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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체, 알고리즘 :: 2009/02/18 00:08

인간의 확장 2 (2008.2)

마샬 맥루한은 인간의 신체와 감각을 확장하는 도구나 기술을 미디어로 정의하고 '미디어'를 인간의 확장이라고 규정했다. 즉,
책은 눈의 확장, 라디오는 귀의 확장, 옷은 피부의 확장, 자동차는 발의 확장, 인터넷은 중추신경의 확장이라는 것이다. 인간은 미디어를 통해 확장의 꿈을 실현시키고 더 넓은 세상과 더 많은 인간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인간은 세상과 다른 인간을 만나기 전에 필연적으로 미디어와 먼저 만나야 한다. 그것도 아주 가까운 관계를 형성하면서..  인간과 세상 사이, 인간과 인간 사이에 미디어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 미디어는 인간의 감각기관 확장을 도와주는데 그치지 않고 감각기관에 영향을 주게 된다. 즉, 미디어는 자신이 갖고 있는 특성을 인간에게 주입하게 되고 인간은 무의식 중에 미디어가 가진 특성을 인간 속에 체화시키게 되는 것이다. 


객체, 알고리즘 (부제: 인간의 확장 3)

인간의 신체는 급속한 속도로 확장을 거듭해 왔다.  이제 전철/버스/자동차와 같은 교통수단 없는 이동은 생각하기 힘들다. 핸드폰 없는 커뮤니케이션은 지극한 불편을 초래한다. 인터넷은 거대한 사이버 세계 속 인간 생활을 이끌고 있다. 옷은 의도적 진부화의 지속을 통해 패션이란 거대한 산업 영역을 구축했다.

인간의 확장은 전인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확장은 철저히 인간이 갖고 있는 개별 기능의 업그레이드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 인간을 주요 개별 기능들의 집합으로 환원시킨 후 각각의 기능들을 기계적으로 발전시킨 끝에 개별 기능들이 인간이 갖고 있는 기능적 한계를 훌쩍 넘어서게 하여 인간 확장을 이끌어 냈다. 문명의 진화를 통한 인간 확장은 결국 아래와 같은 객체화 과정의 산물이다.

  1. 인간을 기계적 기능의 집합체로 환원시킨다.
  2. 인간을 기능별 모듈로 나눈 후 각각의 기능 모듈의 성능 개선을 도모한다.
  3. 기능들은 기계적인 성능 진화를 거듭한 끝에 인간 생활에 필수적인 기능 보조재로 이식된다.
주체-객체 구분에 대한 이해 조차 흐릿한 상황에서 인간 기능의 객체화를 통한 인간 확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객체의 눈부신 성장 속에서 인간 존재의 의미는 어떤 형태로 변이되어 가고 있을까.

기능적 인간의 확장이란 맥락 속에서 '도구'라는 단어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  결국 인간을 구성하고 있는 수많은 요소 중에서 가장 대상화/객체화하기 쉬운 것이 바로 인간이 수행하는 물리적 기능이고 이를 가볍게 도구로 환원시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온 것이 인간 확장의 모습이다. 인간은 결국 확장이 용이한 것만 쏙쏙 뽑아서 확장시켜 온 것이다. 그 와중에 소외되고 있는 것들의 양상에 대한 관찰과 이해의 수준은 너무 조악하다.
 

인간 기능의 확장은 결국 수단 자체의 미학을 추구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객체화 알고리즘은 객체화되기 쉬운 요소들의 번성 속에 객체화하기 어려운 그 무엇들이 침잠하는 상반된 흐름을 낳게 된다. 객체는 단순 도구적 지위에만 머물러야 하는데 이제 도구라는 이름의 객체는 주체를 충분히 소외시키고도 남을 만한 파워를 획득했고 이제 주객전도의 양상을 가속화하기 위한 파레토 알고리즘을 작동시키고 있는 것 같다. 핸드폰 간의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킹 속에서 인간은 핸드폰의 신호음에 자동 반응하고 있고 통신/방송 네트워크가 쏟아내는 홍수와 같은 정보의 폭주는 인간을 압박하고 중독시키고 있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점점 창대한 기세로 주체를 리드하는 객체
객체의 창발적 주체화, 주체의 창발적 객체화
그게 객체 알고리즘이다.




PS. 인간의 확장 1 (2007.1)

미디어의 이해 - 10점
마샬 맥루한 지음, 김성기 & 이한우 옮김/민음사

자공이 한수 이북을 두루 여행하고 있을 때, 한 노인이 채소밭에서 일하고 있는 광경을 보았다.  노인은 물을 대기 위해 도랑을 팠다.  그러고는 우물 속에 내려가 물을 한 통 퍼서 도랑에 붓고 있었다.  그의 노고에 비해 성과는 보잘 것 없었다.

자공은 노인에게 "힘을 조금만 들이고도 하루에 백여 개의 도랑에 물을 대는 방법이 있는데 그 방법에 대해 듣고 싶지 않습니까?"라고 물었다.  그 때 노인은 하던 일을 멈추고 그를 물끄러미 쳐다 보다가 "그 방법이란 게 뭐요?"라고 말했다.

자공은 "앞을 가볍게 하고 뒤를 무겁게 한 나무 지렛대를 사용하십시오. 그렇게 하면 물을 빨리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두레 우물이라고 합니다." 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노인은 얼굴에 노기를 띠며 이렇게 말했다.  "나의 스승이 말씀하시기를 기계를 사용하는 사람은 누구나 기계처럼 일을 하게 된다고 했소.  기계처럼 일하는 사람의 마음은 결국 기계처럼 됩니다. 그리고 가슴 속에 기계의 심장을 가진 사람은 순수성을 잃습니다.  순수성을 잃은 사람은 자신의 영혼이 하는 일들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합니다. 영혼이 하는 일에 확신을 갖지 못하면 감각도 정직하지 못하게 됩니다. 나는 그런 것들을 알고 싶지 않아요. 나는 그런 것들을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습니다."

결국,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신체/감각기관을 증폭/확장시켜준 반면 인간의 사고/감각 기관을 마비시키고 기술에 철저히 종속되게 되었다는...  

그리고 기술 발전의 결과물들이 인간 신체/감각기관의 확장이기 때문에 인간은 계속 기술 자체에 대한 수요를 가질 수 밖에 없어 계속 종속의 고리는 강해진다는....   

물자체에 대한 인식을 외면한 채, 기계적인 분할에 따른 controlability만 따지는 환원주의의 폐혜란....   전기 탄생의 의미, 철도 탄생의 의미, 전화 탄생의 의미...   수많은 기술 발전의 결과물의 의미는 외면되고 결과물에 대한 인간의 종속만 점점 심화되어 간다..    그게 세상이다.   아직도 세상은 데카르트님의 손바닥 안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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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토댁 | 2009/02/18 10:52 | PERMALINK | EDIT/DEL | REPLY

    보세요.
    습관이 무서운 것이라니깐요..ㅎㅎ
    그리고 웬지 피하라 하시나 막 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더라구요..^^
    이 뭥미성 포스트...

    진짜 완전히 이해는 못 하겠공,
    뭘 말씀하시고자 하는지는 알겠공..히히

    옛날부터 과학은 여자를 위해 발전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자의 생활을 편하게 해 주는 방향으로..
    세탁기도 그렇고, 식기 세척기도 그렇고
    날로 발전하는 로봇 청소기도 그렇고
    하나만 바르면 되는 total 이라는 단어를 단 화장품도 그렇고..^^

    암튼 그렇게 발전하는 과학이 주는 여유로 생긴 시간은 어떻게 쓰이는지 궁금해집니다.

    그 시간들이 인간적 사고를 하고 감정적 여유를 즐기는데 쓰인다면
    종속의 관계에서 조금은 벗어 날 수 있을까여?..^^

    즐거운 날 되세요..
    토댁의 주문은 쭈욱~~~~~~계속 됩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9/02/18 19:39 | PERMALINK | EDIT/DEL

      사실 이 글은 거의 한달 전에 적은 글이라서 지금 읽어보니 저도 뭥미스럽습니다. ^^

      과학이 여자를 위해 발전한다는 개념이 흥미롭습니다.
      하나의 테마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여~ ^^

      문명의 발달로 기계적으로 확장된 인간이
      확장으로 생긴 여유를 기계적인 곳에 또 사용하고
      계속 그런 경향이 반복되면서 점점 더 기계적이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계속 뭥미스런 얘기만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생각을 다듬어서 좀더 명확하게 표현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뭥미성 포스트에도 귀한 댓글을 친절하게 주셔서 넘 감사합니다. ^^

  • BlogIcon 덱스터 | 2009/02/18 13:52 | PERMALINK | EDIT/DEL | REPLY

    괴물과 싸우다 모르는 사이 자신도 괴물이 된다는 말이 기억나네요..

    약간은 동떨어진 듯한 감상...-_-;;

    • BlogIcon buckshot | 2009/02/18 19:40 | PERMALINK | EDIT/DEL

      기계와 친해지면 점점 더 기계가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싸워도 마찬가지일 것 같구요. 상호작용 속에 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상호작용이 어떤 타입이건~ ^^

  • BlogIcon Donnie | 2009/02/18 15:01 | PERMALINK | EDIT/DEL | REPLY

    " 인간은 결국 확장이 용이한 것만 쏙쏙 뽑아서 확장시켜 온 것이다. 그 와중에 소외되고 있는 것들의 양상에 대한 관찰과 이해의 수준은 너무 조악하다."

    물리적 기능을 제외한 나머지 행동과 기능이 모두 '소외되고 있는 것들'에 포함 되는 건가요?
    구체적으로 이미지가 안 잡히네요. T^T
    생각, 감정 등등이라고 지레짐작 해보는데 이를 확장해 객체화 시키면 뒷통수에 케이블 꽂는 메트릭스가 되려나요 :D

    • BlogIcon buckshot | 2009/02/18 19:43 | PERMALINK | EDIT/DEL

      기능적인 측면의 확장 속에서,
      기능적이지 않은 모든 것들의 포지셔닝이 애매해지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이미 확장되고 있는 것 이외에 무엇이 있는가란 질문에 대한 답은 현재로선 저에게 모호한 개념으로 자리잡고 있구요. 그것을 구체화하는 작업이 제 생각의 테마 중의 하나가 될 것 같습니다. ^^

  • BlogIcon 밥먹자 | 2009/02/18 21:02 | PERMALINK | EDIT/DEL | REPLY

    "객체는 단순 도구적 지위에만 머물러야 하는데 이제 도구라는 이름의 객체는 주체를 충분히 소외시키고도 남을 만한 파워를 획득했고 이제 주객전도의 양상을 가속화하기 위한 파레토 알고리즘을 작동시키고 있는 것 같다."

    기계에 종속되는 인간이라... 좀 무서워집니다.. 위에 댓글다신 것처럼, 저도 기계를 이용함으로써 생긴 시간을 또 다른 기계에 할애하고 있는 것 같군요. 컴퓨터에 종속되어 버린 1인입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9/02/18 21:18 | PERMALINK | EDIT/DEL

      결국 인간 확장의 최대 수혜주는 기계, 자가증식 플랫폼인 것 같습니다.
      ( http://read-lead.com/blog/entry/증식-알고리즘 )

      테크놀러지와 자본의 만남이 첨단금융상품(파생상품)을 낳았고 이 파생상품의 파괴력은 전세계 경제를 뒤흔들 정도의 강력함을 보유하고 있고..
      ( http://read-lead.com/blog/entry/버블-알고리즘 )

      기술과 다이렉트마케팅의 만남은 가공할 살포력을 보이는 스팸메일을 낳았고 스팸메일은 이제 스팸댓글, 스팸트랙백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보내기 한 방이면 수백만/수천만명에게 편지가 날아가는 가공할 자가증식적 위력..

      인간의 욕망을 남김 없이 주워 삼키고 있는 자기증식적 기계 플랫폼의 발달 속에서 인간은 어떻게 플레이해야 할 것인가.. 생각해 볼만한 주제인 것 같습니다. ^^

  • BlogIcon 구월산 | 2009/02/18 22:18 | PERMALINK | EDIT/DEL | REPLY

    미디어의 이해는 2번이나 봤는데도..아직 맥루언의 오묘한 말들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더군요.쩝..
    모든 걸 미디어로 이해한 맥루언이 인터넷을 어떻게 평가했을 지 참 궁금해집니다. 맥루언식 상상이 않되다보니... 아마도 뇌세포의 확장이라고 하지 않았을까요..인터넷이란 거대한 두뇌가 실제로 완성된다면..더 이상 상상이 않되네요. 요새 Wikipedia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듭니다. 거대한 두뇌..

    • BlogIcon buckshot | 2009/02/18 22:29 | PERMALINK | EDIT/DEL

      예.. 뇌세포의 확장이라고 말했을 것 같습니다..
      뇌 안의 욕망이 인간 신체와 인간 신체 밖의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뇌 자신을 변이시켜 왔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은 분명 뇌의 확장 모델과 유사한 증식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욕망은 생존/번식 지향의 DNA 기반 위에서 인간을 확장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 같고 인간은 끝없이 기계적인 자가증식을 통해 점점 기계를 닮아가나 봅니다. 지금까지 인간이 어떤 길을 걸어왔고 현재 어디 있고 앞으로 어디로 갈 것인가.. 흥미진진한 주제입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09/02/19 00:08 | PERMALINK | EDIT/DEL

      전 마샬맥루언의 난해/모호함에 대한 egoing님의 포스트에 많은 공감을 합니다.
      http://egoing.net/701

      사실 전 마샬 맥루언의 메세지를 온전히 이해하는 건 일찌감치 포기한지 오래이고 (첨 맥루언을 접했을 때 이미 무릎 꿇었습니다. ^^) 단지 그가 남긴 키워드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조합하는 놀이를 즐기는 것이 저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냥 깊이 없어도 제 방식대로 생각하렵니다. 분명, 그는 제 구미를 강하게 잡아당기는 키워드들을 남겼습니다. ^^

  • greatest | 2009/02/19 18:1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역시 또 읽어보지만 너무 어렵네요..항상 공부하고 고민 많이 하시나봐요..
    직장다니시면 아래 직원들이 이쁨받으려면 공부많이 해야겠어요..

    • BlogIcon buckshot | 2009/02/19 18:24 | PERMALINK | EDIT/DEL

      죄송합니다. 이해하기 쉬운 글을 써야 하는데.. 제 능력 부족 탓입니다..

      오프라인에선 사뭇 다른 캐릭터로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의 확실한 이원화와 그 이원화로 인한 긴장을(奇正之勢,기정지세) 즐기고 살아가고 있나 봅니다. ^^

      http://www.read-lead.com/blog/entry/기정-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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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확장 2 :: 2008/02/20 00:00


마샬 맥루한
은 인간의 신체와 감각을 확장하는 도구나 기술을 미디어로 정의하고 '미디어'를 인간의 확장이라고 규정했다. 즉, 책은 눈의 확장, 라디오는 귀의 확장, 옷은 피부의 확장, 자동차는 발의 확장, 인터넷은 중추신경의 확장이라는 것이다. 인간은 미디어를 통해 확장의 꿈을 실현시키고 더 넓은 세상과 더 많은 인간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인간은 세상과 다른 인간을 만나기 전에 필연적으로 미디어와 먼저 만나야 한다. 그것도 아주 가까운 관계를 형성하면서..  인간과 세상 사이, 인간과 인간 사이에 미디어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 미디어는 인간의 감각기관 확장을 도와주는데 그치지 않고 감각기관에 영향을 주게 된다. 즉, 미디어는 자신이 갖고 있는 특성을 인간에게 주입하게 되고 인간은 무의식 중에 미디어가 가진 특성을 인간 속에 체화시키게 되는 것이다. 

모든 로마인들은 노예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노예와 노예들의 심리가 고대 이탈리아에 흘러 넘쳤고 로마인은 내면적으로 노예가 되어버렸다. 언제나 노예들의 분위기 속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무의식을 통해 노예의 심리에 젖어든 것이다. 이 같은 영향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마샬 맥루한의 '미디어의 이해' 에서 인용한 융의 분석 심리학 논고 중에서)



egoing님의
야동과 창의력 포스트를 읽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마샬 맥루한이 말한 '미디어는 인간 감각기관의 확장'을 의미한다는 관점에서 야동은 인간이 갖고 있는 원초적 본능의 확장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야동이라는 미디어가 발달하면 발달할 수록 감각기관은 계속 확장되겠지만 egoing님의 말씀처럼 감각기관의 상상력은 점점 둔화되어 가게 마련이다. 결국 마샬 맥루한이 40년 전에 쓴 책인 '미디어는 마사지다'가 오늘날 차근차근 현실화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미디어가 인간의 몸과 마음에 영향력을 행사하여 인간의 사고방식과 생활양식을 변화시켜 나가는 모습..


인간의 확장 1 포스트에 아래 일화를 넣어 놓고 잠시 시름에 잠겼던 적이 있다.

자공이 한수 이북을 두루 여행하고 있을 때, 한 노인이 채소밭에서 일하고 있는 광경을 보았다.  노인은 물을 대기 위해 도랑을 팠다.  그러고는 우물 속에 내려가 물을 한 통 퍼서 도랑에 붓고 있었다.  그의 노고에 비해 성과는 보잘 것 없었다.

자공은 노인에게 "힘을 조금만 들이고도 하루에 백여 개의 도랑에 물을 대는 방법이 있는데 그 방법에 대해 듣고 싶지 않습니까?"라고 물었다.  그 때 노인은 하던 일을 멈추고 그를 물끄러미 쳐다 보다가 "그 방법이란게 뭐요?"라고 말했다.

자공은 "앞을 가볍게 하고 뒤를 무겁게 한 나무 지렛대를 사용하십시오. 그렇게 하면 물을 빨리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두레 우물이라고 합니다." 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노인은 얼굴에 노기를 띠며 이렇게 말했다.  "나의 스승이 말씀하시기를 기계를 사용하는 사람은 누구나 기계처럼 일을 하게 된다고 했소.  기계처럼 일하는 사람의 마음은 결국 기계처럼 됩니다. 그리고 가슴 속에 기계의 심장을 가진 사람은 순수성을 잃습니다.  순수성을 잃은 사람은 자신의 영혼이 하는 일들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합니다. 영혼이 하는 일에 확신을 갖지 못하면 감각도 정직하지 못하게 됩니다. 나는 그런 것들을 알고 싶지 않아요. 나는 그런 것들을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습니다."



[Web 2.0] 정보, 사람, 연결 포스트에 아래 동영상을 넣어 놓고 묘한 느낌을 받았던 적이 있다.




Web 2.0 ... The Machine is Us/ing Us
의 통찰 충만한 문장을 패러디하면 아래와 같다. 재미있다. ^^


우리가 TV를 볼 때마다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 때마다
우리는 기계를 가르치고 있는 것입니다. 기계는 우리이고
우리가 채널을 돌릴 때마다 우리가 전화번호를 저장할 때마다
우리는 기계에 아이디어를 주입시키는 것입니다. 기계는 단순히
부여 받은 편리한 기능을 사람에게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사람을
기계에 맞추어 변화시킵니다. 기계는 우리입니다. 그리고 당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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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trix

    Tracked from ego + ing | 2009/01/05 16:32 | DEL

    영화 매트릭스가 그 전까지의 SF 선배들과 구별되는 것은, 이것이 소프트웨어와 정보에 대한 판타지라는 점이다. 이전까지 SF의 중심테마는 주로 기계문명의 힘과 그에 대한 불안이었다. 스타..

  • BlogIcon 그리스인마틴 | 2008/02/20 00:37 | PERMALINK | EDIT/DEL | REPLY

    뭔지 묘한 느낌이네요.
    특히 마지막 저 글은 ...
    약간 두려워지기도 합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8/02/20 01:30 | PERMALINK | EDIT/DEL

      저도 쓰면서 묘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약간 서늘해지기도 했구요. ^^

      그런데..
      전 그리스인마틴님의 글을 읽을 때 두려움을 자주 느낍니다. 그런 포스가 어디서 나오는건지 많이 궁금하기도 하구요..

  • BlogIcon egoing | 2008/02/20 11:0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는 이제 야동 안봐요.
    다시 상상하기 시작했습니다. 푸하
    좋은 글 잘봤습니다.
    그런데 제 블로그가 점점 성인물로 크롤러 사이에서는 알려지기 시작하는 것 같내요.
    압도적인 리퍼러가 그렇게 말하고 있내요. ㅎㅎ

    • BlogIcon buckshot | 2008/02/20 13:15 | PERMALINK | EDIT/DEL

      ^^ egoing님 블로그로 들어오는 검색어를 태그 클라우드로 그리면 정말 볼만할 것 같습니당~

  • BlogIcon el. | 2008/02/20 11:12 | PERMALINK | EDIT/DEL | REPLY

    좋은 글 잘 봤습니다.
    마지막 문구는 정말 다시 생각을 해보게 하는군요.
    링크해주신 egoing님의 "야동과 창의력" 역시 짧지만 무척 강렬한 느낌이네요 ;;

    • BlogIcon buckshot | 2008/02/20 13:18 | PERMALINK | EDIT/DEL

      el.님,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egoing님의 야동과 창의력.. 정말 멋진 글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다른 글들은 더 멋져요~

  • BlogIcon 지동아빠 | 2008/02/20 11:3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정말 오래전에 읽었던 명저를 여기서 다시 보게되는군요.
    RSS 리더에 맛사지라고 떠서, 무슨 영문인가 어리둥절했는데....

    예전에 나온 번역서에 메세지라고 했던 걸로 기억되네요.

    여튼, 항상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08/02/20 13:20 | PERMALINK | EDIT/DEL

      맥루한의 '미디어의 이해'에는 미디어는 메세지다란 말이 나오고 '미디어는 마사지다'란 책을 별도로 출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결국 미디어는 마사지다에서도 미디어는 메세지다란 말을 하고 있는 것 같구요.. ^^

      항상 격려해 주셔서 넘 감사합니다. 힘이 절로 솟네요~ ^^

  • BlogIcon 쉐아르 | 2008/02/21 00:2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사람과 사람사이에도 오랜 시간을 같이 함으로 서로 닮아가지요. 그것처럼 기계와 사람도 영향을 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계를 사용하다 불편한 것이 있으면 개선을 하고, 그게 여의치 않으면 사람이 바뀌고. 기계에 종속되는 것에 저도 불편한 감정을 느끼면서도 왜 기계를 사용하는가를 잊어버리지 않는다면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8/02/21 01:23 | PERMALINK | EDIT/DEL

      왜 기계를 사용하는가를 잊지 않는다... 정답을 말씀해 주신 느낌입니다. 쉐아르님께 오늘도 한 수 배우는 buckshot.. 아직 갈 길이 멉니다. ^^

  • BlogIcon 격물치지 | 2008/02/21 13:37 | PERMALINK | EDIT/DEL | REPLY

    기술과 인간, 기계와 인간이 만나는 곳에 우리의 미래가 있겠지요 ^^ 어떻게든 그 미래에 기여하실 것 같습니다. Buckshot님은...

    • BlogIcon buckshot | 2008/02/21 20:16 | PERMALINK | EDIT/DEL

      아이구.... 전 그냥 포스트만 쓰렵니다. 업무가 바빠서 기여할 시간이 없어요... ^^ 격물치지님께서 댓글 주실 때마다 buckshot은 에너지가 100% 충전되는 느낌입니다~

  • BlogIcon 오대리 | 2008/03/12 15:5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안녕하세요 벅샷님 거의 눈팅만 즐기다가... 책에 관한 작은 이벤트를 진행중인지라... 트랙백을 살짝 걸어두겠습니다. 적절치 않다 생각되시면 말씀주시는대로 바로 철수하겠습니다. 기왕이면 와주셔서 참여까지는 안되더라도 격려나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 BlogIcon egoing | 2009/01/05 16:3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왠지 buckshot님과 이야기 하고 싶은 주제라서 트랙백 걸어봅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09/01/05 19:45 | PERMALINK | EDIT/DEL

      찬.찬.히. 읽어 보고 나중에 댓글 드리겠습니다.
      귀한 포스트 트랙백 걸어 주셔서 넘 감사합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주제입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09/01/06 00:31 | PERMALINK | EDIT/DEL

      egoing님, 귀한 글 흥미롭게 잘 보았습니다.

      자아..
      실체의 존재 여부가 불투명한 개념인 자아는 인간 뇌의 쾌락을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존재해야만 하는 개념인 것 같습니다. 어쩌면 자아가 중심에 존재하는 오프라인 세계.. 어쩌면 그런 오프라인 세계에 대한 인지 자체가 뇌를 위한 가상 시공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체 불투명한 자아.
      자아가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오프라인 세계.
      뇌는 자아 느낌을 강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환상을 창조하고, 그 환상 속에서 발전한 기계 문명은 온라인이란 시공간을 만들어내고..

      뇌를 위한 가상세계(오프라인)가 또 한 번의 가상세계(온라인)를 만들어낼 때 그 위력은 증폭되는 것 같습니다. 뇌는 계속 자가증식을 반복하면서 존재감을 키워가는 스미스 요원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짧고 다듬어지지 않은 생각을 여기까지만 적어 놓고,
      다음에 다시 한 번 생각을 복제/증식/증폭시켜볼 생각입니다.

      귀한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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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확장 1 :: 2007/01/23 00:03


미디어의 이해 - 10점
마샬 맥루한 지음, 김성기 & 이한우 옮김/민음사


아래 글을 읽고 있으면 Marshal McLuhan님의 생각이 자꾸 내 생각이 되어감을 느낀다. 

자공이 한수 이북을 두루 여행하고 있을 때, 한 노인이 채소밭에서 일하고 있는 광경을 보았다.  노인은 물을 대기 위해 도랑을 팠다.  그러고는 우물 속에 내려가 물을 한 통 퍼서 도랑에 붓고 있었다.  그의 노고에 비해 성과는 보잘 것 없었다.

자공은 노인에게 "힘을 조금만 들이고도 하루에 백여 개의 도랑에 물을 대는 방법이 있는데 그 방법에 대해 듣고 싶지 않습니까?"라고 물었다.  그 때 노인은 하던 일을 멈추고 그를 물끄러미 쳐다 보다가 "그 방법이란게 뭐요?"라고 말했다.

자공은 "앞을 가볍게 하고 뒤를 무겁게 한 나무 지렛대를 사용하십시오. 그렇게 하면 물을 빨리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두레 우물이라고 합니다." 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노인은 얼굴에 노기를 띠며 이렇게 말했다.  "나의 스승이 말씀하시기를 기계를 사용하는 사람은 누구나 기계처럼 일을 하게 된다고 했소.  기계처럼 일하는 사람의 마음은 결국 기계처럼 됩니다. 그리고 가슴 속에 기계의 심장을 가진 사람은 순수성을 잃습니다.  순수성을 잃은 사람은 자신의 영혼이 하는 일들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합니다. 영혼이 하는 일에 확신을 갖지 못하면 감각도 정직하지 못하게 됩니다. 나는 그런 것들을 알고 싶지 않아요. 나는 그런 것들을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습니다."


결국,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신체/감각기관을 증폭/확장시켜준 반면 인간의 사고/감각 기관을 마비시키고 기술에 철저히 종속되게 되었다는...  

그리고 기술 발전의 결과물들이 인간 신체/감각기관의 확장이기 때문에 인간은 계속 기술 자체에 대한 수요를 가질 수 밖에 없어 계속 종속의 고리는 강해진다는....   

물자체에 대한 인식을 외면한 채, 기계적인 분할에 따른 controlability만 따지는 환원주의의 폐혜란....   전기 탄생의 의미, 철도 탄생의 의미, 전화 탄생의 의미...   수많은 기술 발전의 결과물의 의미는 외면되고 결과물에 대한 인간의 종속만 점점 심화되어 간다..    그게 세상이다.   아직도 세상은 데카르트님의 손바닥 안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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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egoing | 2008/05/06 22:09 | PERMALINK | EDIT/DEL | REPLY

    buckshot님의 영향으로 저도 이 책을 읽고 있습니다.
    아래 링크는 저의 시행착오를 담고 있습니다. ^^
    http://egoing.net/679

    • BlogIcon buckshot | 2008/05/06 22:55 | PERMALINK | EDIT/DEL

      드디어 두 분의 만남이 시작되는군요..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긴장됩니다요.
      egoing님과 마셜 맥루한의 만남..
      어떤 담론이 펼쳐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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