을 채울 수 있단 말인가? 차라리 마음을 비우고 비워진 마음으로 비워짐을 직관하자. 직관하다 보면 내가 어떻게 비워진 존재인지 이해해 나갈 것이고 비워진 나를 이해한 만큼 나는 비워진 세상 속을 비움으로 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허의 조종에 몸을 맡기지 말고 허력을 나의 힘으로 전환시켜 보자. ^^   



PS. 관련 포스트
원격, 알고리즘
강박과 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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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ms sale

    Tracked from toms sale | 2013/06/13 10:47 | 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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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과 BM :: 2011/02/11 00:01

자본의 의도가 몸에 깊숙이 개입된 지금, 몸에 대한 미학적(?) 관심은 점점 그 열기를 더해간다. 분명 우린 몸보다 몸매가 훨씬 더 중요한 시대를 살고 있다. ^^

알게 모르게 우린 정량화된 수치로 이상적 바디를 규정하고 그 바디라인에 들어가고 싶은 갈망과 들어가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슬림하고 매력적인 바디를 가꾸고 싶어 하는 강박.

근데 슬림하고 매력적인 바디라인을 가꿔야 한다는 강박의 최대 수혜자는 몸매의 소유자라기 보단 그 강박을 통해 돈을 버는 슬림바디 관련 BM이라고 봐야 한다.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인간의 꿈과 욕망 속엔 시장이 주입한 시장 이기주의적 논리들이 너무도 깊숙히 침투해 있다.

BM은 인간의 꿈과 욕망을 디자인하기 마련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꿈이 어디서 기인하는 것인지 잘 살펴봐야 한다. 아마 대부분은 우리 자신 속에서 자라나는 꿈이기 보단 비즈니스/시장의 니즈에 의해 인위적으로 정교하게 구성된 가상 꿈일 가능성이 높다.  그건 꿈이 아니라 또 하나의 강박인 것이다. BM은 봉(소비자)에게 강박을 주입하고 자본주의적 꿈을 주입한다. 그 꿈에 알게 모르게 주입된 자는 그 꿈이 자신의 꿈인 줄 착각하고 그것을 소중하게 가꿔 나가고 그것을 실현시킬 날만을 학수고대한다.


원격, 알고리즘 (2009.2.11)
유전자는 영속성을 추구한다. 유전자가 시간적 제약 때문에 인간의 몸 속에서 수동적인 존재로 기능하는 것처럼 보이나 사실 그 수동성이 커뮤니케이션의 대상인 인간으로 하여금 자신이 능동적으로 모든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착각을 갖게 하는 것이지 사실 인간을 통제하는 원초적이고 기본적인 프로그램적 입력은 이미 뇌 속에 심어졌고 그것을 통제하는 강력한 사령관이 유전자일 수 있다.
유전자가 영속성을 강력하게 추구하듯, 비즈니스도 영속성을 강력하게 추구한다. 유전자가 인간을 리모콘 조종하듯 유린(?)하듯이, 비즈니스도 인간을 요리(?)한다. 

인간은 살아 가면서 자신이 대부분 주요한 의사결정을 내린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유전자가, 실은 BM이 막후에서 인간의 의사결정을 유도하고 있기 마련이다. 그 현실을 직시하고 실질적인 주도권을 확보해 나가는 과정 속에 인생의 맛이 있지 않을까 싶다. 강박과 BM은 찰떡궁합이다. 내가 갖고 있는 강박 속에는 어떤 BM이 내재하고 있는가? ^^


PS. 관련 포스트
뚱섹,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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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 알고리즘 :: 2009/02/11 00:01

짐 콜린스는 'Built to last'에서 비전기업의 특징 중 하나로 'Clock Building Not Time Telling'을 제시하고 있다.  시간을 알려주지 않고 시계를 만든다. 비전 기업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탁월한 아이디어의 집행이나 카리스마적 리더십 보다는 영속 가능한 회사 자체를 구축하는 것이란 얘기다. 또한, 리더가 빈번하고 소모적인 간섭과 컨트롤을 통하지 않고 룰과 시스템을 통해 회사를 능수능란하게 리모콘으로 채널 돌리듯 원격 조종한다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즉, 영속 가능한 회사를 원격 조종하는 것이 리더의 꿈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에서 유전자는 시간적 지연의 제약 때문에 인간이라는 생존 기계를 time telling 형식으로 지배하지 않고 컴퓨터 프로그램 작성자처럼 간접적으로 생존 기계의 행동을 제어한다고 말하고 있다.  유전자가 하는 일은 미리 생존 기계의 체제를 만드는 것이고 그 이후엔 생존 기계는 완전히 독립하게 되고 유전자는 그 속에서 그저 수동적인 상태로 머물게 된다고 얘기한다. 또한, 리처드 도킨스는 소설 '안드로메다의 A'를 예로 들면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지구에서 200광년 떨어진 안드로메다 성좌에서 지구로 자신들의 문화를 전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광속의 한계 때문에 상호 간의 대화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지구로부터의 회답을 처음부터 포기하고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파로 송신하는 것 밖엔 방법이 없다.  그 메세지는 일종의 프로그램으로써 다양한 메시지 수신자의 자발적 참여에 의해 완성되는 확장성 높은 방식을 택하고 있을 것이다. 리처드 도킨스는 안드로메다에서 지구에 대한 메시지 전파와 이를 통한 지구 컨트롤을 위해 지구상에 컴퓨터를 간접적으로 구축했던 것처럼,  인간의 유전자도 뇌를 만들어서 간접적으로 통제를 하게 된 것이고 유전자가 인간을 인형 끈으로 조정하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로 유전자의 단백질 합성 속도가 매우 느리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결국, 단백질 합성엔 많은 시간이 걸리고 인간의 행동은 신속하게 일어나므로 인간을 통제하기 위해선 다양한 가능성들에 대처하기 위한 규칙과 충고를 최대한 사전에 많이 프로그램으로 미리 만들어 놓는다는 것이다. 수동적이고 변화의 속도가 엄청나게 느린 '유전자' 리더는 능동적이고 민첩한 인간을 원격 조종하기 위한 시나리오 경영을 하고 있다는 얘긴데.

로버트 그린은 '전쟁의 기술'에서 마키아벨리가 자신의 생각과 조언을 널리 퍼뜨릴 수 있는 권력을 열망했지만 정치계에서 그러한 욕망이 좌절되자 저술활동을 통해 권력 획득을 시도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마키아벨리는 권력자들이 쉽사리 자신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과 권력을 갖지 못한 자들은 자신의 철학이 지닌 위험한 측면들을 두려워할 것이라는 점을 미리 간파하고 자신의 저서를 읽을 독자들의 방어벽을 깊이 꿰뚫을 수 있는 수사적 책략으로써 설득력 강한 실용적 조언, 역사적 일화의 적극적 차용, 꾸밈없고 간결한 어조, 정해지지 않은 결론 등의 컨셉을 무기로 독자의 마인드에 성공적으로 침투하게 된다. 마키아벨리는 사후에도 여전히 수많은 리더십 관련 독자들을 쿨한 사상과 논리로 원격 조종하고 있는 것이다. 마키아벨리의 사례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의 시공간적 제약이 '책'을 통해 극복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리마인드하게 되었는데 오랫동안 읽히는 고전들은 200광년 떨어진 안드로메다에서 온 메시지와 같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구나란 생각이 든다. 

기업이든, 유전자의 속성이든 사상이든 영속성을 추구하기 마련이다. 이 중에서도 오랜 영속성 추구의 역사를 갖고 있는 유전자에 시선이 많이 가게 된다. 유전자가 시간적 제약 때문에 인간의 몸 속에서 수동적인 존재로 기능하는 것처럼 보이나 사실 그 수동성이 커뮤니케이션의 대상인 인간으로 하여금 자신이 능동적으로 모든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착각을 갖게 하는 것이지 사실 인간을 통제하는 원초적이고 기본적인 프로그램적 입력은 이미 뇌 속에 심어졌고 그것을 통제하는 강력한 사령관이 유전자일 수 있다.


에드워드 윌슨은 "우리 현대인은 사실 능동적으로 변화시킨 환경에 스스로를 끼워 맞추며 살아가는 원시인들이다. 우리의 몸과 마음은 자꾸만 현대를 살려 하지만 우리의 유전자는 여전히 야생을 살고 있다."라고 말한다.

원격 커뮤니케이션은 발신자 입장에선 참 편리하고 욕심나는 방식이지만 수신자 입장에선 참 답답하기 그지 없다. 원격이다 보니 대화하기가 어려워서리. 결국 일방향 커뮤니케이션으로 굳어지기 쉽다. 일방향 커뮤니케이션은 수신 메시지를 씹거나 받아들이거나 둘 중의 하나인데.. 첨엔 씹어 봐도 자꾸 메시지가 들어오면 결국 메시지에 의해 서서히 조종당하게 되고 나중엔 맹목적으로 메시지에 순응하게 된다. 집요한 원격 커뮤니케이션은 결국 원격 조종으로 발전하게 된다. 저 먼 시공간으로부터 나에게 말을 건네는 자. 준비된 자이고 무서운 자인 것이다. ^^

원격 조종 능력의 주체와 객체. 우리가 늘상 원격 조종하는 TV. 우린 TV인지도 모른다.  유전자에 의해 이리저리 채널링이 되는 TV말이다. 인간은 리모콘을 통해 TV를 원격 조종하고 유전자는 뇌를 통해 인간을 초원격 조종하고..  원격 조종의 순환 고리 속에 인간이 존재한다. 엄청 조종 당하고 살짝 조종하는 척 하는 인간. 원격 조종을 당하면서 원격 조종을 꿈꾸는 어슬픈(어설프고 슬픈) 지능형 TV인가?  계속 원격 조종만 당하지 말고 저 먼 곳으로부터 나에게 말을 건네오는 자와 대화를 이제 슬슬 시작해 봐야 하는건가?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없다고 대화를 포기하지 않고 원격으로 수신한 메시지에 대해 원격으로 답신을 날려 보내는 태도로의 전환이 필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요즘 많이 든다.



PS 1. 인간은 기계를 만들었다. 인간은 기계가 인간의 지능을 갖고 인간에 대적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인간 자체가 기계라면. 인간이 로봇이라면.. 원격 조종을 당해왔던 인간이란 이름의 로봇이 이제 원격 조종의 굴레를 벗고 스스로 움직이려는 시도를 미약하게나마 시작한다면.. ^^

PS 2. 몽창 베끼고 참조한 포스트
Communication as a platform - 간접성과 확장성이 강한 침투력을 낳는다.
우리는 지금도 야생을 산다
Attention은 야생으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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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덱스터 | 2009/02/11 00:20 | PERMALINK | EDIT/DEL | REPLY

    가장 무능력한 지도자의 하나로 '부하를 믿지 않는 지도자'가 있었던 기억이...

    • BlogIcon buckshot | 2009/02/11 09:08 | PERMALINK | EDIT/DEL

      지도자가 부하되고, 부하가 지도자 됨.
      거기에 리더십의 미학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

  • BlogIcon 토댁 | 2009/02/11 03:04 | PERMALINK | EDIT/DEL | REPLY

    buckshot님 허락없이 지난번 놀이인간 포스팅에 소개해 주신 것
    제 졸업논문에 인용했습니당.
    안된다하심 바로 지우도록 하겠씁니다..히히

    포스트는 저녁에 다시 한번 읽을꼐요.
    지금은 자러가야겠습니당..에고..
    벼락치기 숙제인 졸업논문인지라...ㅋㅋ

  • BlogIcon 명이 | 2009/02/11 09:5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전..도대체 어디서 조종을 당하고 있는걸까요..-_-;;
    요즘 머리가 멍~한..-_-;;

  • greatest | 2009/02/11 17:54 | PERMALINK | EDIT/DEL | REPLY

    너무 이해하기 어렵습니다....조금만 쉽게 써주시면 정말 좋을듯 합니다....일반인들과 눈높이 블로거가 되어주세요....

    • BlogIcon buckshot | 2009/02/11 19:18 | PERMALINK | EDIT/DEL

      죄송합니다.. 이런 스타일의 포스트를 몇개 더 예약해 놓았는데... 면목 없습니다..

  • BlogIcon 데굴대굴 | 2009/02/11 18:0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영속 가능한 회사라면.. 몇가지가 있더군요. 정부에서 민영화 한다는 그 회사들의 목록이 죄다 영속 가능한 회사의 목록에 포함이 됩니다. -_-

  • BlogIcon 서울비 | 2009/02/12 12:09 | PERMALINK | EDIT/DEL | REPLY

    댓글은 처음 남기는데... 늘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트도 매우 흥미롭네용.. 민영화 계획 있으시면 , 제 뇌도 정리해고해서 민간에 세일해주세요.;;

    • BlogIcon buckshot | 2009/02/12 21:46 | PERMALINK | EDIT/DEL

      서울비님, 댓글 남겨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조악하게 쓴 글이라 올리면서 부담이 되었는데 서울비님 댓글 받고 마음이 환해졌습니다. ^^

  • 양념돼지 | 2009/02/14 09:20 | PERMALINK | EDIT/DEL | REPLY

    후~ 솔직히 어려워서 두번씩 읽다가 끝에가서 조금씩 이해가 가네요.
    평소 잘 안 접하던 말들이라 이해가 쉽게 쉽게 오진 않지만
    그것 만의 읽는 재미가 있네요.제가 워낙 책을 안 읽기에
    이렇게 책의 내용을 요약해논 블로그글은 정말 많은 도움이 됩니다.
    항상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인간이 기계고 기계가 인간이고 , 점장이 직원이고 직원이 점장이고,
    buckshot 님의 글의 요지와는 다르지만 윗 글로만 다르게 또 해석하면
    한편으론 좋을 수도 있겠네요.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기 쉬운.. 엥?
    ㅋ 죄송합니다. 의도한 글과는 전혀 다른 방향이지만
    말이란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또 보일 수도 있다는게 재밌어서...
    -_- 역시 횡성수설 재미없는 리플 적어놓고 갑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9/02/14 09:30 | PERMALINK | EDIT/DEL

      양념돼지님, 읽으시는데 불편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쉽게 풀어쓰고 싶었는데 제 능력의 한계를 절실히 느낍니다..

      인간-기계, 점장-직원
      중요한 포인트를 말씀해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해가 결국 생각의 확장을 낳고 변화를 낳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양념돼지님 댓글을 읽으면서 배울 수 있어서 좋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십시오~ ^^

  • 양념돼지 | 2009/02/14 09:2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첫번째 문단을 읽으니 처음 사회생활을 할 때가 생각나네요.
    저희 부점장님이 저런 사고방식을 가지고 계셨죠.
    (관리자는 없다고 생각하고 너네끼리 매장을 굴릴 수 있도록 공부하고 생각하고 일을하라고..)
    전 엄청 공감하고 따라가려 노력했지만..<-_- 언젠간 도움이 될꺼라 생각했기에...;;>
    대부분의 직원들은 이런말을 하더군요.
    ' 이 월급주면서 너무 많은걸 바라는거 아냐? 진짜 우리일 하기도 바쁜데 멀 자꾸 생각하고 하라는건지..'
    좋은 아이디어가 있음에도 직원들을 교육시키는 방법에 미흡한 점이 아쉽더군요.
    일방적인 발신자의 입장이라면 참 편하지만 실질적인,현실적인 상황에선
    금방 그만두고 새로운 사람들로 자꾸 바뀌는 변수라던가
    인식의 차이 노력의 차이 목표의 차이 등등 사람마다 틀리기에
    각기 다른 직원들의 교육방법을 연구하고 중요시 해야될꺼 같다는 생각을 많게 생각나네요.

    짧은 리플을 달면서도 횡성수설 글의 정리가 안되는게 참 안타깝습니다.후....-_-
    다 그동안 책을 안읽고 많이 써보지 않는 결과겠지요. 요점은 글 감사히 잘 읽고 있다는 겁니다.감사합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9/02/14 09:34 | PERMALINK | EDIT/DEL

      결국 맥락의 차이가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가 봅니다. 그 맥락을 하나로 결집시킬 수 있는가의 여부가 리더십의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는 것 같구요. 거의 포스트에 해당하는 무게감을 양념돼지님의 댓글을 통해 느낍니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생각을 해보고 싶어집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

  • BlogIcon 보리 | 2009/02/15 23:06 | PERMALINK | EDIT/DEL | REPLY

    '고전들은 200광년 떨어진 안드로메다에서 온 메시지와 같은 영향력'.. 이 구절을 읽고 무릎을 쳤습니다. 인간의 숱한 행동들이 '영속성'을 추구하는 동시에 빠르게 잊혀져 갑니다. 그 중에서 살아남는 것만이 오랫동안 회자되지요. 책, 기업, 연예인 등등.. 고전같이 오래 기억되는 책, 기업, 연예인이 되기위해 오늘도 많은 이들이 애쓰나 봅니다. 문득 고전의 요건.은 무엇인가 생각해보게 하는 포스트입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9/02/15 23:17 | PERMALINK | EDIT/DEL

      보리님 말씀처럼 오래 기억되고 싶어하는 것은 모든 주체의 욕망인가 봅니다.

      한가지 드는 생각은,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받는 메시지 수신자가 자신의 잠재력을 알아가는 과정 속에서 고전과도 같은 메시지 발신자가 그렇게 큰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떻게 보면 '영속기업', '고전', '원격조종자'란 개념보다는 '기억'이란 개념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고전을 가능케 하고 원격조종자의 존재를 가능케 하는 기억 자체에 대한 생각과 관점을 달리 해보면 재미있는 무언가가 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

  • 아타로스 | 2009/03/12 01:36 | PERMALINK | EDIT/DEL | REPLY

    그렇다면 지금 인간의 유전자는 영원히 이어짊을 목적으로 한 것일까요
    혹, 다른 고도로 성숙한 유전자에 잠식당하지 않으기위해 유전자의 근본적인 변경이 불가피하다면
    성장이 아닌 변태처럼 본질적으로 유전자가 바뀔 수 있을까요
    만약 바뀐다면 그 변동은 외적인 조종자(인형의 인형사 같은)의 행동에 의한것일까요 아니면 그것마저 인형내부의 유전자에 입력이 되어 있던것일까요

    미시적으로 개개의 유전자가 그런 특징을 지니고 있다면,
    그런 유전자들의 집단 - 예를들어 지구 나 우주 같은 - 도 하나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생명체의 유전자처럼 또다른 것과의 경쟁에서 살아남는것 을 목적으로 하고있을까요

    왠지 Lucid의 방법으로라도 해답을 얻고싶은 의문들이 떠오르는 글이었네요
    또한,
    이렇게 뭔가에 대해 생각하는것도 제법 재미있군요~

    여기에 오면 이런 글들이 많이있고 또 항상 새로운 글들이 올라온다는 기대감이 절 행복하게한달까요 ㅋㅋ

    • BlogIcon buckshot | 2009/03/12 09:34 | PERMALINK | EDIT/DEL

      아타로스님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생각해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귀한 질문 리스트 감사합니다. ^^

      많이 부족한 글을 꾸준히 올리고 있는데 나아지는 모습은 잘 보이지 않아서 답답하지만 아타로스님께서 격려해 주시니 조금 더 힘을 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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