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레드 히치콕'에 해당되는 글 2건

Pull communication :: 2007/12/19 07:59

전쟁의 기술
로버트 그린 지음, 안진환 외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로버트 그린의 '전쟁의 기술' 에 아래와 같은 일화가 나온다.

1939년, 알프레드 히치콕은 조앤 폰테인과 로렌스 올리비에를 주연으로 '레베카'를 감독했다. 당시 21세의 폰테인은 주연을 처음 맡는데다, 천재 배우로 알려진 올리비에의 상대역이라는 사실 때문에 몹시 초조해했다. 다른 감독이라면 그녀의 불안감을 달래주려 했겠지만 히치콕은 정반대로 행동했다. 다른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주고받는 뒷말을 그녀에게 알려주기로 한 것이다. 그녀가 그 배역에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며, 올리비에마저도 사실은 자신의 아내 비비안 리가 그 역을 맡기를 바랐다는 얘기가 폰테인의 귀에 들어갔다. 그녀는 소외감이 들었으며, 몹시 불안하고 초조했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그녀의 배역에 정확히 들어맞는 성격이었다. 그녀는 연기할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레베카에서 해낸 기념비적인 연기는 그녀의 영광스러운 경력의 시발점이 되었다.

영화 '레베카' (Rebecca 7/13)



말을 통해 타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생각은 일종의 myth이다. 타인에게 의도된 행동을 유도하는 말을 할 때 그 말이 아무리 옳다고 해도 타인은 본능적으로 방어벽을 쌓기 마련이다. Push형 커뮤니케이션은 기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 대상에 대한 우월감이 기저에 존재하기 때문에 의도된 효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 반면, 커뮤니케이션 대상에게 메시지를 단선적으로 push하지 않고 스스로 특정 행동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이끄는 pull형 커뮤니케이션을 구사한다면 훨씬 높은 효과를 낼 수 있다.

미켈란젤로는 '조각'을 대리석 안에 갇힌 인물을 해방시키는 것으로 정의한다.  엔서니 라빈스는 '성공'을 자신 안에 잠든 거인을 깨우는 것으로 정의한다. 글래디스 테일러 멕게리는 '의사'를 환자 내면에 있는 의사를 깨워서 스스로를 치유케 하는 자로 정의한다. 리더십은 직원들 안에 잠자고 있는 거인을 깨우는 것이다. 결국 창조, 성취, 치유, 리더십은 모두 Pull에 관한 이야기이다.

커뮤니케이션도 같은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은 타인에게 메시지를 주입시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타인 내부로부터 끌어내는 것이다. 메시지는 이미 타인 안에 있다. 뛰어난 커뮤니케이터는 타인 안에 잠재된 메시지를 스스로 끌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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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mobizen | 2007/12/19 09:4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참 가슴에 와닿는 포스팅입니다. 사람과 사람의 Communication때에도 중요하지만 좀 광의적인 의미로 기업의 제품과 소비스와의 Commiunication 때의 포인트에도 적용될 수 있을 듯 합니다.

    이러한 Comminication 능력은 참 공돌이인 저같은 사람으로서는 부럽습니다. 입만 열면 Aggressive 해지니...그래도 노력은 해봐야겠습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7/12/19 09:59 | PERMALINK | EDIT/DEL

      예, 말씀하신 것 처럼 모든 타입의 커뮤니케이션에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제 블로그 타이틀인 Read&Lead를 한 단어로 표현하면 Pull이 될 수도 있습니다. ^^

      Pull이라는 주제에 대한 생각을 하고 포스팅도 자주 하면서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그리 쉽진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계속 노력하다 보면 어제보단 분명 좋아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 BlogIcon snowall | 2007/12/19 10:1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주 유명한 예를 들자면, 톰 소여의 모험에서 톰이 페인트칠 할때 사용한 방법이 있죠. 이른바 낚시질의 원형입니다. -_-;
    뭐, 이건 좀 나쁘게 봤을 때 얘기고, 아무튼 옛말에도 말을 물가로 끌고 갈 수는 있어도 물을 먹일 수는 없다고 하니깐요.

    • BlogIcon buckshot | 2007/12/19 13:31 | PERMALINK | EDIT/DEL

      예, 정말 그렇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의 문법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Pull이란 단어의 비중은 매우 클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 BlogIcon 크레아티 | 2007/12/20 14:52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야~멋진 일화네요. 창의성 / 트리즈/ 40가지 발명원리 중 13번 반대로 하기...의 사례로도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 책 읽어보려고, 또 세미나에 가려고 했었는데 못했던 그 책이네요.
    그런데 제가 예상했던 책의 내용과는 많이 다르네요?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책인가요? ^^;

    • BlogIcon buckshot | 2007/12/20 15:23 | PERMALINK | EDIT/DEL

      아, 전쟁의 기술은 현대판 손자병법으로 보시면 될 것 같구요. 제가 올린 포스팅은 33가지 전쟁 기술 중의 한가지인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대한 일화입니다. 각각의 전쟁 기술 별로 풍부한 일화가 소개되고 있어서 읽는데 지루함이 전혀 없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

  • jen | 2009/12/21 07:5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말 을 통해 타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생각은 일종의 myth이다...." 이하의 글이 <전쟁의 기술>에 나오는 문구인가요? pull communication 에 대해 더 알고 싶어서 여쭤봅니다.
    어떤 책을 읽는 것이 좋은지 추천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코멘트에 대한 답변 피드는 어떻게 받을 수 있나요?

    • BlogIcon buckshot | 2009/12/22 10:07 | PERMALINK | EDIT/DEL

      전쟁의 기술에 나오는 글을 읽고 쓴 표현이니까 전쟁의 기술에 나온 글과 유사한 내용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pull comomunication이란 말은 그냥 포스팅하면서 제가 별 생각 없이 사용한 표현이구요. 책을 읽기 보다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끊임없이 학습하면서 갈고 닦아야 하는 스킬인 것 같습니다. 귀한 댓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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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공략을 통해 경험의 변화를 이끌어 내라 - 커뮤니케이션 전략 :: 2007/12/17 07:55

전쟁의 기술
로버트 그린 지음, 안진환 외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로버트 그린의 '전쟁의 기술' 에 아래와 같은 일화가 나온다.

1935년 '39계단'을 촬영하는 첫날, 두 주연배우 매들린 캐럴과 로버트 도내트는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촬영장에 도착했다. 서로 서먹한 두 남녀가 작품 초반부터 함께 수갑에 묶인 채 악당들을 피해 도망가는 역할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당대의 최고 스타였던 캐럴은 그 장면을 위엄 있게 연기하기로 마음먹었다.  그것이야말로 낯선 남자와 함께 수갑을 찬 숙녀가 취할 태도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은 두 배우에게 해당 장면을 설명한 다음, 그들에게 수갑을 채운 채 세트장을 안내했다. 그때 갑자기 기술적 문제를 봐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그는 금방 돌아오겠다며 수갑 열쇠를 찾는 듯 주머니를 뒤졌다.  그러더니 열쇠를 잃어버린 것 같다며 마치 열쇠를 찾으러 가는 것처럼 서둘러 자리를 떴다.

히치콕은 몇 시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두 배우는 점점 당혹스러워졌고 어느 순간 더 이상 감정을 통제할 수 없게 되었다. 말단 스태프들도 자유롭게 일을 하는데, 두 스타만이 함께 수갑에 묶인 채 밀착감과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심지어 화장실도 갈 수 없는 상황에서 두 사람은 모욕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히치콕은 오후가 되어서야 돌아왔다.  촬영이 시작되었지만 배우들은 조금 전의 경험을 쉽게 잊을 수 없었다. 냉정함이 사라지고 감정이 동요했다. 캐럴은 미리 생각해 둔 연기 방향도 잊어버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들의 연기에는 자연스러움이 넘쳐났다. 이제 그들은 함께 묶이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체험했고 그 어색함을 이미 느끼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더 이상 연기를 할 필요가 없었다.  연기가 내면에서부터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다.


영화 '39계단' (The 39 steps)




커뮤니케이션의 성과는 상대방이 무엇을 전달받았는가에 의해 평가된다.  내가 아무리 좋은 포인트를 멋지게 표현해도 상대방이 못 알아들으면 말짱 꽝이다.  결국 커뮤니케이션 메시지가 상대방의 마음 속에 침투될 수 있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의 목표가 상대방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라면 커뮤니케이션 메시지의 침투력이 기본적으로 낮을 수 밖에 없다. 상대방은 자신의 행동을 변화시키려는 시도에 부담을 느끼거나 저항을 하게 되기 마련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성적/논리적 설명으로 메시지를 전한다면 그 메시지의 전달력은 상대방의 저항선에 부딪쳐 매우 낮을 수 밖에 없게 된다.

알프레드 히치콕은 낯선 이성과 함께 장시간 수갑을 차게 된 느낌을 두 배우에게 논리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대신, 우발적 상황을 연출해서 두 배우가 직접 그 상황을 충분한 시간 동안 체험할 수 있게 했다.  느낌을 말과 이성으로 전달하는 것보다 몸과 감정을 통해 전달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것..  알프레드 히치콕은 위대한 영화감독이기 이전에 출중한 communicator였다.

공자님 말씀인지 순자님 말씀인지 모르겠지만 문득 이 말이 생각난다. 생생할수록 좋단 얘기겠지.. ^^

들으면, 잊는다.
보면, 기억한다.
행동하면,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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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동하면, 이해한다

    Tracked from Aporia | 2008/08/05 10:05 | DEL

    들으면, 잊는다. 보면, 기억한다. 행동하면, 이해한다. '말'을 통해 누군가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이고 '오만'이다. 어쩌면'행동'으로도 타인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 뭔가..

  • BlogIcon mepay | 2007/12/18 23:4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참 멋진 일화 입니다. 자연스러움..그것이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군요..
    쇼핑몰쪽에서 홍보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서 읽어 내려 왔습니다..

    광고 같지 않은 광고는 곧 매출과 연결 되는것이죠..
    그것을 일부러.억지로 만들어 내려고 하니 사람들은 부자연스러운
    연기에 오히려 반감을 사게 되고 그러는것 같습니다.

    항상 좋은글 잘 보고 잘 읽고 잘느끼고 갑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7/12/19 07:58 | PERMALINK | EDIT/DEL

      맞습니다. 자연스러움이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인 것 같습니다. mepay님께서 핵심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

      mepay님의 멋진 포스팅에 트랙백 걸어봅니다~
      쇼핑몰 홍보 "우연을 가장한 필연을 만든다 ( http://mepay.co.kr/1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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