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싱'에 해당되는 글 1건

피싱, 알고리즘 :: 2009/08/24 00:04

며칠 전 아침에 숫자가 이상한 번호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0998-47690

[자동음성안내] 안녕하세요. 국민은행 입니다.  현재 고객님의 카드가 연체 중이오니 빨리 결제하시기 바랍니다.


자동음성안내로 이런 메시지는 처음 받아 보는 터라 순간 살짝 당황했다. 연체라고라.. 통장에 잔고가 있긴 한데.. 이상하다..

잠시 기다리니 남자 상담원에게 전화가 연결 되었다.
전화 연결되는 순간 직감적으로 피싱이라는 필이 느껴졌다. 남자 상담원..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왠지 모를 음산어수선한(?^^) 공기 소리.. 그리고 통화가 시작된다.

  • 남자상담원: 안녕하세요. 국민은행입니다.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 벅샷: 음성안내 받고 연결 된 건데요..
  • 남자상담원: ! ..카드 연체 안내 받으셨어요?
  • 벅샷:
  • 남자상담원: 상담을 위해서 몇 가지 여쭈어 보겠습니다. 고객님의 성함이 어떻게 되시지요?

  • 벅샷: 이름도 모르고 전화하셨나요? 국민은행 어느 지점이세요?

  • 남자상담원: 명동지점입니다.
  • 벅샷: 국민은행 명동지점요? 직통번호가 어떻게 되세요? 그리고 전화 주시는 분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
  • 그리고 전화는 속절없이 끊어진다....



그날 오후엔 발신자표시제한 전화가 걸려와서 받았더니 자동음성안내로 등기우편을 발송했는데 2번이나 반송되었다고 한다. 뭔가 싶어서 전화를 걸었더니 남자상담원이 받는다.

  • 남자상담원: 안녕하세요.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 벅샷: 음성안내 받고 연결 된 건데요..
  • 남자상담원: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 벅샷: 벅샷입니다.
  • 남자상담원: 아.. 벅샷님께 A 카드가 발급되었는데요.  A 카드 신청하신 적 없나요?

  • 벅샷: 예? 그런 적 없는데
  • 남자상담원: 아무래도 개인정보 도용을 당하신 것 같습니다. 잠시 후 몇 가지 조사를 위해 전화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벅샷: 예, 그러시죠..

  • 잠시 후 전화가 걸려온다.  0068-6134-2546-2320..  번호가 넘 길다. 안 받는다. ^^



보이스 피싱, 메신저 피싱, 이메일 피싱.. 바야흐로 피싱이 트렌드를 타고 있다. 정신줄 놓고 있으면 걸려들기 십상이다. 문득, 지그문트 바우만의 유동하는 공포(Liquid Fear)가 떠오른다.  (유동, 알고리즘)
무서운 사실은 공포가 어디에나 있다는 것이다. 공포는 어디서나 새어 든다. 우리의 가정에, 전 세계에, 구석구석마다, 틈마다 흠마다 스며든다. 공포는 어두운 거리에도 있고, 반대로 밝게 빛나는 텔레비전 화면 안에도 있다. 침실에도 있고, 부엌에도 있다. 우리의 일터에는 공포가 도사리고, 그곳을 오가기 위한 지하철에도 공포가 도사린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 혹은 누군가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서도, 우리가 소화하는 것들 그리고 우리가 접촉하는 것들에도, 공포가 숨어 있다.

공포가 유동하듯이, 나의 정보를 노리는 피싱도 유동한다. 언제 어디서나 나를 공격하는 피싱 시도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매우 씁쓸하다. 초연결시대가 도래하면서 비즈니스-소비자, 소비자-소비자 간의 연결이 강화되면서 초연결에 노출된 소비자의 주머니를 노리는 초연결형 범죄 욕망이 유동하게 되었다.  고도의 네트워크 사회에선 소비자의 요구/욕구/욕망이 범람하고, 비즈니스의 요구/욕구/욕망이 범람하고, 사기꾼의 요구/욕구/욕망이 범람한다. 하루에 2번이나 피싱 공격을 접수하면서 초연결시대의 힘을 생생 실감하게 된다. ^^



PS. 관련 포스트

[구경거리] 메신저피싱을 역으로 피싱한 이후 이야기입니다.  
http://twitpic.com/dtqtf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895
  • BlogIcon 토댁 | 2009/08/24 07:2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 역시 여러번 낚시질 당했다요.
    울 시어머님은 낚기셨지요. ㅜㅜ

    낚시질은 나빠요.....

    즐거운 한 주 되세욤^^

    • BlogIcon buckshot | 2009/08/24 09:09 | PERMALINK | EDIT/DEL

      단순낚시이면 귀엽게라도 봐주겠는데 피싱은 금융사기라서.. 수시로 금융사기 시도를 당할 수 있다는 것이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초연결 시대의 장점을 잘 취하고 단점을 잘 피해가는 지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

  • 아공 | 2009/08/24 07:52 | PERMALINK | EDIT/DEL | REPLY

    구독해서 읽은지 어느 정도 되었는데, 아직도 왜 제목마다 알고리즘 이라는 말을 붙이는지 궁금합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알고리즘이라는 말이 적당하지 않은 경우였는데요. http://en.wikipedia.org/wiki/Algorithm 혹시 정의를 잘 못 알고 계신지도?

    • BlogIcon buckshot | 2009/08/24 09:23 | PERMALINK | EDIT/DEL

      읽으시는데 불편함을 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사용하는 '알고리즘'이란 단어는 기존 의미를 대폭 확장시킨 것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굳이 정의를 내리자면 '무엇인가에 내재하고 있는 원리/법칙' 정도인 것 같습니다.

      오늘 포스트의 경우,
      점점 증폭되고 있는 연결이 결국 '피싱'이란 금융사기 행위를 낳게 했고 그런 금융사기 공격이 우리 생활 구석구석을 유동하며 침투해 있다라는 취지에서 '피싱, 알고리즘'이란 제목을 붙여 보았습니다.



  • k | 2009/08/24 14:57 | PERMALINK | EDIT/DEL | REPLY

    낚이실 뻔 하셨군요.
    하루에 2번이나 낚시줄을 드리웠다면 확실히 어띤가에서 리스트가 빠져나갔겠군요.
    좋지 않은 느낌으로 낚시를 빠져나가지만 뒷맛은 별로죠.
    이상한 느낌을 받지 못하고 송금까지 이어지고 나서의 뒷맛은 정말 좋지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죄짓지 않고도 편히 살 수 없는 세상이라니...

    • BlogIcon buckshot | 2009/08/25 07:10 | PERMALINK | EDIT/DEL

      정보화 사회는 정보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좋아지는 편리함과 개인정보 침해율이 비약적으로 상승하는 위험을 동시에 머금고 있는데 편리함과 같은 속도로 위험이 커지는 상황이 상당히 부담스럽습니다. 정보화 사회 속에서 편리함을 향유하는 만큼 위험에 대한 물샐틈 없는 대비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 BlogIcon cataka | 2009/08/24 22:1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오늘에서야 피씽을 경험해 보시다니 개인 정보를 정말 잘 관리해 오셨나봅니다. ㅎㅎ
    대중들의 공포심은, 발전되었지만 한편으로는 파편화된 사회구조에 기인한 대중의 무지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모르는 이를 또는 모르는 사실을 맞닥드리는 것이 과거 시대의 '귀신'과 마주하는 듯한 공포심을 불러오리라 생각하거든요.
    이러한 시대에 공포로 부터 담담해 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대책없는 여유로움으로 비난 받는다 하더라도 의연함은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분명 요즘 시대에 범발하는 공포감은 증폭된 면이 많으리라 생각하거든요.
    에공. 다시 보니 댓글이 삼천포로 빠졌는데... 암쪼록 좋은글 감사합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9/08/25 07:10 | PERMALINK | EDIT/DEL

      예, 말씀하신 것처럼 공포는 무지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공포로부터 담담해진다.. 참 멋진 개념인 것 같습니다. 귀한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

  • BlogIcon 박재욱.VC. | 2009/08/25 09:3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한테도 저런 전화들이 몇 번 오더라구요. 요새는 전화를 통한 피싱 뿐만 아니라 메신저를 이용한 피싱도 기승을 부리더라구요. 네이트온이나 MSN에서 지인들이 말을 걸어서 돈 좀 보내달라고 자꾸 그러네요. ㅋㅋ 이제는 피싱인 걸 너무나 잘 알아서 같이 좀 놀아주다가 돈은 안 보내주지만, 처음에는 친구에게 전화까지 해보면서 확인을 했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정보화 사회가 되면서 순기능과 함께 역기능도 이렇게 발생을 하네요.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09/08/25 09:47 | PERMALINK | EDIT/DEL

      확실히 피싱이 대세가 되긴 한 것 같습니다. ^^

      정보화 사회를 살아가면서 내가 정보를 쉽게 얻는 만큼 나의 정보도 쉽게 새어나간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기분은 참 씁쓸한 것 같습니다.

      순기능과 역기능 사이에서 최적의 포지셔닝을 해야 하는 것이 현대인의 덕목인가 봅니다. 귀한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 안녕하세요?
    kt경제경영연구소에서 운영하고 있는 IT지식포털 디지에코(www.digieco.co.kr)의 운영을 맡고 있는 엄기용입니다.
    저희 디지에코는 지식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기본 정신에 입각해서 kt경제경영연구소에서 생산되는 보고서들을 대외에 무료로 오픈해 왔습니다.
    이번에 보다 적극적으로 저희가 오픈한 지식을 더 많은 분들이 보고 이용하고 또
    전문보고서에 블로거들의 시각을 통해 독자에게 균형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디지에코 자료 인용 포스트 만들기' 이벤트를 한 달간(9월1일 ~ 9월 30일) 개최합니다.

    포스트 만드실 때 참고해주셨으면 합니다.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디지에코 대메뉴 중 'DIGIECO보고서', 'DIGIECO자료실'에 있는 자료를 인용 (중요 개념, 내용, 통계수치 등) 하여 포스트를 작성하신 후
    그 출처를 명확하게 언급해주 시고,
    2. 디지에코에 있는 인용된 자료에 트랙백을 남기시면 됩니다. 이것으로 OK입니다 (트랙백을 남기시는 게 참여 신청을 대신합니다).
    3. 트랙백이 달린 포스트들을 대상으로 그 내용을 심사해서 10월 7일 11명에게 초촐하나마 블로그 운영보조비 (최우수 1명 10만원, 우수 10명 5만원 예정)를 지원해드리려고 합니다.
    꼭 참여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주변 블로거들에게도 널리 알려주시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게 지내시기를 기원합니다.

    엄기용 드림

    • BlogIcon buckshot | 2009/08/26 09:39 | PERMALINK | EDIT/DEL


      오픈마인드를 갖고 계시기 때문에 가능한 이벤트라고 생각합니다. 굉장히 뜻깊은 이벤트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간 내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귀한 정보 정말 감사합니다. ^^

  • BlogIcon 지구벌레 | 2009/10/08 10:1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정말 초연결시대에 피싱도 24시간 온라인 상태 같습니다.
    언제어디서나 덤벼드는 웜바이러스 처럼 말이죠..

NAME PASSWORD HOMEPAGE
< PREV #1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