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勢는 時間,空間,人間을 직조한다 :: 2011/12/26 00:06
로버트 그린과 손자 포스트에서 언급했듯이, 난 손자병법에 나오는 문구 중에서 허실편과 병세편에 나오는 아래 문구를 참 조아라 한다.
夫兵形象水, 水之形避高而趨下, 兵之形, 避實而擊虛, 水因地而制流 兵因敵而制勝. 군대의 형세는 물의 형상을 닮아야 한다. 물의 형세는 높은 곳을 피하여 낮은 곳으로 흘러 내려간다. 군대의 형세도 적의 강점을 피하고 적의 약점을 공격해야 한다. 물이 땅의 형태에 따라 자연스런 흐름을 만들듯이 군대 또한 적에 따라 적합한 방법으로 승리를 만든다. [from 虛實(허실)편] 故善戰人之勢, 如轉圓石於千仞之山者, 勢也. 전쟁을 잘하는 사람의 싸움의 세는 마치 둥근 돌을 천 길이 되는 급경사의 산에서 굴러 내려가게 하는 것과 같으니 이것이 곧 세다. [from 兵勢(병세)편] Force vs. Strength 포스트에서 언급했듯이, 무거운 바위를 낑낑거리며 들어올릴 때는 Strength를 사용하는 것이며 무거운 바위를 산 정상에서 굴리는 것은 Force(勢,세)를 이용하는 것이다. 천길 급경사에서 둥근 돌을 굴러 내려가게 하는 勢(세)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손자는 세의 형성은 奇正(기정) 사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긴장을 통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正은 정규전적 공격방법을 의미하고 奇는 비정규전적 공격방법(예: 게릴라 전법)을 의미한다. 기 또는 정으로만 일관하지 않고 기와 정을 적절하게 조합하여 전쟁을 펼치면 적군이 어찌 대처할 지를 몰라 당황하는 것처럼, 奇正의 상반된 힘을 잘 활용할 수 있다면 변화무쌍의 미학을 추구할 수 있게 된다. 음양, 천지, 이성과 감성, 여성과 남성, 동양과 서양.. 상반된 요소들이 조합되어 무한 순환 고리를 형성할 때 세가 발생한다. 이는 Built to Last에 나오는 Genius of AND와도 일맥상통한다. 2008년 12월15일에 기정, 알고리즘 포스트를 통해 손자병법에 나오는 '기정'과 '세'를 조합한 '奇正之勢(기정지세)'를 모토로 삼고 다양한 기정의 세계를 탐구해 보고 싶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기정지세에 대한 나의 이해와 실행의 수위는 매우 낮기만 하다. 그래서 2009년, 2010년, 2011년에 이어 2012년에도 기정지세를 계속 모토로 이어갈 생각이다. 어언 기정지세 4년차인 셈이다. 어.. 이거.. 자칫하면 평생 모토로 갈 수도 있을 것 같당. ^^ 나의 2012년은 奇正之勢의 해이다.
서로 상반된 그 무엇들이 서로를 대치하고 그리워하면서 물이 흐르는 듯한 플로우 속에서 멋진 세를 형성하는 한 해였으면 한다. 勢는 時間, 空間, 人間을 직조한다. ^^ ![]() PS. 관련 포스트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1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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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은 태깅한다. :: 2011/12/19 00:09시간에 태깅을 할 수 있으면 태그 키워드를 중심으로 시간이 모이게 되고 모인 시간은 특정한 방향성을 띠게 된다. 무의미한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시간에 태깅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흘러간 시간이 무의미한 것처럼 느껴질 뿐이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시간에 태깅을 한다. 흘러가는 시간에 아무런 태깅 없이 무의미를 더하는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시간도 흐르고 나도 흐른다. 흐름 자체가 시공간 상에 대한 태깅이다. 나는 호흡을 하듯 태깅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대화는 태깅이다. 뭔가를 말한다는 것은 뭔가에 태깅을 하는 것이다. 독서는 태깅이다. 뭔가를 읽는다는 것은 뭔가에 태깅을 하는 것이다. 동작은 태깅이다. 뭔가를 행한다는 것은 뭔가에 태깅을 하는 것이다. 식사는 태깅이다. 뭔가를 먹는다는 것은 뭔가에 태깅을 하는 것이다. 수면은 태깅이다. 뭔가에 잠든다는 것은 뭔가에 태깅을 하는 것이다. 생각은 태깅이다. 뭔가를 생각한다는 것은 뭔가에 태깅을 하는 것이다. 감정은 태깅이다. 뭔가에 감정적으로 반응한다는 것은 뭔가에 태깅을 하는 것이다. 블로깅도 태깅이다. 포스팅하면서 태그 칸에 낱말을 적는 것이 태깅이 아니라 포스팅 자체가 태깅이다. 사람의 흐름 자체가 태깅이다. 생물의 흐름 자체가 태깅이다. 광물의 흐름 자체가 태깅이다. 우주의 흐름 자체가 태깅이다. 만물은 태깅한다. 살아가면서 내가 축적한 태깅의 총합은 곧 나의 정체성이다. 내가 오늘 수행한 태깅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인식할 수 있을 때 오늘의 나를 규정하게 되고, 내가 평생 수행하게 되는 태깅이 무엇인지에 대해 인식할 수 있다면 평생의 나를 규정하게 된다. 나의 태깅은 지금 이 순간도 끊임없이 축적되고 있다. 무엇이 축적되는지, 어떻게 축적되고 있는지 그 모습을 형상화할 수 있다면. 아마도 그 tag map은 거대한 우주의 역사와도 같은 장대함을, 점과도 같은 엄청난 함축성을 띠고 있을 것이다. 나는 태깅한다. 블로깅은 내가 태깅하고 있음을 직시하게 해준다. 블로깅을 하지 않았다면 나는 평생을 살아도 내가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 PS 1. yunha_lee님의 트윗 PS 2. 관련 포스트 Blogging = Broadcasting Identity 시간, 알고리즘 태깅, 알고리즘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1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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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지각력 = 공간 창출력 :: 2011/08/15 00:05
김중혁의 단편소설 1F/B1에서 아래 글을 읽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 1F/B1의 표지판 아래에 비밀통로가 있었다. 비밀관리실은 숫자로는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었다. 1층과 지하 1층 사이의 어떤 곳이었고, 슬래시(/)처럼 아무도 존재를 눈치채지 못하는 아주 얇은 공간이었다. ................................................... 계단을 올라가고 내려갈 때마다 저는 늘 층을 알리는 작은 표지판을 봅니다. 표지판은 층과 층 사이에 있습니다. 1층과 2층 사이, 2층과 3층 사이, 3층과 4층 사이... 저는 그 표지판들을 볼 때마다 우리(건물관리자)의 처지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특히 숫자와 숫자 사이에 있는 슬래시 기호(/)를 볼 때마다 우리의 처지가 딱 저렇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사람들은 각자의 층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지만 우리는 언제나 끼어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곳도 저곳도 아닌, 그저 사이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지하1층과 1층 사이, 1층과 2층, 2층과 3층... 층과 층 사이에 우리들이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슬래시가 없어진다면 사람들은 엄청난 혼란을 겪을 것입니다. 우리는 아주 미미한 존재들이지만 꼭 필요한 존재들인 것입니다. 누군가 저의 직업을 물어본다면 저는 자랑스럽게 슬래시 매니저 (Slash Manager)라고 얘기할 것입니다. 사이, 얇은 공간, 그 얇은 공간의 중요성. 흐릿하게만 느꼈던 무언가에 주목하고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상상력을 불어 넣는 능력 단서, 주목, 의미, 상상의 흐름을 통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생성할 수 있는지. 모든 것은 결국 공간의 문제이다. 공간 속에서 틈을 발견하고 틈 속에 내재한 관계와 관계의 가능성을 파헤치는 과정 나의 블로깅도 1F와 B1 사이에 존재하는 슬래쉬(/)의 의미를 파헤치는 과정이겠구나란 생각이 든다. 의미있는 뭔가를 하기 위해 헤매는 것보다는 이미 하고 있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 자체가 강력한 수동태적 상황 아니겠는가? 인간은 자신이 뭔가를 능동적으로 한다는 착각을 하기 마련이지만 결국 수많은 외부 입력값에 의해 끊임없이 조종당하는 삶의 에이전트에 불과한 것이다. 인간이 정말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자신의 삶을 관조하면서 그것에 자신만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 정도가 아닐까? ^^ (시)공간 좌표 상을 빛의 속도로 이동하는 인간. (시)공간 좌표 상에 펼쳐지는 나의 이동경로에 대해 어떤 해석을 내릴 수 있는가? 뛰어난 공간 지각력, 공간 해석력을 접할 때 나는 설레인다. 공간 지각력/해석력은 곧 공간 창출력이다. 김중혁의 1F/B1은 나에게 공간적 설레임을 선사하는 소설이다. PS. 관련 포스트 시공간을 빛의 속도로 이동한다는 것. 나, 시공간, 해체 휘발, 알고리즘 시간, 알고리즘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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