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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의 모방 :: 2013/11/29 00:09

베끼려면 제대로 베껴라
이노우에 다쓰히코 지음, 김준균 옮김/시드페이퍼


책을 읽지 않고 쓰는 글이다.  책 제목만 봐도 메세지가 느껴지기 때문에. ^^

모방을 모방해서 모방하기 힘든 뭔가를 만들어낸다.
모방과 모방 사이에 독창성을 가미한단 얘기다.
아니, 모방을 하는 자의 독창성이 따라기 힘든 모방을 가능케 한단 얘기다.
결국, 독창성만 갖고 있다면 모방을 해도 자기 스타일이 묻어 나온다는 것.

독창성을 갖추기 위해선 모방을 꾸준히 할 수 밖에 없다. 모방에 모방을 더하고 모방에 모방을 더하고.. 반복되는 모방의 시간 속에서 모방은 어느 순간 티핑 포인트를 맞이하게 된다. 거듭된 모방 속에서 자신 만의 고유한 패턴이 발생하게 되고 그런 패턴이 독창성으로 발전하면서 어느덧 모방은 더 이상 100% 단순 복제에 머물지 않고 뭔가 자신 만의 이야기를 발현시키는 구조로 작동하게 된다.

핵심은 모방에 기저하고 있는 '원형'을 인지할 수 있는가이다.  모방 속에서 원형을 탐지할 수 있으면 한 차원 높은 모방이 가능해진다. 일종의 모방을 리버스 엔지니어링한다고나 할까. 모방의 생성 과정을 역설계할 수 있으면 모방의 전모가 드러나게 된다. 그리고 모방이 만들어지기 이전 상태로 이동한 후 나만의 모방을 설계할 수 있는 상황 속으로 진입한다. 모방의 모방이 일어나는 순간이다.

모방의 모방.  반복, 중첩, 재귀가 지향하고 있는 지점에 원형의 숨결이 존재한다.   모방의 모방을 통해 모방한 자의 생각 경로를 따라가 보고, 모방한 자가 택하지 않았던 경로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나만의 경로를 설계하는 과정은 저자의 책을 읽고 저자의 마음을 해부하면서 저자 생각의 랜드스케이프를 한 장의 그림으로 복원시키는 복원예술가의 과정이면서, 아무 것도 없는 '무'의 환경에서 새로운 '유'를 만들어내는 창조예술가의 모습이기도 하다.

고수들의 바둑을 따라 두기만 하면 기계적이겠으나 고수들의 바둑을 따라두면서 고수들의 마음을 읽어 내리는 노력을 지속하면 고수의 기력에 근접할 수 있는 진입로가 형성된다. 타인의 마음을 읽고 타인의 마음을 예술작품으로 형상화하고 나의 마음을 읽고 나의 마음을 예술작품으로 표현하는 것. 모방의 모방은 결국 예술로 귀결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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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간의 상상 :: 2013/09/06 00:06

우연한 경험

가끔 무릎을 탁 치게 하는 멋진 컨셉,키워드를 제시하는 책들이 있다. 그래서 혹하는 마음으로 책을 펼쳐보곤 하지만 이내 책을 덮게 되기 일쑤이다. 그런데 오히려 그런 책들에겐 고마운 마음이 든다. 시간 소모 없이 멋진 컨셉,키워드를 얻게 해줬으니 말이다. 그런 경험을 하다 보니 내가 즐기는 독서 플로우가 뭔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게 된다.  너무나 매력적인 제목,컨셉,단어,문장을 노출하고 있는 책을 알게 되고 그 책의 내용이 궁금해 지는데 막상 그 책을 읽어보면 당초 가졌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고 책을 읽지 않고 그저 책에 대한 상상만 하는 것으로도 나는 충분히 만족스러울 수 있는 그런 흐름. 책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책을 읽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고 책에 대한 상상을 하는 것이 더 큰 부분일 수 있다는 것.


의도된 경험

꽤 괜찮을 것이라 예상하는 책을 구입해 놓고 30일 동안 책을 열지 않는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책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된다. 시간의 흐름이 야기하는 궁금증을 억제하고 또 억제하면 자연스럽게 구입한 책에 대한 상상력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그 책을 궁금해 하고 도대체 그 책 안에 어떤 내용이 있을 것인가에 대한 나름의 상상을 나만의 경로를 따라 펼쳐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만약, 바로 책을 열었다면 예상했던 내용에 부합하지 못하는 실망스런 컨텐츠에 기분이 다운될 수도 있고 예상을 뛰어넘는 책 내용의 전개에 흥미진진함을 만끽하며 독서의 흐름 속에 나를 온전히 맡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모든 가능성을 비밀로 간직한 채 이미 완성되어 내 앞에 놓여 있는 책과 일정한 거리를 설정한 채 나만의 스토리라인을 덮여 있는 책 위로 쌓아가기 시작하면 책은 더 이상 궁금증의 대상에 그치고 않고 나의 상상 속에서 새로운 책으로 identity를 정립하게 되고 나는 어느덧 작가 모드로 진입하게 된다. 독자의 입장에서 책을 손에 넣은 후, 책을 좀처럼 열지 않고 작가의 입장을 획득하는 것. 독자와 작가는 동전의 양면에 불과함을 체득하게 되는 순간이다.


평행우주의 탄생

어쩌면 영원히 책을 여는 기회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상상 자체로 충분히 즐거웠고 그로 인한 포만감이 책 내용을 더 이상 궁금하게 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을 사놓고 그 책을 읽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책을 통해 얻은 것이 충분한 것이고 열지 않은 책을 통해 나만의 책을 쓰게 되는 경험을 한 것이니 어쩌면 최상의 독서 경험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또한, 결국 그 책을 열고 나만의 판타지와 그 책에 적혀 있는 팩트를 비교하는 것도 매우 흥미로운 독서 경험이 될 것이다. 저자의 생각 흐름을 읽고 '나'라는 또 하나의 저자가 펼쳐낸 생각 흐름도 리뷰할 수 있으니 두 생각의 궤적을 한꺼번에 느끼는 경험은 나름 박진감 넘칠 것이다. 30일 간의 판타지는 일종의 '평행우주'인 것이다. 한 권의 책을 구입해서 하나의 평행우주를 생성하는 경험. 그건 정말 유쾌한 일타이피가 아닐 수 없다.


30일 간의 상상 놀이를 하면서 독자이자 저자로 활동하는 경험. 매우 짜릿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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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행을 통한 시간놀이 :: 2013/07/17 00:07

시간은 앞을 향해 흘러간다. 시간은 뒤로 흘러가지 않는다.

'신의탑'이란 만화 때문에 정주행을 몸소 실천하게 되었다.  그런데, 정주행을 마치고 나니까 많은 분량을 한꺼번에 읽는 재미는 사라지게 되었고 이젠 매주 월요일에 업데이트되는 작은 분량의 만화를 읽고 아쉬워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아무래도 한참 정주행의 드라이브감을 느끼던 시절이 그리울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역주행을 시도하게 되었다. 만화를 거꾸로 보는 것이다. 1회,2회,3회,,, 가 아닌 79회, 78회, 77회,, 이런 식으로..  그렇게 읽다 보니 재미있는 현상이 발생함을 느낀다. 자꾸 과거를 변형시키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것이다. 예전에 읽은 내용이니 어렴풋이 이전 장면이 잔상으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77회 이전에 탄생한 바 있는 76회의 스토리를 내 맘대로 변형시켜 보는 만화 조작 놀이를 즐기게 되었다. 내 맘대로 스토리를 변형시키다 보면 어느새 만화는 저자가 깔아놓은 궤도를 저만치 이탈하면서 안드로메다를 향한 장정을 시작하게 된다. 역주행을 하면서 과거를 변형시키는 작업을 하다 보면 현재까지 바뀌어 버리는 상황이 전개되고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스토리라인이 붕괴되면서 어느덧 만화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더 이상 만화를 저자가 만들어 놓은 프레임에 갇혀 있는 닫힌 스토리라인이 아닌 독자가 자유자재로 변형시키는 오픈된 다차원 스토리 큐브가 형성되는 것이다.

시간의 흐름에 아무 생각 없이 몸을 내맡긴 채 시간의 횡포 속에서 무기력하게 이리저리 휩쓸리는 삶은 그닥 재미가 없다. 나를 일종의 만화라고 생각해 보자. 그리고 현재의 나를 만화 99회라고 생각해 보자. 그리고 98회, 97회, 96회,, 이런 식으로 역주행을 해보자. 그러다가 나름 의미 있는 지점이라고 생각되는 X회에서 멈춰보자. 그리고 그 상황에서 X회의 만화 내용을 수정해 보자. 그리고 나서 다시 현재로 복귀하면 현재의 나는 X회에서 변형을 가한 '역주행 & 편집' 놀이에 의해 살짝 영향을(?) 받게 된다. 즉, 현재의 나를 구성하는 수많은 지난 회의 만화들을 쭉 리뷰하면서 그닥 마음에 들지 않는 X회를 수정하고 그를 통해 현재의 나를 재구성하는 놀이를 시도하는 것이다. '나'라는 대본, '나'라는 만화는, 한 번 그리기 시작하면 특정 경로를 이탈하지 못하고 단선적인 행로의 제약에 갇히기 쉽다. 그런 무기력한 존재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즐거운 다차원 일탈 놀이의 주인이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어디 있겠는가?란 반문도 가능하지만, 이런 놀이를 직접 해보면 이게 개소리만은 아니란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뇌는 그렇게 스마트하지 않아서 어처구니 없는 상상을 주입하면 처음엔 저항을 하다가도 어느덧 그 상상의 매력에 도취되어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병신 같은 상태에 스스로 빠져드는 나약한 판단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뇌의 병맛 판단력에 수시로 휘둘리면서 정작 나를 설레게 할 수 있는 이런 스펙타클한 놀이를 왜 주저해야 하는가? ^^

나는 한 편의 영화이고 만화이고 대본이다. '나'를 구성하는 수많은 요소들은 시간과 대화하고 공간과 협의하면서 수시로 진동에 진동을 거듭하고 유동에 유동을 반복한다. 우리 뇌에 집요하게 주입되고 있는 단선적 시간의 흐름. 그건 굴레다. 그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변혁의 놀이를 시도하는 것은 유전자가 리드하는 로봇과도 같은 인간 삶에 있어 싱그러운 돌파구를 열어가는 행위이다. 신의탑을 정주행하다가 문득 역주행을 하게 되었고 역주행을 하다가 문득 배움이 생겼다. 시간을 살아가는 것은 시간에 휩쓸리지 않고 시간을 갖고 노는 것이라는 걸. 시간을 갖고 논다는 것은 시간의 흐름을 나의 취향대로 설계하고 편집하는 흥겨운 놀이들의 축적이고 그것들이 축적되면서 현재의 나, 과거의 나, 미래의 나는 끊임없이 서로 대화하고 협의하는 '시간 희롱'의 희열을 맞보게 된다는 것을..

시간은 앞을 향해 흘러간다. 시간은 뒤로 흘러가지 않는다.
하지만, 인간은 시간을 갖고 놀 수가 있다. 왜? 뇌가 병신이라서. ^^





PS. 관련 포스트
점, 선, 면, 입체, 그리고..
쓰기, 잊기, 읽기, 그리고..
시간 속의 나
역산, 알고리즘
신의 탑을 정주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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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아크몬드 | 2013/07/17 09:1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스스로 생각했을 때 특별함을 느끼지 못했던 것인데, 이렇게 정리된 글로 보니 새롭게 다가오네요.

  • rodge | 2013/07/22 16:0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예전에 한번 벅샷님 블로그 정주행 했던때가 생각나네요.
    마치 시를 읽는 듯한 함축적이고 통찰력 가득한 문장들속에 넋을 잃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굳이 블로그 역주행까진 필요없겠죠? ㅋㅋ

    • BlogIcon buckshot | 2013/07/22 19:29 | PERMALINK | EDIT/DEL

      헉. 정주행만으로도 넘 감사하고 송구스럽습니다.

      정주행이라니요..

      너무 과하게 시간을 내주셔서 읽어주시니 그저 감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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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소설 쓰기 :: 2013/06/28 00:08

읽는다는 것은 결코 수동적인 행위가 아니다. '읽기'는 정보를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행위가 아니라는 사실을 몸소 실천에 옮겨볼 필요가 있다. 책을 읽을 때 생각의 결이 저자가 제시하는 특정 경로 만을 따라서 수용적으로 흘러가는 경향이 자연스럽긴 하지만 그런 수동적 읽기 패턴을 의심하고 독자적인 사고를 수행하는 독자 모드로의 전환을 조금씩 익혀나갈 수 있다면 읽기는 또 하나의 쓰기로 변신할 수 있다.

소설을 읽을 때, 다음엔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란 궁금증을 갖고 읽게 된다. 앞으로 펼쳐질 서사의 흐름은 작가가 갖고 있는 특유의 생각 결에 전적으로 의지될 수 밖에 없다. 생각의 결은 사람마다 고유한 것이어서 타인에게 그것이 신선하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한 편으론 타인에게 은근한 거부감을 선사하기도 한다. 결은 그저 결일 뿐이다. 그건 정답도 아니고 오답도 아닌 것이다. 하지만 소설을 읽을 때 설정되는 저자와 독자와의 관계는 은근 선생과 학생 간의 관계와 유사한 것이어서 독자는 저자가 전개하는 서사의 흐름을 무방비 상태로 주입 받곤 한다. 물론 저자의 결이 소설을 끌고 나가는 것이지만 그 소설을 읽는 독자의 지분이 과연 미미한 수준에 그쳐야 하는 것일까? 저자와 독자와의 관계는 어떤 모습으로 설정되어야 하고 거기서 독자의 비중은 과연 몇 %여야 하는 걸까?

저자의 결은 저자의 결일 뿐이다.
독자는 소설을 읽으면서 저자가 제시하는 서사의 흐름을 결코 인정할 필요가 없다. 만약 어느 시점에서 저자가 이끄는 스토리라인에 더 이상 매력을 느끼지 않게 되었거나 다른 생각의 결이 자꾸 뇌리를 간지럽힌다면 바로 그 지점에서 새로운 스토리라인을 창발시킬 분사 모드로의 전환을 모색할 수 있겠다. 저자의 서사는 그저 참조만 하는 것이고 독자의 서사가 독자적인 결을 형성하면서 저자의 서사를 대체해 나가는 저작의 흐름을 타기 시작하는 것이다.

소설에 적혀 있는 내용을 단지 한 가지 경로일 뿐이라 여길 수 있다면 소설을 읽다가 어느 시점에서 소설과 결별하고 소설과 독립된 경로를 구축해 나가는 나만의 소설을 써 내려갈 수 있겠다. 또는 소설을 다 읽고 나서 그 소설에 착안한 또 하나의 소설을 쓸 수도 있겠다. 중요한 건 하나의 소설을 하나의 트랙으로 간주하고 그 소설을 가능케 한 심층기반에서 파생되는 여러 가지 소설이 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소설을 읽고 있는 독자인 나로부터 완전히 새로운 또 하나의 소설이 생성될 수 있음을 기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 모두는 소설가이다. 우리 안엔 나만의 스토리가 무수히 많은 생각의 결 속으로 숨겨져 있다. 그것들은 수시로 우리의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횡단하며 우리에게 자신을 알아봐 달라고 신호를 보내나 우리가 그걸 인지 못하거나 설사 인지했더라도 그걸 망각할 뿐이다. 결국 네비게이션의 문제이다. 자동차만 네비게이션이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의 생각, 우리의 예술가적 재능엔 네비게이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나만의 생각 결을 나만의 텍스트로 형상화하는 네비게이션 플랫폼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나의 기억과 망각을 수면 위아래로 춤을 추게 하고 나의 끼와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는 나만의 경로 관리 기술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예전엔 독자가 저자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독자는 반드시 저자가 되어야 한다.
독서의 끝은 수천 권,수만 권을 읽었다는 포만감이 아니다.
독서의 끝은 '독자의 저자 되기'이다. ^^



PS. 관련 포스트
독저, 알고리즘
위키 독서
독서와 구원등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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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아크몬드 | 2013/06/28 00:41 | PERMALINK | EDIT/DEL | REPLY

    편집 일을 배우는 입장에서, 많이 공감합니다.
    좋은 콘텐츠를 가진 분이면 얼마든지 저자가 될 수 있는.. ^^

    • BlogIcon buckshot | 2013/06/28 09:18 | PERMALINK | EDIT/DEL

      결국 모두에게 좋은 컨텐츠가 있는 것이고, 그걸 발견할 수 있느냐의 문제인 것 같아요. ^^

  • BlogIcon 고구마77 | 2013/06/28 14:3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오랜만에 뵈요. 잘지내시죠?

    저는 요즘 영어공부하는 페북 페이지 돌보느라 개인 블로그를 할 시간을 못찾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맥락과는 좀 다르지만, 여튼 독자의 저자되기 일환으로 최근 카카오페이지 론칭 준비를 했다가 많은 시행착오만 했네요 ^~^

    디지털 활자미디어의 상품화에 대해 많은 고민과 깨달음을 얻는 시기를 보내고 있슴다.

    • BlogIcon buckshot | 2013/06/28 14:55 | PERMALINK | EDIT/DEL

      오랜만입니다~ 바쁘게 지내고 계신 것 같네요~

      그동안 얻으신 통찰을 블로그에 올려주심 참 좋을 것 같아요. ^^
      http://blog.naver.com/pupilpil

      고구마님께서 포스팅해주시면 많은 분들께 귀한 가르침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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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구원등판 :: 2013/03/27 00:07

책과 블로그.
유료와 무료.

읽고 나면 돈 날렸단 생각이 드는 책과 읽고 나면 공짜로 읽은 게 미안해지는 블로그 포스트가 엄연히 공존하는 상황이다. 책은 블로그 포스트를 참조하고, 블로그 포스트는 책을 언급한다. 어떤 책 리뷰 포스트를 보면 책을 사고 싶은 생각이 들기보단, 책 리뷰 내용 자체가 넘 맘에 들어 책 구입을 주저하게 되기도 한다. 독자의 실시간 반응을 먹고 살면서 반응 생산이 가능한 블로깅과 생산,유통,피드백으로 이어지는 지루한 흐름 속에서 나오자 마자 박제가 되어가는 책. 블로깅은 책을 언급하면서 책을 위협하고 책은 블로그를 바라보면서 시들어간다? ^^ 

요즘 책을 읽으면서 답답한 경험을 할 때가 많다. 책의 저자를 투수로 비유할 때 완투형 투수가 현저히 줄어든 느낌이다. 1회부터 9회까지 자신의 페이스를 잘 유지하면서 독자를 리드하는 저자를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완투는 커녕 1회 등판부터 안타를 맞거나 홈런을 허용하며 대량실점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5회까지라도 잘 던져주면 좋으련만. 이닝이터형 저자가 그리운 요즘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책을 읽으면서 기대치 자체를 튜닝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독서를 할 때는, 수동적으로 책을 읽는 단순 독자로만 포지셔닝하면 안된다. 여차하면 위기에 빠진 저자를 구출해 내고 자신이 직접 스토리라인을 전개해 나가는 끝판왕 구원투수의 면모도 견지해야 한다. 아니 1회부터 저자가 무너질 경우엔 저자를 대신해 선발투수의 임무까지 떠안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제 독자는 수동형 모드에서 저자의 글을 감상하는 관객이 아니라, 저자가 충분히 무너질 수 있는 상황에서 저자의 몫까지 대신해줘야 하는 능동형 모드로 책을 읽을 필요가 있다.

저자가 어디서 무너지고 있는지, 왜 무너졌는지에 대한 분석을 하는 것도 책을 읽는 즐거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무너진 저자를 대신해 투구하면서 좋은 성과를 낼 때 독자의 역량은 급상승하게 된다. 실제 야구에서 구원투수는 항상 몸을 풀어야 하고 연투를 하게 되므로 체력관리가 쉽지 않지만 독자 입장에서의 구원등판은 다분히 관념적인 상황이므로 에너지를 급소모하지 않으면서 충분히 상황을 즐길 수 있겠다.

뭐. 돈을 주고 책을 사긴 했지만, 책 구매의 ROI를 저자의 퍼포먼스에만 의존할 필요는 없다. 나의 구원등판으로 인해 ROI를 보전할 수 있다면 그것도 나름 보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점점 ROI를 챙기기 어려운 책들이 난무하는 세상에선 독자의 구원등판은 필수 덕목이 되어갈 것이다.

저자의 조기 강판과 독자의 구원 등판.
이런 상황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공짜로 읽기 미안한 블로그의 소중함은 더욱 커질 것이다. ^^



PS. 관련 포스트
독저, 알고리즘
창맥, 알고리즘
범용, 알고리즘
유독, 알고리즘
맥독,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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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ndy | 2013/04/01 00:53 | PERMALINK | EDIT/DEL | REPLY

    Read-Lead 공짜로 읽기 미안한 블로그에요 ^ ^ 늘 감사드립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3/04/01 09:41 | PERMALINK | EDIT/DEL

      부끄럽습니다.. 읽어주시니 그저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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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 2012/12/12 00:02

배명훈 매뉴얼(3)

재미 있는 글이다. 소설이 만들어지기 위한 생산공정을 매우 알기 쉽게 전달해 주고 있다.
비현실 경제연구소에서 의미와 필터를 생산하고, 용접라인에서 이야기 덩어리들을 연결하고, 영감 대기실에서 영감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브레인스토밍 작업대에서 이야기/소재를 모아서 맞춰보고, 품질관리실에서 제품의 품질을 검사하고, 자재창고에서는 이야기의 원재로/부품/중간생산물들이 공급되고 있고, 도서관에는 각종 전문분야의 정보들이 축적되고 있고, 집필실에서 이야기 덩어리를 완제품으로 조립하고, 연기자 대기실에서는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대사나 행동을 연습하고 있고
....

위의 공정은 전문 작가 뿐만 아니라 일정 기간 이상 꾸준히 포스팅을 하는 블로거에게도 해당된다. 블로거가 포스트를 작성하기 위해선 개념을 상상할 수 있어야 하고 개념을 형상화시키기 위한 재료들을 각종 온/오프라인 창고에서 발굴해 내야 하고 재료들을 이어서 하나의 스토리라인을 만들어내는 작업을 거치게 되며 블로거가 축조한 스토리라인 상에서 블로거가 만들어낸 다양한 캐릭터들은 저마다의 사고와 행동을 하며 스토리라인에 생동감을 더하게 된다.

블로거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블로거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블로깅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구축되어 버리고 마는 블로거의 포스트 생산 공정. 모든 블로거는 자신 만의 생산 공정을 갖게 되는 것이고 그렇게 의도치 않은 과정 속에서 탄생한 생산 공정에 의해 씌어진 글들은 블로거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어떤 나름의 건축물을 형성해 나가게 된다.

의도하지 않았던 생산공정이 만들어지고 그 생산 공정이 끊임없이 어떤 형태의 구조물들이 시공간 어딘가에서 자리를 잡고 형태를 구체화 시켜 나간다는 것. 글을 쓰는 것이 예기치 않은 부대효과들을 무수히 낳게 되고 그 부대효과들은 자기 나름대로의 의도를 갖고 자생해 나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체와도 같은 뭔가를 끊임없이 발현해 나가는 것.

내가 기획하지도 않았는데 떡 하니 탄생한 생산 공정에 한 번 눈길을 줘보자. 생산 공정은 수줍어 하면서도 자신 만의 포스트 생산 프로세스를 또박또박 나에게 알려줄 것이다. 그리고 내가 관심을 주든 말든 생산 공정과 그것이 낳은 건축물은 자신 만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다. 내가 기획을 했든 하지 않았든 말이다.

. 자발적인 생명력을 갖는 생산 공정과 구조물이 지금 이 순간 나에게 말을 걸어 온다. 한 번 들어봐야겠다. 오늘은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려고 벼르고 있는 것인지. ^^





PS. 관련 포스트
존재 확인의 압박
존재와 불안

태깅,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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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만화다. :: 2012/06/18 00:08

신의탑을 읽다가 느낀 점.

만화는 '칸'과 '사이'로 이뤄진다.

만화를 읽는 독자는 만화를 구성하는 수많은 '칸'들을 본다. 칸은 정지된 '상'이다. 정지된 상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어지면서 flow를 표출하게 된다. 독자는 칸과 칸으로 이어지는 토막그림들을 보면서 칸과 칸 사이의 빈 공간을 스스로 메우면서 만화를 소비한다. 정지된 그림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가상그림을 머리 속에서 끊임없이 창출하면서 연속된 영상을 보는 것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나름 심대하다. 어디 만화만 그럴까. 세상 모든 것들이 다 만화의 '칸'과 '사이'처럼 작동한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겠는가?

텍스트도 만화와 같다. 독자는 글자와 글자로 이어지는 토막 텍스트들을 읽으면서 끊임없이 가상의 텍스트를 생성한다. 저자의 토막 글들과 독자가 생성하는 가상의 토막 글들이 상호작용하면서 연속된 스트림을 만들어 나가는 것. 그것이 독서다.

세상은 텍스트다. 세상을 구성하는 만물은 모두 텍스트이다. 사람은 칸과 칸 사이를 호흡하고 칸과 칸 사이를 걸어가면서 칸과 칸 사이에 숨겨진 코드들을 의식/무의식적으로 해석하고 반응한다. 사이는 일종의 진공이다. 진공은 텅 빈 공간으로 일축할 수 없는 그 무엇이다. 진공은 우리 인지체계로 파악이 되지 않을 뿐 분명 뭔가를 함유하고 있고 끊임없이 뭔가를 하고 있다. 만물의 기본은 원자도 아니고 소립자도 아니다. 만물의 기본은 진공이다. 거대한 진공 속을 유동하는 칸들. 칸과 칸 사이를 가득 메우고 있는 진공은 만화 속에도, 텍스트 속에도 세상 속에도 존재한다. 진공의 색깔, 진공의 냄새, 진공의 소리를 느낄 수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람은 끊임없이 진공과 대화하고 교감할 수 밖에 없다.

만화를 읽으면서 '사이'에 집중하는 경험. 사이를 보면서 칸을 지워나가는 경험. 사이를 들으면서 칸에 둔감해지는 경험. 사이를 관찰하면서 사이의 존재감을 느낄 때 칸은 파동이 되고 사이는 입자가 된다. 입자를 파동으로 보고 파동을 입자로 볼 수 있다면 더 이상 만화는 칸의 구성체가 아니라 칸,사이가 모두 가시화된 구성체가 되고 칸,사이가 모두 흐릿한 구성체가 된다.

만화를 보다가 별 생각을 다한다는 생각도 들지만, 만화는 참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매체임이 분명하다. 제약은 한계를 낳고 한계는 내공을 낳고 내공은 세계관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나 보다. 만화에 내재한 한계가 만화에 본질이 착상되는 것을 용이하게 했을 것이다. '사이'를 인지하게 해준 만화에게 감사를 느낀다. ^^




PS. 관련 포스트
신의 탑을 정주행하다
공간 지각력 = 공간 창출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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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ms store

    Tracked from toms store | 2013/06/13 10:56 | DEL

    Remarkable! Its really remarkable Read & Lead - 세상은 만화다., I have got much clear idea concerning from this article.

  • new toms

    Tracked from new toms | 2013/06/13 10:56 | DEL

    Hi there I am from Australia, this time I am watching this cooking related video at this %title%, I am in fact delighted and learning more from it. Thanks for sha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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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 Reading :: 2011/11/30 00:00

인터넷은 우리에게 하이퍼링크라는 새로운 유형의 경로를 터주었다. 글을 읽다가 링크가 걸려 있고 관심이 가면 그걸 클릭하고 해당 페이지로 이동하게 된다. 하나의 글을 온전히 읽기 어렵고 집중하지 못하는 산만함이란 네거티브한 습관이 형성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하이퍼링크는 산만함으로만 이해할 성질의 개념은 아니다.

하이퍼링크는 깊은 사고를 방해하는 훼방꾼인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이퍼링크는 재밍과 깊은 연관이 있는 개념이다. (재밍: 가변적이고 자율적인 변주)
책을 저자가 깔아 놓은 생각 도로를 따라 쭉 읽기만 하면 결국 저자의 생각을 따라가는 수동적 행위에 그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책을 읽으면서 재밍을 한다고 생각을 해보자. 책에 나와 있는 수많은 저자의 개념들 중에서 내 시선을 끄는, 내 마음을 울리는 키워드 하나가 눈에 띌 경우, 더 이상 책에 깔려 있는 저자의 생각 도로를 따라서 마음을 이동시킬 필요는 없다. 내 주목을 잡아채는 키워드를 갖고 일종의 하이퍼링크질을 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해당 키워드에 대한 나만의 생각을 전개하고 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장되면서 결국 커다란 나의 생각 덩어리를 생성할 수 있다면 그건 jam reading을 통해 나만의 변주곡을 연주한 것이고 그 연주는 책의 저자가 산출한 결과물과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나의 저작이 된 것이다.

세상 전체가 책이 되어 가고 있다. 이제, 책은 저자가 쓰고 독자가 읽는 구조가 아니다. 책의 재료는 세상에 널려 있는 것이고,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은 세상에 널린 재료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조합하여 자신만의 책을 계속 써나가고 있는 것이다. 종이책을 읽으면서 나만의 하이퍼링크질을 통해 나의 책을 만들 수 있는 것이고, 음악을 들으면서 나만의 하이퍼링크질을 통해 나의 노래를 만들 수 있다. 드라마를 보면서, 길을 걷다가 건물을 보면서, 지하철에서 사람과 사람의 대화를 듣다가 어떤 키워드에 착안해서 나만의 생각 경로를 열어나갈 수 있다. 세상을 읽으면서 세상 속에서 키워드를 추출해서 나만의 하이퍼링크질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세상이란 책을 읽으면서 세상이란 책에 씌어 있는 글귀들을 수동적으로 따라 읽지 않고, 나만의 생각 글감에 하이퍼링크를 걸고 그 하이퍼링크를 클릭하면 나만의 생각 직조물이 멋지게 펼쳐지는 것. 세상을 읽고, 세상을 jamming하는 것. 우리는 모두 세상을 읽고 세상을 연주하는 재밍 뮤지션들인 것이다. 우주에서 유일한 나만의 뮤직을 연주하는 재밍 아티스트. 인터넷은 우리에게 하이퍼링크라는 멋진 재밍 툴을 선물한 것이다. ^^


PS. 관련 포스트
세상과 책
유독, 알고리즘
튓잼, 알고리즘
재밍,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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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ms store

    Tracked from toms store | 2013/06/13 10:50 | DEL

    It my first go to see to this website Read & Lead - Jam Reading, and I am in fact surprised to see such a nice feature YouTube video posted here.

  • toms shoes

    Tracked from toms shoes | 2013/06/13 11:01 | DEL

    What's up, everything %title% is going perfectly here and ofcourse every one is sharing data, that truly excellent, keep up writing.

  • Wendy | 2011/12/16 16:07 | PERMALINK | EDIT/DEL | REPLY

    키워드를 가지고 노는 '하이퍼링크질' _ 산만함의 네거티브적 측면으로만 스스로 생각하여 '찔림'을 감출 방도가 없었는데, 아! 위안을 백만배 얻고 갑니다!! 하이퍼링크질 멈추지 않겠습니다. ㅋㅅㅋ 재즈 아티스트들이 재밍을 할 때도 참으로 멋지고 전율도 배가되는데 말이에요. 캬, 정말 너무나도 탁월하고 멋진 비유이십니다! 저에게 조금만 그 능력을 버려주실 순 없으실까요? ^^ 즐겁습니다. 언제나처럼요.

    • BlogIcon buckshot | 2011/12/17 15:08 | PERMALINK | EDIT/DEL

      이미 Wendy님은 멋지게 재밍하고 계신걸요~ ^^ 제가 오히려 배워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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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 독서 :: 2011/10/21 00:01

소설을 읽다가 마음에 안 드는 스토리라인을 접하고 나서 드는 생각. ^^

1. 인기 드라마는 WikiDrama가 될 수 밖에 없다.
드라마 매니아는 드라마에 대한 열화와 같은 피드백을 쏟아낸다.
드라마의 결말에 대한 수많은 예상 시나리오들이 난무한다.
드라마 작가는 시청자들의 수많은 예상을 정면 돌파하거나 요리조리 피해가면서
자신만의 컨셉을 담은 결말을 짜내느라 머리를 쥐어 뜯는다.  ^^

2. 독자와 저자의 이분구조 붕괴
독자와 저자 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독자는 읽는데 그치지 않고 컨텍스트를 창출하는 또 하나의 저자가 되어간다. 이제 독자는 책을 읽는데 그쳐서는 안된다.  저자가 쓴 책을 읽고 그 컨셉을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저자의 책이 독자의 손에 들어온 이상, 그 책은 독자의 준거 틀에 맞춘 새로운 컨텍스트로 변환된다.  앞으로는 독자가 아닌 독저자가 되어야 한다.  저자의 책을 읽고 자신만의 스토리를 생성하면서 저자를 리드하는 '독저'를 해야 한다. 

3. 위키 독서의 필요성
소설을 읽다가 인정할 수 없는(?) 스토리라인이 전개될 경우, 그 스토리라인을 음미하는 동시에 또 다른 평행 우주를 설정하는 놀이를 즐겨도 무방할 것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내 머리 속에 다른 스토리라인이 전개될 경우, 그것을 억누르지 말고 그대로 글로 옮길 필요가 있다. 내 마음 속에 다른 흐름이 전개될 때 저자의 흐름과 다르다고 그것을 오답이라고 생각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오답이 아니라 다른 답이고 다른 창작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독자가 저자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모든 소설은 독자가 저자가 되는 과정에서 탄생한 것들이다. 바닥 스토리가 존재하고 바닥 스토리를 읽어 나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머리 속에 떠오른 다른 생각, 다른 흐름을 글로 옮기면 그게 새로운 스토리가 되는 것이다.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소설도 결국 독자가 쓴 저작인데 그 내용을 그대로 수동적으로만 따라가는 것은 너무도 아쉬운 일이다. 적극적으로 저자의 스토리라인에 또 다른 저자로 참여하는 위키 독서를 전개해도 충분히 무방하다.

4. 독서 안에 저작 있다
독서와 저작은 결코 구분된 행위가 아니다. 독서를 하다 보면 저작을 안 할 수가 없다. 저작을 하다 보면 독서를 안할 수가 없는 것이고.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은 명시적이든 암묵적이든 읽은 책만큼 이미 책을 쓴 것이나 다름 없다. 책을 읽으면서 수많은 저작 관련 생각들이 떠올랐을 것이 분명한데 그걸 명시적인 포맷에 옮기면 저작이 되는 것이고 그걸 암묵적 생각의 흐름으로만 내버려 두면 잠재적 저작이 되는 것이다.

5. 리뷰를 넘어 창작으로
독서 후에 남기는 리뷰는 너무도 겸손한 행위다. 이미 저작과 다름 없는 행위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매우 소극적인 포지셔닝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보다 훨씬 더 과감한 플레이를 할 필요가 있다. 책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생각을 과감히 글로 옮기고 그것을 통해 읽고 있는 책과 대등한 위치를 점할 수 있는 새로운 창작물을 자신 있게 내 머리 밖으로 끄집어낼 필요가 있다. 기억이 예전 경험을 100% 모사하는 것이 아니듯이, 리뷰도 책 내용을 되짚어 보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기억한다는 것은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냄을 의미하듯이 리뷰(re-view)한다는 것, 되돌아 본다는 것은 새로운 view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독자가 되는 순간, 독자는 이미 저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



PS.  관련 포스트
Storyvertizing, WikiDr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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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ms store

    Tracked from toms store | 2013/06/13 11:36 | DEL

    Hello to all, its really a pleasant for me to pay a quick visit this websiteRead & Lead - 위키 독서, it consists of valuable Information.

  • toms s

    Tracked from toms s | 2013/06/13 11:37 | DEL

    Hi, how's it going? Just shared this %title% with a colleague, we had a good la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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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킨들 퐈이아 :: 2011/10/19 00:09

혁신은 대개 가치사슬을 해체하고 남의 밥그릇(BM)에 총부리를 겨누는 과정에서 이뤄진다.
그 과정에서 사용자 경험도 좋아지고 경쟁자도 맛이 가고 뭐 그러니까.

그런 측면에서, 아마존의 킨들 퐈이아는 앞으로 관찰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Amazon Kindle Fire Sale Narrows Margins

아마존은 킨들 퐈이아의 가격을 subsidization하면서 태블릿 시장을 교란시킬 생각으로 보인다.

디바이스(킨들 퐈이아)에서 이익이 안나와도 컨텐츠에서 수익을 올리면 되지 않나란 생각일 것이다.


문제는 현재 아마존의 영업이익율이 5% 언더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인데.

킨들 퐈이아 드라이브가 아마존의 net profit에 어떤 영향을 단기/장기적으로 주게 될지 매우 흥미롭다.


Portable media(킨들)의 보유자 아마존은,
자신이 꿈꾸는 밸류 체인 상에서 출판사가 거치적거린다고 생각하고 있다.
Amazon Signs Up Authors, Writing Publishers Out of Deal

아마존의 저자와의 직계약은
출판사에엔 악몽을, 저자들에겐 좋은 딜을 꿈꾸게 할 것이다.

나도 한 20년 정도 블로깅 한 후에,
아마존과 직계약을 함 해볼까? ^^



PS.  관련 포스트/아티클
비엠, 알고리즘
Contact Economy
나는 Container Economy를 살아가고 있다.
Stream Economy가 도래하다.
나, 시공간, 해체
범용, 알고리즘
가혁, 알고리즘

Amazon Kindle Fire Sale Narrows Margins - Bloomberg

Amazon Signs Up Authors, Writing Publishers Out of D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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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eam Economy가 도래하다. :: 2011/07/18 00:08

파편화된 토막 토크의 범람. 끝나지 않는 이야기.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끝나지 않는 이야기' 플랫폼이다. 시작과 끝이 없다는 것. Never beginning 이어서 Never ending인 Story. 앨범 단위가 아닌 파편화된 싱글 단위로 음악을 소화하기. 파편화된 정보들의 스트리밍 기반 소비. 페북/트위터는 일종의 정보 스트리밍 서비스이다. 트위터/페북을 사용하면서 우리는 stream 기반의 소비 시대를 살고 있음을 실감한다.

정보가 streaming된다는 것은, 뮤직 앨범과 같이 완성된 스토리가 시작과 끝, 스토리라인이 거세된 체 파편화된 정보들로 해체되어 속절없이 스트리밍 미디어 상을 흘러감을 의미한다. 시작과 끝이 제거되고 스토리라인이 해체된다는 것은 저자의 자존심이 분해되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저자의 context가 해체된 파편화된 정보들이 스트리밍 미디어 속에 편입되는 것. 스트리밍 기반의 음악 소비는 스트리밍 기반의 정보 소비의 예고편이었다. 이제 저자의 스토리 전체를 이해하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투입할 수 있는 소비자의 pool은 점점 엷어져 가고 있다. 저자의 스토리 전체는 소비자에게 중요하지 않다. 소비자는 자신의 관심에 부합하는 파편화된 정보들에 주목할 뿐이다.

Stream Economy가 도래했다. 시작과 끝이 없이 어디론가 속절없이 정보는 흘러만 간다. Streaming Media에 편입하기 위해선 저자는 자신의 스토리라인을 해체해야 한다. 스트리밍 뮤직 서비스에 앨범을 온전히 탑재하기 어려운 것처럼.

음악에 이어 정보도 소비자와 컨텐츠 간의 관계 양식이 소유에서 접속으로 바뀌고 있는 모습이다. 소유에서 접속으로의 관계 양식 변화와 '접속-friendly' 관점의 저자 컨텍스트 해체 현상은 매우 큰 변화라고 볼 수 있겠다. 이런 변화는 음반과 책을 수없이 사 모으던 사람들에겐 꽤 서운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LP/CD로 음악을 소비하던 시절엔 있는 돈 없는 돈 다 긁어 모으며 음반을 사재기 했었다. 그게 음악에 대한 열정이라고 생각했었다. MP3가 뜨자, 음악에 대한 열정이 급속도로 식었다. 결국 난 음악 보단 음악 컨테이너에 열광했던 것이다. LP/CD는 완성된 스토리를 담는 스토리 컨테이너였다.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소비하는 지금도 앨범 단위로 음악을 소비하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파편화된 싱글 단위로 음악을 소비하고 있다. 스토리 보단 컨테이너에 더 집착했던 나였다. '컨텐츠'란 본질 보단 '컨테이너'란 표피에 집착을 했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어찌 보면 컨텐츠보다 컨테이너가 더 본질적일 수도 있겠단 생각도 해보게 된다. 만물은 정보다. 결국 세상 어디서나 정보는 흐른다. 그걸 어디에 담을 것인가가 관건인 것이다. MP3가 'LP/CD' 컨테이너를 무력화시켰듯이 e북도 '종이책'이란 컨테이너를 의미 있는 수준으로 무력화시킬 것이다. 나 개인적으론 예스24가 아이패드 전용 앱을 내놓고 예스24에 충분한 규모의 e북이 올라온다면 난 종이책을 LP/CD처럼 대하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컨테이너는 이렇게 진화되어 가는 것인가? ^^

결국, 저자의 컨텍스트를 극대화시킨 LP/CD 컨테이너를 통해 뮤직 사업자들은 장사를 해왔던 것이고, 저자 컨텍스트가 해체되고 독자 컨텍스트의 주도성이 커지는 요즘엔 신 흐름에 부합하는 스마트폰/스마트패드와 같은 신 컨테이너가 득세를 하게 되는 것이다. 페이스북/트위터도 streamed content를 효과적으로 담는 신 컨테이너로 볼 수 있겠다. 주체적 정보 소비 시대는 모두를 '독저자(독자이면서 저자인 자)'로 만들고 있다.

헤라클레이토스는 Everything Flows.라고 말했다. 수천년이 지난 지금 만물은 정보임이 분명해졌고
정보는 헤라클레이토스의 말과 같이 행동하고 있다. Everything Streams. ^^




PS. 관련 포스트
페이스북 LIKE, 트위터 RT
Facebook, Storyvertizing Platform
페이스북, 지불 플랫폼
페이스북, 감염 플랫폼
페이스북의 광고 플랫폼
폐쇄 플랫폼 (페이스북)
페이스북 Like(좋아요)는 통화이다.
프로슈밍 플랫폼 = 트위터/페이스북
피드 플랫폼 (트위터/페이스북, 인간)
경험 속에 녹아 들어간 용어
페이스북이란 이름의 블랙박스
사이, 알고리즘
페플, 알고리즘
네트,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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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Playing | 2011/08/21 16:12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안녕하세욤!
    조금 늦었나요? 하하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이전 글들도 너무 잘 보고 있었는데... 과연! 이 글로 이전 글들이 어느정도 분류되어지는 거 같아요

    세상의 모든 것을 정보와 한 권의 책으로 보는 것도 그렇고, 생물이든 무생물이든 본래 의도와 그것을 담는 물질(형식)으로 보는 것도 그렇구요~!

    P.S 하늘이 노하신 듯한 여름이 지나고 있는데 가을맞이 잘 준비하세욤!

    • BlogIcon buckshot | 2011/08/21 21:05 | PERMALINK | EDIT/DEL

      안녕하세요~ 잘 지내고 계시죠? ^^

      아,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제 생각이 정리되는 느낌이 듭니다.
      역시 의미를 부여해 주시니 의미가 살아나네요. ^^

      귀한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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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시공간, 해체 :: 2011/06/06 00:06

전략은 어디에 위치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여기서 '어디'는 시공간 상의 포지셔닝을 의미한다.

전략은 시공간 상의 특정 지점을 점유하는 것이다.

'나' 자신이 바로 시간이고, 공간이다. '나' 자체가 곧 시공간이다.

'나'라는 존재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는 것은
'전략'이란 프레임 상에서의 play 보다 한 차원 높은 행위이다.
시공간 좌표 상의 점 찍기 보단 시공간 자체가 되는 것.


어떤 책을 완전히 해체할 수 있다면
그 책을 완전히 새로운 책으로 재창조할 수 있다.


뭔가를 완전히 해체한다는 것은
빙산의 일각 밑에 숨겨진 거대한 빙산(본질과 원형)의 실체를 드러내는 것이다.


많은 책을 그저 읽기만 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인 행위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책 1권을 읽더라도 완전히 해체할 수 있는 지경까지 가는 것이 독서의 의미가 될 수 있다.
빙산의 일각만 무수히 핥으면 뭐하나? 빙산의 진동을 느껴야지. ^^


나의 생각과 행동을 완전히 해체하기 전까지는
나를 온전히 이해한다고 보기 어렵다.


내가 속한 시공간과 나와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
나를 해체하는 과정이다.
node & link, stock & flow.


정체성은 무의식적으로 형성되기 마련이다.
이미 형성된 정체성을 해체하고 거기서 '나'를 구성하는 본질과 원형을 발견 및 정의한 후
거기에 의도를 더하고 그것을 재구성하면 나는 재창조될 수 있다.

시간, 공간, 인간을 해체하는 것.
간(間)을 해체하는 것.
간해(間解), 間을 푸는 것. 간풀기. ^^




PS. 관련 포스트
Blogging = Broadcasting Identity
정체, 알고리즘
감아,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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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텍스트 경계의 해체 :: 2011/05/30 00:00

아이패드 하면서 Flipboard로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리더를 사용하다 보면,
책과 온라인 텍스트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을 피부로 체감하게 된다.


나의 아이패드 플립보드엔,
하버드비즈니스리뷰와 구월산님의 블로그가 나란히 one section을 차지하고 있다.
나한텐 HBR과 구월산님 블로그가 동급이니까.
http://songkang.tistory.com/


아이패드를 하면서
아마존 킨들로 접하는 세계적인 인문학 서적과 egoing님의 블로그가
아이패드 상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는 텍스트란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
아이패드는 나에게 경계 해체를 가르쳐 주고 있다.
http://egoing.net


업데이트가 거의 안되고 있지만,
최동석님의 블로그는 나의 아이패드 상에서 최고의 경영/철학 서적이다. 단연코 그렇다.
http://mindprogram.co.kr


아이패드를 사용하면서 알게 된 사실.
블로거는 단지 자신의 블로그에 포스트를 올리는 것이 아니다.
블로거는 포스팅 활동을 통해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소비될 수 있는
일종의 '디지털 싱글'을 발표하는 것이다.
^^


PS. 관련 포스트
독저,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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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uy toms

    Tracked from buy toms | 2013/06/13 11:44 | DEL

    Hello, after reading this amazing piece of writing Read & Lead - 아이패드, 텍스트 경계의 해체 i am too delighted to share my experience here with colleagues.

  • BlogIcon 렌즈캣 | 2011/05/31 11:2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상당히 공감갑니다. 저도 아이패드를 이용하면서, RSS리더를 읽을때 꼭 어제 읽던 책의 다음부분을 보는 것 같은 설램을 느낍니다 ㅎㅎ

    • BlogIcon buckshot | 2011/05/31 22:07 | PERMALINK | EDIT/DEL

      예, 정말 그래요. 온라인 텍스트에 품격을 더해주는 아이패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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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책 :: 2011/04/18 00:08

언제부턴가, 세상 전체가 책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예전엔 책은 그저 종이책일 뿐이었다. 그런데, 블로거들의 글을 읽고 책에 준하는 인상을 받고 배움을 얻어 나가면서 책에 대한 관념이 서서히 변해가기 시작했다. 특히 블로거들이 자신의 포스팅 활동을 통해 쌓은 공력을 책으로 펴내는 케이스가 많아지면서 '책'에 대한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한RSS/구글리더로 관심 갖는 블로그의 글을 구독하고 있는 동시에, 자주 가는 블로그의 글은 리더기를 거치지 않고 해당 블로그에 직접 방문해서 글을 읽곤 한다. 내가 직방문하는 블로그들의 글을 읽고 있으면 내가 블로그 포스트를 읽고 있는지 거대한 연작의 글을 읽고 있는지 잘 구분이 가질 않는다.

오랫동안 유지되면서 자신만의 향기를 발산하는 블로그는 그 자체가 하나의 '책' 이상의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 블로그에는 정형화된 박제형(?) 책이 아닌 다차원적인 레이어들이 중첩된 유연하고 역동적인 책이 임베딩 되어 있는 것이다.

이제, 책은 저자가 쓰고 독자가 읽는 구조가 아닌 것 같다. 책의 재료는 세상에 널려 있는 것이고,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은 세상에 널린 재료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조합하여 자신만의 책을 계속 써나가고 있는 것이다. 내가 즐겨 방문하는 블로그의 주인장이 자신이 쓴 포스트를 조합하고 거기에 추가적인 생각을 붙여서 책을 출판할 수 있겠지만 그 블로그를 읽고 있는 나 자신도 독자로서 읽은 포스트를 조합하고 거기에 나만의 생각을 덧붙여서 나만의 책을 구성할 수 있는 것이다.

저자와 독자 간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듯이,
책과 책이 아닌 것 간의 경계도 무너지고 있다.

이젠 드라마를 봐도 그 안에서 책을 보게 되고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가도 흘러가는 대화 속에서 책이 보이고
길을 걸어가다 마주치는 풍경 속에서도 책이 보인다.

언제부턴가, 세상 전체는 나에게 책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



PS. 관련 포스트
포맷에 대한 집착
Ambient WOM의 시대
Ambient Book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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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꿈이길 | 2011/08/13 11:53 | PERMALINK | EDIT/DEL | REPLY

    I totally agree!

    이 블로그에서 많이 공감하고, 느끼고 배우고 있습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11/08/13 12:09 | PERMALINK | EDIT/DEL

      공감과 느낌은 결국 정보를 수용하는 자의 능력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관심 가져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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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씹어야 맛이다. :: 2010/09/22 00:02

책을 읽는다는 건 음식물을 소화하는 것과 비슷한 메커니즘이다.
저자의 생각과 문장을 그대로 내 안에 넣으려고 애쓰는 건 등심을 통째로 입에 넣고 삼키는 것과 같다.

고기는 씹어야 제 맛이다. 잘근잘근 씹어서 완전 분해해서 내 것으로 소화를 해야 한다.
책도 씹어야 제 맛이다. 잘근잘근 씹어서 나만의 로직으로 완전 재구성을 해야 책을 제대로 읽은 것이다. 그런 과정 없이 그냥 책을 읽으면 머리 속에 쓰레기만 쌓여간다.
귀중한 시간 들여 머리에 노이즈를 축적하해 나가는 것. 흔히 볼 수 있는 독서의 양태다. ^^


모든 책에는 저자만의 맥락이 존재한다. 독자는 책을 읽을 때 저자의 맥락을 완전 해체해야 한다. 
그리고 난 후 자신만의 맥락으로 저자의 책을 완전 재구축해야 한다.
타인의 맥락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해체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나만의 맥락이 탄생한다.


책을 읽고 나서 저자의 맥락을 완전 해체시키지 못했다면 그건 책을 읽은 것이 아니다.
그냥 책을 물리적으로 손에 들고 있는 것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

독서의 필수 요건은 저자의 맥락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맥락 해체 효소'이다.
그게 없으면 책을 아무리 읽어도 한 발도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통찰은 맥락을 해체하는 과정 속에서 창발하는 것이다.
컨텐츠만 잔뜩 입수해봐야 뇌만 잉여적으로 바빠진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우주와도 같은 역동적 컨텍스트 직물을 축조해 나가는 과정이다.

독서는 Fabric Engineering인 것이다. ^^



PS. 관련 포스트
독저,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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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토댁 | 2010/09/26 00:0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 아직 추석에읽던 책을 다 읽지 못하고 있습니다.,
    바쁘지도 않으면서 무신 잡일이 이리 많은지요..ㅎㅎ

    즐거운 연휴보내셨죠?^^

    • BlogIcon buckshot | 2010/09/26 10:25 | PERMALINK | EDIT/DEL

      밀린 책은 과감히 푀쓰하세요~ 걍 책 내용에 대해 자신만의 상상을 해보시는 것도 좋을 듯 싶습니다~ ^^

  • BlogIcon 태현 | 2010/09/29 11:44 | PERMALINK | EDIT/DEL | REPLY

    맛있게 먹고, 잘 소화시켜야 하는데.

    전 위가 별로 좋지 않은지, 맛있게 먹기는 하는데 소화가 잘 안되서...ㅋ

  • 알베르까뮈 | 2012/06/01 21:22 | PERMALINK | EDIT/DEL | REPLY

    그니까...해체하는게 중요한건 알겠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책을 해체해서 씹어 먹을 수 있다는 건가요? 그리고 책을 읽는다는 것은 꼭 어떤 결과물을 얻기 위함이 아닐 수도 있지 않나요? 소설같은 경우는 읽는 과정에서 새로운 경험을 상상할 수 있고, 그래서 읽는 그 자체가 즐거움이 되는 건데 말이죠. 책이란 지식을 얻을 수 있긴 하지만 또한 즐거움과 위안을 얻을 수도 있으니까요. 즉 책의 장르마다 읽는 방식이 다르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 BlogIcon buckshot | 2012/06/02 10:31 | PERMALINK | EDIT/DEL

      텍스트가 만들어진 과정을 역으로 되짚어 보면서 구체적인 텍스트가 만들어지기 전의 저자의 의도와 만난 후 저자의 의도를 음미하면서 나의 의도를 정의한 후에 나만의 텍스트를 만들어 나가다 보면 즐거운 해체 놀이를 경험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냥 단순히 책을 읽기만 하는 과정 속에도 사실은 무의식적인 해체 작업이 진행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 작업을 좀더 의식적인 수면 위로 끄집어 낼 수 있으면 더욱 책읽기 놀이가 재미있어질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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