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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와 사전 :: 2017/06/19 00:09

예전엔 무심코 넘어갔던 것도 이젠 다시 보게 된다.

일상 속에서 무심코 사용하고 흘려보내는 수많은 단어들.

그것들에 내재한 의미

그것들의 의미를 정의한 사전에 표기된 단어의 나열, 거기서 표현되는 맥락

단어가 그 속에, 그 뒤에, 그 밑에 커다란 함의를 품고 있는 그 무엇이란 사실을 새삼스럽게 인지하게 되면서

사전에 대해서 다시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아니..  사전에 대해서 지금까지 제대로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사전은 그저 내가 전혀 모르는 단어를 찾는 기계적 용도로만 감지하고 있었던 대상인데..

지금은 좀 다르다.

사전에 나와 있는 단어들 중에
내가 들어본 적도 없는, 전혀 모르는 단어 뿐만 아니라

내가 당연히 알고 있다고, 잘 사용하고 있다고 무의식 중에 흘려 왔던 바로 그 단어.. 
바로 거기에 나의 생각을 넓히고 깊게 파고 들어갈 힌트가 숨어 있겠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렇다면
사전은 이제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의미과 가치를 갖게 되는 존재로 거듭나게 된다.

목적을 갖고 탐색적으로 사전을 펼치거나
목적 없이 그냥 무작위로 사전을 펼쳐서 나오는 단어를 접하게 되거나

어떤 경우에도 사전은 뭔가를 나에게 줄 수 밖에 없는 구조..

그 구조가 나에게 꽤 높은 접근성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그것 자체가 매우 놀랍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놀라 자빠질 노릇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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앎의 긴장 :: 2015/07/22 00:02

올해 초에 한 편의 소설을 읽은 적이 있다. 나름 흥미로운 플롯을 지니고 흐름이 전개되는 모습이어서 제법 긴장감을 지니며 읽어나갔었다. 시종일관 재미를 느낄 수 밖에 없었고 결말에서도 만족스럽게 마무리가 되면서 내 기억 속에 만만치 않은 잔향을 남겨 주었다.

그 소설을 요즘 들어 우연히 다시 들쳐 보게 되었다. 읽어내려 가는데 역시 올해 초의 긴장감이 물씬 느껴진다. 분명 내용을 다 알고 읽는 것인데도 이상하게 내용이 뻔하지 않게 흘러간다. 알고 읽는데도 긴장감이 처음 접할 때의 그 수준이라면 이 소설은 나에게 두 번의 감동을 주고 있는 셈이다.

앎이라는 건 뭘까.
소설의 내용을 알고 있다는 건,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작가가 규정한 내용으로 소설은 채워진다. 이미 완료된 이야기일 뿐이다. 내 손에 소설책이 쥐어진 순간.
그런데도 그 소설을 살아있는 이야기로 느낄 수 있게 하는 요소. 그 요소가 생명력이 있다면, 그 소설은 언제 다시 읽어도 독자에겐 새로운 이야기로 긴장감 있게 다가오게 되는 듯 하다.

알면서도 느끼는 긴장감. 그건 모르면서 느끼는 긴장감과는 사뭇 다른 매력.

어김없이 작가가 의도한, 이미 내가 읽어서 알고 있는 그 플로우를 따라가게 될 것임을 뻔히 알면서도 나는 긴장한다. 앎의 긴장이다 이건.

파인 홈처럼 명백히 규정된 트랙을 따라 전개되는 이야기인데도 긴장감이 느껴진다는 건 그 안에 숨어 있는 또 다른 플롯에 내가 눈을 뜨고 있어서인지도. 나는 어떤 플롯을, 캐릭터의 어떤 변화 지점을 느낀 것일까. 나를 긴장하게 만드는 소설 속에 숨겨진 그것.

몇 개월이 흐른 시점에 다시 그 소설을 읽어도 난 또 한 번 긴장할 수 있을까? 그 날이 오면 난 앎의 긴장에 대해 얼마나 더 이해하게 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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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 구축 :: 2014/12/15 00:05

블로깅을 8년간 하다 보니 포스트가 제법 쌓였다.

일종의 생각 베이스가 형성된 느낌이다. 포스트 단위나 태그 키워드 단위로 예전에 적어 놓았던 생각의 편린들을 되새겨 보고 그것들의 흐름을 편안하게 느껴볼 수 있는 공간이 나에게 주어져 있는 느낌.

특히, 태그 키워드가 쌓여 있는 모습은 참 보기 좋다. 길게 늘어뜨린 문장 속에는 구차한 잡생각이 자아내는 텁텁함이 그대로 배어있는데 반해 태그는 생각의 인덱싱 정도로 가볍게 잽을 날린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시간을 견디는 힘이 확실히 더 좋다.

하지만 낡은 문장들 속에도 애착은 숨겨져 있다. 아무리 못난 글도 결국 나의 모습들이니까. 그 모든 것들이 다 나를 구성하는 요소들인 것이고 그래서 그저 좋은 것이다.

포스트가 쌓여가면서 나는 나를 알아가는 동시에 나를 몰라가는 것 같다. 둘 다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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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아크몬드 | 2014/12/15 06:26 | PERMALINK | EDIT/DEL | REPLY

    가끔 이전 글을 들여다보면 '내가 이런 생각을 했었어?' 하고 놀라게 됩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4/12/21 09:58 | PERMALINK | EDIT/DEL

      블로깅을 오래 할 때의 묘미가 바로 거기에 있는 듯 해요. 정말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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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름 즐기기 :: 2012/11/12 00:02

많이 안다는 것은 수많은 레거시 속에 갇혀 있고 그 안에서 새로운 호기심을 생성하고 창의와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동력이 약함을 의미한다. 모르는 것이 많을 때 궁금증이 발생하고 창의와 혁신의 촉발점이 형성되기 용이하다. 모름을 즐길 필요가 있다.

뭔가를 제대로 안다는 것은 앎 속에 숨어 있는 함정을 직시하는 것이다. 안다는 것은 아주 엷게 대상을 파악한다는 것이지 대상과 대상을 둘러 싼 관계의 본질을 관통하는 것이 충분히 아닐 수 있다. 많이 안다는 것은 많은 것을 모름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것들이 늘어간다. 파헤치면 파헤칠 수록 미궁은 깊어만 간다. 앎이 모름을 항상 수반하고 앎에 비례해서 모름이 증가한다는 것은 앎과 모름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서로를 갈망하는 관계임을 의미한다.

배움을 지속한다는 것은 모름의 지평을 늘려 가는 것이다. 평생 배운다는 것은 평생을 지속해도 모름의 끝을 가늠하기 어려움을 인정하는 것이다. 나는 '내가 모른다고 인정한 것'의 합이다. 살면서 나를 알아가는 것이 큰 즐거움이다. 또한, 살면서 나를 몰라가는 것 또한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모름의 영역을 넓혀가는 것. 나를 몰라가는 것.
모름의 즐거움의 대상이라는 것을 블로깅을 하면서 배우게(모르게?) 된다. ^^



PS. 관련 포스트
무식,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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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ndy | 2012/11/15 17:4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살아오며, 때로는, 많은 것을 모름을 인정하는 용기가 필요하기에 주저하고 다소 우울해하기도 하였었는데, '모름의 즐거움'이란 표현을 본 순간, 와! 숨통이 트이는 듯 합니다. 언제나 글로 시원한 생수 한 모금 역할을 하시는 그 열정과 지속성에 경탄을 드립니다. 목을 축였으니 룰루랄라 콧노래 부르며 돌아가렵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12/11/15 20:55 | PERMALINK | EDIT/DEL

      미천한 글에 의미를 부여해 주시고 격려를 해주실 때 저의 글은 생명을 얻게 되는 것 같습니다. 결국 저는 글을 썼을 뿐이고 글을 살게 해주시는 분은 Wendy님인거죠. 너무 감사합니다. 저는 더욱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게 되네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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