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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은 바벨탑을 쌓고 있는가? :: 2010/11/10 00:00서점에서 우연히 폴 핼펀의 그레이트 비욘드란 책을 접하게 되었다. 책을 대충 훑어 보았는데 자세히 읽어보지 않아도 그 안에 어떤 내용이 들어 있으리란 것은 충분히 짐작이 가고도 남았다. ^^ 물리학은 만물에 내재한 근본 원리를 탐구한다. 계속되는 물리학의 발전 속에서 인류는 만물의 작동 원리에 대해 하나 둘 새로운 것들을 깨우쳐 갔고 잘못된 믿음을 바로 잡기도 했다. 뉴튼, 아인쉬타인과 같은 획을 긋는 물리학의 대발견은 일반인에게도 제목 만큼은 널리 알려져 있기도 하다. 현대 물리학은 거시 영역, 미시 영역을 아우르는 대통합 이론을 만들고 싶어 한다. 상대성 이론으로 과학의 커다란 딜레마를 풀었던 아인슈타인이 평생에 걸쳐 도전했던 최종 이론의 수립은 미결 과제로 남아 있는 상태이며, 지금도 자연의 최종 이론을 찾기 위한 거대한 지적 모험은 수많은 과학자들에 의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물리학의 '물' 자도 잘 모르는 내 눈에는 만물의 원리를 밝히고픈 물리학의 욕망은 거시,미시 영역 모두에서 미궁 속에 빠진 것처럼 보인다. 물리학은 어쩌면 최첨단 바벨탑을 쌓고 있는지도 모른다. 일반인은 해독이 매우 어려운 그들만의 언어. 물리학의 바벨탑. 그 끝은 과연 무엇일까. 어쩌면 언어 자체가 바벨탑인지도 모른다. 언어가 달라서 뿔뿔이 흩어진 것이 아니라 언어가 생겨서 뿔뿔이 흩어진 것이 아닐지. 하나로 연결되어 있던 마음이 흩어진 것은 아닐지. 언어는 인간이 본질에 다가갈 수 있는 경로를 차단하고 있는지도. 만물의 원리를 언어로 표현한다는 것. 그건 첨부터 잘못된 접근이었는지도 모른다. 왠지 만물은 언어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으려 하는 것 같다. ^^ PS. 관련 포스트 무식, 알고리즘 가설, 알고리즘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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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 알고리즘 :: 2009/06/17 00:07
호기(好奇) - 새롭고 신기한 것을 좋아하거나 모르는 것을 알고 싶어함
"뇌를 호기심으로 가득 채우고 새로운 정보를 끊임없이 공급해 줄 수 있다면 노인이 되어서도 어린아이와 같은 느낌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난 4살 때 공룡에 꽂혔다. 그런데 엄만 마치 내가 그러길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그날 우리 집을 쥐라기 시대로 만들어 버렸다. 공룡 그림들이 벽에 걸렸고, 바닥과 소파엔 공룡 책들이 널렸다. 엄만 저녁식사를 '공룡 음식'처럼 준비하기도 했고, 나와 몇 시간씩 공룡 소리를 내며 웃고 떠들기도 했다. 어느 날, 별안간 난 공룡에 대한 관심이 사라졌다. 유치원 친구 하나가 우주선과 우주에 꽂혔기 때문이다. 역시 엄만 먼저 기다리고 있었다. 내 맘이 바뀜과 동시에 우리 집은 공룡 시대에서 우주 시대로 변했다. 공룡 포스커가 붙어 있던 자리에 별 그림이 걸렸다. 욕실엔 작은 위성 그림들이 붙었다. 엄마는 심지어 감자칩 봉지에서 '우주 동전'을 찾아주기까지 했고, 나는 그걸 모두 모아 스크랩북을 만들었다. 나의 어린 시절은 내내 이런 일들이 되풀이 되었다. 내가 그리스 신화에 관심을 가지면 엄마는 집을 올림푸스산으로 바꿔주었다. 내 맘이 기하학으로 옮아가면 집은 유클리드 세계로 변모했다. 14살 어느 날 나는 엄마에게 내가 무신론자라고 선언했다. 신앙심 깊은 엄마는 놀랍게도 이렇게 말했다. "야~ 괜찮다~(개콘 변기수 말투)" 마치 내가 어제 감자칩이 먹기 싫어졌다고 말하기라도 한 것 같았다. 그 다음 날 엄만 내 손에 한 권의 책을 꼭 쥐여주었다. "이 책을 쓴 사람은 니체라는 사람이고, 이 책 제목은 '우상의 황혼'이야. 무신론자가 되려면 최고의 무신론자가 되렴. 재미있게 읽어랑~!"
아빠는 몇 가지를 습관화하고 생활화함으로써 독서하는 환경과 습관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인간이 살아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희귀사건이며 놀랍도록 희박한 확률의 사건이다. 초 거대 행성에 묻어 있는 한 점 먼지를 생각해 보라. 그 먼지 한 점이 인간이 태어난 확률과 같다. 거대 행성은 그 반대의 확률을 상징한다. 저택을 선물로 받아놓고 감사하기는커녕 욕실에 때가 낄지 모른다고 짱내는 찌질이가 되지 말라. 잊지 말아야 사실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로 검은 백조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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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뇌, 알고리즘 :: 2009/05/18 00:08
빠른 속도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문명은 인간 삶의 질을 아래와 같이 현란하게 고급화시키고 있다. 과학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면서 인간에게 겸손을 촉구하는 초강력 카운터 펀치를 계속 날릴 것으로 보인다. 코페르니쿠스는 지구가 태양의 은총을 먹고 사는 행성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다윈은 인간과 동물 사이에 그다지 큰 차이가 없음을 알려 주었다. 양자역학은 물체가 분명한 위치를 가지지 못한다고 주장했고, 상대성 이론은 우주에 똑딱거리며 시간을 가리키는 거대한 시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역설한다. 앞으로도 인간을 깜짝깜짝 놀라게 할 과학적 발견은 계속될 것이고 그것은 계속 인간을 왜소하고 흐릿한 존재로 규정하는 그 무엇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마 다음 번 충격은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시간이란 환상을 갖고 살아가고 있는 "인간의 자아도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일지도.. 조작된 시간, 조작된 기억, 조작된 자아.. ^^ 문명의 발전이 인간을 기계적으로 확장시키는 동시에 인간을 기계적 도구로 전락시키는 현실 속에서 인간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고민하는 힘"은 인생을 둘러 싼 보편적 주제에 대한 의미 탐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나는 누구인가? 돈이 세계의 전부인가? 제대로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 청춘은 아름다운가? 믿는 사람은 구원받을 수 있을까? 무엇을 위해 일을 하는가? 변하지 않는 사랑이 있을까? 왜 죽어서는 안 되는 것일까? (이 질문들이 바로 이 책의 목차이다) 기억, 알고리즘 기억과 자아 사이 자아는 기억으로 구성된다. 지나간 일을 회상하는 순간 기억은 변한다. 기억을 기억하는 순간 기억이 변하듯이,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나에 대해 고민하는 순간, 나는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게 된다. 단지 "나"라는 존재에 대해 환기하고 질문을 던지고 답을 내려고 뇌를 계산시키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원래 "나" 자체는 아무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나에 대한 고민, 생각, 계산(computing)이 나를 만드는 것이지 그냥 나 자체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돈, 앎, 청춘, 믿음, 일, 사랑, 죽음.. 이 모든 것이 나를 만든다. 돈, 앎, 청춘, 믿음, 일, 사랑, 죽음.. 이 모든 것에 대한 나의 생각과 대응이 나를 만든다. 우주가 우주인 것은 자신에 대해 계산을 하기 때문이다. 자신에 대해 계산하고 그 계산이 새로운 정보를 창출하고 그것이 또 다른 정보를 생성하고.. 우주는 그렇게 광대하고 복잡해져 갔다. 인간은 소우주이다. 이미 인간 속에선 '인간 알고리즘'에 의해 수많은 계산이 인간의 무의식 속에서 집행되고 있다. 그 계산의 합이 바로 뇌다. 인간이 단순한 뇌에 머무를 것인지, 아니면 뇌뇌(惱腦)가 되어 고민을 지속할 것인지에 따라 인간 존재는 큰 궤적의 차이를 그릴 것이다. "고민하는 힘"은 무거운 주제를 그리 무겁지 않게 다루고 있다. 두께도 얇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난 귀중한 키워드를 얻었다. 아무 생각 없이 살면 텅 빈 자아로 생을 마감할 수 있기에 텅 빈 나의 자아와 내 인생을 고민으로 채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 이 책을 읽은 보람이다. 대소, 알고리즘 포스트에 귀중한 댓글을 주신 고무풍선 기린님의 책 추천에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리고 싶다. ^^ PS. 참조 포스트 고민하는 힘, 惱む力 퇴보, 알고리즘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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