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뇌'에 해당되는 글 3건

타인계발과 허독(虛讀) :: 2010/08/02 00:02

허독(虛讀): 헛된 독서


자기계발서를 아무리 많이 읽어도 좀처럼 변화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그건..
자기계발서가 '본인' 계발서가 아닌 '타인' 계발서이기 때문일 것이다.

자기계발 알고리즘은 본인이 직접 계발해야 한다. 자신의 성향, 욕구, 생각/행동의 흐름을 읽고 자신을 온전히 리드할 수 있는 자신만의 맥락을 스스로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다.

시중의 타인 계발서를 읽게 되면, 그 순간 만큼은 마치 '본인 계발'을 이미 하고 있다는 착각과 찰나적인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뇌 속의 가상현실 에이전트인 거울 뉴런이 작동하여, 타인의 맥락을 마치 자신의 맥락처럼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나면 다시 자신의 삶으로 돌아오게 된다. 시중에 나와 있는 타인 계발서를 아무리 읽어도 자신이 처한 맥락과의 갭을 좁히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피아노 치는 법에 대한 책을 아무리 많이 읽어도 피아노 잘 치기 어렵듯이 자기계발서를 아무리 많이 읽어도 자기계발 잘하기 어렵다. 일상 속의 작은 성찰과 실행이 쌓이면서 조금씩 내가 변해가는 모습 자체가 자기계발서인 것이다.


자기계발서의 작동원리는, 멀쩡하게 잘사는 사람에게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갭이 크다는 부정적 결핍감을 제공하는 것 아닐까? 중요한 건 '나'에 대한 이해와 긍정인데, 유니크한 '나'를 범용화된 자기계발서의 범용적 프레임에 끼워 맞추는 것은 무리가 있는 것이다. 자기계발서는 조급하게 자신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얕은 욕망에 불을 지르고 있는 건지도. 자기계발은 조급하게 불을 확 지르는 개념이 아니라 조금씩 조금씩 물줄기를 변화시키는 노력인데 말이다.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고도 의미 있는 변화가 없다는 건, 자기계발서가 제시하는 현실과 이상 간의 갭이 내겐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인지도 모른다. 범용화된 자기계발서의 말보단 유니크한 내 자신의 소리에 귀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 포스팅은 2000년~2005년까지 숱한 자기계발서를 읽었는데 이렇다 할 내 자신의 변화를 일으키지 못했던 '허독(虛讀)'의 지난 날을 반성하며 올리는 글이다. ^^




PS. 관련 포스트
자존, 알고리즘
배움, 알고리즘
가상,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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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태현 | 2010/08/02 16:13 | PERMALINK | EDIT/DEL | REPLY

    공감합니다.

    그래도 타인의 삶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데는 효과적인 것 같습니다.
    문제는, 대부분이 그 이상 나아가지 못하는게 문제겠지만요... (저도 마찬가지라 부끄럽습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0/08/02 20:56 | PERMALINK | EDIT/DEL

      예, 타인의 삶에 자신의 삶을 투영하고 자신의 삶을 타인의 삶에 투영하면서 나를 가꾸어 나가는 것이 인생인가 봅니다. 계속 실행하면서 배울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

  • BlogIcon 토댁 | 2010/08/03 08:36 | PERMALINK | EDIT/DEL | REPLY

    헐....
    다시 돌아온 토댁를 환영하는 우리 buckshot님의 글이
    가슴 팍에 화살을 확 꽂아버리네요..헉!!

    잘 못 했어요!!
    내 소리에 귀기을여 볼꼐요..
    ]근데 제가 난청이가 봐욤..
    잘 안 들려요 나의 소리가...

    우째면 잘 들리까여?
    나의 소리가~~~~~

    • BlogIcon buckshot | 2010/08/03 09:35 | PERMALINK | EDIT/DEL

      아녀~ 제 가슴에 꽂는 화살입니다~ 저를 향해 겨누는 화살만큼 감미로운 화살도 없어여~ ^^

      참 날이 더운 것 같습니다. 열대야가 사람 잡네여~ 더운 날씨에 건강 조심하세여~ ^^

  • BlogIcon ego2sm | 2010/08/04 17:35 | PERMALINK | EDIT/DEL | REPLY

    남의 성공을 부러워만 할 것이 아니라
    리더나 부자들이 공유해주는 팁을 '실행'할 것.
    수첩을 사라,와 같이 사소하지만 큰 변화들을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한 것 같아요.
    문학책도 많이 있으면 좋아하는 작가나 출판사가 생기듯
    자기계발서도 이 책 저 책 다 읽어보고 욕(?)도 마음껏 하다보면 좋아하는 작가와 문장이 생겨요.
    오랜만에 또 자극받고 가요. 벅샷님 더위 조심하세요^^

    • BlogIcon buckshot | 2010/08/07 09:51 | PERMALINK | EDIT/DEL

      예, 타인계발과 자기계발 사이의 간극을 잘 메꿔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항상 좋은 글 올려 주셔서 감사히 잘 보고 있습니다. 더운 날씨에 건강 조심하십시오. ^^

  • Dynamic | 2010/08/10 09:4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소크라테스의 니 꼬라지를 알라가 생각납니다. 자신을 잘 알지, 느끼는 것은 일생동안 해야할 일이겠지요. 쉽지 않아요.^----^.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0/08/10 21:36 | PERMALINK | EDIT/DEL

      짧은 문장을 평생 실천하며 살아가는데 묘미가 있나 봅니다. 항상 귀한 댓글 주셔서 얼마나 감사하며 살아가는지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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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 알고리즘 :: 2010/01/06 00:06

댄 애리얼리의 TED 강연에서 매우 인상 깊은 차트를 보게 되었다. (댄 애리얼리가 묻습니다. "우리는 결정을 내릴 때 우리 마음대로 하고 있는걸까요?")



위 차트는 존슨/골드스턴 논문에서 인용한 것인데 면허시험장에서 조사한 '국가별 장기기증 의사가 있는 사람들의 비율'을 나열하고 있다.  왼쪽에 있는 나라들은 비율이 낮고 오른 쪽은 비율이 높게 나오고 있다. 숫자의 높낮이를 결정하는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문화? 종교? 마음의 여유?  

아니다..

답은 면허시험장에서 사용된 설문지 양식에 있다.
  • 왼쪽에 있는 나라들의 신청양식: "장기기증 프로그램에 참여하시려면 아래 박스에 체크하세요." 
  • 오른쪽에 있는 나라들의 신청양식: "장기기증 프로그램에 불참하시려면 아래 박스에 체크하세요."

왼쪽 나라에 사는 사람들과 오른쪽 나라에 사는 사람들 박스에 체크하지 않은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달랐던 점은 '참여에 체크하는가 vs 불참에 체크하는가'였던 것이다.  위 차트의 결과를 오로지 피조사자들의 진정한 의사결정에 의한 결과라고 할 수 있겠는가?  사실상, 의사결정의 핵심은 피조사자들의 마음이 아니라 조사의 프레임 그 자체였던 것이다. ^^

인간은 '의사결정의 착각' 속을 살아가는 경우가 꽤 많다고 봐야 한다.  자신이 의사결정한다고 생각하는 경우의 대부분은 자신이 처한 맥락/프레임이 사실상의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고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 portion은 냉정히 판단할 때 극히 적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인간은 상황을 통제하고 결정하고 있다는 착각을 할 뿐, 실질적인 통제/결정의 범위는 매우 왜소한 것이라는..


이런 상황은, 일상 생활 속에서뿐만 아니라 기업 비즈니스에서도 매우 흔하게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실무자는 의사결정 프레임을 설계하고, 경영자는 프레임 내에서 선택을 하거나 프레임을 거부한다. 일견, 경영자가 의사결정하는 것처럼 보이나, 실은 실무자가 의사결정한다고도 볼 수 있다. 경영자는 의사결정한다는 착각을 하는 것일 수도 있고 말이다.
  제안된 의사결정 옵션 중에서 하나를 찍은 뒤에 의사결정했다고 생각하는 경영자. 한마디로 개그맨이다. 의사결정은 프레임을 준비한 사람이 이미 다 한 것이다. 나열된 의사결정 옵션 중에 하나 찍는 것은 영혼 없는 로봇의 행위다.





PS. 관련 포스트
앵커, 알고리즘
속뇌, 알고리즘
비교, 알고리즘
가격,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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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토댁 | 2010/01/06 00:15 | PERMALINK | EDIT/DEL | REPLY

    내가 나를 제대로 볼 수 없을때, 보지 못 할때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을
    결정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을 결정하기에 고려해야만 많은 것들 때문에
    진정 내가 원하는 것 보다
    현실적인 것을 먼저 선택하는 것 같아요..저는 말이죠..^^

    오늘도 허접 댓글로 앗싸!! 일등입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0/01/07 01:25 | PERMALINK | EDIT/DEL

      예, 저도 토댁님과 비슷한 맘입니다. 원하는 것을 명확히 알기도 어렵고 안다고 해도 과감히 선택하기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 믿습니다. 막판 뒤집기의 미학을. 비록 잘 모르고 한 선택일지라도, 어쩔 수 없이 현실과 타협한 선택이라도 그 선택을 최상의 선택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막판 뒤집기의 힘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루하루 내가 하게 되는 선택이 무엇이 될지라도 그것을 최선의 선택으로 만들 수 있는 마법이 우리 주위를 맴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선택은 선택 이후에 그 선택에 어떤 생명력을 부여하는가에 달려 있는 것 같아요.^^

    • BlogIcon 토댁 | 2010/01/07 09:50 | PERMALINK | EDIT/DEL

      buckshot님
      이 아침에 님의 댓글에 맘을 설레이게 합니다.
      어떤 생명력을 부여하는가에....

      행복한 오늘 되세요!

    • BlogIcon buckshot | 2010/01/07 16:46 | PERMALINK | EDIT/DEL

      변변치 못한 댓글에 힘을 실어 주시니 감사합니다. ^^

  • BlogIcon 데굴대굴 | 2010/01/06 00:52 | PERMALINK | EDIT/DEL | REPLY

    통계 관련 학문에도 비슷한 것이 나옵니다. 질문의 순서, 질문의 긍정/부정적 표현(문체), 답안 가중치 등을 바꾸면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내용이죠. 따라서 이를 응용하면 통계도 어느 정도는 조작 가능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오지 않도록 미리 예상을 해서 설문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게 가능할만한 인물도 시간도 돈도 없는게 현실이라고 하더군요)

    • BlogIcon buckshot | 2010/01/07 16:48 | PERMALINK | EDIT/DEL

      조사 프레임이 조사 결과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 자체가 조사의 딜레마인 것 같습니다. 마치 양자역학에서 관찰자의 주목이 관찰대상에 영향을 주는 것처럼요.. 객관적인 조사 프레임 기반으로 사용자의 의식/무의식을 사심없이 읽어내는 것이 과연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

  • 아거 | 2010/01/06 07:1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장기기증에서 opt-in과 opt-out 옵션에 의한 선택의 차이인데, 저도 언젠가 한 번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http://gatorlog.com/?p=1485
    인간 행동의 비합리성을 파악하면 마케팅은 물론이고 이처럼 정책 결정에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처음엔 nudge라는 개념을 가볍게 생각했는데, 갈수록 괜찮은 개념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일전에 return률을 줄이기 위해 nudge적 사고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것도 그렇구요.. http://gatorlog.com/review/archives/219
    마지막으로 비교 알고리즘이라는 단어를 보니 predictably irrational에 나오는 대표적 사례가 떠오릅니다. 인간 판단이 비합리적인 이유는 바로 '비교'때문이라는 것이죠. http://gatorlog.com/?p=1407

    buckshot님 새해에도 깊이있는 생각 나눠주시고, 건필하시길..

    • BlogIcon buckshot | 2010/01/07 16:52 | PERMALINK | EDIT/DEL

      아거님, 귀한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비교' 프레임이 인간의 사고/행동에 미치는 영향력은 정말 지대한 것 같습니다. '비교'라는 주제만 잘 다뤄도 지금보다 훨씬 더 합리적이고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겠단 생각이 듭니다. 주신 댓글에 힘입어 트윗도 올렸습니다. ^^
      http://twitter.com/ReadLead/status/7462082781

      PS. 블로그에 올려 주시는 귀한 글을 항상 감사히 잘 보고 있습니다.

  • 쥐근성 | 2010/01/06 09:02 | PERMALINK | EDIT/DEL | REPLY

    항상 벅샷님의 포스트를 보기만 했던 중생입니다.
    올해는 작게나마 이 블로그 커뮤니티의 작은 한 부분이 되고싶은 맘에 글을 적습니다^^
    결정 알고리즘을 보니 [설득의 심리학]의 법칙들이 떠오르네요.
    일반 사람들의 결정은 주어지고 만들어진 프레임속에서 움직일 수 밖에 없는
    고도의 설득(?)을 당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부터 제가 하고 있는 결정이 (이 댓글을 달 수 밖에 없다는 결정도 벅샷님의 이끌림의 프레임ㅋ)이
    맞는가 한번 더 되뇌어 봅니다.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0/01/07 16:53 | PERMALINK | EDIT/DEL

      쥐근성님, 댓글 주셔서 넘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쥐근성님의 생각을 저에게 전수해 주시면 전 무한영광이겠습니다. 쥐근성님께서 댓글을 더 편하게 다실 수 있는 좋은 포스팅 프레임을 잘 설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 BlogIcon NUL | 2010/01/06 10:2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안녕하세요 늦었지만 새해 인사 드립니다.
    리드엔리드는 점점 지식 창고가 되어가는군요
    댓글은 별로 써왔지만 여전히 벅샷님의 장기 구독자랍니다.


    아무튼 오늘부턴 로봇의 잠에서 깨어나서 로봇을 조종하는 사람이 되야 겠군요.

    • BlogIcon buckshot | 2010/01/07 16:55 | PERMALINK | EDIT/DEL

      제가 블로그를 시작한 시점부터 NUL님께서 주셨던 댓글이 제게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모르실 겁니다. 지금도 그 힘으로 블로깅을 지속하고 있는 것 같아요. NUL님의 댓글에 에너지를 얻어 저도 로봇의 잠에서 확 깨어난 느낌이 듭니다. ^^

  • BlogIcon 토댁 | 2010/01/06 11:45 | PERMALINK | EDIT/DEL | REPLY

    기뻐해주세요!
    님이 소개시켜 주셔서 알게된 미탄언냐가
    책을 출간하여 이벤트를 하십니다.
    랙배기 보내드렸으니 읽고 보시고 참가 부탁드리옵니다요^^

    오늘도 좋은 날!! 아자!!

    • BlogIcon buckshot | 2010/01/07 16:55 | PERMALINK | EDIT/DEL

      미탄님께서 드디어 멋진 출간을 하셨네요. 넘 기쁩니다. 빨리 사서 읽어봐야 겠어요. ^^

  • BlogIcon 박재욱.VC. | 2010/01/06 16:1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 새해에도 정말 좋은 정보를 주시는군요. 훌륭한 경영자란 실무자의 의사결정 프레임을 진보시킬 수 있는 사람이라... 꼭 명심해야할 문제네요. 그러고보니 저도 설문조사를 '내가 원하는 데이터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썼던 적이 많았던 것 같네요. 답을 의도하고 문항을 만들었으니, 사람들이 대답한 내용들이 편향되었던 것일 수도 있겠네요. 이 글을 보니 문득 부끄러워집니다. ^^;

    그나저나 새해 인사가 늦었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0/01/07 16:56 | PERMALINK | EDIT/DEL

      박재욱.VC.님께서는 최적의 설문조사 프레임에 가장 근접하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니다. 블로그 포스트를 보면 그걸 느낄 수 있거든요. ^^

      새해에도 항상 건강하시고 귀한 글 계속 부탁드리겠습니다. ^^

  • BlogIcon 전설의에로팬더 | 2010/01/07 01:55 | PERMALINK | EDIT/DEL | REPLY

    부족한 의견을 담아 트랙백을 보냅니다. 늘 새로운 깨우침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0/01/07 22:26 | PERMALINK | EDIT/DEL

      헉.. 조악한 제 글을 인용해 주셨네요. 넘 감사합니다. 전설의에로팬더님 말씀처럼 효율이란 미명 하에 소비자가 배제되는 플랫폼은 성장/혁신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read & lead하기 위해선 전설의에로팬더님과 같은 열정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을 오늘 다시 한 번 느낍니다. 귀한 댓글과 트랙백 정말 감사합니다. ^^

  • BlogIcon 夢の島 | 2010/01/07 07:57 | PERMALINK | EDIT/DEL | REPLY

    프레임에 지배당하느냐 지배당하지 않느냐는 중심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자기 자신에게 확실한 중심이 있어야 프레임의 지배력을 넘어서 자기 자신을 통제할 수 있고, 나아가서 프레임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0/01/07 22:29 | PERMALINK | EDIT/DEL

      인간을 심연에서 구속하는 '비교' 프레임을 극복한다는 것은 가공할 노력을 요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정말 쉽지 않고 항상 뇌리를 맴도는 '비교'의 허상을 직시할 수 있는 습관을 계속 몸에 붙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참 어렵지만 어려워서 보람도 있고 재미도 있고 그렇습니다. 夢の島의 댓글을 읽으며 다시 한 번 프레임 통제에 대한 의욕을 불태우게 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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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뇌, 알고리즘 :: 2009/07/06 00:06

속뇌: 넘 잘 속는 뇌. ^^


클루지
개리 마커스 지음, 최호영 옮김/갤리온


클루지에 아래와 같은 재미있는 사례들이 나온다. 뇌는 정말 잘 속는다. 뇌가 어이없게 속아 넘어가는 사례가 너무 많고 재미 있어서 앞으로 이런 사례들을 틈틈이 모아서 블로그에 올릴 계획이다. ^^


Focusing illusion (엉뚱한 데 초점 맞추고 잘못 판단하기)

A 그룹에게 아래와 같은 순서로 질문했다.
1. 당신은 지난 달에 데이트를 몇 번 했습니까?
2. 당신은 전반적으로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까?

B 그룹에게 아래와 같은 순서로 질문했다 
1. 당신은 전반적으로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까?
2. 당신은 지난 달에 데이트를 몇 번 했습니까?

A그룹의 경우, 데이트를 많이 한 사람들은 자기가 행복하다고 생각했고, 데이트를 많이 하지 못한 사람들은 자기가 불행하다고 생각했다.  반면 B 그룹에게선 데이트 횟수와 행복감 간의 상관관계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A 그룹의 경우, 초점을 데이트 횟수에 맞춰 놓고 행복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초점의 영향을 많이 받은 대답을 하게 된 것인데 이런 현상을 focusing illusion이라고 한다.


Anchoring and adjustment (뜬금없는 기준점을 설정하고 그것에 의해 판단하기)

1에서 100까지 숫자가 적힌 원판을 돌리면서 사람들에게 원판 돌리기의 결과와 아무 상관이 없는 질문을 던졌다. "유엔에 가입한 아프리카 국가들은 몇 퍼센트인가요?"  원판의 숫자가 10이었을 때 유엔과 관련된 질문에 대한 대답은 평균적으로 25퍼센트였다. 그러나 원판이 80를 가리켰을 때의 대답은 평균 65퍼센트였다.  원판 돌리기 결과값이 10이었을 때 사람들은 그 숫자가 유엔 가입율과 아무런 관련이 없음에도 유엔 가입율에 대한 추측치의 기준값을 10으로 잡고 숫자를 상향 조정하다 적당하다고 판단되는 지점에서 대충 판단을 멈춘다.  원판 돌리기 결과값이 80이었을 때 사람들은 유엔 가입율 추측치의 기준값을 80으로 잡고 숫자를 하향 조정하다 적정 시점에서 추측을 멈춘다. 전혀 무관한 정보가 판단과 신념에 영향을 주는 이런 어이없는(^^) 현상을 anchoring and adjustment이라고 한다.


Confirmation bias (확증 편향: 어설픈 자기 판단/입맛에 맞는 것만 골라 보기)

진행자가 피험자들에게 2,4,6이 적힌 세 장의 카드를 보여주고, 어떤  규칙에 의해 이런 배열의 숫자가 나왔는지를 추측하도록 하였다. 그런 다음 피험자들에게 그 규칙에 맞게 새로운 숫자 배열을 말하도록 한 뒤에 그것이 규칙에 맞는지 틀리는지를 알려 주었다. 많은 피험자들은 4,6,8이라고 말한다. 진행자는 맞다고 말한다. 많은 피험자들은 8,10,12라고 말한다. 진행자는 역시 맞다고 말한다.  피험자들은 결국 "세 개의 짝수를 매번 2를 더하는 순서"가 규칙이라고 최종 결론을 내린다.  하지만.. 규칙은 "임의의 세 숫자를 작은 것부터 차례대로 말하기"였다. 눈에 쉽게 보이는 패턴을 최종 결론이라 믿고 자신의 판단에 부합하는 사례만 찾기에 바빠, 자신의 판단에 배치되는 사례를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현상을 confirmation bias이라고 한다.


뇌가 속아 넘어가는 패턴을 잘 정리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역으로 이용하는 것은 꽤 재미있는 놀이가 될 것 같다. ^^

예)
즐거운 경험에 초점을 맞춘 후 행복에 대한 질문을 던져 보기
무의식 중에 나의 판단을 흐리는 앵커링 현상을 모니터하기
나의 사고/창의력 발전을 저해하는 확증 편향을 발본색원하기



PS. 관련 포스트
앵커,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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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지구벌레 | 2009/07/06 01:0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재밌는 이야기군요.
    뇌의 사고 알고리즘도...어쩜 이렇게 맹점이 있네요.
    광고나 언론에서 이미 여러가지로 활용 되고 있을 듯 한데 말이죠.
    우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요./

    • BlogIcon buckshot | 2009/07/06 19:22 | PERMALINK | EDIT/DEL

      뇌의 맹점을 이해하고 그 이해에서 나오는 통찰을 잘 응용해서 뇌를 컨트롤할 수 있게 되면 참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 BlogIcon 엘민 | 2009/07/06 09:4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재밌어 보이는 책입니다. 이런 맹점을 잘 아는 게 중요하겠어요.

    • BlogIcon buckshot | 2009/07/06 19:22 | PERMALINK | EDIT/DEL

      이제부터 뇌의 맹점 수집을 취미로 삼을 계획입니다. ^^

  • BlogIcon 박재욱.VC. | 2009/07/06 09:5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정말 이럴 수 있겠군요. 생각해 보니 저도 저런 유도 질문에 잘 걸려드는 사람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 정말 뇌는 신비로운 것 같군요.

    • BlogIcon buckshot | 2009/07/06 19:23 | PERMALINK | EDIT/DEL

      항상 이전 버전에 새로운 모듈을 덮어 쓰는 것이 뇌의 발전 과정이어서 맹점은 뇌의 구석구석에 스며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

  • BlogIcon 대흠 | 2009/07/06 21:02 | PERMALINK | EDIT/DEL | REPLY

    마인드콘트롤도 속뇌룰 통해 효과를 얻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나 조건반사와 같이 일종의 뇌를 속이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의문이 드는군요. '잘 속는 뇌'라고 말하는 그대는 누구인가?

    • BlogIcon buckshot | 2009/07/06 21:07 | PERMALINK | EDIT/DEL

      자신에 대해 연산하는 뇌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스로에 대해 계산하는 놀이를 즐기는 뇌. ^^

  • BlogIcon 솽민군 | 2009/07/07 08:5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거 악용할 수 있겠는데요.ㅎㅎ

    제가 왠지 잘 속아넘어가는 타입이라..ㅡㅡ;;

    • BlogIcon buckshot | 2009/07/07 09:02 | PERMALINK | EDIT/DEL

      이미 비즈니스/마케팅에 의해 엄청나게 악용당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더 이상 앉아서 속지 말고 이젠 나의 뇌를 속여 들어오는 그 무언가를 지긋이 눌러 주는 태도의 전환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 BlogIcon 리브홀릭 | 2009/07/07 10:52 | PERMALINK | EDIT/DEL | REPLY

    재미있네요 ^^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있어요. 100마리의 똑같은 물고기를 가져다 놓고 그중 1마리에만 '김씨 아저씨네 물고기'라고 붙여놓습니다. 그리고 100명의 사람에게 가장 마음에 드는 물고기를 고르라고 했더니, 37명이 '김씨 아저씨네 물고기'를 골랐다는 이야기죠.
    사람들은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비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경우가 많죠.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9/07/07 21:31 | PERMALINK | EDIT/DEL

      기가 막힌 사례입니다. ^^
      인간을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자라고 가정하고 여러가지 썰을 푸는 이론들은 이제 전면 재조정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 BlogIcon 이채 | 2009/07/07 11:4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런 거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거 같아요. 과연 사람들이 생각하는 게 어디까지가 정말 탄탄하고 믿을 수 있는 근거라거나,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있는 걸까 하구요. 생각보다 무지 많은 편견과 외부 효과에 휘둘리고 있는 걸요.ㅎㅎㅎㅎ

    근데 갠적인 차원에서, 전 요새 데이트 일주일에 다섯번 하고 있구요, 상당히 행복해요. 라는 말은 순서를 뒤집어도 그닥 대세에 지장이 없을 거 같다는.ㅋㅋ 그냥, 조금은 단단하게 발딛을 구석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해서 드린 말씀~*

    • BlogIcon buckshot | 2009/07/07 21:32 | PERMALINK | EDIT/DEL

      와.. 데이트 주5회.. 이채님 넘 멋지십니다. ^^
      그냥 그 자체로 행복이실 것 같습니다~

  • BlogIcon ego2sm | 2009/07/07 17:15 | PERMALINK | EDIT/DEL | REPLY

    또 웃고가네요, 벅샷님.
    전 지난달에 데이트를 딱 한번해서 그런지
    (뭐 일에 치였다고 하더라도...) 굉장히 불행했던 것 같네요.
    이 포스트만 읽어보면.
    하지만 불행했다기보다, 생각할 거리가 많아서
    뇌에 과부하가 온 것 같았어요.
    이런 사례들이 모두 반쯤 채워진 물 한 잔 언급하는 자세와 연결되는 거겠죠?

    • BlogIcon buckshot | 2009/07/07 21:33 | PERMALINK | EDIT/DEL

      예, 반쯤 채워진 물 한 잔 속에 모든 비밀이 다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에고이즘님, 여름엔 데이트 자주 하세염~ 남친 넘 힘들게 하심 안됩니당~ ^^

  • 씨크레스트 | 2009/07/15 11:16 | PERMALINK | EDIT/DEL | REPLY

    평소에 관심있는 내용이라 답글을 써봅니다~ 인간을 합리적이고 능동적인 행동주체라고 주장하는 2가지 근거는 합리성에 기반한 사고방식과 논리적이고 일관성있는 판단능력이 존재함입니다. 하지만 합리적인 인간이란 것은 단지 우리 뇌의 착각이거나 실제로 그런 능력이 존재한다 해도 과대평가된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지심리학이나 행동경제학 분야의 의사결정이론을 살펴보면, 인간의 rationality가 heuristics에 기인하는 bias에 의해 얼마나 쉽게 무너지게 되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즉, 포스팅에서 언급하신 anchoring

  • 씨크레스트 | 2009/07/15 11:17 | PERMALINK | EDIT/DEL | REPLY

    adjustment heuristics 외에도 representativeness/availability heuristics 등이 판단과정에서 bias를 발생시켜 비합리적인 결정을 유발시킨다는 겁니다. 하지만 인간 자신은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자신은 합리적인 사고과정을 통해 논리적인 결론을 얻은 것으로 착각을 하게 됩니다. 인지심리학자인 카너먼은 이 내용으로 2002년에 노벨경제학상을 타기도 했는데요. 그의 Prospect 이론을 찾아보시면 재미있는 사례와 함께 비합리적인 인간의 문제해결방식에 대한 해석까지 유용한 정보를 얻으실 수 있을 듯 합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09/09/02 13:09 | PERMALINK | EDIT/DEL

      씨크레스트님, 귀한 글 정말 감사합니다. 인간은 자신이 합리적인 줄 알고 있는데 실제는 비합리적 사고/행동을 남발한다는 사실이 참 재미있습니다. 앞으로도 이 쪽 정보에 대해 계속 탐색을 해보고 싶습니다. ^^

  • BlogIcon 고무풍선기린 | 2009/07/24 15:30 | PERMALINK | EDIT/DEL | REPLY

    포스트를 읽으면서 '상식 밖의 경제학'을 떠올렸는데,
    어김없이 '앵커, 알고리즘'에서 링크해 놓으셨네요.

    실제 anchoring을 교묘히 이용하고 있는
    광고를 비롯한 사례를 자세히 다루면 재미있는
    내용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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