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펭귄'에 해당되는 글 2건

이기주의 vs 이타주의 :: 2007/12/10 07:59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남극 황제펭귄들은 추위를 달래기 위해 무려 수천 마리나 모여든다고 한다. 수천 마리가 한 곳에 모이니 체온이 형성될 것인데, 황제펭귄들은 이 체온으로 남극에서 편안히 휴식과 수면을 취할 수 있다고 한다. 더 놀라운 것은 무리가 교대로 바깥 쪽을 지켜 안쪽의 펭귄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얼핏 보면 남극 황제펭귄이 놀라운 동료애를 보이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와 메이나드 스미스의 ESS(Evolutionarily stable strategy: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 관점에서 보면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즉, 개개의 생물들은 유전자의 장기적인 영속을 위한 운반기계일 뿐이고 생물들은 유전자의 최적 생존을 위한 여러 가지 액션들을 진화시켜 나가는데 황제펭귄들의 동료애(?)는 결국 펭귄 유전자의 장기영속에 도움이 되는 행위이므로 이것도 이기주의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는 거고 이기주의의 단위가 개체,그룹으로 확장될 때 이타주의로 보일 수 있는 행동들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생태계에서 무수히 볼 수 있는 이타적인 행동들이 실은 자신의 생존가능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지극히 이기적인 행동일 수 있다는 것인데..  결국 상대방을 도와 주고 그 도움이 자신에게 돌아오게 하는 메커니즘을 잘 실행한 종이 생태계에서 높은 생존력을 갖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해커와 화가를 2년 전에 재미있게 읽었는데 수많은 내용 중에서도 지금까지 절대로 잊혀지지 않는 구절이 있다.  "사물을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는 것이 곧 성공의 비밀이다."   사물을 바라보는 입장이 여러 가지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해줄 수 있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상대방의 생각에 공감한다는 것은 나와 상대방을 연결하는 링크를 생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방의 경험/지식과 나의 경험/지식을 공명시키는 것이다.  공명을 통해 나의 경험/지식은 증폭되고 자기조직화된다.  당초에 내가 스스로 도출하지 못했던 내 안에 잠재되어 있던 아이디어들이 타인과의 공명을 통해 생겨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다른 사람을 위해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를 위해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나를 바라보면서 나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이기주의 vs. 이타주의..   얼핏 보면 정반대의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둘은 어딘지 모르게 서로를 닮은 것 같고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이기주의와 이타주의 사이에서 절묘한 포지셔닝을 취하는 것이 멋진 삶을 사는 비결은 아닌지... 여기서도 역시 음양의 법칙이 생각나고 만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437
  • BlogIcon mine | 2007/12/10 09:3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자신의 이기주의와 상대의 이기주의를 동일선상에 놓고 포용하게 되면 묘하게 이타주의가 형성되더라구요. 그래서 전 '역지사지'를 가장 이상적인 가치관으로 여기고 있답니다. 내가 좋은 걸 타인과 항상 공유한다면 훨씬 더 이상적이겠지만 그러기엔 제 희생부분이 커져서 망설여지고 적절하게 내가 싫은 부분을 남도 싫어한다는 걸 인정하는 선까지 지켜주면 양자가 적당히 만족하는 결론이 도출되더라구요. 이것조차 쉬운 일은 아니지만^^;

    • BlogIcon buckshot | 2007/12/10 12:57 | PERMALINK | EDIT/DEL

      자신의 이기주의와 상대의 이기주의를 동일선 상에 놓고 포용한다.. 정말 핵심을 찌르는 표현이신 것 같습니다. ^^

  • BlogIcon egoing | 2007/12/10 10:0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게 맞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석가가 살인하지 말라고 한 것은, 살인을 함으로서, 죽임을 당한 사람의 세계속의 내가 죽기 때문에, 그것은 자살이다.라고 하는 것 같더군요. 다른 사람이 품고 있는 세계를 인식하고, 그 세계가 나의 세계와 똑같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평등이고, 가장 견고한 이기주의, 이타주의가 아닐까 합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7/12/10 13:05 | PERMALINK | EDIT/DEL

      다른 사람이 품고 있는 세계를 인식하고, 그 세계가 나의 세계와 똑같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한다.. 지금 외우고 있습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드립니다. ^^

  • BlogIcon snowall | 2007/12/10 11:41 | PERMALINK | EDIT/DEL | REPLY

    궁극의 이기주의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 타인을 잘 이용할 줄 알아야 하고, 타인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자신 역시 타인에게 이용당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7/12/10 13:06 | PERMALINK | EDIT/DEL

      이용하고 이용당하는 것.. 본질을 통찰해 주신 것 같습니다. 귀중한 댓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 BlogIcon mepay | 2007/12/10 20:38 | PERMALINK | EDIT/DEL | REPLY

    게임이론에 해당하는것 같습니다. 관련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트랙백 엮어볼께요..ㅎ

    • BlogIcon buckshot | 2007/12/10 21:10 | PERMALINK | EDIT/DEL

      예, 결국 게임이론과 맥이 닿는 것 같습니다. 공동의 이익을 잘 이끌어내는 생산적이고 쿨한 게임을 하고 싶네욤. ^^

  • BlogIcon 격물치지 | 2007/12/11 14:0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자기를 크게 확장하면 이기주의와 이타주의의 경계가 모호해 질 것 같군요 ^^

    • BlogIcon buckshot | 2007/12/11 14:13 | PERMALINK | EDIT/DEL

      포스트, 댓글을 한 문장으로 압축해 주셨군요.. 깊이 새기겠습니다. ^^

  • BlogIcon 민노씨 | 2007/12/17 19:21 | PERMALINK | EDIT/DEL | REPLY

    글을 쓰신 취지에 매우 공감합니다. : )
    극단적인 편향이나 선입견, 상호관계와 조화를 염두에 두지 못하는 폐쇄성과 경직성이 문제들을 만들어내는 것 같습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7/12/18 08:56 | PERMALINK | EDIT/DEL

      선입견,폐쇄성,경직성이 문제를 만들어낸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인간으로 살아가면서 선입견,폐쇄성,경직성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계속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NAME PASSWORD HOMEPAGE

황제펭귄, 이기적유전자, 환원주의, 색즉시공 :: 2007/01/19 07:18


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지음, 홍영남 옮김/을유문화사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유전자' 내용 중에 인상 깊었던 개념 중의 하나가 메이나드 스미스가 주창한 ESS(Evolutionarily stable strategy: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이다.

개개의 생물들은 유전자의 장기적인 영속을 위한 운반기계일 뿐이고 (유전자가 주인공, 몸은 따까리)
생물들은 유전자의 최적 생존을 위한 여러가지 액션들을 진화시켜 나가는데 아래 펭귄들의 행동도 얼핏 보면 이타적으로 보이지만 결국 펭귄 유전자의 장기영속에 도움이 되는 행위이므로 이것도 이기주의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는 거고 이기주의의 단위가 개체,그룹으로 확장될 때 이타주의로 보일 수 있는 행동들이 생겨난다는 거다.

즉 ESS는 게임이론과 연관성이 깊은 개념이다.  (개인,개체,생태계의 게임)  
특히 뷰티플마인드로 유명한 내쉬교수의 '평형'이론과 맥이 닿아 있다. 

물론 리처드도킨스의 이기적유전자 컨셉과 메이나드 스미스의 ESS 컨셉은
생물학계에서 논란이 많은 주제임에 분명하지만 생태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현상을 매우 나이스&쿨 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는 점만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 

경영, 인간, Web 2.0, 생물학, 복잡계 등을 공부하다 보니
어느덧 철학까지 가게 된다.
요즘은 데카르트로부터 시작되는 근대철학 이후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수많은 컨설팅펌에서 신앙처럼 설파하고 있는 환원주의에 기반한 로지컬 씽킹 프로세스를
그동안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나름대로의 장점과 매력은 충분히 느꼈으나 현실세계에 대한 설명력, 문제해결력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그런 상황을 가능케 했던 레버가 누군지를 찾다 보니
바로 그 주인공이 데카르트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사람이 왜 그런 사상을 갖게 되었는지 궁금해서 요즘 철학 공부를 하고 있는데..

데카르트가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말을 왜 했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종교가 과학과 철학을 지배하던 답답한 중세마인드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인간을 신으로부터 분리시키고 싶었고 키 레버로 '생각하는 인간'이란 개념을 아우쿠스티누스로부터 차용했고 (만든게 아님) 그 개념이 상당히 불안하다 보니까 과학을 끌어들여 개념의 불안함을 감추려 했다는 거,,,  근데 그 당시에 종교로부터 탈출하는데 큰 역할을 했던 진리를 말해준다고 믿었던 과학이 알고보니 허점투성이였으니.... 

그 이후로 많은 무림고수들이 근대철학을 발전시켜 왔지만 여전히 근대철학의 한계점은 해결되지 않았고
결국 포스트 모더니즘에 이르러 그동안 명확하다 믿어왔던 근본체계가 다 흔들리게 되었던 것이다.

예를 들면 이기주의와 이타주의의 경계가 무엇인지 헷갈린다는 거고 그 경계는 인간의 편협한 시각에서 비롯된 거지
원래 경계는 없었던 거 아니냐는..  

이 시점에서 '색즉시공'이란 말이 상당한 포스로 나에게 다가옴을 느낀다. 
'색'은 무엇을 나누거나 단편적 시각으로 바라본다는 의미이고  '공'은 무엇을 나누는 것이 인간의 단편적 사고의 한계에서 파생된 행위이니 결국 본질은 아니라는..   환원주의의 한계를 날카롭게 짚어주는 4글자가 아닐 수 없다. 

앞으로 환원주의에 대해 지속적으로 공부를 하면서 환원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론에 대한 공부를 병행해 나갈 필요가 있겠다.




Writers CEO report에서 인용

동료 간에 절묘한 팀워크를 이루는 최상의 케이스를 들라면 아마도 남극 황제펭귄의 ‘동료애 팀워크’가 꼽히지 않을까 싶다. 남극 황제펭귄들은 추위를 달래기 위해 무려 수천 마리나 모여든다고 한다. 수천 마리가 한 곳에 모이니 체온이 형성될 것인데, 황제펭귄들은 이 체온으로 남극에서 편안히 휴식과 수면을 취할 수 있다고 한다. 더 놀라운 것은 무리가 교대로 바깥쪽을 지켜 안쪽의 펭귄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서로 제살길만 찾겠다고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인간들과 비교할 때 창피한 생각이 절로 들지 않을 수 없다.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55
NAME PASSWORD HOMEPAGE
< PREV #1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