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드'에 해당되는 글 11건

'타임라인'이란 이름의 감옥 :: 2011/11/07 00:07

페이스북, 트위터는 피드 기반의 정보 소비를 본격화시켰다. Feed는 나의 취향에 부합하는 정보 위주로만 소비하게 하는 명확한 이점을 갖고 있는 반면에 '나'라는 상자 속에 갇혀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만드는 정보 편식의 문제점도 분명히 내포하고 있다. 나의 관심사에 부합하는 정보를 편리한 방식으로 소비한다는 취지가 오히려 관심사에 부합하는 유사 정보로만 구성된 편협한 관점들로 스트리밍되는 타임라인 구성 상의 한계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일종의 Relevance의 역습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피드 기반의 정보 소비를 하다 보면 점점 내 입맛에 맞는 정보만 입수하게 되기 쉽다. 훌륭한 정보 필터링 에이전트를 곁에 두고 정보 에이전트가 걸러서 가져다 주는 정보들만 소비하는 모습은 간신들에 둘러 쌓인 왕의 신세와 그닥 다를 바가 없는 것인지도. ^^

정보 필터링 에이전트는 쓰나미와도 같은 정보 홍수 속에서 효율적인 정보 소비를 도와주는 편리한 툴인가? 아니면 나의 관점을 특정 영역으로만 한정시키고 틀을 깨는 사고의 기회를 사전에 차단하는 정보 편식 툴인가?

창의력은 서로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대상과 대상을 연결하는 능력이다. 창의력의 핵심은 연관성을 창조하는 힘이다. 연관성을 창조하려면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어야 한다. 다양한 생각을 접하고 내 생각과 반대되는 관점과의 긴장관계를 통해서 창의적 사고력을 길러나갈 수 있는 것인데, 피드 위주로만 정보를 소비하고 나의 취향과 맞지 않는 관점을 사전에 차단하면 편협한 사고의 틀 안에 갇힐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나의 정보소비 패턴을 면밀히 짚어볼 필요가 있다. '나'라는 상자 속에 갇히는 방식의 수렴형 정보소비를 하고 있는지, '나'와 다른 생각을 접하고 그것과의 대립/긴장 관계를 통해서 나의 생각을 변주/확장시켜 나가는 정보소비를 하고 있는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는 접속과 단절이 결코 반대의 개념이 아니란 사실을 잘 보여준다. 온라인 상에서 관계를 맺고 있고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모두 자신만의 '타임라인' 안에 갇혀 사는 온라인 코쿤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타임라인'에 갇혀 사는 코쿤들을 양산하는 모습은 인간 삶을 극명하게 투영하고 있다. 사람은 넓은 세상을 한껏 느끼며 살아가는 것 같지만 실상은 자신을 향해 입수되는 정보를 제멋대로 가공하고 있는 뇌 속에 갇혀 사는 존재다. 뇌/타임라인 속에 갇혀서 뇌와 타임라인이 필터링해 주는 가상의 모습을 실제 세상이라고 착각하면 안 된다.

타임라인이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필터링 정보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스스로 연관성을 창조하면서 세상의 진짜(?) 모습을 파악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지점에 위치할 수 있으려면 내가 정보를 소비하면서 어떤 방식의 필터링을 하고 있는지, 내가 어떤 정보를 filter-out하고 있는지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내가 배제시키고 있는 정보들 중에 나를 창의적으로 자극하고 나를 혁신시킬 수 있는 열쇠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창의력을 극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단, 사전 필터링을 통해 그 기회를 차단하고 있을 뿐이다. 개인화 타임라인의 등장은 정보 소비의 편리성 극대화와 정보 편식의 문제점을 동시에 의미한다.  타임라인의 편리함에 안주하며 안 된다. 필터링과 사고의 확장 간에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는 날카로운 정보 균형감각을 지속할 수 있어야 한다. ^^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1266
NAME PASSWORD HOMEPAGE

독서와 밈 디자인 :: 2011/11/04 00:04

한 사람의 독서 목록은 그 사람의 정체성을 구성한다.  모든 책은 그 나름의 DNA를 가지고 있다. 책을 읽고 그 책과 교감을 했다면 그 책에 내포된 DNA를 섭취하게 된다. 100권의 책을 읽고 그 책과 교감을 한 독자는 100권의 책에 내재된 DNA를 섭취하게 되고 그 DNA들은 다양한 가능성의 동적 조합을 하면서 독자의 사고체계를 구성하게 된다. 책을 읽고 생각한다는 것. 다양한 책을 통해 발생한 생각들이 서로 연결된다는 것은 DNA 레고블록을 조합하는 것과 비슷한 프로세스일 것이다.


문화를 창조하는 새로운 복제자 밈
수전 블랙모어 지음, 김명남 옮김/바다출판사

독서는 meme(밈)을 디자인하는 행위이다.  저자의 생각을 자기화 시켜서 흡수한 생각 모듈들을 조합하여 나를 구성하는 행위. 독서는 "나를 어떤 밈플렉스로 진화시켜 나갈 것인가?"란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독서의 대상은 종이책/전자책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세상 전체가 책이 되어가고 있다. 저자와 독자 간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듯이, 책과 책이 아닌 것 간의 경계도 무너지고 있다. 드라마를 봐도 그 안에서 책을 보게 되고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가도 흘러가는 대화 속에서 책이 보이고 길을 걸어가다 마주치는 풍경 속에서도 책이 보인다.

인간 자체가 RSS 리더기이다. 자신을 향해 인입하는 수많은 정보들 중에 자신이 설정한 필터링/구독 조건에 맞는 정보만 선별적으로 피드 받는 reading machine, 그게 인간이다. 중요한 건 내가 reading machine으로서 어떤 필터링/구독 알고리즘을 갖고 있는 가이다. 그 알고리즘이 meme machine으로서의 '나'의 정체성을 좌우하게 된다.

독서는, 세상을 읽는다는 것은 고도의 meme design 행위이다. 산다는 것 자체가 meme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나도 모르게 축조된 '나'라는 밈플렉스에 의도를 부여하고 의식적 디자인을 해나가는 것. 독서를 하다 보면 나를 구성하는 meme 클라우드를 하나하나 알아가게 된다. 독서는 결국 나의 meme을 읽고 디자인하는 행위인 것이다.  우린 모두 meme designer이다. ^^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1245
NAME PASSWORD HOMEPAGE

미디어는 거울이다. :: 2011/09/21 00:01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1249
NAME PASSWORD HOMEPAGE
< PREV #1 #2 #3 #4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