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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알고리즘 :: 2012/04/02 00:02

많은 것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 수 있으나,
정말 중요한 건 잘 변하지 않기 마련이다
.
많은 것이 변했다는 건 그만큼 중요하지 않은 것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
어떤 시공간 속에 있더라도 변하지 않는 것에만 집중하면 된다
.

문명과 기술은 수많은 것들을 빠른 속도로 변화시켜왔다.
그런데, 그렇게 축적된 무수한 변화들은 그닥 중요한 것들이 아니다.
정말 중요한 것들은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비본질적인 것들의 변화 쓰나미 속을 살아갈지라도 본질을 외면해선 안된다.

문명/기술은 빠른 속도로 무수한 변화를 주도하면서 인간에게 발전한다는 환상을 심어주고 있으나,
모두 마이너한 변화들에 불과하다. 정말 중요한 본질에 대해선 문명과 기술이 우리에게 해준 게 그닥 없다.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갖고 벌이는 허상 잔치라고나 할까.

변화에 냉정해야 한다.

중요한 것이 변하고 있는지 마이너한 것이 변하고 있는지
그 변화에 내가 호들갑을 떨어야 하는지, 휩쓸릴 필요가 있는지
냉정하게 판단해 봐야 한다.

변화..
직시하면 할수록
그 동안 지나치게 변화에 이리저리 휘둘렸던 건 아닌가 반성해 보게 된다. ^^


PS.
관련 포스트
지변, 알고리즘
숨겨진 우주 - 리사 랜들, You're the inspiration
시지프스의 링 - 영속발전의 플랫폼 (發展 & 發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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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과 상상, 그리고 인간 :: 2012/03/26 00:06

난 고소공포증이 있는 편이다. 높은 곳에 올라가면 다리가 후들거린다.

왜 공포를 느끼는 걸까?
현실을 직시하기 보다는 일어날 지도 모를 뭔가를 상상하기 때문이다.
현실을 정면으로 바라본다면 공포감은 그리 강하게 출렁거리진 않을 것이다.

공포는 상상에서 비롯된다. 상상은 강력한 공포 발전소이다. 어디 공포만 그럴까? 상상은 많은 감정을 가능케 하고 감정은 사람을 로봇처럼 이리저리 조종한다. 상상 엔진은 대개 부정적인 감정과 연루되어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공포, 불안, 분노, 우울, 슬픔 등은 대개 상상과의 시너지 효과로 인해 증폭되기 마련이다.

상상이 감정과 연결되어 있기에 상상을 멈추는 방법은 간단(?)하다.
감정을 직시하면 된다. 감정을 직시하면 감정이 멈추고 감정이 멈추면 상상이 작동하기 어려워진다.

부정적 감정의 과잉화를 막기 위해선 '나'의 범주를 넓게 설정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오직 협의의 '나'만 생각하고 협의의 '나'의 지나친 생존만을 의식해서는 부정적 감정과 상상의 시너지 쓰나미에서 헤어나오기 어렵다. '나'를 넓게 규정하고 광의의 '나'의 문제는 무엇이고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를 상상하기 시작해야 한다.

창의적/긍정적인 상상을 잘 한다는 것은 본능 깊숙이 새겨진 부정적 감정과 상상과의 시너지 메커니즘을 자신 내부에서 자신의 외부로 꺼내서 타자와 세상과 소통하는데 활용함을 의미한다. 부정적인 감정 에너지와 그것을 증폭시키려는 상상 에너지를 자신 안에 가두지 않고 자유롭게 바깥 공기를 마시며 유동할 수 있게 방생할 수 있는 능력. 그렇게 할 수 있는 의지와 스킬이 상상력의 크기를 좌우한다.

나를 좁게 볼 것인가, 나를 넓게 볼 것인가의 갈림길에서 상상의 용도가 분기점을 타게 된다. 사사롭고 시시각각 발생하기 일쑤인 부정적 감정의 흐름에서 벗어나서 일희일비하지 않을 수 있는 테마에 대해 감정을 작동시키고 상상의 트랙을 밟아나갈 수 있어야 한다.

상황에 따라 감정을 직시하기도 하고, 감정을 자극하기도 하는 것.
상황에 따라 상상을 억제하기도 하고, 상상을 증폭하기도 하는 것.

감정과 상상은 지금까지 인간을 지배해온 강력한 로봇 조종자였다. 앞으로 인간이 지금보다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변모한다면 그 혁명의 기반은 감정/상상과 인간의 관계 전복일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 감정하고 상상할 자격을 갖고 있다. 그렇게 변해갈 수 있는 인간만이 생의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PS. 관련 포스트
상상,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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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인플레이션 :: 2010/07/16 00:06

2008년 8월에 아래와 같이 한 줄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



최근에 가장 인상 깊게 본 트윗이 있다. 바로 soo5306님의 트윗이다.



정말 그렇다. 화려한 서양 용어들을 가만 곱씹어 보면 이미 동양에선 보편적인 개념으로 존재했던 것들이다. '人間'이란 말 속에 이미 'social network'이란 개념이 들어 있지 않은가? 우린 이미 오래 전부터 'social network'란 개념을 일상적으로,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웹 2.0'이란 용어가 등장하기 전, 한국엔 이미 웹 2.0에 준하는 서비스들이 존재했었다.
해외에서 '웹 2.0'란 용어가 등장한 이후, 한국에선 이렇다 할 혁신 서비스가 나오지 않고 있다.
우리가 이미 하고 있던 것에 남이 이름만 그럴싸하게 붙인 것 뿐인데.

우리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이미 하고 있던 것에 남이 이름을 붙여 버린 후, 우린 마치 갖고 있던 것을 빼앗기기라도 한 듯이 그럴싸한 이름이 붙여진 곳에 가서 거기에 뭐가 있을까 하고 기웃거리다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낸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물론, 이름을 붙이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담론을 지배해 나가는 힘은 언제나 존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웹 2.0과 함께 대거 등장한 화려한 용어빨의 범람에 너무 무기력하게 휩쓸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용어가 등장할 때, 그걸 빨리 입수해서 그걸 읊어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용어는 항상 인플레이션의 경향이 있다. 기존에 있는 것을 진부화시켜야 하는 압박 때문에 새로움을 가장한 찬란한 거품이 항상 끼어 있기 마련이다. 그걸 냉정하게 거둬내고 그 안에 담긴 본질을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한다. 해외의 구라포스 강력한 작명가들이 쏟아내는 겉멋 가득한 용어 속에 도사린 거품과 궁색한 실체를 직시할 수 있다면 자신이 이미 해놓은 것을 망각하고 남이 갖다 붙인 껍데기스런 용어 자체에 집중하는 주객전도의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용어가 등장하면, 그것을 일단 쎄게 의심부터 해도 크게 무방하다. 용어는 자신의 이기적 생존을 위해 화려한 버블로 빈약하기 그지없는 실체를 온통 뒤덮고 등장하기 마련이니. ^^



PS. 관련 포스트
개방, 알고리즘
웹혁,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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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ynamic | 2010/07/16 09:5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공자의 인(仁) 또한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시한 사상이죠. 현재의 사회시스템과 경제, 법체계가 모두 서양에서 온 시스템이여서 그렇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우리만의 화합(동양적 가치) 시스템이 있으면 좋을 듯 합니다.^^
    (동양적 용어는 항상 디플레이션 경향이 있죠.^^)

    • BlogIcon buckshot | 2010/07/17 10:11 | PERMALINK | EDIT/DEL

      동양적 용어의 디플레이션 경향.. 촌철살인이십니다. ^^

  • 맞습니다 | 2010/07/16 11:1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인플레에 대해서, 생각없이 들여와서 쓰는 말에 대해서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런데... 예전부터 궁금했던게, 왜 "****, 알고리즘"이라고 하시는지요?

    알고리즘이라는 또 다른 인플레라고 혹시 생각해보신 적은 없으신지요? ^^

    • BlogIcon buckshot | 2010/07/17 10:12 | PERMALINK | EDIT/DEL

      기저에 존재하는 강력한 원리라는 의도로 '알고리즘'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이것도 일종의 인플레이션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 BlogIcon 고구마 | 2010/07/16 13:47 | PERMALINK | EDIT/DEL | REPLY

    기존 개념의 진부화라는 말이 와닿습니다.

    본질의 변화보다는 말장난으로 사그라드는 일련의 현상들을 보면서 저도
    buckshot님과 같은 실망감 or 분노를 느끼곤 합니다.

    반면 서양인들이 용어를 만들고 이 용어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때때로 비즈니스 지형을 바꾸기 위한) 사회적 변화까지 이끌어내는 모습을 보면
    이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ps. 개인적으로 저도 제가 만든 용어들이 좀 저렇게 빛을 봤으면 하는 바램이... ㅋㅋㅋ

    최근에 CJ사보에 레이버테인먼트로 글하나 썼습니다.
    http://blog.naver.com/pupilpil/120111081366
    요즘 회자되는 개념을 좀더 넣어봤는데, 시간이 없어서 좀 경황없는 글이 되어버렸네요.

    • BlogIcon buckshot | 2010/07/17 10:16 | PERMALINK | EDIT/DEL

      와. 멋진 아티클이 탄생했네요. 고구마님의 용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주말이 될 것 같습니다. 생명력 강한 용어라고 생각합니다. 계속 새로운 화두를 저에게 던져주게 될 것 같아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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