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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화 이전의 원형 탐색은 연결을 낳는다. :: 2010/09/29 00:09
SSoongmi님께서 선물해 주신 책이다. 저자인 엘리 골드랫은 물리학 연구 경험을 통해 얻은 통찰을 경영 문제의 해법 도출에 잘 연결시키고 있다. 물리학과 경영학의 연결이라는 컨셉 만으로도 이 책은 나의 충분한 관심을 끌고 있다. 저자는 경영필드에서 나타나는 복잡한 문제들의 양상이 사실은 매우 단순하고 근원적인 원인-결과 시스템으로 수렴된다고 말한다. 자연과학이란 프레임으로 경영 알고리즘을 발전시켜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어떤 전공, 어떤 분야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든 거기서 얻은 프레임을 다른 분야에 접목시키는 노력은 참 재미있는 시도가 될 것이란 생각. 결국 전공/전문분야가 무엇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다른 분야에 연결시킬 수 있는가가 핵심인 것 같다. 그렇게 특정 분야의 프레임을 확장 적용하는 과정에서 해당 분야에 대한 본질적 통찰에 이르게 될 테니 말이다. 이종 분야를 연결하는 개념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서 두 분야 각각에 대한 새로운 인식 및 두 분야에 기저하고 있는 근본적 원리에 대한 깊은 통찰을 얻게 될 수 있다는 걸 '초이스'를 읽으며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저자의 글을 보면서, 문득 자연법칙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자연법칙이란 인간이 경험/실험을 통해 유효하다는 것을 증명한 자연과 인생에 대한 근본 법칙을 의미한다. 자연법칙은 우리의 생각과 바람과는 상관없이 그저 존재하는 법칙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의식을 하든 하지 않든 중력은 항상 우리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우린 절대로 중력의 법칙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아무리 복잡해 보이는 현상도 자연법칙에 가까운 심층기반이 기저에 존재하고 있고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면 간단한 시스템으로 환원시켜 문제 해결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생물학 상의 종 뿐만 아니라 상품/서비스, 정보/지식도 분화 알고리즘의 지배를 받는다. 분화는 복잡도의 증가를 의미하고 복잡도는 시간에 따른 분화를 반영한다. 하지만 아무리 시간이 흘러 복잡도가 급증했더라도 복잡해지기 전의 원형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모든 복잡한 현상은 그렇게 복잡하게 분화되기 전의 심플한 원형(raw) 상태에 대한 정보를 힌트 형식으로 내포한다. 복잡 속에 스며 있는 내재적 단순함을 발견할 때 강력한 문제 해결력이 창출된다. 정보/지식은 끊임없는 분화 과정을 통해 피상적 인과고리 기반의 어설픈 맥락으로 직조되기 쉽다. 분화와 분열은 맥락의 깊이를 약화시킨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원인-결과의 고리가 약하면 문제 해결 노력은 새로운 문제 탄생의 빌미로 그칠 수 있다. 표면적 원인에 현혹되지 말고 심층적 원인을 끈질기게 탐색/추출해야 한다. 결국 상황을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고 힘있게 그릴 수 있어야 원인 파악을 제대로 했다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The Choice'를 통해 최근에 생각하고 있는 키워드들을 연결시킬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 같다. 이 책을 선물해 주신 SSoongmi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 PS. 관련 포스트 분화, 알고리즘 창의적 의사결정 Algorithm = Opposable Mind (생각이 차이를 만든다)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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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 알고리즘 :: 2009/03/25 00:05
피터 셍게가 쓴 제5경영의 The laws of the fifth discipline에 나오는 "현재의 문제들은 과거 해결책의 산물이다"란 말을 과장해서 그림으로 그려 보면 아래와 같다. 무질서에 질서를 부여하는 작업을 문제해결로 볼 수가 있겠고 그런 문제해결 과정이 무질서화를 야기케 하는 문제발생의 원인이 되는 상황이 계속 반복되면 아래와 같은 짜증나는 무한 순환 패턴이 반복되게 된다.
![]() 물론 시스템 사고라는 프레임을 통해 구조를 관통하는 입체적 시각을 갖고 깔끔한 문제 해결 방법을 추구한다면 위와 같은 악순환 패턴을 방지할 수 있겠지만... 왠지 질서와 무질서는 원래 하나였고 서로가 서로를 머금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니.. 질서와 무질서라는 개념의 구분 자체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인간은 과연 질서와 무질서에 대한 균형 잡힌 감각을 갖고 있는가? 인간은 천성적으로 연역적 추론보다는 귀납적 패턴 인식에 더 강하다. 은유/유추에 기반하여 예전 패턴에 새로운 패턴을 대입시키는 능력과 불완전한 정보들로부터 러프하게라도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는 빈칸 채우기 능력은 연역적 추론에 강점을 보이는 현존 컴퓨팅 시스템이 따라가기 어려운 인간이 가진 고유 능력이다. 인간은 복잡하게 펼쳐지는 원인-결과 사슬을 접할 때, 컴퓨터처럼 논리적 계산을 수행하는 것보다 뇌에 큰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 복잡계스런 상황을 극도로 단순화/파편화시키고 저 차원적 문제로 홀랑 환원시켜버리는 본능적 사고 패턴을 갖고 있다. 알기 쉬운 인과관계로 현상을 파악하고 그런 인과관계로 구성된 이야기를 쉽게 기억하면서 단순 무식했으면 하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규칙/질서를 무의식적으로 추구한다. 어떻게 해서든 연관과 패턴을 찾고 그 패턴 속에서 편하게 살아가고 싶어한다. 인간은 제 아무리 새로운 상황을 맞이해도 기존의 경험과 지식으로 그럴싸한 해석을 해내고 마는 뛰어난 유추 능력을 갖고 있다. 인간은 규칙화/패턴화의 대가이고 본능적으로 우연을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다. ![]() 우연한 만남을 인연으로, 사건의 동시 발생을 인과관계에 의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싶어하는 강력한 인간 본능. 우연 속에서 끊임없이 어떤 틀을 발견하고 싶어하고 규칙과 패턴을 뇌에 넣어 놓고 다양한 상황에 기계적(무의식적)이고 편하게 대응하고 싶어하는 것은 인간의 뇌가 갖고 있는 생물체로서의 장점이자, 끊임없는 발전을 추구하는 사고체로서의 한계이다. 생존/안전을 위해 설계된 인간 뇌의 오버스런 패턴화 기능이 진정한 패턴 발견에는 상당한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나 할까. 인간이 뇌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는 단순 무식한(^^) 귀납적 패턴 인식을 선호하는 이상,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만들어 가는 '질서'는 대부분의 경우, '무질서'와 그리 다르지 않은 깔짝깔짝거림에 불과할 지도 모르겠다. 인간이 만들어내는 질서는 인간의 패턴인식 체계의 불완전함의 영향을 그대로 받을 수 밖에 없는 인간 마음 속에서만 편한 모습으로 존재하는 가상 질서에 불과하다. 인간 뇌 속에서만 예쁘게 작동하는 질서이기 때문에 위와 같은 개그스러운 순환 공식이 성립하는 것이겠다. 그 동안 질서/규칙/패턴이라고 믿어 왔던 것들을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거기서 발견되는 규칙화/패턴화의 모순과 허점 속에 기회가 존재하는 것 같다. 질서는 원래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냥 인간 맘 속에서만 존재하는 가상 그 자체일 뿐이고, 결국 우리가 사는 세계는 처음부터 끝까지 혼돈만이 존재하고 우연만이 지배하는 곳인지도 모른다. 혼돈과 우연. 그 속에서 허점 가득한 짝퉁 질서를 만들어 내고 어수룩한 패턴과 규칙을 절단/채취하면서 뇌를 만족시키며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모습인지. 혼돈과 우연에 대해 가져 왔던 선입견을 버리고 혼돈의 힘과 우연의 아름다움을 인정해 나가는 노력이 이제부터 필요한 것인지도. 인간 사고와 행동에 영향을 주는 뇌 메커니즘이 생존/안전에만 집중하면 할수록 인간은 뇌 알고리즘이 갖고 있는 한계 속에서 기계적인 오류를 반복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질서.. 그런 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아직도 원시시대를 살고 있는 뇌가 생존과 안전을 위해 만들어낸 가장/가상 현실이 질서인지도 모른다. 그건 생존과 안전 상태를 넘어선 맥락에서는 지속적인 가치를 발현하기 어렵고 수시로 재고/폐기 처분되어야 하는 운명을 지니고 있을 뿐이다. ^^ PS 0. 창조적 리더의 핵심능력 Smart Question에 아래와 같은 말이 나온다. "문제는 잘못된 해결방식이다." 문제를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면 잘못된 해결방식의 등장을 사전에 봉쇄할 수 있다. 문제를 문제가 아니라고 볼 수 있는 관점의 전환 속에 진정한 문제해결의 실마리가 숨어 있는지도 모른다. PS 1. 관련 포스트 질서와 무질서 사이 순참, 알고리즘 인과, 알고리즘 PS 2. 야생을 살고 있는 인간 우리의 몸과 마음은 자꾸만 현대를 살려 하지만 우리의 유전자는 여전히 야생을 살고 있다... 몸과 마음은 현대를 살고, 유전자는 야생을 살고... 이건 영화 '타임머신'보다 더 극적이고 충격적인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우린 지금 이 순간도 맹수들이 우글거리는 정글 속을 사는 듯한 '생존, 알고리즘'을 장착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우찌 이런 일이.. ^^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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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과, 알고리즘 :: 2008/12/19 00:09인간, 알고리즘에서 '왜냐하면'의 파괴력에 대해 인용한 바 있다. '왜냐하면'.. 인과관계가 작동하게 해주는 중추신경과 같은 말이다. 왜 사람들은 '왜냐하면'이란 말에 취약할까? 왜냐하면.. 인간은 원인과 결과를 연결하는 것을 본능적으로 좋아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기 때문이다.. ^^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블랙 스완에 이런 말이 나온다. ![]() 1번은 사실이 나열된 문장이고, 2번은 사실과 사실 사이에 이유가 존재하는 문장이다. 이유는 건조하게 나열된 사실들을 묶어 주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이유를 통해 사실들은 원인과 결과라는 속성을 부여 받게 되고 인과관계의 형성은 아무리 복잡한 사실들로 구성된 다차원 정보를 매우 이해하기 쉽고 단순한 저차원 스토리로 환원시켜 준다. 이는 기억, 알고리즘에서 언급했던 아래 내용과도 맥이 닿는다. ![]() 굳이 불교의 연기론적 세계관을 언급하지 않아도, 모든 사실엔 이유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문제는 이유를 정확히 알기 어려울 정도로 세상은 초고차원적으로 복잡하다는 것이고, 복잡한 원인-결과의 사슬을 깊은 생각 없이 극도로 단순화/파편화 시켜서 저차원으로 홀랑 환원시켜버리는 인간 본능이 알기 쉬운 인과관계를 선호하고 그런 인과관계로 구성된 이야기를 쉽게 기억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사실과 가설을 그럴듯한 이유로 매끈하게 구성할 경우, 단순한 사실/가설의 나열보다 훨씬 더 강력한 논리로 사람을 설득할 수 있다. 인간은 복잡한 진짜 이유를 머리 빠져가며 이해하느니 차라리 가짜일지라도 단순무식한 이유를 더 좋아할 수 밖에 없는 CAPA의 한계 속을 살아가는지도.. ^^ 뭐.. DNA 프로그래밍이 그렇데 되어 있다는데 굳이 그걸 빡세게 거스를 필요가 뭐 있겠느냐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한 편으론 그런 프로그래밍 구조를 역설계하면서 튜닝의 가능성을 살피고 작은 실행을 거듭해 나가는 과정 속에 여러 가지 기회들이 존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요즘 많이 든다. 내가 갖고 있는 사고 모델 속에 작용하는 인과 사슬의 로직을 가끔씩 점검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단순무식한 인과 사슬이 꽤 많이 존재할 것 같고 그 사슬의 무식함을 파헤치는 과정 속에서 사고모델을 혁신할 수 있는 방법론이 숨어있을 것 같다. ^^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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