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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맥, 알고리즘 :: 2010/01/29 00:09

창맥(創脈) - 컨텐츠 소비에 그치지 않고 컨텍스트(맥락)을 창출하기




구글과 아마존 사례에서 얻은 한 가지 배움이 있다.
'컨텐츠'를 범용화시키는 과정에서 '컨텍스트'라는 새로운 가치가 창출된다는 것.

컨텍스트는 컨텐츠에 대한 컨텐츠이다. 일종의 메타 컨텐츠인 셈이다.
왜 메타 컨텐츠가 중요한가?  세상의 어떤 컨텐츠도 혼자 존재하기 어렵고 뭔가와 관계를 맺기 때문이다.

100권의 책을 1차원적으로 소비할 경우,
나와 이질적인 컨텐츠 100개를 억지로 집어 삼킨 것과 다를 바가 없다.  

1권의 책을 다른 책들을 '자연스럽게 or 억지로' 연결시킬 경우,
책을 읽은 자의 경험과 생각을 반영한 새로운 맥락의 창출이 가능하다.  

1권의 책에 나오는 핵심 단어/문장에 집중해서 다른 책들과의 연결고리를 형성하게 되면,
100권의 책을 1년간 수고롭게 읽은 것보다도 훨씬 더 강력한 통찰을 생성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창맥(독서를 통한 맥락 창출)을 하려면,
사전에 입력된 정보가 어느 정도 있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아무런 사전 컨텐츠 축적 없이 컨텍스트를 바로 생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니까. ^^


결국,
창맥(創脈)은 책을 읽는 독자가 책과 얼마나 주체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단지 책을 구입한 buyer나 책을 읽는 reader로 머무른다면 지극히 책에 종속된 관계를 맺게 되는 것이다.  반면, 책에서 핵심 개념을 추출하고 핵심 개념과 핵심 개념을 연결시켜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낸다면 책에 종속되지 않고 책을 범용화시키고 독자 자신을 commoditizer로 포지셔닝시킬 수 있게 된다.

책을 읽고 남는 것은 읽은 책의 리스트가 아니다. 읽은 책에서 어떤 개념을 핵심으로 지목했는가와 그 핵심 개념이 다른 책의 핵심 개념과 어떻게 연결되고 그 연결을 통해 어떤 개념을 유니크하게 창출했는가가 남는 것이다.  리스트를 남기지 않고 나만의 신 개념을 남기는 것이 '창맥'이다. 

독자는 저자보다 훨씬 더 유리하다. 저자는 정형화/규격화된 상품을 시장에 내놓기 위해 뼈를 깎는 고통을 겪으면서 힘겹게 힘겹게 컨텐츠를 생산하는데 반해, 독자는 저자의 컨텐츠를 자유롭게 레고블록처럼 해체시키고 이미 해체해 놓은 다른 컨텐츠 레고블록들과 자유롭게 결합/재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저자의 책은 컨텐츠와 컨텐츠의 연결에 의해 탄생한 컨텍스트이다.  하지만, 독자가 그것을 다른 책과 연결시키고 새로운 개념을 축조하는 순간 그것은 컨텐츠가 된다.)

다독보다 중요한 것이 창맥(創脈)이라고 생각한다.
창맥을 즐길 수 있다면 저자(著者)보다 더 우아한 독자(讀者), 아니 독저자(讀著者)가 될 수 있다.  ^^




PS. 관련 포스트/트윗
범용, 알고리즘
유독, 알고리즘
맥독, 알고리즘
@dangeedad 한권의 책의 핵심 단어가 다른책의 단어의 연결고리가 되고 꿰어져 누적되고 또다른 책을 볼때 읽었던 책들의 함축적 내용이 연결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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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전설의에로팬더 | 2010/01/29 02:1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오늘의 포스트를 보고 재해석이 떠오릅니다. 정보는 점차 나노 입자처럼 분활되어 전달되고, 소비자의 소비 패턴은 점차 짧은 패턴으로 변형되고, 이러한 상황에선 정보를 연결하여 재해석한 결과물로 만들어내는 능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점을 연결해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요. 오늘도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 BlogIcon mooo | 2010/01/29 07:23 | PERMALINK | EDIT/DEL | REPLY

    멋진 말씀이네요. 다독과 창맥!
    전 아직 능력이 안 되어서 그냥 읽는 것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10/01/29 09:43 | PERMALINK | EDIT/DEL

      헉.. 무슨 말씀을요. mooo님께서는 이미 하고 계시다고 생각합니다. ^^

  • SmArT군 | 2010/01/29 10:4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컨텐츠와 컨텐츠를 연결하여 컨텍스트를 만드는것이 가치있는 읽기'다 라는 이야기는
    벅샷님 블로그에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무척이나 공감하는 내용이기도 하구요
    제 경우에는 어떤 것들을 적용해 볼 수 있을까? 생각해봤는데 독서가 짧아선지 바로 떠오르지는 않더라구요.
    벅샷님은 어떤 책들 사이에서 컨텍스트를 찾아낸 적이 있으셨는지?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서 설명해주시면 독자들 가슴에 쉽고도 인상깊게 남지 않을까요?

    • BlogIcon buckshot | 2010/01/29 19:48 | PERMALINK | EDIT/DEL

      2008년 11월부터 현재까지 지속하고 있는 알고리즘 포스팅이 오늘로 190회 째를 맞고 있는데, 이 알고리즘 포스팅 시리즈 자체가 제 나름의 컨텍스트 찾아내기 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알고리즘 포스팅의 제목이 알고리즘이란 단어를 빼면 달랑 2글자인데 이 2글자가 컨텍스트를 대표하는 태그 키워드라 볼 수 있습니다.

      아직 저의 컨텍스트 표현 능력이 많이 떨어지나 봅니다. ^^

  • BlogIcon ego2sm | 2010/01/29 10:47 | PERMALINK | EDIT/DEL | REPLY

    "1권의 책을 다른 책들을 '자연스럽게 or 억지로' 연결시킬 경우,
    책을 읽은 자의 경험과 생각을 반영한 새로운 맥락의 창출이 가능하다. "
    전, 이 알고리즘을 '북레이어드'라고 부릅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0/01/29 19:17 | PERMALINK | EDIT/DEL

      북 레이어드.. 넘 멋진 표현입니다. 좋은 표현은 마음을 우아하게 흐르게 하는 것 같습니다. ^^

  • Richpapa | 2010/01/29 11:12 | PERMALINK | EDIT/DEL | REPLY

    String Connection 이군요. Sentence topic string --> paragraph topic string --> chapter topic string -->book topic string --> field string --> field super string --> field mega string --> field super mega string!!
    대략 이정도로 연결되어 지는 사람은 피트 드러커, 앨빈토플러 정도 되겠군요.

    • BlogIcon buckshot | 2010/01/29 19:18 | PERMALINK | EDIT/DEL

      와.. 이렇게 연결되는 거군요. 한 수 제대로 배웠습니다. ^^

  • 친절한시선 | 2010/01/29 13:58 | PERMALINK | EDIT/DEL | REPLY

    휴리스틱 (Heuristic) 이라는 단어가 있잖습니까? 일대일 대응되는 우리말이 딱히 없어서, '창발적인' 혹은 '발견법적인' 등의 애매한 설명을 사전에다 올려 놓았습니다. 창맥.알고리즘을 읽고 나서 저는 그 휴리스틱이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조선공학전공하는 학생인데, 얼마전에 취직하여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중입니다. 이때 재밌는 사실은, 취직 인터뷰 자리에서 바로 그 Contextual Design 개념이 합격의 중추적 역할을 했다는 것입니다. "21세기가 요구하는 설계란, 수백척의 배를 설계한 속에서 Interpolation 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경험들 속에서 선박이라는 특성 맥락을 발견한 후, 시대의 요구에 부합하는 새로운 설계를 Extrapolation 해 내야 한다." 라고 주장했고, 제대로 먹혀들어갔습니다. 이 주장을 벅샷님 방식으로 제목을 붙여보자면 맥디.알고리즘 (맥락설계 알고리즘)....이라고나 할까요 ^^;;

    말씀하신 것 처럼 일단 다독, 다경험 등을 통해 넓은 밭을 갖춰 놓는 것이 좋겠죠. 그러나 삶의 지평이 넓어지는 순간이란, 바로 그 창맥알고리즘이 탁! 발동하는 순간이 되겠습니다. 나이가 지금 서른 중반을 너머섰는데, 특별한 속독기술이 있다면 모를까, 글과 책으로 직접 먹고 사는 사람이 아님에도 일년에 100권의 책을 읽어 리스트에 올리는 사람은 아무래도 좀 창의력 혹은 창발력 혹은 휴리스틱 능력이 많이 떨어지지 않은가 싶어요. 꼭 책이 아니라도, 다양한 매체를 통해 흡수한 정보를 실무에 창의적으로 적용시키다 보면 물리적 시간 자체가 다독을 허용하지 않을테니까요. 그냥 취미삼아 술술 읽어 가는 소설이라도 창맥없는 다독은 단순한 소비일 뿐인 듯 합니다. RSS 피드 받아서 늘 새소식 잘 읽고 갑니다. 요즘은 사람들이 워낙 요약을 잘 해 놓아서 그것만 보아도 창맥에 큰 도움이 되는데, 벅샷님께서는 늘 창맥자체를 말씀해 주시니까요, 어떤 때는 단어들을 좀 바꿔서 정리하면, 패러다임 쉬프트된 전략기획서도 나온다니깐요.

    ... 눈팅만 하다가 언젠가 인사한번 드려야지 싶었는데, 오늘 창맥 알고리즘 부분에서 살짝 연결고리를 걸어 둡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0/01/29 19:18 | PERMALINK | EDIT/DEL

      진작에 댓글을 주시지.. 이제야 주시면 어떻게 합니깡? ^^
      너무 귀한 글이어서 한참을 읽었습니다. 그대로 복사해서 포스팅으로 올리고 싶은 맘이 간절하네요. 깊은 배움을 얻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십시오. ^^

  • BlogIcon 토댁 | 2010/01/29 22:5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정말 대단한 글입니다.
    넘 감동스럽습니다요..^^
    연결되어 책을 읽다...너무 멋지네요.

    읽은 책에서 어떤 개념을 핵심으로 지목했는가와 그 핵심 개념이 다른 책의 핵심 개념과 어떻게 연결되고 그 연결을 통해 어떤 개념을 유니크하게 창출했는가가 남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기술이 아직 없으니 쪼매 답답하지만
    일단 책을 읽으면서 잘 생각해 보겠습니다.

    오늘 글은 다시 읽고 잘 기억해 두어야 겠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 BlogIcon buckshot | 2010/01/30 20:07 | PERMALINK | EDIT/DEL

      칭찬을 넘 쎄게 해주시니 부끄럽습니다. ^^
      토댁님 칭찬에 벅샷 피래미는 춤을 춥니다~

  • 친절한시선 | 2010/01/29 23:3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주 좋은 생각이십니다.
    천천히 그러나 어쩌면 강력하게 형성될지도 모를 우리의 우정을 위하여 (파하하하....) 저의 덧글을 그대로 복사해서 포스팅해 주시면 제게도 영광이요 벅샷님도 하루 쉴 수 있어 좋으며, 더더군다나 이 블로그의 팬분들에겐 더욱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좋은 예시가 될 수도 있을테니 이것이야 말로 윈-윈-윈이 되지 않을까 싶군요.

    제가 쓴 글을 갖고 이런 제안하기가 좀 그렇긴 합니다만.... 용기를 내어서 Save a Comment 버튼 뚜-욱 누릅니다.

    (아... 지금도 간단한 보고서 작성중인데, 제목이 아주 정확하게도 One Source Multi-Pricing 입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0/01/30 20:08 | PERMALINK | EDIT/DEL

      조만간 포스팅 하도록 하겠습니다. ^^

      One Source Multi-Pricing.. 와.. 내용이 정말 궁금한데요~ ^^

  • BlogIcon NamSa | 2010/01/31 00:4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런 좋은글을 ^^ 정말 감사합니다.
    책의 내용이 나의 경험과 그리고 다른 책과 어우러져
    나의 맥락에 맞는 자기화가 될때
    그래서 그것이 새롭게 세상속으로 기어나오는 그느낌은
    정말 설레이는것 같습니다. 조금씩 그런 면에 대해 알아가고 있는데
    저의 때에 맞는 이런 포스팅 정말 감사합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10/01/31 10:10 | PERMALINK | EDIT/DEL

      NamSa님, 귀한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의 맥락, 자기화를 통해 세상 속으로 기어나오는 느낌.. 말씀을 듣는 저도 설레입니다. 일요일 아침에 설레일 수 있게 해주셔서 넘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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