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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6/09 00:09

난 시를 읽지 않는다

소설은 읽어도 시는 읽지 않는다
그냥 소설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시를 보면 잘 읽히지 않는 듯 했다
왠지 나와 맞지 않는 무언가로 생각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시집 한 권을 주문했다.
종이책이 도착했다.
그 종이책을 가만히 책상 위에 올려 두었다.

그리고 또 시간이 흘러갔다.

계속 흘러갔다

책상 위에 놓인 시집을 본다
여전히 나로부터 먼 위치에 그것은 놓여져 있다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곳에 있지만
여전히 나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

손을 뻗을 수가 없다
마음이 움직이지 않아서 어쩔 수가 없다
여전히 먼 존재였다

시간은 계속 흐른다

시간이 흐르면 공간에 변화가 생긴다

나와 시집을 둘러 싼 공간 속 기류가 바뀌기 시작한다

나는 시집에 시선을 주기 시작한다

그리고 또
시간이 흐른 어느 날
나는 시집을 손에 쥔다

책을 펼친다
시 한 편을 읽는다

거의 처음으로 읽는 시의 문장들
그렇게 나는 시와 처음 만나게 되었다

우주 속 멀리 떨어진 수백억 광년과도 같은
멀고 먼 어딘가에서 시집 한 권이 나에게 다가왔다

시간이 흐르면서 거리가 좁혀졌다

사물은 움직인다

내 마음도 움직인다

결국 만나게 될 것은
만나게 된다

오늘 나는 시를 만났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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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만의 9월16일 :: 2014/01/03 00:03

작년 가을에 하루 휴가를 내고 집에 있었던 적이 있다.  

온종일 소설과 시를 읽었다.

다양한 작가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흠뻑 감상했다.

커피를 곁들였고 빵 한 조각을 초대했다.

하루가 나른하게 흐르는 흐뭇 속에서 이야기와 커피가 어우러졌고 빵을 흡입하고 텍스트를 소비했다.

충만을 온전히 인지하는 순간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음악이 플레이되는 순간

내 주위의 공기가 나에게 착한 듯 집중하기 시작한다.

텍스트

커피, 빵

음악

편안함 속에 존재하는 나

2013년 9월16일은 나에게 '포만'으로 기억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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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읽기, 새짓 :: 2013/12/25 00:05

올해 들어 예전에 하지 않던 새로운 짓을 시작했다.

시(詩)

예전엔 시는 정말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분야이다.

소설은 읽어도 시는 절대 읽지 않았었는데.

요즘엔 시를 종종 읽게 된다.

그리고 시의 매력에 대해 아직은 전혀 모르지만,  시를 읽다 보면 서서히 뭔가가 나를 향해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는 마치 재즈를 절대 가까이 하지 않던 내가 이러저러한 취향 확장의 흐름에 의해 재즈를 무척 좋아하게 된 과정과 유사하다.

더군다나 시는 다른 텍스트와는 사뭇 다른 기능적 장점도 갖고 있다. 지하철에서 10분 정도 뭔가를 읽고 싶을 때 소설은 호흡이 길다 보니 짜투리 시간 내에서 소화하다 보면 흐름이 끊기는 경우가 많아서 아쉬움이 있는데 반해 시는 압축된 문장 구조여서 내용을 이해하기는 어려울 수 있어도 텍스트 읽는 것 자체에는 큰 무리가 없다. 지하철에서 10분 정도 시간을 내서 시 한 편을 읽고 지하철에서 나와 천천히 완보하면서 방금 전에 읽은 시의 의미를 생각하는 과정은 나름 매력적이다.

전에 하지 않았던 새 짓을 한다는 건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결코 하지 않을 짓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 행위를 뻔뻔하게(?) 즐기고 있는 지금의 나를 바라보면 대견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 묘한 쾌감이 내 주위에 자욱하게 드리워진 느낌이 참 좋다.

난 결국 2013년에 이름을 붙일 수 있게 되었다.

시(詩)의 원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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