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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ritual)과 의식(consciousness) :: 2017/05/05 00:05

의식(ritual)을 행하게 되는 계기는 대부분 사소하다.
우연에 의해
우발적으로
깊은 생각 없이
감각적으로
새로운 ritual을 영입하고
그걸 무심코(?) 수행하게 된다.

그렇게 의식을 수행하는 날들이 쌓여가고
시간이 흘러가고
의식(ritual)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 나는 순간들이 모여지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수행하던 의식에서 뭔가가 창발하게 된다.
단지 로봇과도 같은 기계적인 수행의 흐름으로부터
의식(consciousness)이 생겨나는 것이다.

의식(ritual)의 기계적 몸짓이 무수한 반복을 거치게 되면
그 안에서 의미가 희미하게나마 생성되기 시작한다. 살짝 돌발적으로.
그렇게 형상을 띠어가는 의미들이 물성에 가깝게 형체를 빚어내면
의식(ritual)은 스스로의 존재가치와 의도를 갖게 되고
의식(ritual) 속에서 의식(consciousness)이 잉태되면서
의식(ritual)은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게 된다.

내게 있어
블로그가 그런 케이스다.
처음에 의식(ritual)으로 시작했던 블로그
그냥 기계적인 몸짓과 언어로 일관했던 블로깅
그게 시간의 흐름을 계속 겪어내면서 아주 조그맣게 의식(consciousness)의 씨앗이 싹트면서
나의 블로그는 이제 나와는 별개의 의도와 존재가치를 지닌 의존적/독립적 개체가 되어 가고 있다.

이젠 웹사이트 형태로 존재하는 것 같지도 않다.
지금 나의 블로그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린다 하더라도
이미 단순 의식(ritual)의 단계를 넘어 의식(consciousness)을 갖게 된 터라
이젠 웹사이트라는 물성이 없어도 내 블로그는 존재로서의 여정을 지속할 조건을 갖추게 된 셈이다.

의식(ritual)과 의식(consciousness)이 만나게 되니
이젠 내가 블로깅을 하는 흐름이 아니라
그냥 블로그가 자신의 언어와 몸짓으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스스로 써내려 나가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나는 그저 내 블로그가 스스로의 삶을 살아가는 과정을
살짝 놀란 시선으로 바라볼 뿐
그것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따로 없는 것 같다.

아주 단순한 로직에 의해 작동하는 로봇인줄 알고 있었는데
어느덧 그 로봇은 자체 영혼을 탑재한 존재가 되어 버린 것이다.  ㅋㅋㅋ



PS. 관련 포스트
의식(ritual)을 의식(consciousness)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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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나의 문장 :: 2017/03/24 00:04

블로그를 10년 넘게 하면서
이미 꿈을 이뤘지만 ㅎㅎ
(블로깅 10년 넘게 하는 게 꿈이었음)

하나 조그맣게 또아리를 틀게 된 꿈 하나가 더 있다.

단 하나의 문장을 쓰는 것

그리고 그 꿈은 이뤄지지 않아도 매력이 있다는 게 특징이다.

왜냐면

그 꿈을 향해 완보를 하는 느낌
그 느낌 자체가 너무 좋아서 그렇다.

꿈은 목적지, 종착역이 아니라
꿈을 향해 산책하는 과정 그 자체니까 ㅋㅋ


단 하나의 문장
난 과연 살면서 그걸 만들어낼 수 있을까
소박하지만, 나만 적을 수 있는 그런 글
난 그걸 할 수 있을까

할 수 없어도 좋은
아니 할 수 없으니까 좋은
할 수 있다면 좋은
할 수 있다는 가정 만으로도 설레는

꿈은 그런 것 아닐까
일종의 꽃놀이패
어느 쪽으로 귀결되어도 기쁜
그게 꿈이고 행복일 것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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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의 공간감 :: 2017/03/06 00:06

이상하게 스타벅스에 있으면 글이 잘 써진다. 물론 좋은 글이 잘 써진다는 건 아니고 그냥 떠오르는 단상을 글로 옮겨 적기가 매우 수월하다. 아니.. 생각이 딱히 없어도 스타벅스에 앉아 있으면 그냥 글이 잘 써진다. 신기하다. 왜 그럴까.

결핍감이 덜해서인 것 같다.
일반적인 장소에선 블로깅을 할 때 뭔가 다른 행위를 하고 싶어진다. 뇌가 결핍감을 느낀다는 얘기. 그러다 보니 글에 집중하기 어려워지는 것 같다. 뭔가 글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완결감이 덜하다는 것.

그런데
스타벅스에 있으면
뇌가 충만감을 느끼나보다.
딱히 결핍감이 없다 보니 스타벅스에 있으면 맘이 편안해짐을 느끼고
그런 편안감이 온전히 단상과 글에 집중하게 하는 흐름을 낳게 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단상도 잘 떠오르고
글도 잘 써지고

차원이 다른 경험이 스타벅스에서 가능해진다.

이런 공간감을 느끼며 글을 적는 기쁨이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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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감 :: 2017/03/03 00:03

블로그에 작고 소박한 단상들을 적어 내려간다.
그냥 생각나는대로 적는다. 뭔가 좋은 글을 적으려 하기 보다는 그냥 현재 시점에서의 내 생각을 적는다.
그러다 보니 블로그란 단어 자체에 부합하는 흐름으로 블로깅이 전개되는 느낌이다.
그냥 생각의 작은 로그들이 모여 있는 장소. 블로그.

그런데
그렇게 소박하고 보잘 것 없는 생각들을 적는 행위 조차도
나름 장소를 타는 것 같다.

장소마다
공간감이 다르다.

어느 곳에서는 블로그에 뭔가를 쓰는 행위가 자연스럽고
어떤 곳에서는 그 행위가 뭔가 부자연스럽고 어색하다.

공간에는 어떤 결이 있다.
그 결은 블로그에 글을 적기 편안하게 만드는 결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결일 수도 있다.

어떤 장소는 생각은 잘 떠오르는데 글은 잘 적혀지지 않고
어느 장소는 생각은 잘 안 떠오르지만 글은 잘 써진다.
장소마다 각자의 색채와 공간감이 있어서 생각과 글을 생성시키는 흐름이 천차만별이다.

그런 차이를 느끼게 만들어주는 나의 블로그.
생각의 공간감, 글을 위한 공간감에서 차이가 이렇게 저렇게 발생하는구나란 걸 알게 되는 시간.

결국 생각들은 공간 속을 흘러다니고
글감조차 그러한 것 같다.

그래서 공간감이란 변수가 나에게 크게 다가오는 것 같고.

오늘도 나는 공간감을 느끼며 작고 소박한 블로깅을 한다.
공간감을 느끼며 공간감이란 태그를 생성하는 기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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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기결정자 | 2017/03/04 23:2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안녕하세요. 제가 배우는 영성철학을 소개하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http://www.humantopia.net/ , 이름은 "이분법 정분합 우주원칙" 이지만 통일교의 그 정분합과는 내용이 많이 다르며, 앞의 사이트는 네이버에 "인간완성"이라 검색하셔도 찾으실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의 인간완성 메뉴의 "내면과의 대화"를 클릭하시면 정분합 원칙의 모든 가르침들을 찾으실 수 있으며 또한 자료마당 메뉴의 "전자책자료"를 클릭하셔서 들어가시면 "정분합 원칙"을 전자책 파일로 통째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인터넷 익스프롤러가 아닌 다른 브라우저(예 : 구글크롬)를 쓰시면 화면이 이상하게 나올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이용은 가능할 겁니다.

    간단하게 소개해 드리자면....

    전부이며 유일하며 무한한 존재이신 하느님이 자기자신을 느끼기위한 목적을 내자 그것이 하느님 자신의 체질에 의하여 우주 창조부터 인류와 문명의 탄생까지 여러 과정을 거쳐, 결과적으로 하느님의 꿈이 지금의 인류와 세상이라는 실체로 드러났으며, 모든것을 느낄 수 있는 두뇌를 가진 인간에게 영혼이 깃들어 하느님이 인간에게 깃든 영혼을 통하여 인간의 삶의 모든 느낌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정분합 원칙의 중심 내용이랍니다.
    내용은 범신론도 아닌 범재신론(All is in God = 모든 것이 신 안에 있다.)적이라 볼 수 있겠지요. 그 외에도 세상의 모든 일에 대한 중요하고 값진 내용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답니다.

    모든 사람은 매 순간 "자신에게 지각되는 지고의 선"을 위해서만 선택하며 살아갈 수 있기에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잘나고 못남이 없지요. 그래서 아돌프 히틀러와 예수 그리스도 사이에도 잘나고 못남은 없는 것이지요.

    위의 "이분법 정분합 우주원칙"은 이해만하면 믿을려고 애쓸 필요도 없지만 이해하는 것이 정말로 어렵기도 하답니다. 그래서 위의 정분합을 이해하기에 좋을만한 책으로 닐 도날드 월쉬의 "신과 나눈 이야기" 및 "데이비드 호킨스"씨의 저서들(예 : 의식혁명)을 소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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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선을 보고자 하는 의도 :: 2017/02/24 00:04

눈에 보이지 않는 경계선들이 많다.

눈에 보이지 않아서 힘을 갖게 되는 경계선들.

그것을 보게 될 때
경계선은 힘을 잃어간다.

경계선은 곳곳에 산재해 있고
그것을 보려는 의도는 희박하다.

희소가치가 높은 곳에 시선을 집중시키면
경계선을 볼 수 있는 힘이 생겨난다.

경계선을 보면
경계선을 보게 되면
경계선은 힘을 잃고
경계선에 의해 나눠진 두 영역은 하나가 된다.

공간을 재편성하게 된다는 거다.
경계선을 보게 되면.

경계선을 보고자 하는 의도
그 희소한 의도

그 의도가 지속된다면
결국 세상을 수놓고 있는 수많은 경계선들은 스러져 갈 것이다.

블로깅을 하면서
경계선을 보려는 의도가 생겨나고
그렇게 의도를 작동시키다가 문득 바라보게 되는 경계선들..

나의 삶은 내가 응시하는 경계선들의 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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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탑과 폰 :: 2016/12/26 00:06

맥북을 열고 블로깅을 한다.
맥북 바로 옆에는 폰이 있고
폰 안에는 e북 리더기가 열려 있고
그 안에는 소설이 담겨 있다.

소설을 보면서
느껴진 것들을
블로그 에디터 창 안에 넣는다.

그건
맥북과 폰이 교신하는 것이다
맥북과 폰은 기계인데
두 기계를 사람인 내가 이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나는 두 기계 간 연결고리
나는 브릿징을 하고 있는데
여기서 누가 주체이고 누가 객체인지
누가 이용자이고 누가 도구인지
잘 모르겠다.

아무래도 나
충분히 도구일 수 있는 듯 하다.

맥북의 목적과
폰의 목적이 있는데
그 두 기계의 목적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내가 움직이는 듯 해서.
그럼 내가 수단인데. ㅋㅋ

인간과 기계
누가 주체이고 누가 객체일까
누가 목적을 잡고 있고 누가 수단으로 작동하는 것일까.

머 여튼..
난 소설을 읽고 있고
소설에서 생성되는 감흥을 그냥 흘려버리자 않고
블로그에 옮겨 적고 있고.

그런 과정 속에서
맥북과 폰과 나의 타이핑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뭐 그렇다는 거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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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자 :: 2016/09/09 00:09

돈을 쓰고
비행기나 차를 타고 멀리 떠나는 것만이 여행은 아니다.

공간을 이동하는 것이 여행이라면
여행은 너무 협소하게 정의된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여행 중이다.

한 자리에 앉아서 여행을 한다.
공간은 고정되어 있다.
여행의 기본 전제 조건인 공간 이동이란 개념을 일단 허물어 놓고 여행을 시작한다.

공간 이동이 아니라
시간 이동을 한다. 나는 지금 여기서.

공간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나는 시간을 이동한다.

시간 이동은 타임머신 만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시간이동은 타인이 정의해 놓은 프레임 속에서 할 필요는 없다.

그냥 내가 시간이동의 요건과 양태를 정의하면 된다.
시간은 그런 것이다. 누가 정의해 주는 것이 아닌
바로 내가 느끼고 내가 살아나가는 흐름이 시간이다.

내가 정의한 시간이라면
그 시간 속에서 나는 움직일 수 있다.

나는 지금 2016년을 살고 있고
시간적 위치를 옮겨 본다. 2016년에서 2006년으로..

내가 블로그를 처음 시작할까 말까 망설이던 그 지점으로..
2006년 9월의 나.  블로깅을 시작하기 전의 나.

그 시절의 나를 찾아가서 말을 걸어본다.
지금의, 2016년의 나를 어떻게 예상하고 있냐고..

2006년으로 이동해서 2016년의 나를 예상해 본다.
과연 나는 10년 후의 나를 어떻게 그려내고 있었을까.

2006년의 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섣불리 하지 못한다.
여러가지 변수가 있다 보니 예측을 쉽게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잠깐 생각을 해보겠다고 한다.
그래서 그렇게 하라고 했다.

2006년의 나는 지금 시간 이동을 하고 있는 중이다.
10년 후인 2016년으로 날아가서 그 지점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상상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 2006년의 나를 바라보면서
2016년의 나는 꿈을 꾸기 시작한다.
2006년의 나는, 그 시절의 나는 어떤 꿈을 꾸고 있었는지
2006년의 내가 내 질문에 답을 하기 전에
2016년의 내가 2006년의 마음을 먼저 맞춰보고 싶어졌다.

분명한 건..
난 이런 식의 여행을 20년 전에 꿈꾸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20년이 지난 2016년의 나는, 10년이 지난 2006년의 나는
알지 못할 설레임에 빠져 뭔가를 적고 싶은 기운을 끊임없이 느끼고 있었고
그 기운은  결국 우리 둘을 서로 만나게 했고
둘은 대화를 하게 되었고 꿈을 꾸기 시작했던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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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의 속도 :: 2016/07/08 00:08

걸을 때의 속도감은 느린 듯 하고
차를 탈 때의 속도감은 너무 빠른 듯 한데

자전거를 탈 때의 속도감은 딱 중간이라 좋은 것 같다.

적당히 풍경을 음미할 수 있는 진척감이라고나 할까.

자전거를 타면서 최적의 속도감을 느끼면서
자전거 위에서 생각이 가장 나이스하게 흘러갈 수 있음을 체감하게 된다.

내게 있어 자전거는 레저는 아닌 듯.
건강을 위한 운동도 아닌 듯.

레저였으면 시작도 안했을 것이고
운동이었다면 하다가 곧 그만 두었을 테니까.

자전거는 내게 있어 생각의 도구인 듯 하다.
자전거를 탈 때 가장 생각이 잘 작동하니까.

그래서 나는 자전거가 좋다.

자전거를 타면서 나만의 풍경을 보고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생각을 통해
나와 자전거의 리듬이 만나는 지점에서 소박한 생각이 피어난다.

자전거의 속도
시간과 공간이 어우러져서 자아내는 RATIO
그 속에서 나의 생각은 멈추지 않고 진동한다.

일종의 자전거 블로깅이라고나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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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루프 :: 2015/10/14 00:04

크리에이터 코드
에이미 윌킨슨 지음, 김고명 옮김/비즈니스북스


이 책에 재미있는 개념이 나온다.

우다루프 (OODA loop)

Observe 관찰하고
Orient    방향잡고
Decide   결정하고
Acct      행동하기

이건 개인화 관점에서 다양한 변형이 가능할 듯 싶다.

굳이 관찰하고 방향잡고 결정하고 행동하기의 수순으로 루프를 구성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그저 나에게 맞는 흐름을 타면 될 듯.

그리고 나에게 맞는 나만의 루프를 구성한 후
그것을 즐기듯 빠른 사이클로 점진적 반복을 해나가면 재미있을 것 같다.

핵심은
루프가 계속 작동하게 하는 것

루프의 작동 상태를 계속 ON으로 만드는 것은
루프의 사용성일 것이다

루프가 사용하기 편해야 계속 사용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루프는 재미있어야 할 것이다.
편하기만 하면 지루해진다.

루프 속에서 루프를 흥미로운 일상처럼 여길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루프의 조건을 정하고
그에 맞는 루프의 내용을 구성하면 된다.

나에겐 블로깅도 일종의 루프인 듯 하다.
주 3회 블로깅을 계속 반복해 나가는 것.

내 블로그 자체가 루프라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난 그저 블로깅을 지속하고 있었을 뿐인데
오랫동안 뭔가를 지속하면
그 뭔가는 계속 끊임없이 스스로 변해가고
어떤 상황과 맥락을 만나면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에 색채를 더해나가는 것 같다.

그런 흐름
그런 루프
즐겁고 유쾌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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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모델 :: 2015/04/22 00:02

팔면 팔수록 남는 장사.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다.

살면 살수록 풍요해지는 삶. 좋은 인간 모델일 것이다.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그것으로 업을 영위하려면 자기
가 하고자 하는 사업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 시작점이 되어야 한다.

좋은 인간 모델을 만들고 그것으로 삶을 영위하려면
자기가 살고자 하는 생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난 인간 모델에 관한 한 아직 시작도 못한 상태인 듯 하다.
40대 중반인 나이임에도 불고하고 아직 시작점 조차도 감을 못 잡고 있다는 게 안타깝긴 하지만,
그런 현실을 자각하고 있다는 것에 작은 위안을 얻어야 하는 건지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란 질문.
그 질문 하나에 답을 해나가는 과정.
어렵지만 피할 수 없는.

그래서 블로깅을 하고 있는 나.
블로깅이 답을 주진 못하지만, 적어도 질문으로부터 이탈하는 것을 막아주는 듯.
평생을 살아도 답을 구하지 못할 듯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질문을 외면하고 살아가고 싶진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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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하기가 싫어서 블로깅이 좋다. :: 2014/09/17 00:07

나는 포스팅하기가 싫다.
귀찮다.
생각이 어떻게 매번 새로울 수 있겠는가?
포스팅은 언제나 매너리즘과의 전쟁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래서 난 블로깅이 좋다.
주 3회 포스팅을 하는 게 넘 힘들어서 블로깅이 좋다.
어떻게 생각이 매번 새로울 수 있겠는가?
블로깅은 언제나 매너리즘과의 정겨운 대화일 수 밖에 없다.

귀찮은 것과 일상을 잦게 공유하면서
엔트로피에 대항해 나가는, 아니 엔트로피의 물결을 살짝 비트는 놀이를 즐긴다.

엔트로피를 정면으로 거슬러 올라가려 하지 않고
엔트로피의 방향성에 살짝 스크래치를 내려는 정도로만 그치니까
확실히 귀차니즘과 ritual 간의 타협점이 형성되는 느낌이다.

장기간 블로깅을 하다 보니
엔트로피를 감미롭게 느낄 수 있는 나만의 결을 찾아가게 된다.

포스팅하기가 싫어서 블로깅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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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연결 :: 2014/07/09 00:09

질문을 생성하는 놀이를 즐기다 보면,
질문에서 파생되는 답변과 질문에서 파생되는 또 다른 질문들로 아기자기한 연결망이 구성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발전시키다 보면
질문을 향한 질문이 생겨나면서 답변이 질문의 위치를 점하고 질문이 답변의 위치로 포지션을 변환하게 되기도 한다.

질문이 답변이 되고 답변이 질문이 되는 과정 속에서
질문과 답변은 뫼비우스의 띠를 형성하며 끊임없이 어디론가 흘러간다.

그 흐름의 끝은 존재하지 않고
흐름의 시작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그냥 그곳에 질문이 있었고
단지 그곳에 질문에 매핑되는 답변이 있었을 뿐이다.

그냥 있었고
그냥 흘러갈 뿐인 구도.

질문이 연결되고 연결이 증폭되면서
질문은 생성이 아닌 발견의 대상이 되어 간다.

모든 것이 그런 것 같다.
조각을 대하면서 조각에 대한 조각 뷰만 갖고 있다가
어느 날 문득 조각과 연결된 다른 조각을 발견하고
그 연결이 예사롭지 않음을 느끼고
거대한 연결의 일부분에 불과한 것을 보고 있었을 뿐이란 걸 자각하고
조각은 거대한 연결의 한 단면이자 전체를 머금고 있는 강력한 부분인 것을 인지할 때.

연결과 흐름 속에서
나의 감각이 캐치할 수 있는 극히 일부분에 불과한 것들을 포괄하는 전체적인 상을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느낌으로 감지하는 순간이 가끔 오곤 한다.

그래서 블로깅을 지속하는 것 같다.

블로깅.
이젠 지속이란 말도 적절치 않다.

나는 블로깅을 통해 내가 블로거란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이젠 블로깅 자체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도 안다.

내 삶 자체가 블로깅이라서
이젠 물리적 의미대로의 블로깅을 지속하는 것 자체가 핵심은 아니란 것을 안다.

그냥 아주 오래 전부터 나는 블로거였을 뿐.
몇 년 전부터 시작한 게 아니란 얘기.

연결에 대해 거듭하면서
나는 태어나면서부터 블로깅을 해왔고
앞으로도 영원히 블로깅을 할 거라는 걸 알게 되었다.

문자 그대로의 블로깅이 아닌 본질적 의미의 블로깅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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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면 :: 2014/01/10 00:00

우리 삶이 춤이 된다면
조던 매터 지음, 이선혜.김은주 옮김/시공아트(시공사)

의도적으로 연출된 사진도 아름답지만,
연출되지 않은 삶의 자연스런 단면들도 매우 아름다울 수 있다.

삶의 작은 단면들 속엔 일상이 살아 숨쉰다.
그 일상들은 무수히 많은 스냅샷들의 흐름으로 구성되어 있고 우리는 그 속에서 다양한 감정을 생성하기도 하고 가지각색의 생각과 행동을 수놓으며 살아간다. 우린 무용수가 아니라서 포토그래퍼에게 멋진 상을 제공하진 못한다. 하지만 고도의 기획과 연출 없이도 우리가 만들어내는 몸짓은 무수히 많은 스냅샷을 산출하고 있고 우린 그걸 잘 인지하지 못할 뿐이다. 나의 24시간을 스냅샷으로 구성한다고 생각해 보자. 나의 무미건조한 일상을 24시간 기계적 촬영으로 영상 프레임 안에 담아본다고 생각해 보자. 거기서 생성되는 한 장 한 장의 사진 속에 수많은 의미와 시간의 이력, 공간의 중첩이 표출되지 않겠는가?

단면엔 순간이 깃들어 있다.
순간이 주는 강렬한, 연약한, 차가운, 뜨거운, 신속한, 느긋한, 화려한, 소박한 느낌에 반해서 나는 블로깅을 하고 싶어했나 보다. 일상 속에서 속절없이 휘발되어 가는 단면 중에 일부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블로그에 포스트를 하나 둘 차곡차곡 쌓아왔던 것 같다. 물론, 그렇게 포스팅을 축적한다고 해서 포스팅을 하지 않는 것 대비 그닥 달라지는 것은 없다. 여전히 엄청난 양의 일상 단면들이 빠른 속도로 휘발되듯 나를 스쳐 지나가고 있으며, 또한 새로운 일상 단면들이 나의 몸과 마음 속으로 인입되는 과정이 지금 이 순간도 반복되고 있으니까. 난 그 중에서 극히 일부에 해당하는 내용만 글로 옮기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일상 단면을 모조리 사진으로 담고 블로깅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다. 그저 일상이 무수히 많은 단면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 나는 그것의 거대한 플로우 앞에서 작고 나약한 존재에 불과하다는 것. 나는 그저 거대한 시공간의 유영 속에서 순간을 살다 가는 먼지에 불과하다는 것. 그것을 잘 인지하고 소량의 단면이나마 나름의 감각을 통해 보듬어 주고 이윽고 놓아 보내는 것.

한 장의 사진 안에 하나의 단면이 담기듯, 하나의 포스트 안엔 내가 호흡하는 단면이 스며든다. 하나의 문장에도, 하나의 단어에도, 하나의 문자에도, 하나의 획에도 나의 일상은 단면이 되어 녹아 든다. 사진으로 일상을 포착하든, 블로깅으로 일상을 채집하든, 일상의 단면은 그것을 소중히 하는 자에게 기꺼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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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 2013/12/04 00:04

KTX를 타고 부산에서 서울로 2시간 걸려 이동하는 건 일종의 '시간을 지배하는 행위'이다. 자본과 기술이 만나 시간에 대한 통제력을 행사하는 것. 하지만, 그건 제로섬 게임이다. 시간에 대한 통제력을 행사하는 대신, 공간 음미의 기회를 잃었기 때문에.

자본주의 사회에선 시간이 돈과 매우 밀접해진다. 시간이 돈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시간을 아끼고 시간을 관리해서 자본 축적에 유리한 국면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마음은 갈수록 고도화된다. 시간 관리를 위해 우선순위가 중요해지고 시간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속도가 절체절명의 덕목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속도가 미덕이 되어갈수록 저속은 희소가치로서의 포지션을 획득하게 된다. 저속은 왠지 게으름, 둔함의 이미지를 연상케 할 수도 있으나 맹목적 고속 지향의 색이 짙어질수록 저속의 의미는 견고해진다. 속도 지상주의 사회에서의 '저속'은 어둠 속 빛과 같은 의미를 발하게 되어있다.

"나는 어느 영역에서 속도에 얽매이지 않는가?"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자. 속도에 얽매이지 않고 나 자신의 페이스를 나의 리듬에 맞게 펼쳐갈 수 있는 뭔가가 있는가?

만약 그런 것이 있다면 그건 '나'라는 존재에 매우 밀착되어 있는 뭔가란 얘기다.  빠름 자체가 집착의 대상이 되어버린 환경 속에서 느림을 당당하게 지향할 수 있다는 건 대단한 존재감의 발현이다. 나로 하여금 느림을 향유할 수 있게 하는 무엇.  시간에 굴복하는 스탠스보단 시간에 저항하는 몸짓에서 존재는 확인된다.

돈과 시간(돈에 포획된 시간)의 노예가 되어가는 시대에 돈에 영향 받지 않는, 시간/속도에 영향 받지 않는 뭔가를 간직하고 경작할 수 있다는 것. 돈과 시간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는 인생 자체의 중력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

KTX를 타고 공간 이동을 하면서 문득 든 생각.
나는 블로깅을 하면서 느림을 추구한다. 이 세계에선 돈도 시간도 의미를 잃고 블랙홀에 근접한 무기력한 우주 유영체로 전락한다. 나는 어떤 경우엔 빠르고 어떤 경우엔 느리다. 빠름을 외면하고 느림에 충실한 시공간이 나에게 있다는 것. 달리는 KTX 속에서 난 미소를 짓게 된다. ^^




PS. 관련 포스트
휴식감과 숨
로망과 속도, 그리고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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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 크래프팅 :: 2013/11/25 00:05

잡 크래프팅이란 표현이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스스로 변화시켜 일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드는 활동을 의미하는데 일하는 자가 돈 때문에 마지 못해 일을 하는 것이 아닌 일에 자신만의 의미를 부여하고 능동적인 업무 수행의 동기를 스스로 부여한다는 차원에서 일종의 개인경영의 방법론으로 볼 수 있겠다.

"
왜 일을 하는가?"라는 질문에 "내가 원하는 일이니까"란 대답 보다는 "돈 때문에"란 답변을 하기가 쉽다. 그런데 그런 답변을 하는 순간, 일을 하는 자로서의 자존감은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일이 자존을 강화시키기 보다는 타존의 고착화로 귀결되는 모습이라면 ''에 대한 자부심, 열정이 생겨날 리는 만무하다.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일을 재미있고 의욕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자신 만의 방법을 고안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가면 갈수록 일에 대한 자세는 초기의 신선함을 잃고 일상의 축적 속에서 지루함의 단계로 진입하기 마련이다. 시간의 공격 앞에 창의는 루틴이 되고 루틴이 지속되다 보면 어느덧 매너리즘이 일을 리드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바로 그 '루틴'속에 지루함을 극복할 수 있는 열쇠가 숨겨져 있다. 유는 무에서 나온다. 뭔가 대단한 것을 생각해 내고 만들어 내는 것은 거대한 ''가 바탕에 깔려 있기에 가능하다. 뭔가 지루한 듯 하고 티도 안나는 것 같은 반복적 루틴. 그건 일종의 거대한 ''일 것이다.

반복을 지루함이라 간주하지 말고 창의를 생성할 수 있는 세라고 생각해 보자. 반복이 지속되면 창의의 세가 강력하게 형성되는 것이라고 규정해 보자. 반복이 오랜 기간 지속되었다는 건 거대한 에너지가 축적되고 있음을 의미하고 그 에너지는 혁신의 동력으로 사용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잡 크래프팅은 결국 지루함의 이면에 창의가 도사리고 있음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단순해 보이는 일에 깊은 의미를 심을 수 있으려면 지루함의 이면을 직시할 수 있는 ''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 눈은 일상 속의 지루함을 '지루함+알파'로 인식할 수 있는 제3자적 시각을 의미한다. 일을 하면서 그저 일을 수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일을 하는 나 자신을 바라보는 메타적 관찰에서 루틴의 창의화가 발생하는 것이다. 결국 사람은 프레임 속을 살아간다. 일도 일종의 프레임이다. ‘이란 프레임 속에 온전히 빠져들지 않고 수시로 그 프레임 속을 빠져 나와 프레임 안에 있는 나를 바라볼 수 있는 눈이 나에게 있는가? 그게 없다면 그 눈을 갖기 위한 또 다른 프레임을 만들어야 한다. 2개의 프레임을 구축해 놓고 프레임과 프레임을 오가면서 프레임 속의 나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나는 블로깅을 하면서 블로깅을 하지 않는 나를 바라본다. 또한, 블로깅을 하지 않으면서 블로깅을 하는 나를 바라본다. 2가지 역할을 수행하면서 일종의 를 형성하는 것이고 그 세에서 나의 루틴은 지루함이 아닌 약동하는 삶의 시공간으로 포지셔닝한다.

서로 반대되는 것처럼 보이는 두 가지가 실은 동전의 양면인 경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걸 생각/행동으로 명쾌하게 통찰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프레임을 넘나들면서 를 메타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면, 세를 형성할 수 있다면 세상에 널려 있는 동전의 양면메커니즘을 유유히 관조하며 경쾌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이다. 딱히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블로깅을 하면 된다. ^^


PS.
관련 포스트
루틴,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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