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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발, 알고리즘 :: 2010/05/31 00:01

웹은 정보 흐름을 민주화시키고 있다. 특정 계층/집단이 독점에 가깝게 보유하고 있던 정보가 일반 대중 사이에서 급속하게 유통되면서, 정보는 보유 가능한 고착형 자산에서 유동형 공유 자산으로 패러다임 변화되고 있다. 웹은 '뭔가를 Push하기엔' 컨트롤 불가스런 요소들이 난무하는 시공간이다. 웹은 기획의 대상이 아니다. 웹이란 거대한 복잡계는 기획의 시도를 비웃으며 삼켜버릴 뿐이다.

'웹(서비스)기획'이란 말엔 어폐가 있다. 웹은 기획(push)보다 창발(pull)의 힘이 절대 우세한 공간이다. '웹기획을 한다'는 매우 공허한 표현이다. 날씨나 경제를 기획한다는 말이 황당한 것처럼 말이다. 웹은 무질서 속에서 질서가 만들어지는 야생적 시공간이다. 기획자가 웹서비스를 고안하고 그걸 시장에 내놓아 성공하면 그 기획자가 뭔가 대단한 걸 만들어낸 건가? 아니다. 기획자는 사용자에게 일종의 결재안을 올려 '운 좋게' 사용자의 승인을 받은 것 뿐이다. 복잡계는 철저히 사용자 주도적인 공간이다.


아주 오래 전에 절찬리에 상영되던 KBS 유머 1번지의 인기코너 '고독한 사냥꾼'에서 멋진 개그 연기를 보여주었던 최양락의 단골 멘트가 기억난다.

"내가 이 카페에 오는 이유는 여기 오면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예감 때문이지."

어떤 일이 일어날 지는 알 수 없어도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 확률이 높은 곳. 그곳은 창발성이 강한 공간일 것이다. 기획할 순 없어도 발생 확률을 높일 수 있는 것. 그게 우연의 본질이다. ^^


@iFoog님과 트위터에서 아래와 같은 대화를 나누면서 추억을 회상하고 당시 개그에 블로깅을, 지금 개그에 트위팅을 대입해 보는 것도 일종의 유쾌한 우연이다. ^^

iFoog: ㅎㅎ 최양락의 그 개그.. 재밌었죠. 정말 재능 있는 개그맨이시라는.. 근데 그것보다 더 웃었던 것은 그 농촌개그.. 김학래랑 나와서 '나까무라'이야기하던 그 에피소드 :)

ReadLead: 고독한 사냥꾼, 농촌개그는 지금 봐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문득 그 시절 개그가 떠오르면서 웃음을 짓게 되는 일요일 오후입니다.^^

iFoog: 그때는 최소한 개그에 기승전결이 있었죠.. -_-;

ReadLead: 당시 개그는 블로그 포스팅에 가깝고, 지금 개그는 트위팅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



발견/우연은 기획이 아닌 확률의 영역이다. 트윗하면서 어떤 분을 통해 어떤 정보/통찰을 얻게될 지에 대해선 전혀 알 수 없다. 하지만, 일정 시간 트윗을 하다 보면 무언가 배움을 얻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복잡계는 이런 식으로 흘러간다.
'웹의 창발성'에 패러다임 전환의 열쇠가 잠재한다. 창발 가능성이 높은 곳에 포지셔닝하는 것이 웹 경제를 살아가는 지혜일 것이다. 트위터는 분명히 창발 가능성이 높은 고감도 지역임에 분명하다. 

예전부터 관심을 갖고 접했던 '복잡계'라는 개념이 트위터를 사용하면서 좀더 현실적인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트위터를 통해 복잡계의 창발성을 생생하게 체험해 나갈 수 있어서 참 좋다. ^^

"내가 트위터를 즐기는 이유는 트윗을 하면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예감 때문이다~"




PS. 관련 포스트
복잡계 - 개미집단의 창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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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한방블르스 | 2010/05/31 14:4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창발이라는 말 너무 어렵게 느껴지는군요.
    복거일의 영어공용론을 보고 있는데 어느정도 공감이 가는 말도 있어 혼란스럽군요.
    우리가 많이 쓰고 있는 단어들이 알게 모르게 일본인들이 번역한 말이 많음을 새삼 느끼게되고 또한 한계를 많이 봅니다.
    글은 늘 잘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 자에 얶메인 모습은 읽는 제가 좀 부담을 느끼게 합니다. ㅎㅎㅎ

    덧_
    창발이라는 어감이 제가 DB '창성'이라는 말을 들었을때와 같은 어색함이 느껴집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0/05/31 16:11 | PERMALINK | EDIT/DEL

      한방블르스님, 불편을 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한방블르스님의 댓글을 계기로, 이제부터 두글자 제목 포스팅을 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

    • BlogIcon 한방블르스 | 2010/06/01 01:21 | PERMALINK | EDIT/DEL

      그런 의미로 말씀드린 것은 아닙니다.
      너무 두자로 잣구를 맞추시는 것 같아 드린 말씀입니다.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0/06/01 09:15 | PERMALINK | EDIT/DEL

      앗, 아닙니다. 마침 두글자 제목에 대해 생각하고 있던 참에 한방블르스님의 댓글이 저에게 동기를 부여해 주신 것 같습니다. 알고리즘 포스팅의 취지는 그대로 유지하고 제목의 유연성을 가져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알고리즘 포스팅을 1년 6개월 넘게 했더니 이젠 굳이 제목에 알고리즘을 넣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알고리즘스런 포스팅이 나올 것 같아요. ^^

  • BlogIcon 민노씨 | 2010/06/01 02:11 | PERMALINK | EDIT/DEL | REPLY

    "당시 개그는 블로그 포스팅에 가깝고, 지금 개그는 트위팅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
    참 인상적인 말씀이십니다. :)

    추.
    때가 때이니 만큼 '선거, 알고리즘' 혹은 '투표, 알고리즘' 한방 부탁드립니다. ㅎㅎ.
    또는 '사퇴, 알고리즘'도 괜찮겠네요.
    ( http://minoci.net/1108 )

    • BlogIcon buckshot | 2010/06/01 09:21 | PERMALINK | EDIT/DEL

      와..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시죠? ^^
      알고리즘 포스팅 초창기 시절에(2008.12.1) 민노씨께서 댓글 주신 후에 1년 6개월 만이네요. 넘 반갑습니다~
      http://www.read-lead.com/blog/entry/소문-알고리즘

      그저께 아래와 같이 선거 트윗 하나 올린 바 있습니다. ^^

      Push향 그윽한 선거운동을 보면서, 나를 돌이켜 보게 된다. 평상시에 잘하지 못하고 멍 때리고 있다가 막상 닥쳐서 호들갑 떠는 모습이 얼마나 많았던지. (http://twitter.com/ReadLead/status/15073306177)

  • akdk | 2011/05/02 13:50 | PERMALINK | EDIT/DEL | REPLY

    글 잘 읽었습니다. '창발'이란 단어는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다소 정제되지 않은 원형 그대로의 느낌이 나는 단어라서요 (창조할때 創 발명할 때 發로써 좋아함). 네이버에 제목이 창발이라서 읽으러 들어왔는데 역시 내용이 좋은 글이라 (평소에서 ReadLead 가끔 읽지만) 기분이 좋네요 ^^.

    • BlogIcon buckshot | 2011/05/02 19:42 | PERMALINK | EDIT/DEL

      1년 전 포스트에 댓글을 주셔서 넘 감사합니다. 마치 1년 동안 잠을 자다가 상쾌하게 깨어난 느낌이 들어서 넘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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