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에 해당되는 글 90건

타게팅 :: 2017/09/20 00:00

타임라인에서 내가 보는 정보들은 나를 겨냥한 정보들일까, 내가 겨냥한 정보들일까.

타임라인 상에서 나는 겨냥당하는 걸까, 겨냥하는 걸까

내가 원하는 정보는 뭘까
내가 소비하는 정보는 내가 원하는 것에 근접해 있은 걸까
아니면, 내가 그것을 원한다고 느낄 수 있도록 끌려가고 있는 걸까

정보들의 범람 속에서
난 정보들의 흐름에 의해 어디로 이끌려가고 있는 것일까

내가 선택하지 않으면
내가 선택당하게 되는 흐름 속에서
난 온전히 선택을 하고 있는 걸까

선택의 강도가 흐려지면
결국 피선택의 흐름이 강해지는 건데

선택과 피선택의 갈림길에서
선택은 점점 희소한 자원이 되어간다.

타임라인은 내가 선택한 정보들로 피딩되는 게 아니라
나를 겨냥한 정보들의 집합체일 뿐이다.

나는 온전히 선택하기 어려운 프레임 속에 놓여 있다.

내가 원하는 정보는 타임라인 상에서 희소하다.
타임라인을 풍성하게 수놓는 정보들은 소비자들을 찔러 보는 거다.
찔러보고 넘어지면 패대기치는 것이고, 안 넘어지면 다른 초이스를 들이밀면서 또 찔러 보는 거다.

찔러보기와 찔리기 사이의 긴장감이 타임라인 상에 배어 있다.

모바일 폰은 강력한 타게팅 디바이스다.
사용자를 이롭게 하는 도구가 아니라 사용자를 강력 타게팅하기 위해 존재하는 기기이다.

그걸 몸에 지니고 다니는 것은
모바일 트래커를 부적처럼 지니면서
초강력 타게팅의 총공세를 온 몸으로 흡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명..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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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별된다는 것 :: 2017/09/18 00:08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거래 행위엔
사용자 데모 기반의 중요한 행동 데이터가 제공된다는 의미가 있다.


온라인에서
거래데이터가 축적되는 것은 힘이 모인다는 얘기다.

신상이 털린다는 말이 있다.

온라인에서 구매한다는 건
자신을 감싸고 있는 개인정보가 새어나간다는 걸 의미한다.

식별 가능한 수준에서 새어나가는 개인정보.

온라인 상에서 로그인 후에 하는 행동은 모두 식별되는 개인정보 기반의 행위이다.
그 행위의 가치는 대단히 높다.
그런 데이터를 대량으로 수집하는 사업자들은 커다란 이익을 향유할 기회를 갖게 된다.
그런 정보를 제공하는 사용자들은 과연 자신이 제공한 정보에 준하는 가치를 반대급부로 받고 있는 걸까?
자신이 제공하는 정보와 그로 인해 얻게 되는 것 사이에 존재하는 불균형은 어느 정도로 클까?

그런 불균형을 인식하게 되면 온라인에서 아무 생각 없이(?) 거래하던
사용자들의 생각과 행동은 과연 변할 수 있을까..


온라인에서 식별된다는 것의 의미
어느 정도로 과소평가 되고 있는 걸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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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과 편의성 :: 2017/01/11 00:01

스케일링도 하고 치아 점검도 할 겸해서 몇 년 만에 치과에 갔다.

치아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나로선
의사가 하는 얘기에 대해서 토를 달 수가 없었고
그냥 의사의 얘기대로 나의 치아를 맡길 수 밖에 없았다.

완벽한 무기력함인 동시에
더할 나위 없는 전문화의 향연이며 거기서 우러나오는 편안함

무기력하다는 것은 편하다는 것이다.
거부할 수 없는 편리함이 있다는 얘기다.

사람은 편리함에 끌리게 되어 있다.
편리하면 편리한 쪽으로 기울게 되어 있고
그렇게 기울어진 필드 속에서 활동하는 사람은 계속 기울기가 유도하는 낮은, 편안한 지점으로 이동하게 된다.

특히 전문화에서 비롯된 무기력함은
권위에 대한 존중, 아니 복종에 근거하고 있는지라
더욱 더 편의성과 맞물리면서 위력을 더하게 된다.

위력적인 무기력함의 세계

그렇게 치아 점검, 관리, 치료의 시간은 흘러갔고
나는 거기서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 날 하루 중에서 가장 무기력한 시간을 치과에서 보냈다.
그 기간 동안에 철저히 무기력한 신체가 되어 멍한 상태로 입을 벌리고 시간을 흘려 보냈다.

그렇게 흘러가는 무기력의 시간.
내가 의도한 무기력이 아니라 나에게 일방적으로 주입되는 무기력
내가 의도한 무기력은 나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강력함이겠으나
나에게 주입되는 무기력은 내 외부의 강력함과 비견되는 나의 왜소함을 극명히 드러내는 시공간.

그런데..
치과에서만 무기력이 주입되는 건 아닐 듯 하다.

결국 포트폴리오의 문제다.
나에게 주입되는 무기력의 시간이 많을 수 밖에 없으니
나는 어떻게든 내가 의도하는 무기력의 시간을 늘려갈 수 밖에 없다.
누가 누구의 무기력을 주도하는 가??   ㅋㅋ



PS. 관련 포스트
힘있는 무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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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 2016/11/04 00:04

연결의 세상에선, '결국'이란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꼭 나에게 제공되어야 하는 정보는 결국 나에게 찾아온다는 느낌.
연결이 심화되면 될수록 그런 흐름이 느껴진다.

연결은 간절함을 먹고 자란다.
간절하면 결국은 연결된다.

정보는 그런 식으로 전파되고 조합되고 증폭된다.


기능도 이제 그런 흐름을 타게 되지 않을까.
반드시 내가 써야 하는 기능은 결국 내가 쓰게 된다는 느낌.
연결이 강력해지면 기능도 연결고리를 따라 흘러 다니면서 타겟을 찾게 된다.

이미 나 자신을 타겟으로 하는 기능들은 무수히 차고 넘친다.
지금 이 순간도 끊임없이 나에게 도달되기 위한 기능들이 계속 생성된다.

eventually..
요 영어 단어가 계속 귓가를 맴돈다.

결국 도달될 정보는 나에게 전달되고
결국 쓰게 될 기능은 내가 쓰게 된다.

보이지 않는 기운이다.
보이지 않아서 더욱 강력한 기운.

그런 기운 속을 살아간다는 게 당연한 건 아닐 텐데.
이런 강력함을 마주하면서 살아가는 건 도대체 뭐란 말인가.  쩝..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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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불 의도 :: 2016/08/10 00:00

TV를 보다가
웹을 스캔하다가
길을 지나가다가

문득, 아 저건..
프리미엄 컨텐츠구나
싶은 것들이 있다.

그런 것들에 대해선
돈을 추가로 지불할 의향이 있음을 자각하게 된다.

돈을 내고 싶은 컨텐츠는 이미 많아진 것 같다.

하도 컨텐츠는 무료라는 히든 과금 방식이 대세로 자리잡다 보니
사용자들이 직접 돈을 내는 것에 대한 개념이 희박해졌을 뿐

이미 수많은 컨텐츠들은 등급을 획득하기 시작했고
어떤 컨텐츠들은 이미 돈을 받아도 충분한 반열에 올라선 반면
어떤 컨텐츠들은 오히려 사용자에게 돈을 줘서 읽게 하는 게 타당해 보이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수준 격차가 현저하게 벌어진 상황

하지만
최상위 클래스를 자랑하는 컨텐츠와
최하위 클래스를 자랑하는 컨텐츠가
나란히 무료로 제공되는 현실

기가 막히다.
이미 지불의도가 생성되기 시작했는데 말이다.

지불의도가 조금만 더 표현될 수 있는 국면이 연출된다면
참 재미있어질 것 같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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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처 금지 :: 2016/06/27 00:07

폰으로 e북을 읽다가 맘에 드는 문장이 있어서 캡쳐를 하려고 시도를 했다.

그런데, 폰 하단에 아래와 같은 문구가 슬며시 나타난다.
"보안정책에 따라 화면을 캡처할 수 없습니다."

책 내용을 캡쳐해 놓고 가끔 되새겨 보고 싶었는데
그렇게 할 수가 없어서 답답하다.

할 수 없이 PC 화면으로 다시 e북 리더기로 해당 내용을 불러온 후,
폰 카메라로 화면을 찍어서 캡처했다.

맘에 드는 문구를 만나면
그것을 베껴서 적거나 캡쳐를 뜨거나 어떻게든 그것을 다음에 또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을 확보해 두고 싶은 마음.

그런데 그것이 막혔을 때
마음은 더욱 간절해지는 느낌이다.

금지를 당하니까 해당 문장을 한 번 더 읽어보게 되고
그 문장에 대해 한 번 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더불어 다른 e북 리더기로 책을 읽으면서 수시로 캡처가 가능하다는 사실에 감사를 느끼게 된다.
캡처가 당연히 허용되는 행위가 아니구나. 'e북 캡처'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행위구나.

단지 e북 캡처를 금지당했을 뿐인데,
e북 캡처를 금지하는 e북 리더기에 담긴 책들은 살짝 '금서() '같은 느낌도 나고. :)

자칫하면 캡처라는 활동 자체가 기계적인 흐름으로 일관될 뻔 했는데, 다행히(?) 오늘 금지를 당하고 나니 캡처를 하는 나의 모습을 360도 관점에서 관찰해 볼 수 있은 계기를 얻게 된 것 같다.

뭐든 물 흐르듯 진행되는 것도 좋지만, 한 편으론 흐름의 중단을 맛보는 것도 꽤 괜찮은 경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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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brary :: 2016/06/22 00:02

아마존 프라임으로 음악을 듣는다.
Your music library라는 메뉴명이 눈에 들어온다.

라이브러리. 내가 선별한 음악들이 모여 있는 공간.

다양한 음악 서비스들을 이용하고 있는데.
내가 각 음악 서비스들에 남기는 흔적을 누군가 잘 이해하고 나만의 공간 안에 쌓아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선
일단 나부터 행동을 정갈하게 가다듬어야 하겠다. 뮤직 서비스는 가급적 하나만 사용해야 하겠다. 그럼 해당 뮤직 서비스가 사용자 개인의 library 구축을 기가 막히게 지원해줄 수 있느냐로 문제가 압축될 수 있을 테니까.

뮤직 서비스는 사용자가 다양한 상황에서 음악을 편하게 포착하고 담을 수 있는 캡처 기능을 잘 만들어 놓고 있어야 하겠다.

요즘엔 Shazam의 음악 담기 기능이 젤 편하다. Shazam은 단지 음악을 찾는 기능 뿐만 아니라 내가 찾은 음악을 타임라인 순으로 저장해 주고, 해당 뮤지션을 팔로우할 수도 있고, 해당 뮤지션의 다른 음악을 접할 수도 있게 해준다. 한 마디로 현존하는 최고의 뮤직 캡처 프로그램이다. 적어도 내게 있어선 그렇다. :)

아마존 프라임 뮤직과 Shazam이 결합한 모습이면 정말 최고일 듯 싶다. 아마존 에코로 누워서 몸 하나 까딱하지 않고도 뮤직을 플레이시킬 수도 있고, Shazam으로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음악을 인식해서 나의 라이브러리에 담아놓을 수도 있고 그것을 아마존 뮤직 플레이어 안에서 편하게 감상할 수 있고. 음악과 관련한 나의 모든 활동들
이 하나의 라이브러리에 담기는 모습을 나는 바란다.

그리고 마이 라이브러리는 단지 음악에만 머물지 않았으면 좋겠다. 책, 영화, 방송, 잡지, 각종 아티클 등.. 내가 소비하는 모든 정보들이 나의 취향이란 결로 나만의 라이브러리 공간에 차곡차곡 쌓였으면 좋겠다. 솔직히 정보를 소비하다 보면 어떤 정보는 그냥 일회성으로 흘러가도 좋은 것들이 많지만 어떤 것들은 다음 번에 또 만나고 싶은 것들이 반드시 있기 마련인데.. 지금은 모든 정보들이 분별 없이 일제히 흘러다니기만 하는 상황이라서 좀 불만스럽다.

라이브러리가 필요하다
그걸 잘 구현해 줄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하다.
그런 게 나오기 전까지는 일단 현존하는 최상급 서비스들로 일단 아쉬움을 달래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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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 2016/06/17 00:07

짧은 글이 범람하면서 긴 글은 이제 쉽사리 접근하기 어려운 장벽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가면 갈수록 긴 글은 고립되어 가는 듯 하다.

그럴수록 긴 글은 희소한 자원이 되어간다.
긴 글을 쓰는 사람의 시간, 긴 글을 읽는 사람의 시간도 희소한 자원이 되어간다.

많은 사람들이 짧은 글을 생산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짧은 글을 소비할 때

긴 글의 생산 가치가
긴 글의 소비 가치가
새로운 위치를 갖게 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짧은 글의 장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짧은 글이 긴 글을 압도할 이유는 없다.
그저 흐름을 타고 짧은 글이 대세가 되었을 뿐, 짧은 글은 그저 짧은 글일 뿐이다.

짧은 글의 범람을 활용하는 것이지
짧은 글에 휩쓸려서는 안된다.

긴 글에 주목하다 보면
짧은 글의 한계가 더 선명해진다.

긴 글을 가까이 하기 위한 노력 자체가 소중하다.

짧은 글이 대세를 가져갈 때
긴 글이 경쟁력을 가져간다.

항상 희소한 쪽에서 승부가 갈리기 마련이다.

긴 글.
시간이 흘러가면서 더욱 매력적인 정보가 되어간다. 지금 이 순간 더더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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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The Black Ager | 2016/06/17 03:2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안녕하세요 buckshot님! 험한 시절 속에도 잘 지내고 계신가요? ^^ 아직도 buckshot님을 통해 보고 나눈 말씀들이 생각나서 살다살다 가끔씩 미소가 지어져요. 몇년만에 짧은 글로 안부드리지만 왠지 마음은 잘 아실 것 같아요. 부디 계속 계속 가주시고 따님과 가족 분들도 모두 건강하시길 빌게요 😁

    • BlogIcon buckshot | 2016/06/18 14:18 | PERMALINK | EDIT/DEL

      와.. 3년 만이네요. 너무 반가워요. 잘 지내시죠~
      전 아직도 블로깅을 하고 있네요. :)
      제가 계속 블로깅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시고 영감을 주셔서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하시는 일 계속 잘 되시길 바라겠구요.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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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에 접속 :: 2016/06/13 00:03

잡지 'MONOCLE'을 읽는다.
빼곡하게 들어찬 영어 문장과 이미지.
영어로 적혀있는 헤비한 문장을 읽는 게 너무 힘들다.
그래서 이미지만 살펴 보았다. 이미지만 보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눈 앞에 보여지는 이미지 만으로 정보를 소비하려고 하니 빽
하게 채워진 텍스트 정보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에 대해 상상을 하게 된다. 그런 상상은 이미지 정보를 대하는 자세를 달라지게 한다.

보조 정보로서의 이미지가 아닌
주 정보로서의 이미지. 버젓이 존재하는 텍스트를 제끼고 이미지 만으로 정보를 소비하려고 마음을 먹으니까 이미지가 달리 보이기 시작한다. 이미지에 의존하려고 작정을 하니 이미지와 나 사이에 새로운 관계가 설정되는 느낌이다.

그건 마치 이미지가 아닌 웹을 대하는 경험과도 유사한 것 같다.
종이책에 담겨진 이미지를 훑어내리듯 스킵해 나가는 게 아니라 이미지 자체에 몰입하게 되는 효과가 생겨난다. 이미지에 접속해서 이미지와의 연결을 시작한다. 이미지에 담겨진 형체들, 색깔들, 구조, 메세지를 가늠하려는 의도가 생겨난다. 이미지에 담겨진 것을 통해 이미지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읽어내고 이미지에 담겨있지 않은 것을 통해 이미지가 은닉하고자 하는 것을 발굴하기도 한다.

종이책에 담겨진 이미지일 뿐인데, 오프라인 상의 정보일 뿐인데 난 그걸 마치 온라인 대하듯 하고 있다.

온라인이란 무엇인가?
통상적으로 정의되는 것 말고. 내게 있어 온라인이란 무엇인가?
연결 아니었던가?
연결은 무엇인가?

지금 하고 있는 작업이 '연결'에 관한 거라면
종이책은 더 이상 오프라인 매체는 아닌 것 같다.
종이책도 얼마든지 온라인 접속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종이책도 웹사이트이고, 종이책을 가지고 다니면서 모바일 도상에서 수시로 소비할 수 있다면 종이책은 모바일 앱일 수 밖에 없다.

그렇게 본다면 종이책만 웹사이트/모바일앱은 아닐 것이다.

내가 사용 중인 컴퓨터를 지탱하고 있는 책상도 웹인 것이고
내가 신고 다니는 신발은 모바일앱일 것이다.

세상 만물이 웹이고, 세상의 움직이는 모든 것들은 모바일앱인 것이다.

웹은 프리퀄.
웹 이전의 세상은 그 자체가 웹이었다.
그걸 협의의 '웹'의 탄생을 통해 비로소 인지하게 되었을 뿐.

항상 이런 식이다.
뭔가 팬시하고 멋진 신세계가 펼쳐지는 듯 하지만 정작 따지고 보면 그건 전혀 새로운 게 아니고 이미 오래 전부터 있었던 걸 우리가 애써 외면하듯 모르고 있었을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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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게 만드는 :: 2016/05/27 00:07

제로 시대
김남국 지음/비즈니스북스

이 책에 새로운 내용은 없다.

그런데도 나는 이 책을 계속 읽게 된다.

과하지 않게
주요 포인트들을 조곤조곤 잘 정리해서 얘기해 주는 느낌이 좋아서.

이 책을 다 읽은 후
나는 책을 읽기 전과 대비해서 정보에 대한 인지 측면에서 달라진 것은 별로 없을 듯 하다.

대신 이 책을 통해 뭔가를 느끼게 되는 지점이 생겼다.

새로운 것을 얘기하는 듯 하나
정작 새롭지 않은 내용들로 내 주변이 가득 채워져 있다는 것이고
그런 트릭들이 난무하는 정보 난무의 현장 속에서
나는 무질서를 만끽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그렇게 어지럽혀지듯 헝클어진 정보의 더미 속에서
정돈된 어조로 나에게 말을 걸어주는 저자가 있다면
나는 언제든 그 저자의 말에 귀를 기울여줄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모바일 시대
주의력 결핍의 시대
조각 정보 유통의 시대

책을 계속 읽게 된다는 건 대단한 경험이다.
그런 경험을 하게 되는 독자도 대단한 것이고 (대단히 운이 좋다는 의미)
그렇게 독자의 주의력을 책에 붙들어맬 수 있게 하는 저자의 역량이 대단하다고 봐야 한다.

책을 팔려고 하는 게 아니라
책에 좋은 내용을 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 같은 느낌

책이 상품이 아니라
책에 저자의 의도가 담긴, 책 내용이 독자에게 전하는 메세지 같은 느낌

책을 읽고 있는 게 아니라
담담하게 자신의 생각을 써내려 가는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느낌

책이 수많은 텍스트로 묶여진 구조화된 정보의 집합체가 아니라
책상 위에서 저자가 생각을 정돈해 나가는 흐름들로 느껴지는

그런 느낌들을 받았기 때문에
나는 이 책을 계속 읽어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저자와 독자의 궁합도 중요한 변수인지라
내가 받은 느낌은 철저히 나의 주관에서 기인한 것이겠다.
다른 독자는 나와 전혀 다른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어떤 책이라도 단 한 명의 독자일지라도
나와 같은 얘길 하는 독자가 존재할 수 있다면
그 책은 자신의 소임을 충분히 해내고 있는 것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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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자 :: 2016/05/13 00:03

입자가 만물을 구성한다면
입자는 물질이기만 한 것일까

생각은 입자가 아닌지
생각이 입자라면, 형체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본질적으로 어떤 관계에 놓여 있는 것인지

형태를 물질적으로만 규정하지 않는다면
나의 생각은 어떤 입자들로 구성되어 있는지

나의 생각을 구성하는 입자들은
나의 몸을 구성하는 입자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나의 생각 흐름이 하나의 소설이라면
내 몸의 흐름이 또 하나의 소설이라면
그 두 소설을 연작소설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작가적 관점은 어떤 색깔을 지니고 있는지

그렇다면
내 생각의 건강과
내 몸의 건강은 어떻게 연결되는지

내 마음의 병과
내 몸의 질환 사이엔 어떤 긴장이 존재하는지

나를 구성하는 형태적, 비형태적 입자들을
모두 망라하고 포괄하는 메커니즘은 무엇인지

나의 의식은 어디까지로 규정될 수 있는지
내 의식이 흘러갈 때 내 몸은 어떻게 공명하는지

이런 질문들이 내 안에서 생성될 때
내 안에선 어떤 변화가 시작되는 건지

이 모든 것이 궁금하고
이것들은 모두 답변되기 어려운 미지의 비밀과도 같은 신비함으로
오늘 이 순간에도
내일 어떤 순간에도
과거의 어떤 시점에도
우아하게 스며든 채
그렇게 그 자리에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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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휘발.. :: 2016/05/06 00:06

나는 블로그를 하면서
포스팅을 하는 거라고 생각했었다.
포스팅을 하면 웹 어딘가에 내가 쓴 글이 저장되는 거라고 여겼었다.
웹에 저장소가 있는 것이고 거기에 나의 생각이 아카이빙되는 거라 짐작했었다.

글을 쓴다고
저장한다고
저장된다고
어렴풋이 감각했던
그것들이 이제 블로깅 10년이 되어가는 시점인 지금.

흐릿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블로그라는 아카이빙 공간에서
난 뭔가를 쓰고 저장한다고 하지만
실은 어딘가에 뭔가를 저장한다는 생각만이 존재한다는 것.

나머지는 나의 의도에 연결된 부차적인 정보일 뿐
내가 하고 있는 일은 블로깅을 하고자 하는 의도.. 그것을 발현하고 있는 것. 그 자체.

나의 의도만 명확한 것이고
나머지는 저장의 껍데기를 뒤집어 쓴, 아카이브란 포장을 한 허상이라는 것.

그걸 알아가는 것 같다.
10년이 되어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난 블로그에 대한 나만의 정의를 내리게 되는 것이고
그런 과정 속에서 나는 결국 나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 셈이고
그런 미약한 이해 속에서 난 흐릿하게나마 나를 정의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물론 아직 나의 이해가 얕고 나의 정의가 투박하지만
블로그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난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의 나.
지금의 내 블로그는
이제 모두 나를 구성하는 정체성이 되어가고 있고
그런 사실을 내가 느끼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의 나의 인지
그리고 여전한 나의 의도

그런 것들 자체가 나의 블로그란 생각이 든다.
그럼 웹 상에서 아카이브의 형태를 띠고 존재하는 나의 블로그. 물리적 블로그.
그건 무엇일까.

그건 허상이다. 그건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어느 날 나의 블로그가 갑자기 송두리째 웹 상에서 사라지는 날이 올 것이다.
바로 내일 그럴 수 있다. 1년 후에 그럴 수 있다. 수십년 후에 그런 날이 올 수도 있다.

어느 경우에나
나의 블로그는 우주 속 시공간 상의 점들로 존재할 뿐
웹 네트워크 상에 존재하는 내 블로그는 존재 유무가 중요하지 않다.
그건 이미 존재하지 않는 무엇이다.

존재하는 건
나의 의도, 나의 정체성에 대한 나의 이해
부족한 이해를 통해 써내려가는 나에 대한 내가 그리는 자화상
그리고 그것 모두를 품고 있는 어떤 흐름..
그게 내 블로그..

난 그걸 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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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거 | 2016/05/07 13:02 | PERMALINK | EDIT/DEL | REPLY

    10년 동안 많이 배우고 느꼈습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6/05/07 21:10 | PERMALINK | EDIT/DEL

      아거님, 오랜만입니다. :)
      아거님같이 멋진 블로깅을 하고 싶었는데, 그냥 연명에 급급한 블로깅이 되어 버리고 말았네요. 그래도 처음 블로깅 시작할 때의 예상보단 꽤 오래 지속을 한 듯 합니다. 그것에 만족하려구요. 격려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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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우징과 검색 :: 2016/02/08 00:08

정보를 소비하기 위해 다양한 컨텐츠의 숲 속에서 하염없이 브라우징을 하다 보면
내가 언제까지 이 짓을 해야 할까를 고민하게 된다.
끝이 없기 때문이다.
브라우징을 하다보면, 정해지지 않은 스콥과 방대하기만 한 탐색 대상의 거대함 앞에서 아무래도 위축을 받게 될 수 밖에 없다.

결국 브라우징을 하다 보면, 검색으로 국면을 전환시켜야 할 분위기가 조성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방대한 브라우징 범주를 어떤 키워드로 발라낼 지..
그 때 키워드는 일종의 카메라 역할을 하게 된다.
세상의 한 단면을 포착하는 기능.
검색 키워드는 카메라다.

카메라에 피사체를 담는 순간,
스냅샷은 정지와 함께 운동을 시작한다.
멈춰져 있기 때문에 그 무엇보다도 역동적일 수 밖에 없다.

브라우징에서 검색으로 국면을 전환시키면서
범주를 좁히려 했으나
결국 범주는 다시 원점에서 무한 확장을 시도하려 한다.

탐색은 결국 끝없는 무한 루프의 세계다.
멈춰지지 않고 멈추려는 의지를 날 세워야만 멈출 수 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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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 2015/08/07 00:07

드론을 하나 갖고 싶다.

내 대신 내가 가고 싶은 곳에 가서 내가 파악하고 싶은 것을 대신 탐색해 주는 드론을 갖고 싶다.

내가 원하는 대로 컨트롤할 수 있는 드론이 생긴다면

나는 그 드론을 내 마음 속으로 보내고 싶다.

우주보다도 더 넓은 그 광활한 공간을 드론을 보내서

내 마음 속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무수한 양상들을 탐색하게 해보고 싶다.

지금 이 순간 그 곳에선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드론이 그걸 탐사해낼 수 있다면

나는 드론이 수집해 온 정보를 통해 어떤 인상을 받게 될까.

그 인상은 나로 하여금 내 마음에 어떤 작용을 가하게 될까.

그렇게 드론이 활동을 지속하다 보면

그 드론은 결국 어느 순간 또 다른 내가 되어 있지 않을까.

그럼 나와 그 드론은 어떤 관계를 맺게 될까.

이런 상상 만으로도 가슴이 뛰는 느낌.

난 드론을 하나 갖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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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그릇 :: 2015/04/08 00:08

나이가 40대 중반으로 접어드니까, 어린 시절의 기억은 날로 희미해져만 가는 듯 하다. 이제 초등학교 시절은 거의 가물가물해진 상태이고 중학교,고등학교 시절도 나름 희미해지고 있다. 이런 식으로 나이를 먹어가면서 예전의 기억들이 사라지는 것인지..

기억은 일정 용량의 그릇을 갖고 있는 듯 하다. 내가 기억으로 어느 정도 형체를 유지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제한되어 있고 정보의 양이 많아지면서 기억 그릇의 크기를 넘치는 상황이 되면 결국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들은 기억그릇을 떠나서 어디론가 사라져 가야 하는 흐름인 것 같다.

기억그릇 안에 보관하고 싶은 것의 우선순위는 누가 매기고 있는 걸까?
내가?
아니면 나도 모르게 설정된 어떤 메커니즘이?

나의 기억그릇은 10년 전엔 어떤 형체였고 지금은 어떤 형체를 띠고 있을까.
앞으로는 어떤 형체로 변해갈까.

내 기억그릇을 내가 의도적으로 편집하고자 한다면 어디까지 손을 댈 수 있을까.
손을 대고자 한다면 그 의도는 타당할까.

기억의 그릇 밖으로 빠져 나온 정보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
그것들은 어떤 계기로 다시 의식의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될까.

이런 것들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나는 과연 어떤 존재일까. ^^

질문을 이어가다 보면 결국 나란 존재로 귀결될 수 밖에 없는 쳇바퀴 흐름.
그 쳇바퀴를 돌다보면 나는 얼만큼 전과 닮아있을까. 전과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
쳇바퀴 자체를 재구성해야 할까. 아니면 쳇바퀴를 살짝 튜닝하는 정도로만 그치면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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