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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기 vs. 재즈뮤지션 :: 2011/12/21 00:01
예전엔 뛰어난 암기력은 곧 명석한 두뇌를 의미했다. 많은 양의 복잡한 정보를 통째로 암기하고 출력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대단한 능력을 보유한 사람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컴퓨터가 점점 인간의 생활 속으로 침투해 들어오고, 인터넷이 인간의 일상이 되어가고, 스마트 디바이스가 인간의 삶을 리드하고 있는 상황이 되자 암기력은 그 의미와 가치를 잃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기계가 인간의 영역 속으로 침투하면 할수록 기계는 인간의 암기 능력을 무용화(?)시켜 나간다. 이제는 전화번호를 예전처럼 달달 외우지 않아도 되고 정보를 시시콜콜 외우고 있지 않아도 검색만 하면 필요한 정보가 체계적으로 쏟아져 나온다. '암기력'이란 단어는 점점 구시대적인 느낌을 주는 고색창연함을 띠어가고 있다. 이제는 암기능력보다는 즉흥변주 능력의 가치가 훨씬 더 돋보인다. 암기한 내용을 출력하는 것보단 다양한 정보를 엮어 즉흥변주 형태로 출력하는 것이 훨씬 더 매력적이다. 이제 인간의 지적 능력의 지향점은 복사기(암기능력)에서 재즈뮤지션(즉흥변주능력)으로 옮겨가고 있다. 하지만 복사기의 가치는 여전하다. 즉흥변주의 능력이 복사능력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해도 모든 즉흥변주는 복사를 전제로 하기 마련이다. 즉흥변주 출력이 모사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한, 복사 능력은 즉흥변주가의 기본 소양일 수 밖에 없다. 단, 순발력 측면에선 예전 복사기와 최신 복사기의 차이는 상당히 크다고 봐야 한다. 복사를 위한 복사가 아니라 즉흥변주를 위한 복사이니까. 새로운 창조를 위한 복사는 기존의 복사와는 다른 태도를 지닌다. 저장형 복사에서 접속형 복사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지점에서 즉흥변주는 시작된다. 오늘 포스트는 아래 TED 강연을 보고 느낀 소감을 적은 것이. 나중에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 다시 보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올 것만 같아서 나중에 다시 함 꺼내서 볼 생각이다. ^^ PS. 관련 포스트 Jam Reading 튓잼, 알고리즘 재밍, 알고리즘 생성, 알고리즘 Charles Limb: Your brain on improv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1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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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 Reading :: 2011/11/30 00:00인터넷은 우리에게 하이퍼링크라는 새로운 유형의 경로를 터주었다. 글을 읽다가 링크가 걸려 있고 관심이 가면 그걸 클릭하고 해당 페이지로 이동하게 된다. 하나의 글을 온전히 읽기 어렵고 집중하지 못하는 산만함이란 네거티브한 습관이 형성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하이퍼링크는 산만함으로만 이해할 성질의 개념은 아니다. 하이퍼링크는 깊은 사고를 방해하는 훼방꾼인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이퍼링크는 재밍과 깊은 연관이 있는 개념이다. (재밍: 가변적이고 자율적인 변주) 책을 저자가 깔아 놓은 생각 도로를 따라 쭉 읽기만 하면 결국 저자의 생각을 따라가는 수동적 행위에 그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책을 읽으면서 재밍을 한다고 생각을 해보자. 책에 나와 있는 수많은 저자의 개념들 중에서 내 시선을 끄는, 내 마음을 울리는 키워드 하나가 눈에 띌 경우, 더 이상 책에 깔려 있는 저자의 생각 도로를 따라서 마음을 이동시킬 필요는 없다. 내 주목을 잡아채는 키워드를 갖고 일종의 하이퍼링크질을 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해당 키워드에 대한 나만의 생각을 전개하고 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장되면서 결국 커다란 나의 생각 덩어리를 생성할 수 있다면 그건 jam reading을 통해 나만의 변주곡을 연주한 것이고 그 연주는 책의 저자가 산출한 결과물과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나의 저작이 된 것이다. 세상 전체가 책이 되어 가고 있다. 이제, 책은 저자가 쓰고 독자가 읽는 구조가 아니다. 책의 재료는 세상에 널려 있는 것이고,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은 세상에 널린 재료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조합하여 자신만의 책을 계속 써나가고 있는 것이다. 종이책을 읽으면서 나만의 하이퍼링크질을 통해 나의 책을 만들 수 있는 것이고, 음악을 들으면서 나만의 하이퍼링크질을 통해 나의 노래를 만들 수 있다. 드라마를 보면서, 길을 걷다가 건물을 보면서, 지하철에서 사람과 사람의 대화를 듣다가 어떤 키워드에 착안해서 나만의 생각 경로를 열어나갈 수 있다. 세상을 읽으면서 세상 속에서 키워드를 추출해서 나만의 하이퍼링크질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세상이란 책을 읽으면서 세상이란 책에 씌어 있는 글귀들을 수동적으로 따라 읽지 않고, 나만의 생각 글감에 하이퍼링크를 걸고 그 하이퍼링크를 클릭하면 나만의 생각 직조물이 멋지게 펼쳐지는 것. 세상을 읽고, 세상을 jamming하는 것. 우리는 모두 세상을 읽고 세상을 연주하는 재밍 뮤지션들인 것이다. 우주에서 유일한 나만의 뮤직을 연주하는 재밍 아티스트. 인터넷은 우리에게 하이퍼링크라는 멋진 재밍 툴을 선물한 것이다. ^^ PS. 관련 포스트 세상과 책 유독, 알고리즘 튓잼, 알고리즘 재밍, 알고리즘 ![]()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1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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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션, 알고리즘 :: 2011/11/23 00:03
책을 읽지 않고 '큐레이션'이란 단어 자체에 끌려서 쓰는 포스트이다. '큐레이션'은 '다른 사람이 만들어놓은 콘텐츠를 목적에 따라 가치 있게 구성하고 배포하는 일을 의미한다. 큐레이션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큐레이션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행위는 오래 전부터 존재했고, 그 행위에 의미를 부여하는 단어가 부각되는 상황이라고 봐야겠다. 웹이 발전하면서 컨텐츠를 편집할 수 있는 툴이 발전하게 되었고 이는 컨텐츠 편집의 니즈를 더욱 강화시켜 나갔다. 큐레이션은 미니홈피, 게시판, 블로그, 카페에서의 UGC 활동을 통해 웹 유저의 일상 속에 침투했고 트위터, 페이스북은 그 큐레이션 활동에 네트워킹적 묘미를 더해 주고 있다. 큐레이션은 정보폭증 시대에 정보를 효율적으로 소비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웹 상에서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수행하는 큐레이션 행위들이 자연스럽게 직조해 나가는 curated information structure는 원하는, 원할 수 있는 정보에의 접근성을 현저히 제고하게 된다. 나와 유사한 정보 취향을 갖고 있는 유저 그룹과 직간접적인 네트워킹을 맺어 놓으면 내 입맛에 맞는 가공된,구조화된 정보를 입수하는데 도움을 주는 수많은 서포터 대군을 거느리게 되는 셈이다. 물론 입맛에 맞는 정보만을 편식할 수 있게 되는 우려가 존재하긴 하지만. ^^ 큐레이션은 타인이 필터링한 정보를 받아먹는 것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내 자신이 정보를 가공하고, 가공된 정보들을 어떻게 연결해서 나만의 맥락을 만들어 낼 것인가는 큐레이션이란 단어 속에 내재된 중요한 질문이다. 나 자신이 큐레이터로 어떻게 활동하는 것인가?를 관찰하고 나의 큐레이션 알고리즘을 지속적으로 확장/발전시켜 나갈 수 있어야 한다. 큐레이션은 일종의 '세상을 보는 렌즈' 만들어 나가기이다. 세상을 보는 렌즈가 편협한 프레임으로 설계되어 있다면 좁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밖에 없다. 내가 어떻게 큐레이션하고 그 큐레이션이 나의 시각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 정보 소비는 나의 프레임과 타인의 프레임이 만나서 나누는 대화이다. 프레임과 프레임이 만날 때 단순히 메시지를 전달하고 전달받는 1차적 대화만 나누면 안 된다. 프레임에서 프레임으로 메시지가 이동할 때 보내는 프레임이나 받는 프레임에서는 그 메시지가 어떤 '관(觀)'에 의해 생성된 것인지를 짚어볼 수 있어야 상자 안에 갇히지 않고 틀을 벗어날 수 있는 확장/연결형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 큐레이션은 정보과잉의 돌파구로서의 의미만을 갖진 않는다. 정보과잉 현상은 원시시대부터 인간 속에 이미 내재되어 있던 기계적 반응 알고리즘 만으로 얼마든지 대응 가능하다. 큐레이션이란 단어가 주는 진짜 의미는 세상에 완전한 창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누구나 편집을 통해 자신 만의 세계관을 생성할 수 있고, 그 세계관을 통해 자신을 계속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큐레이터이다. 단지 어떤 큐레이터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달라질 뿐이다. 나만의 맥락을 창조하는 적극적 큐레이터인가? 남의 맥락만을 수동적으로 받아 먹는 소극적 큐레이터인가? ^^ PS. 관련 포스트 Attention의 탄생 - 知의 편집공학을 읽고 관틀, 알고리즘 컨텐츠 바리스타 (컨)텍스트 블로깅- 문화 리믹스 번성의 촉매제 Blogging = Broadcasting Identity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1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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