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복'에 해당되는 글 6건

기억의 소환 :: 2011/08/26 00:06

어떤 음악을 들으면 그 음악을 듣던 시공간을 소환(recall)하게 된다. 음악에 얽힌 추억은 그 추억이 약동하던 시공간과 맞닿아 있기 마련이다.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음악과 시공간을 매핑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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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의 흐름, 흐름의 연결 :: 2010/07/09 00:09

트위터는 시간과 기억이 흐르는 공간이다. 시간의 흐름 속에 생각을 띄워 보내며 기억(시간)의 흐름을 느낀다. 시간이 빨리 간다는 건 기억의 지반이 약해서 시간이 속절없이 붕괴함을 의미한다. 트윗은 시간이 붕괴하지 않고 흐르게 해준다. 트윗하면서 업데이트를 자주 못해 아쉬워할 필요 전혀없다. 업데이트 주기가 중요한게 아니라 업데이트란 개념 자체가 존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의 흐름 자체를 느끼는 것. 그게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시간은 과연 흐르는 것일까? 인간의 측정/지배 욕망 때문에 시간이란 개념이 생긴 것일 뿐, 시간은 인간이 끊임없이 생성해 내는 '그저 생생한 환상'에 불과한 것인지도. 흐르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인간 자신일지도 모른다.

정이현님의 독백이 대화가 되는 경이로움에서 아래 문장을 인상 깊게 읽었다.

매일은 아니지만 지금도 가끔 트위터에 글을 쓰곤 한다. ‘유난히 우울한 날이다’ 따위의 지극히 개인적인 문장을 쓰면서 아무도 안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동시에, 아무라도 읽어줬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라기도 한다.

어쩌면 테크놀로지가 발전하고 개인의 단자화가 심해질수록 우리의 고독은 더 깊어져 갈지도 모른다. 시간이 흐르면 지금 우리를 열광하게 하는 미니홈피나 블로그,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넘어서는 또 다른 시스템이 만들어질 게다. 그것이 무엇일지라도 그 옛날 PC통신이 나에게 해주었듯이 사람이라는 섬과 섬을 연결해 준다면, 사무치는 외로움을 견딜 수 있게 해준다면 그걸로 족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혼자만의 독백이 문득 대화가 되는 그 경이로운 순간의 기적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



혼자만의 독백이 문득 대화가 되는 경이로운 순간...

트위터에 생각을 글로 옮겨 놓으면 그 글은 타임라인에 잠깐 머물렀다가 이내 휘발된다. 휘발된 트윗 글은 웹 어딘가에 존재하게 되고, 내 마음 속 어딘 가에도 잠복하게 된다. 기억에서 잊혀졌던 과거 속의 노래가 어떤 계기를 맞아 새롭게 조명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마치 거대한 노래 아카이브 속에서 잠을 쿨쿨 자던 노래가 마법과도 같은 주문에 의해 깊은 잠에서 깨어나는 모습을 보는 듯 하다. 시간 속에 묻혀 지내고 있던 아카이브 속 정보들은 정말 거대한 규모를 자랑할 것이다.  음악, 책, 영화, 신문, 드라마, ....  흘러간 시간과 기억은 항상 주위를 맴돌고 표류하는 것이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잠복은 약한 연결을 의미한다. 트윗 아카이브는 거대한 잠복 플랫폼이다. 단절되지 않고 흐릿하게나마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촉발작용에 의해 깨어날 수 있는 것이다. 트윗 글은 휘발되는 것처럼 보일 뿐, 실제론 어딘가에 잠복되어 있는 것이고, 그 잠복은 타인과의 연결 가능성을 내포하는 동시에 나 자신과의 극적인 연결을 암시하기 마련이다. 어떤 계기가 주어지면, 예전에 올렸던 트윗이 나에게 새로운 의미로, 변이된 의미로, 반복된 의미로 피드백되어 돌아오는 Tweet-Back(트윗백) 경험을 하게 된다.

휘발된다는 것, 흐른다는 것은 연결의 증폭 가능성을 의미한다. 트윗을 하면서 '휘발'이란 단어에 주목하게 되었고, 휘발/잠복이 흐름을 자극하고 흐름이 다시 휘발/잠복으로 이어지면서 생각 연결이 강화되는 경험이 얼마나 소중한 지도 알게 되었다.

난 트윗을 통해 적지 않은 글들을 웹에 잠복시킨다. 그 잠복이 나에게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돌아온다는 사실은 나에게 흥미와 설레임을 선사한다. 휘발이 흐름을 낳고 흐름이 연결로 돌아온다. 그게 트윗백 알고리즘이다. ^^




PS. 관련 포스트
시간, 알고리즘
휘발, 알고리즘
댓글, 알고리즘
거잠, 알고리즘
한확, 알고리즘
트윗, 알고리즘
[문화칼럼/정이현]독백이 대화가 되는 경이로움
전략,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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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ynamic | 2010/07/16 10:08 | PERMALINK | EDIT/DEL | REPLY

    " 흐르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인간 자신일지도 모른다. "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일치하네요. ^----^

    • BlogIcon buckshot | 2010/07/17 10:17 | PERMALINK | EDIT/DEL

      인간, 시간, 공간에 대한 생각을 요즘 즐기고 있습니다. 쉽지 않은 주제라서 생각 정리는 잘 되지 않고 있으나 인간-시간-공간에 대한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저에겐 즐거움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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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 알고리즘 :: 2009/12/16 00:06

2007년 4월17일에
창의력 계발 = 나 자신을 알아가는 끝없는 과정이란 제목의 포스트를 올렸다. 


그리고
2년 7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다.


2009년 12월 5일에
오픈캐스트에 2년 7개월 전의 그 포스트를 무심코 우연히 올렸다.  ('창의력 계발이란?')




2009년 12월5일에
일이관지님께서 오픈캐스트를 통해 창의력 계발 = 나 자신을 알아가는 끝없는 과정 포스트를 보시고 아래와 같이 댓글을 주셨다.
일이관지 | 2009/12/05 00:45

좋은 글 감사합니다.^^
예전에 교육심리세미나에서 창의성에 대해서 배운 것이 생각나는 군요..  Plucker의 정의를 외웠었는데 지금은 생각이 안 납니다. 여러 정의들이 공통적으로 내포하고 있는게 가치,독특성이었던 것같네요. 제게 있어서도 창의성이란 자신의 경험(독특)을 조직이나 사회에 목적에 맞게 통합(가치)해 내는 것이라고 수업 때 제 맘대로 정의를 했던 것만 기억나네요..;;;


2009년 12월5일에
일이관지님의 댓글에 자극을 받고 아래와 같이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2009년 12월5일에
아거님께서 나의 트윗을 보시고 아래와 같이 댓글을 주셨다.
아거 | 2009/12/05 11:57

자기계발과는 좀 거리가 떨어진 이야기겠지만, 인용해 주신 원문에서 11번 " Don't try to stand out from the crowd; avoid crowds altogether." 라는 말에 꽂혔습니다. 분주한 곳에서 창의력이 나올 수 없고, 전염적으로 퍼지는 뭔가에 휘말려서는 창의력이 나올 수 없는 것이겠죠.

며칠 전에 팀 버튼 인터뷰를 읽었는데요. 그 중에 인상 깊었던 것은 이겁니다: 팀 버튼은 어려서 만화를 읽지 않았다고 한다. 이유는 너무나 글자가 많아서. 디즈니 장학금을 받고 디즈니스튜디오에서 일했지만 '사카린 스토리 라인'을 받아들일 수 없어, 혼자서 그리고 싶었던 것, 기존에 없었던 그림들에 몰두했다고 한다. http://online.wsj.com/article/SB10001424052748704888404574547711948377276.html

자기만의 그림을 그려내고 싶었던 열정이 있었던, 그리고 기존 패러다임에 순응하기를 거부했던 팀 버튼은 buckshot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가장 창의적이며 독특한 세계를 그려낸 대가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겠죠.

물론 은둔형 reclusive가 되는 길이 창의력이나 상상력을 찾는데 유일하고 가장 이상적인 방법일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위대한 작품이나 발명은 모두 단순하고 고독한 환경에서 나온 것이 분명합니다. 문득 키웨스트에 있던 헤밍웨이 집을 다시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전 그 안에는 안 들어갔습니다... ^^)



2009년 12월9일에
아거님 댓글을 떠올리며
'혼자, 알고리즘'이란 포스팅을 하게 된다.





2년 7개월 전 포스트가
오픈캐스트와 트위터를 통해
일이관지님과 아거님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고,
그 피드백을 통해 블로그 아카이브 속에 잠들어 있던 포스트가 잠에서 극적으로 깨어났고,
그 포스트는 2년 7개월 간의 잠에서 깨어나는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포스팅으로 이어졌다.

재생의 기쁨은 탄생 못지 않게 값지다. 
오픈캐스트/트위터를 통한 두 분의 귀한 피드백이
잠자고 있던 조악한 포스트 하나를 살며시 깨웠다.

피드백은 잠자고 있는 포스트를 재생시키기도 하고,
잠자고 있던 잠재력/열정을 재생시키기도 한다. 
피드백은 재생의 마법사인가 보다. ^^




PS. 관련 포스트
거잠, 알고리즘
회상,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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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토댁 | 2009/12/16 09:1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서로서로가 이어이어 엮어져 가는 웹의 세계가 놀랍습니다.
    아주 아주 옛날처럼 얼굴보며 쌓는 정은 아니질라도
    그에 못지 않은 웹의 정이 쌓이는 것 같습니다.

    이 토댁은 창의력은 없는 듯 하고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열정은 있는듯..ㅋ

    아직 끝없이 나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나 봅니다.
    올해의 이루어싶었던 자아찾기가 아직 끝을 매지 못하는군요.
    그래도 작년 이 맘때보다 "나"가 보이는 것에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날 되세욤~~

    • BlogIcon buckshot | 2009/12/16 09:27 | PERMALINK | EDIT/DEL

      자아를 찾는 과정 자체에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평생 찾는 과정 속에서 펼쳐지는 여러가지 경험들이 자아가 아닐까 싶어요. 토댁님의 댓글로 인해 힘차게 아침을 열어제낍니다. 감사해요~ ^^

  • 취백당 | 2009/12/17 13:26 | PERMALINK | EDIT/DEL | REPLY

    문명의 발전 자체가 먹고 사는데서 해방되면서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9/12/18 09:39 | PERMALINK | EDIT/DEL

      마음의 여유가 허락하는 만큼 자신을 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의 유연성을 계속 길러가고 싶어요~ ^^

  • BlogIcon 박재욱.VC. | 2009/12/22 13:3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역시 이런 맛에 블로그를 하는게 아닌가 싶군요. 좋은 피드백은 블로거의 마음을 살찌우는 양식이 되는 것 같습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09/12/23 09:35 | PERMALINK | EDIT/DEL

      오래 전 포스트가 잠에서 깨어나고,
      예전 포스트에 대한 귀한 피드백을 통해 제가 깨어나고.
      참 귀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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