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간'에 해당되는 글 38건

시차 :: 2017/11/15 00:05

호주 시드니에 갔다. 2시간 시차다.

1시간의 시차였다면 거의 무시할 수도 있는 수준이겠으나 2시간의 시차니까 살짝 의식이 되는 것 같다.

한국에선 오전 8시인데 호주에선 오전 6시다.  한국이었다면 하루를 시작하고도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러간 시점인데 반해 호주에선 아직 하루가 시작되지 않은 시점이다. 내게 있어선..

한국에선 오후 1시인데 호주에선 오전 11시이다. 느낌이 완전 다르다. ㅋㅋ

단 2시간의 시차 만으로도 이렇게 느낌이 달라지고 시간을 대하는 태도(?)에서 색다른 결이 만들어진다는 게 새삼 흥미로워진다.

시각에 대한 정의가 달라지면서 얻어지는 변곡감이 꼭 국경을 넘어선 이동 만으로 가능한 것은 아닐 게다.

시각에 대한 정의는 시간 속을 살아가는 누구나에게 열려 있는 놀이의 대상일 게다.

내가 어느 지점에 위치하는가, 그 지점에 부여하는 時刻(시각)은 보편적으로 주어지는 게 전부가 아니라, 각 개인들이 자신의 위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의도로 어떤 의미를 새겨 넣는지에 따라 천차만별의 양태를 보이게 되는 것 아닐까.

時刻(시각)은 때를 새기는 행위이다.
시각은 내가 새겨내는, 내가 생성하는 시간 정보다.

시드니에서 경험한 2시간의 시차.
거기서 파생될 수 있는 수많은 변주의 기회.
그걸 보았다. 내가 스스로 나를 위한 때를 새길 수 있음을 배웠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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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 2017/03/17 00:07

아침 5시의 기적 -
제프 샌더스 지음, 박은지 옮김/비즈니스북스

새벽
새벽은 잠재된 내가 깨어나는 시간이다
내 안에 숨은 내 모습
나의 정체성
내가 세상에 태어난 이유
나만이 생각할 수 있고 나만이 할 수 있는 것
나의 잠재된 자아

새벽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의 문제다
새벽을 단지 이른 시간대로만 규정하면 새벽에 숨어 있는 큰 기회를 놓치게 된다.
시간과 인간이 만나서 만들어내는 화음

새벽이
내게 어떤 의미인지

나는
새벽에 어떤 의미를 주는지

새벽과 나
나와 새벽

새벽에서 나에게로
나에게서 새벽으로

그렇게 기류가 흐르고
나와 새벽 사이에
그 무엇이
존재함을 느낄 때

새벽 속에 잠재한
새벽과 나 사이에 숨어 있었던
나의 모습이 어렴풋이 체형을 드러낸다.

새벽은 과정이다.
새벽을 만나고 새벽과 대화하는 과정 속에서 새벽을 알아가는 것
그 모든 것이 새벽이다.





PS. 관련 포스트
새벽을 정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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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감 :: 2016/09/28 00:08

시간의 흐름은 자로 잰 듯 흘러가지 않는다.

어떨 때는 억울할 정도로 시간이 훅 날라가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어떤 경우엔, 시간이 멈춘 것처럼 좀처럼 흘러가지 않는 시간 속에서 극대화된 공간감을 맛보기도 한다.

공간의 흐름도 마찬가지다.
어느 때는 황당할 정도로 공간이 훅 바뀌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어떤 상황에선, 공간이 얼음처럼 멈춰버린 채 타임 익스프레스를 타고 질주하듯 시간이 훅 날라간 경험을 하기도.

순간은 시간적 개념만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강력한 공간감으로 인해 순간이란 개념이 생겨난 것 같기도.

'순간'이란 인식을 만들어내는 공간적 상황.

눈을 깜박이는 사이.
사물과 현상에 주어진 극소의 시간적 길이. 극대의 공간적 부피.

사물과 현상은 그저 흘러갈 뿐인데
어떤 계기가 주어지면서 사물과 현상에 렌즈를 갖다 대고 집중하게 되면
순간을 인식하게 된다.

입체로 구성된 세상을 살아가면서
한 점과도 같은 상황을 맞이하면
순간감이 생성된다.

순간감이 결과가 아닌
원인 쪽에 포지셔닝하게 되면
재미있을 것 같다.

살아가면서 순간감을 느끼는 케이스는 많지 않으니 말이다.
의식적으로 컨셉을 담아 순간감을 생성한다면
일상은 뭉개진 입체적 시공간과 한 점의 시공간이 리드미컬하게 리믹스된
멋진 플로우적 신세계로 변주될 수 있겠다.

순간감.

이 단어를 잊지만 않고 있다면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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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는 :: 2016/05/09 00:09

눈에 보이는 공간을 살아가고
감각에 느껴지는 시간 속을 쫓기듯 흘러가다 보면
인간은 명시적인 공간과 시간만 현존하는 것이라 느끼기 쉽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존재로서 갖춰야 할 존재의 감각은 약화될 수 밖에 없다.

눈에 보이는 공간과, 감각기관에 선명하게 드러난 시간은
인간이 아닌 자본을 위한 장치이기 때문이다.

자본은 인간으로부터 최대한 이익을 추출하기 위해
공간과 시간을 최대한 자본 환원이 가능한 상태로 포장하기 마련이다.

그런 자본적 프레임 속에서 시간과 공간을 경험하고 그 속에 젖어들다 보면
정작 인간은 자신의 프레임을 상실한 채 어디론가 어리둥절한 상태로 계속 흘러갈 수 밖에 없게 된다.

존재감의 상실이다.
존재의 감각이 어디로 사라졌을까에 대해서 반추해봐야 한다.

존재는 의도가 있어야 존재 감각을 발휘할 수 있다.
지금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바라는 것, 내가 지향하는 것이 과연 나의 것인지.
그건 내가 아닌 자본의 욕망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
반드시 분석해 봐야 한다.

지금의 나.
자본에 의해 얼마나 잠식 당했는지 명징하게 이해하기 되면

나의 의도가 뭔지
그게 존재하기는 한 것인지

나는 나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완전한 무지에 가까운 상태는 아닌지

조금씩 알아갈 수 있게 된다.

그럼
내가 살아가는 시공간이 얼마나 자본에 의해 왜곡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도 이해하게 된다.

의도
이해
시공간
시공간 상의 내 위치

지금 보이는 공간, 지금 느끼는 시간. 그런 건 의미가 없다는 것

눈에 보이지 않는 공간
느껴지지 않는 시간의 흐름
그 속에 내가 있다는 것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아니, 답하지 못하더라도 그 질문을 놓치지 않기 위해
나는 블로깅을 한다. 물리적 웹 공간이 아닌
내 마음 속에.. :)

중요한 질문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것만큼
인간으로서 비참한 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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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e쿠폰 구입해 두기 :: 2016/01/27 00:07

커피를 즐겨 마신다.
커피전문점에 가서 커피 마시면서 책을 보거나 노트북질 하는 것을 즐긴다.

그래서 커피 e쿠폰을 미리 사놓고 그것을 폰에 저장해 놓고,
커피전문점에 가서 e쿠폰으로 결제하는 경우가 많다.

어차피 커피를 자주 마시게 되니
한 5장 정도 미리 e쿠폰을 구입해 두게 된다.
그래 봐야 금방 소진되니까.

일종의 충전 행위이다.
어차피 자주 사게 되니까 미리 쟁여놓고 나중에 하나씩 빼먹는 느낌.

충전이란 행위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생각도 충전을 해놓을 수 있을 것 같다.

어차피 자주 사용하는 사고의 모듈이 있다면
그건 평상시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시공간 상에서 미리 전개,정리를 해놓는 것이다.
그렇게 해놓으면 나중에 필요할 때 편하게 꺼내 쓰면 된다.

닥치면 불편해진다.
닥쳐도 부드럽게 흘러갈 수 있도록 미리 생각을 충전해 놓는 행위.
커피전문점 안에서 마시는 커피의 향처럼 은근 감미롭다.

커피 이쿠폰을 미리 구입해 두는 경험  속에서
생각을 미리 충전해 놓는 경험이 창출되었다.

시간을 미리 땡겨서 갖고 노는 놀이라고나 할까.

충전은 건조하게 흘러만 가는 시공간 속에서
나만의 결에 맞춰진 구조를 편리하게 짜놓는, 제법 스마트한 기능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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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과 공간 :: 2016/01/22 00:02

e북의 속성이 종이책의 속성보다 내게 더 익숙해진 지금.

e북에 마음과 손이 최적화되어 가는 흐름과 함께
종이책에 대한 질문이 계속 머리 속을 맴돌고 있다.

내 공간을 작지 않은 부피로 채우고 있는 종이책들.
그것들은 무엇일까. 그것들은 왜 지금 내 옆에 진열되어 있는 것일까.
그것들은 지금까지 내게 무엇이었고, 앞으로는 내게 무엇이고 싶어하는 것일까.

e북의 창궐 속에서 나는 e북과 함께 앞으로의 시간을 보내면 될까.
아니면 종이책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면서 새로운 종이책 경험의 창출을 모색해야 할까.

나에게 있어, 종이책은 과연 새로운 매체가 될 수 있을까.
그게 과연 뭘까. 퇴색해 가고 있는 걸까. 아님 새로운 시간의 결 속에서 새로운 맥락을 조용히 준비하고 있는 걸까.


e북의 경험이 축적되면서 명징하게 와 닿는 신호가 있다.
종이책은 명백하게 공간을 점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종이책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
그 공간은 내게 있어선 의도이고 비용이다.
공간적 점유.

점유된 공간은 어떤 의도를 품게 되고, 그 의도는 시간과 함께 여러가지 색채를 띠면서 진화해 나간다.
이북과 함께 해온 시간을 통해서 종이책은 어떤 식으로든 그 정체성을 내게 드러낼 수 밖에 없다.

나의 공간을 점유하는 종이책들. 그것들은 내게 무엇을 의미할까.
그냥 공간만 점유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공간 점유를 통해 그것은 내게 뭔가를 말하고 있는 것일까.

뭔가 말하고 있다면 그들의 메세지는 무엇일까.
내가 나의 감각과 취향에 따라 구입해서 책장에 진열해 놓은 책들.
그것들은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고, 그 관계는 나에게 어떤 신호로 전달되고 있는가.

그 신호는 예전보다 지금 더 선명해지고 있는가. 그렇다면 나는 그 신호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가.
그 신호의 해석을 통해, 나는 나의 공간 속에서 어떻게 자리매김하게 되는가.
그 속에서 나는 무엇이 되어 가는가. 나는 누구인가.

내가 자리잡고 있는 시공간은 무엇인가. 그 곳에서 나는 무엇이 되고자 하는가.

종이책에 대한 질문들을 통해
나는 공간을 인식하게 되었고
나는 공간 속에서 나 자신이 누구인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관심 가는 책을 알게 되었을 때 그 책이 e북으로 제공되길 바라면서도
나는 종이책에 대한 은근한 끌림을 느낀다.

종이책은 내게 그런 존재이다. 현재..



PS. 관련 포스트
책장
e북이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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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디맨드 :: 2015/12/02 00:02


영화, 방송을 VOD를 많이 보게 된다.

내가 원하는 타이밍에 원하는 것을 보는 상황.
컨텐츠는 이미 준비되어 있다.
컨텐츠 저장소에.
아카이브.

아카이빙해놓으면
온디맨드의 환경이 구축된다.

온디맨드는 똑같은 컨텐츠를 다른 상황 속에서 다른 결로 소비할 수 있게 해준다.
똑같은 영화라 할 지라도 2005년 12월 2일에 보는 것과 2015년 12월 2일에 보는 것이 다를 수 있다.
같은 것이 다른 시공간 속에선 다른 것이 된다.

플레이
저장
축적
소환
리플레이

나에게 온디맨드란,
동일한 컨텐츠를 다른 시공간에 놓여지게 하는 행위다.
그렇게 해 놓으면 내 마음 속에서 컨텐츠는 자신의 갈 길을 그저 간다.
난 그저 그것을 흘러가는 대로 소비한다.

두 개의 시공간에서 컨텐츠가 어떻게 달라진 느낌으로 다가오는가에 감각을 기울이면
나는 컨텐츠만 소비하는 게 아니라 시공간도 호흡할 수 있게 된다.

오늘 10년 전에 봤던 영화를 다시 보면
난 10년 전으로 돌아가는 느낌을 맛 보는 동시에
10년 전의 나는 10년의 세월을 뛰어넘은 곳에 존재하는 나를 만나게 된다.
영화를 매개체로 삼아 나는 나와 만난다.
온디맨드는 축적된 저장소에서 뭔가를 소환하여 그것이 연결해주는 두 시공간의 나를 느껴보는 행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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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X :: 2015/08/28 00:08

지금 이 순간 내 머리 속에는 하나의 문장이 있다.

이 포스트를 언제 어느 순간에 읽더라도 내 머리 속에는 하나의 문장이 있다.

그 문장은 시간에 따라 공간에 따라 맥락을 따라 다채로운 형태를 띨 것이다.

완성형 문장일 수도 있고, 어디선가 인상 깊게 읽은 것일 수도 있고
적다가 만 미완의 문장일 수도 있고
텍스트의 형태를 띠지 않은 이미지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어떤 형태의 문장일 지라도
어떤 시공간의 좌표값을 점유할 지라도

이 포스트는 계속 존재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 포스트를 읽는 시공간은 이 포스트를 항상 살아있는 하나의 문장 순간으로 만들 것이다.

하나의 문장에 순간 포획의 역할을 부여하고 언제든 우연한 계기로 간헐적 조회를 한다면 이 포스트는 생성의 목적을 다하게 될 터.

지금 이 순간 어떤 글을 읽다가 마음에 드는 문장을 발견했는데 그것을 그대로 인용하기가 싫어서 그냥 그 문장을 X라 칭하고 싶다.

그리고 나중에 이 포스트를 읽게 될 때, 그 문장은 내 기억 속에서 떠오를 수도 있고 기억의 수면 밑으로 침잠되어 수면 위로 올라오지 못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어느 상황이라도 나는 문장 X를 읽게 될 것이고 X 안에 뭐가 있지?란 질문에 대한 대답은 항상 내가 처한 그 순간이 답해줄 것이다.

문장 X.
동적 생성의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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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과 복원 :: 2015/02/25 00:05

예전에 유행하던 노래를 들으면, 예전의 기억이 떠오른다.
망각된 것을 복원하는 경험.

사람의 기억 용량에 한계가 있으니 시간의 흐름에 따라 뭔가를 잊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너무 많은 것을 억지로 머리 속에 지니고 있을 필요는 없다.

망각했던 기억을 다시 살려내고 복원된 것이 또 다른 복원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형성되기도 하는 반면,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나는 뭔가를 망각하고 있고 잃어버리고 있다. 새롭게 습득하는 정보, 강렬한 자극으로 인해 깊게 저장되는 정보, 얕게 저장되는 정보, 시간에 따라 서서히 희미해져 가는 정보, 완전히 망각된 정보, 어떤 계기로 인해 다시 복원된 정보.. '나'는 일종의 정보의 유입/유출 시스템이고 나를 향해 정보는 들어오고 나감을 지속한다. 나는 그런 역동적인 정보 흐름에 의해 규정되는 존재인 셈이다.

복원을 경험할 때마다 지금의 나는 예전의 나를 지긋이 바라보게 된다.
나에 의해 보여지는 나의 모습.

과거의 나는 지금의 나를 상상하고 있었고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나를 회상하고 있다.
그래서 둘은 망각 복원 과정을 통해 만나게 된다.

시간이 흘러갈 때
나는 과거의 나를 과거 속 시공간에 남겨둔 채 여정을 떠나온 것이고
어떤 계기를 맞아 과거의 나를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는
지금의 내가 변해 있듯이, 과거의 나도 자기 만의 삶을 지속했고 그로 인해 변해 있었다.

망각을 복원하는 것은 서로 다른 트랙을 살아가던 두 존재가 만나서 대화하는 것이다.

그건 매우 당연한 것처럼 반복되는 일상인 동시에
심원한 비밀이 숨겨져 있는 암호화된 코드를 해독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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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비밀 :: 2015/02/23 00:03

제로 투 원 -
피터 틸 & 블레이크 매스터스 지음, 이지연 옮김/한국경제신문


이 책에 '숨겨진 비밀'이란 표현이 나온다.
참 매력적인 말이다.

숨겨진 비밀이 있다는 것을 믿고 그것을 찾아 다니는 사람에겐 그것이 보일 확률이 생겨난다.

세상은 비밀 코드가 여기저기 숨겨져 있는 탐색의 공간이다.

비밀이 있음을 믿는 게 아니라
비밀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세상의 구조라는 걸 그저 느끼면 된다.

누구나 자신 만의 생각과 언어로 그 코드를 풀 수 있다.
잠을 자는 건 비밀 코드를 열기 위한 심연으로 가라앉기 위한 의식인지도 모른다.

잠 속에서 꿈을 꾸는 건
비밀 코드를 자유롭게 유영하듯이 찾아 다닐 수 있게 해주는 기제가 아닐까?

일상이란 관점으로 세상 속에서 생활을 해나가는 것과
비밀이란 관점으로 세상 속에서 코드를 풀어나가는 것

일상과 비밀이 교묘하게 뫼비우스처럼 서로 엮여 있어서
일상의 편안함과 비밀의 긴장감이 내가 살아가는 이 시공간에서 절묘한 평형을 이룬다.

일상 속에서 비밀을
비밀 속에서 일상을
자연스럽게 탐닉하고 은닉하면서 살아가면 되겠다. ^^



PS. 관련 포스트
비밀코드 해독과 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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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놀이 :: 2015/01/02 00:02

2015년 새해를 맞이하는 첫 번째 포스트이다.

2015년의 첫 번째 포스트를 적으면서 생각은 문득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던 시점을 향한다.

내 블로그의 최초 포스트는 바로 아래 글이다.

나는 읽는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2006년 12월4일)


처음 뭔가를 시작할 때는 강한 필요와 동기를 갖고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처음에 가졌던 동기와 이유는 점점 흐릿해지기 마련이다. 결국, 목적 자체를 잊어 버리고 행위 자체에만 치중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커지게 된다.  블로깅을 시작한지 8년이 지난 지금, 다시 한 번 초심을 되짚어 보고 초심을 되찾거나 초심을 발전시킬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에 나의 최초 포스트를 다시 읽어 보면서 나의 첫 마음과 대화를 나눠 본다.

기원을 방문하고 기원과 대화하는 행위 속에서 나는 뿌리를 확인한다. 계속 성장하기 위해선 뿌리가 튼튼해야 한다.  내 블로깅의 기원은 2006년 12월이다. 기원으로 돌아가 앞으로의 블로깅을 위한 에너지를 얻는 오늘이 즐겁다.  블로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수행하게 된 행복의 의식(ritual)인 셈이다.

기원은 미래이다. 나는 매년 최초 포스팅을 통해 미래를 방문한다. 나의 블로그 기원은 시간이 경과하면서 더욱 먼 미래가 되어갈 것이고, 난 그렇게 멀어져 가는 나만의 미래를 서슴없이 찾아 나서는 설레임 가득한 여행자인 것이다. 그 미래는 과거의 특정 시점에 고정되어 있으면서도 내가 방문할 때마다 특유의 색깔과 향기를 발산하는 변화무쌍한 시공간 상의 점이고 선이며 면인 동시에 소중한 입체가 되어준다. 난 과거를 미래로 변주하고 미래를 과거로 조형하는 시공간 공작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자본이 인간을 빠른 속도로 소외시켜 나가고 있는 시대를 살아가면서 이렇게 지극히 소박한 놀이를 지속해 나가는 나의 모습을 바라보는 건 참으로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PS. 관련 포스트
나만의 미래 (2014.1.1)
행복의 의식 (2013.1.2)
내 블로깅의 처음을 방문하다. (2012.1.2)
뿌리를 확인하는 의식 (2011.1.3)
첨맘, 알고리즘 (2010.1.1)
기원, 알고리즘 (2009.1.2)
Machiavelli for Our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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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eochameleon | 2015/01/04 12:5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언제나 좋은 글 감사합니다.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BlogIcon buckshot | 2015/01/04 20:39 | PERMALINK | EDIT/DEL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즐거운 일 가득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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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화 :: 2014/12/01 00:01

에버노트를 사용하다 보면, 종종 동기화를 하게 된다.
PC에 담은 내용을 폰으로, 회사에서 담은 내용을 집에서 동기화를 한다.
그렇게 동기화를 하다 보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짓이 과연 뭘까?
라는 무의식적인 질문이 손 끝에 쌓여가는 듯 하다.

동기화를 한다는 건 과연 뭘까?

Synchronization과 Motivation은 과연 다른 얘기일까? 둘 사이에 중첩되는 지점이 있다면 그건 뭘까?

동기화(
Synchronization)를 한다는 건 서로 다른 시간대를 살아가는 존재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 존재들 간의 시간차를 없애는 것. 과연 동기화는 IT 기기들 만의 문제일까?

왠지 아닌 것 같다.

나를 구성하는 여러 가지 요소들. 그것들은 서로 다른 시간대, 공간대를 살아간다.
그것들 간의 비동기 상태를 자각하고 그것을 동기화시키는 것.
그게 내가 무의식적으로 실행시켜 왔던 동기화의 의식 아니었을까?

나의 감정을 내 의지와 동기화시키는 것.
시간대를 맞춰주는 행위인 동시에 나를 motivation시키는 행위이다.
시공간 상의 불일치, 시공간 상의 결이 어긋남을 부드럽게 이어주는 것.
그게 마음의 동기화, 감정의 동기화인 듯 싶다.

무엇이 나에게 동기를 부여하는가?
무엇이 이것과 저것을 동기화시키는가?


동기화되어 있지 않은 것들을
디바이스 다루듯 천연덕스럽게
synchronization 시킬 수 있다면
그건 참으로 멋진 self-motivation이 될 수 있을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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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태그 :: 2014/06/13 00:03

일상은 소박하다.
태깅은 약소하다.

일상에 태깅을 한다.
일상이 소박하지만 단단하다는 걸 느끼게 된다.
태깅이 약소하지만 축적된다는 걸 느끼게 된다.

소박하지만 단단한 것과 약소하지만 축적되는 것이 만나면
재미있는 현상이 발생한다.

일상을 살면서 피상에 쩔어 있다가 문득 내가 존재하고 있는 일상의 시공간에 태그를 제안해 보자.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창 밖을 바라보면서 떠오르는 심상을 하나의 태그로 압축해보자.
길을 걷다가 향긋한 바람이 불 때 그 바람을 하나의 단어로 표현해보자.
누워서 TV를 보다가 문득 드라마 속 한 장면에서 인상을 받았을 때 그 느낌을 하나의 그림으로 이름 붙여 보자.
책을 읽다가 문득 하나의 필에 몰입된다는 느낌이 들 때 그 필을 하나의 영화로 형상화시켜 제목을 붙여보자.
밥을 먹다가 문득 김치찌개 맛이 멋지다는 미감이 돌 때 그것을 흘려 보내지 말고 하나의 문장으로 뽑아보자.

하루는 24시간이다.
시간 단위로, 분 단위로, 초 단위로
나의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있다. 무수한 태깅의 힌트들을 쏟아내면서 말이다.
나에게 쏟아지는 태그의 힌트값들을 너무 많이 놓치고 살아가는 건 아닌가?
그 중의 단 0.000001%만 건져서 표현을 해내도 그것들이 내 인생을, 나를 알게 해주지 않을까?

결국 많은 세월이 흐르고 나서
나 자신, 그 하나를 알지 못하고 지나간 시공간을 문득 마주치게 되면 너무 아쉽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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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맘 여행 :: 2014/06/09 00:09

여행을 하면 새로운 풍경을 보게 된다. 낯선 문화를 접하고 나와는 다른 방식으로 사고/행동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런 경험의 선을 따라 움직이면서 자연스럽게 여행의 플로우에 젖어 들게 되고 여행 이전의 나와 여행 이후의 나가 다소 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떠오르게 된다.

내 맘 속의 모바일 바탕화면을 띄워본다. 
그 바탕화면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앱들.
내 맘 속 앱스토어 아이콘을 클릭해본다.
여러 가지 앱들이 올라와 있다.
그 중에서 '여행' 앱을 클릭해 본다.
앱을 다운로드 받는다.
앱을 실행한다.

그리고 내가 앱을 실행하고 있는 너무도 익숙한 일상의 풍경을 마주한다.
이전에 내가 익숙하다고 생각하게 했던 몇 가지 단초들을 리스트업한다.
그 단초들을 일단 옆으로 치워놓고 지금 이 풍경이 익숙할 수 없는 이유들을 호출한다.
그 순간, 나를 둘러 싼 시공간은 나에게 전혀 새로운 직물이 되어 나를 감싸게 된다.

나는 지금 여행을 하고 있다.
난 일상적 환경 속에 놓여져 있으나
나는 새로운 풍경을 보고 있고 낯선 문화를 접하고 있으며 나와는 다른 방식으로 사고/행동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너무도 일상적인 시공간 속에서 말이다.

내 맘 속 모바일 바탕화면에 새롭게 틈입해 들어온 하나의 앱 때문에.
내 맘 속의 '여행' 앱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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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버스 :: 2014/06/04 00:04

얼마 전에 집에 가려고 버스를 탔다.
이사한 지 얼마 안 되어서 집에 가는 버스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집에 가는 버스로 착각하고 올라탔다. 처음엔 제대로 가는가 싶었는데 이상한 길로 빠지더니 생전 경험하지 못했던 길을 하염없이 가기 시작한다. 집에 가자마자 저녁을 먹으려고 했었는데 집과는 자꾸 멀어지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자니 배가 더 고파오는 느낌이었다.

결국 버스에서 내렸다.
내겐 완전 새로운 공간이었다.
배는 고프고 새로운 공간은 내 눈 앞에 펼쳐져 있고 눈은 호강을 하고 있었고 배는 주렸다.
근처 식당을 찾아갔다. 갈비탕을 시켰다. 배가 너무 고팠던 지라 갈비탕을 정말 맛있게 먹었다.

배가 부르자 포만감과 함께 이전과 같은 일상적 패턴에 따라 집에 들어갔으면 결코 하지 않았을 행위를 하게 되었다. 정말 예전과 같은 날이었으면 절대 머리 속에 떠올리기 힘들었을 그런 행위. 내가 왜 갑자기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을까?  정말 이해하기 힘들었으나 나는 그 날 분명히 달라져 있었다.

다른 버스를 타고 다른 길을 갔다.
그리고 새로운 장소로 진입했고 그 곳에서 이전의 나와는 다른 생각을 하고 그것을 행동에 옮겼다.
그리고 나는 그 날 떠올린 생각과 그것에 의해 몸소 움직인 행위만큼 달라졌다.

사람은 좀처럼 변하기 힘든 존재이다. 
그런데 그 날의 경험은 나에게 변화에 대한 힌트를 주기에 충분했다.
새로운 컨텍스트 속으로 들어가면 그 안의 나는 예전의 나와 사뭇 다른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

그 날을 기념하고자 이렇게 포스팅을 한다.
그리고 다짐을 한다.
앞으로도 종종 전혀 엉뚱한 버스를 타고 그 버스가 나에게 선물하는 여행을 흠뻑 즐겨보자고.

먼 곳으로의 여행도 의미 있지만
이렇게 가까운 곳으로의 돌발 여행이 어쩌면 계획된 먼 여행보다 훨씬 더 뇌에 자극을 주는 것 같다.

다른 버스.
참 매력적인 공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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