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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tention의 탄생 - 知의 편집공학을 읽고 :: 2008/08/01 00:01


'편집'의 사전적 정의 → 언론, 문학, 출판, 음악, 영화 등에서 문자, 이미지, 소리 등을 수집, 분류하여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정리하는 작업  (출처: 위키백과)


知의 편집공학
마쓰오카 세이고 지음, 박광순 옮김/지식의숲(넥서스)


知의 편집공학은 작년 초에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다.  갑자기 이 책이 생각나서 이 책에 대한 얘길 좀 적어보려 한다. 이 책의 저자인 마쓰오카 세이고는 일본 최초의 에디토리얼 디렉터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으며 '편집'에 관한 다양한 프로젝트와 연구를 통해 세상을 '편집'이란 관점에서 바라보고 해석하는 것을 조아라 하는 사람이다.

마쓰오카 세이고는 편집을 아래와 같이 정의한다.

'편집'이란 대상의 정보 구조를 해독하고 그것을 새로운 디자인으로 재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편집은 누구나 다 하고 있다. 주부는 헤드라인을 붙이지도 않고 영상을 잘라 내지도 않지만 그와 비슷한 일, 혹은 그 이상의 일을 하고 있다.  주부는 먼저 몇 가지 요리를 겨냥하고 재료를 산다. 이어서 다년간의 경험을 활용해 훌륭한 조리 순서를 창안해 낸다. 이것은 프로그래밍이다. 조리를 할 때는 야채의 떫고 쓴 맛을 우려 내거나 곁들일 것을 잘게 썰거나 가스레인지의 세기를 조절하며 몇 가지 과정을 함께 처리한다.  접시에 보기 좋게 조리한 음식의 양을 조절해서 담는다. 가족의 식사 습관에 따라 음식을 내는 시간까지 맞춘다.  이것은 정말 훌륭한 편집이다.  이 세상 주부들이 하고 있는 일이 편집이라는 것은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저자가 원체 '편집'이란 단어에 몰입을 하고 있다 보니, 저자는 생명의 역사 조차 정보 편집의 역사로 해석한다. 뭐 과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Birth & Death - 생명은 동적 평형의 흐름 그 자체이다. (생물과 무생물 사이를 읽고) 포스트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생명은 끊임없이 분자의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동적 흐름 그 자체로 간주될 수 있는데 생명체를 구성하는 무수히 많은 분자들에 DNA 정보가 담겨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생명의 역사는 곧 동적 편집의 역사로 간주될 수도 있는 것이다.


나는  
Read & Lead의 블로깅 정책 포스트에서 아래와 같이 온전한 창작물이 존재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밝힌 바 있다.

전 제가 쓴 글이 온전히 제가 창작한 글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살아오면서 접한 모든 정보가 은연 중에 제 사고 속으로 파고 들어와서 제 시각으로 재정리가 된 것 뿐이지 제가 무에서 유를 창조한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웹 서핑이나 리퍼러 순례를 하다 보면 제가 포스팅한 글이 여기저기 복사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곤 합니다. 제 글을 퍼가신 분들 중엔 출처를 밝힌 분들도 계시고 출처를 밝히지 않은 분들도 계십니다. 출처를 밝히신 경우엔 제가 포스팅한 글이 제 블로그와 함께 알려진 거고 출처를 밝히시지 않은 경우엔 제가 포스팅한 글만 알려진 건데 전 개인적으로 어떤 케이스든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제가 쓴 포스팅이 제 색깔을 담고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출처를 밝히신 분껜 감사하다는 표현을 하고 싶고 출처를 밝히시지 않은 분껜 제 글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고맙다는 표현을 하고 싶습니다.
http://www.read-lead.com/blog/497#comment8792


그런데 오늘 갑자기 '知의 편집공학'을 떠올리며 이 책을 펼쳐 들어 훑어 보는 순간, 위에 적은 글이 결국 마쓰오카 세이고의 커멘트를 옮겨 적은 것에 불과하단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마쓰오카 세이고의 '편집'에 대한 집요하고 열정적인 자세가 '知의 편집공학'을 통해 내 마음 속에 들어왔고 1년이 지난 후 마치 나의 생각인 것처럼 Read & Lead 블로그의 정책으로 발현된 것이구나란 생각이 든다.  마쓰오카 세이고는 '知의 편집공학'에서 아래와 같이 말하고 있다.  난 분명 마쓰오카 세이고의 아래 커멘트에 큰 영향을 받았음에 틀림없다. ^^

나는 창조적이란 말은 함부로 써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오리지낼리티란 말을 거의 신뢰하지 않는다.  그의 작품에는 오리지낼리티가 있다란 말을 흔하게 듣는데 그가 일본어도 오리지네이트했다는 것일까? 아니면 소설이나 회화, 옥타브라는 양식을 만들어 냈다는 것일까? 어딘가에 약간 새로운 것을 집어넣은 것 뿐이다. 그것은 오리지낼리티가 아니다. 오히려 편집적 성과인 것이다.  나는 아이덴티티라는 견해에도 찬성하지 않는다. 아이덴티티는 자기 동일성이나 자기 일관성으로 번역하는데, 어떤 의식에도 변절이나 변용을 거치지 않은 아이덴티티 따윈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애시당초 소립자조차 자기 동일성을 지닐 수 없다. 아이덴티티는 기껏해야 국적 등에나 사용할 수 있는 정도의 개념이다. 그 국적으로서의 아이덴티티도 대체 21세기의 어느 시점까지 주장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서론이 넘 길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고자 한다.  ^^




정보 대폭발의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소비자의 주목(관심)이 가장 희소한 자원으로 자리잡으면서 주목 경제 또는 관심 경제 (Attention Economy)란 용어가 탄생하고 점점 인구에 회자되기 시작하고 있다. 결국 소비자의 시선을 누가 더 많이 점유할 수 있는가에 관한 얘기이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모든 것은 진부하다. 모든 것은 편집된다.
모든 것은 정보이다. 정보는 홀로 존재하지 않고 다른 정보와 어떤 방식으로든 관계를 맺기 마련이다. 정보가 정보를 부르고 정보는 정보를 유도한다. 정보는 고립되어 있지 않고 홀로 존재할 수 없다. 정보와 정보 간의 관계가 오리지낼리티이고 정보와 정보 간의 관계가 아이덴티티이다. 어떻게 정보와 정보를 혁신적으로 관계 지을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르네 마그리트의 데페이즈망처럼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이게 하는 것이 창의력/혁신의 진수인 것이다.  낯설게 보이면 눈에 띈다. 낯설게 보일 수 있다면 Attention Economy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게 된다.



홀로 존재하지 않고 강력한 연결 본능을 갖고 있는 정보와 정보를 어떻게 하면 창의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가?  혼신의 힘을 다해 깊게 파면서 연구하면 가능할까?  아니면 재미있는 놀이를 하듯 하면 가능할까?  정보라는 것이 원래 입체적으로 교차하는 네트워크 속에서 복잡다양한 연결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하이퍼링크 구조라는 점을 감안하면 창의적/혁신적 관계를 탄생시키는 편집은 linear하고 논리적인 탐구 방식으로 접근하기 보단 non-linear하고 파격적인 놀이 방식으로 접근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창의적/혁신적 편집은 재미있게 즐기는 '놀이' 속에서 탄생한다. 생각의 탄생에 나오는 13가지 창의력 도구 중에 11번째 도구가 바로 '놀이'이다.  놀이(Playing)는 관습적 절차, 목표, 게임의 법칙을 벗어나 그저 즐겁게 작업하기를 의미한다.

  • 나의 작업은 예술이 아니라 놀이에 가깝다. - 화가 모리츠 에셔
  • 나는 미생물을 가지고 논다네. 어느 정도 이 놀이에 익숙해지고 나서 그 규칙을 깨뜨려보면 다른 사람들은 생각조차 못한 새로운 것을 알아낼 수 있지. - 생물학자 알렉산더 플레밍
  • 내가 하려는 일이 핵물리학의 발전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는 중요치 않다. 문제는 그 일이 얼마나 즐겁고 재미있느냐다. -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


대상의 정보를 놀이하는 마음으로 해독하고 대상을 재미있게 갖고 놀다가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고 다른 방식으로 보일 수 있게 하는 과정 속에서 대상은 낯설게 보일 수 있게 된다. 

근데.. 놀이는 재미 없으면 할 수가 없다. 재미를 느껴야 놀이를 할 수 있는거다..  어떻게 하면 재미를 느낄 수 있는가?  재미.. 뭔가 새롭다는 느낌이 뇌리를 스쳐야 하지 않을까? 새로움은 무엇인가? 낯설음 아니겠는가? 낯설다는 느낌을 받으려면?  정말 사소해야 한다..  사소함에 기쁨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아래 예로 든 사소한 기쁨 리스트를 될 수 있는 한 많이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일기 쓰기, 잡초 뽑기, 악기 연주하기, 요가하기, 구름 바라보기, 계단 오르기, 녹차 마시기, 친구에게 연락하기, 좋아하는 음악 듣기, 거실을 돌아다니며 춤추기, 비오는 소리 듣기, 소리 지르기, 감사 표현하기, 석양 바라보기, 낚시하기, 정원 가꾸기, 어린아이 웃는 소리 듣기, 모래사장 뛰어다니기, 깨끗이 청소하기, 개 쓰다듬기, 아침 일찍 일어나 침묵에 귀 기울이기, 활기차게 걷기, 재미있는 영화 보기, 자신의 장점 적어보기, 친구의 장점 적어보기, 일출 보기, 신문과 빈 깡통 재활용하기, 자신에게 미소 짓기, 외식하기, 아이 안아주기, 촛불을 켜고 식사하기, 평화를 위해 뭔가 하기, 난로가에 앉기, 채소 요리하기, 나무 쪼개기, 심호흡하기, 상상의 나래 펴기, 서로 안마하기, 좋은 노래 부르기, 뜨거운 물에 몸 담그기, 묵상하기, 은밀하게 친절 베풀기, 희망과 사랑이 넘치는 글읽기, 낮잠자기, 맨발로 풀 위 걷기, 스트레칭하기, 외로운 이들에게 전화하기, 그릇 만들기, 자신과 타인을 용서하기, 주말을 아름다운 곳에서 보내기, 노 젓기, 보트 타고 나가기, 새로운 아이디어 만들기, 연날리기, 어린아이 달래기, 사랑하기, 나무 오르기, 동물원 가기, 동네 활기차게 산책하기, 친구 안아주기, 자전거 여행하기, 롤러스케이트 타기, 황당한 생각하기, 창고 치우기, 캠핑하기, 꽃 냄새 맡기, 나무 심기, 바보짓 하기, 목표를 이룬 자신 칭찬하기, 아픈 친구 병문안 가기...




사소한 기쁨이 많으면 놀이를 재미있게 할 수 있고
놀이를 재미있게 할 수 있으면 知의 편집을 할 수 있고
知의 편집을 할 수 있게 되면 Attention이 탄생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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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ir passions a quotation

    Tracked from Challenge Everything! | 2008/10/16 15:50 | DEL

    은혜 블로그에 갔다가 정말 눈에 쏙 들어오는 포스트를 발견! "Most people are other people. Their thoughts are someone else's opinions, their lives a mimicry, their passions a quotation." by Oscar Wilde 내가 지금껏 해온 커..

  • BlogIcon 마키디어 | 2008/08/01 01:11 | PERMALINK | EDIT/DEL | REPLY

    매번 느끼는 거지만 벅샷님 독서량이 엄청나신거 같습니다. 저도 책을 많이 읽으려고 노력하지만 벅샷님한테는 안되겠네요. 모든 학문을 통달했던 일부 고대 천재 철학가들이 내놓은 철학, 문학, 과학 이후로 그들의 영향을 받지 않은 완전한 창조란 거의 없다고 봅니다. 누가 다시 편집하고 업데이트해서 관심받는 정보로 재탄생시킬 뿐이죠. 새롭게 출간되는 외국책들을 보면 뒤에 참조목록만 수십페이지인 것도 있죠. 변화하는 환경의 인식하고 그 환경과 정보를 조합할 수 있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8/08/01 01:30 | PERMALINK | EDIT/DEL

      아니.. 저.. 그게 아니라.. 읍... 제 독서량이 많은 건 아니구요. 전 특정 도서에 온전히 얽매인 리뷰를 적는 것 보다는 그 책에 있는 여러가지 구성요소들 중에 제 관심을 끄는 요소에 주목을 하는 편이어서 1권의 책에서도 여러 개의 포스트를 뽑게 되는 스타일이라 사실 독서량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말씀하신 부분에 크게 공감합니다. 아주 오래 전에 세상을 살다 가신 고대 천재 철학가들이 내놓은 UGC가 뼈대가 되고 그에 대한 집요한 세부 편집에 불과한 창작물들을 현대를 사는 우리들이 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참조가 참조를 낳고 다시 참조가 참조를 낳는 참조의 프랙탈이 현대 출판의 양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조합의 기술을 통한 낯설게 하기가 중요할 것 같고 이 부문에서의 UGC 역할이 점점 기대되고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마키디어님 댓글로 인해 포스팅 후의 생각 정리가 말끔하게 된 느낌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 BlogIcon killereco | 2008/08/01 10:07 | PERMALINK | EDIT/DEL | REPLY

    님의 글 정말 잘 읽고 있습니다.
    이번글도 아주 재밌습니다. 세상엔 정말 재미난 일들이 많이 있는것 같네요.

    그리고 글을 읽다가 오타를 발견해서 신고합니다.
    아래 부분에서
    "대상의 정보를 놀이하는 마음으로 해독하고 대상을 재미있게 갖고 놀다가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고 다른 방식으로 보일 수 있게 하는 과정 속에서 대상은 새로운 낯설게 보일 수 있게 된다. "
    끝부분에 "새로운 낯설게 보일 수 있게 된다."에서 "새로운"은 오타가 아닐까 합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8/08/01 10:18 | PERMALINK | EDIT/DEL

      killereco님, 횡설수설에 가까운 제 글을 재미있게 읽어 주셔서 넘 감사합니다. 그리고 오타신고 정말 감사합니다. 바로 고쳤습니다. ^^

      즐거운 주말 보내십시오~

  • BlogIcon 재밍 | 2008/08/01 10:17 | PERMALINK | EDIT/DEL | REPLY

    문득 궁금해지는데요. 실제로 마케팅부서에서 일을 하고 회의를 하시는 분들은 이렇게 전문적이고 추상적인 개념들도 다루면서 전략을 수립할까요? 전 그쪽엔 문외한이라 그냥 딱 보고 '아 뜨겠다'라던가 '좀 약한데' 정도밖에 감이 안오거든요. 마케팅도 아무나 하는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 그리고 벅샷님 블로그는 테터툴즈 쓰시는군요. 이건 도메인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건가요? 여기서 파생된 것이 티스토리라고 들었는데요. 테터툴즈, 티스토리, 텍스트큐브, 비슷비슷하면서도 뭐가 뭔지 헷갈리네요.

    • BlogIcon buckshot | 2008/08/01 11:50 | PERMALINK | EDIT/DEL

      명확히 인지하지 않고 있을 뿐이지 모든 사람들은 일련의 편집작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지나 개념화 자체는 그렇게 중요하진 않다고 보구요.. 이론적인 정립 없이도 멋진 편집을 지속하시는 분들을 많이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태터툴즈,티스토리,텍스트큐브.. 역시 편집의 결과인 것 같아요.. 비즈니스의 컨셉과 철학이 진화하고.. 시장 내에서의 포지셔닝이 진화하고 기능이 진화하고.. 유저의 니즈와 비즈니스의 목적이 만나서 계속 편집과 진화가 거듭되는 모습인 것 같습니다.

      태터툴즈는 도메인도 있어야 하고 웹호스팅 서비스도 받아야 합니다. 도메인 비용과 호스팅 비용이 들어가는 부담이 있습니다. 티스토리는 개인 도메인을 쓸 수도 있고 티스토리 도메인에 기대서 갈 수도 있구요. 웹호스팅을 티스토리에서 제공하니 태터툴즈의 장점에 비용부담 제거라는 멋진 편집이 가미된 서비스이구요.. 텍스트큐브는 태터툴즈가 진화된 차기 버전이라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언젠간 텍큐로 갈아탈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근데 원체 귀차니즘이 강해서 언제 옮길지는 미지수입니다.. ^^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십시오.



  • BlogIcon SHYboy | 2008/08/01 12:46 | PERMALINK | EDIT/DEL | REPLY

    본질속으로 아주 깊숙히 파고 들어가는 쾌감! 인터넷에서 이런분을 만나다니...이 땡잡은 느낌^^

    • BlogIcon buckshot | 2008/08/01 12:54 | PERMALINK | EDIT/DEL

      헉.. SHYboy님.. 그저 변죽만 울리고 있을 뿐인데 그렇게 말씀하시면 부담백배입니다.. ㅠ.ㅠ

      그래도 좋게 봐주시니 기쁜 마음이구여~ ^^

  • BlogIcon 비트손 | 2008/08/01 13:5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글을 읽고 제 블로그의 정체성에 대해서 다시금 고민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블로그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나 견해 혹은 경험들을 수용하는 도구인 동시에 커뮤니티가 발생할 수 있는 최적의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라 블로깅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좀 더 많은 사람이 내 글을 읽었으면 좀 더 많은 구독자가 rss구독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들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창의적 도구로써 놀이를 언급하셨는데 이부분이 특히나 마음에 와닿습니다. 글을 쓰면서 내가 즐길수 있고 그것이 "일" 되지 않고 "놀이"가 된다면 꾸준히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활발한 커뮤니티와 구독자수의 확보는 저절로 따라오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저도 이제 부터라도 제블로그를 위한 사소한 기쁨리스트를 만들어 봐야 겠네요. 오랜만에 들러서 두서없이 댓글 남기고 갑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8/08/01 17:07 | PERMALINK | EDIT/DEL

      와.. 비트손님, 오랜만에 댓글 주셨네요. 거의 1년만인 것 같습니다. ^^

      비트손님 말씀처럼 '놀이'가 중요한 키워드라고 생각합니다. 사소한 기쁨을 놓치지 않고 잡아내는 감각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오감을 여는 훈련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댓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 BlogIcon harris | 2008/08/04 16:0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쓰신 글 잘 보았습니다. 좋은내용에 공감 백배네요.
    책도 얼렁 사서 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08/08/04 18:22 | PERMALINK | EDIT/DEL

      harris님, 오랜만에 댓글 주셨네여. 감사합니다~
      책.. 나온지 오래되었지만 참 생각할 포인트를 많이 주는 책입니다. 추천입니다~

  • BlogIcon 미탄 | 2008/09/27 04:28 | PERMALINK | EDIT/DEL | REPLY

    buckhot님의 포스트가 조금 어렵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렇게 저와 연결되는 부분이 숨어 있었군요!
    buckshot님의 한결같은 부지런함 덕분에 좋은 책을 소개받고
    블로깅의 자세에 대해서도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제 짧은 사고를 좀 더 넓게 확장시켜주셔서
    언제고 연결포스팅이 있을 것 같은 예감을 강하게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8/09/27 09:37 | PERMALINK | EDIT/DEL

      사실 발견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지 연결 포스트는 훨씬 더 많을 것 같습니다. 미탄님 포스트 제목을 보는 순간 "바로 이거야!"란 생각이 들었어요~ 뜨개질이 경전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은 정말 큰 영감입니다. 수시로 작은 기쁨을 발견하고 작은 기쁨을 배치하자는 생각만으로도 행복감이 생기는 주말 오전입니다. 감사합니당~ ^^

  • BlogIcon kelvin | 2008/10/16 15:51 | PERMALINK | EDIT/DEL | REPLY

    트랙백에 재미붙였습니다. 앞으로는 뭔가 벅샷님과 연결된 '껀덕지'만 있으면 들으 밀으려고 합니다^^ 귀찮게 느껴지실 수도 있으니 미리 양해구합니다...ㅎㅎ

    • BlogIcon buckshot | 2008/10/16 18:44 | PERMALINK | EDIT/DEL

      kelvin님, 귀한 트랙백 깊은 인상 받으며 잘 보았습니다. kelvin님 트랙백으로 인해 잠자고 있던 제 포스트가 다시 한 번 깨어나게 되는군요. 트랙백은 생명창조의 힘을 갖고 있는 듯 합니다. 결국 연결이 창조인 것 같습니다. 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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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탄생] 프로페셔널의 열정 > 생각의 기술 :: 2007/11/16 07:57

생각의 탄생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외 지음, 박종성 옮김/에코의서재

생각의 탄생은 창조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에 대해 기술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창의력의 고수들이 구사했던 생각의 기술을 13가지로 정리해서 풍부한 사례와 함께 물 흐르듯 술술 설명해 나간다.

13가지 생각의 도구는 아래와 같다.

  1. 관찰 (Observing): 세상에 관한 모든 지식은 결국 관찰을 통해 습득되기 마련이다. 보고, 듣고, 만지고, 냄새 맡고, 맛 보고, 몸으로 느끼는 것 모두 관찰의 영역이다.
  2. 형상화 (Imaging): 관찰을 통해 얻은 느낌과 감각을 심상으로 만들어 머릿속에 떠올리는 능력
  3. 추상화 (Abstracting): 복잡한 감각적 경험/형상을 단순화 시키는 것
  4. 패턴인식 (Recognizing patterns):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는 것
  5. 패턴형성 (Forming patterns): 둘 이상의 구조적 요소나 기능적 작용을 결합하는 것
  6. 유추 (Analoging): 다른 두 사물이 중요한 특질과 기능을 공유하고 있음을 인지하는 것
  7. 몸으로 생각하기 (Body thinking): 생각하기 위해 근육의 움직임과 긴장, 촉감을 떠올리는 것
  8. 감정이입 (Empathizing): 나를 잊고 그것과 하나가 되는 것
  9. 차원적 사고 (Dimensional thinking): 사물을 3차원 이상의 세계로 옮길 수 있는 상상력
  10. 모형 만들기 (Modeling): 직접 경험하기 어려운 것을 시공간 변형을 통해 만들기
  11. 놀이 (Playing): 관습적 절차, 목표, 게임의 법칙을 벗어나 그저 즐겁게 작업하기
  12. 변형 (Transforming): 생각도구들을 연속적/동시적으로 사용하여 도구 간 상호작용을 이끌어내기
  13. 통합 (Synthesizing): 감각적 인상과 느낌, 지식/기억이 다양하고 통합적 방법으로 결합하는 것
난 이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엔 이 책은 목차에도 나와 있듯이 Rethinking thinking ('생각'을 다시 생각하기, 생각의 기술) 에 관한 책이고 이 책을 'Rethinking thinking' 이란 말로 압축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엔 생각이 달라졌다.  이 책에 나오는 생각의 고수들은 나에게 생각의 도구들을 가르쳐 주고 있다기 보단 자신의 분야에서 어디까지 열정을 펼칠 수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이 자꾸 들었다.  읽으면 읽을 수록 머리가 차오르기 보단 가슴이 뜨거워지는 느낌이 더 강해졌고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고수들의 열정에 숙연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은 결과적으로 보면 13가지 생각의 도구들을 잘 활용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표면적으로 보이는 숙련된 도구 활용 능력의 기저에는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자신의 일을 더 잘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은 프로페셔널로서의 열정이 존재하고 있는 것 같다. 

나도 관찰을 한다. 가끔 형상화/추상화도 하고 패턴도 찾아보고 유추도 해보고 한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오는 고수들과 비교할 때 프로페셔널로서의 열정이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결국 일에 대한 몰입,열정의 차이가 도구 활용 능력의 차이를 낳게 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책은 '생각의 기술'에 대한 책이라기 보단 '프로페셔널의 열정'에 대한 책인 것 같다.  내가 구사하고 있는 생각의 기술을 점검하는 일도 중요하겠지만 현재 나의 열정이 이 책에 나오는 고수들의 열정과 얼마만큼의 gap을 갖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 내겐 훨씬 더 중요한 것 같다...

  1. 관찰 (Observing)
    • 5층에서 떨어지는 사람이 바닥에 완전히 닿기 전에 그를 그려내지 못하면 걸작을 남길 수 없다. - 외젠 들라크루아
    • 시인 에드워드 커밍스는 자신을 태양 아래 있는 모든 것을 관찰하는 사람으로 규정한 바 있다. 커밍스는 산책을 할 때마다 종잇조각에 뭔가를 적고 스케치를 하곤 했다.
    • 사람을 끊임없이 탐구하는 것은 작가의 필수적인 자세다. 사람의 외관 뿐만 아니라 대화,행동까지 관찰해야 한다.  간접적으로 전해지는 얘기라도 몇 시간 동안 들어줄 수 있어야 무심결에 새어나오는 중요한 단서를 포착해낼 수 있다.  - 서머셋 몸
  2. 형상화 (Imaging)
    • 직경이 2인치인 쇠막대기에 드릴로 2인치짜리 구멍을 내서 반으로 자른다고 할 때, 깎여나가는 쇠의 양은 얼마나 되는가?   찰스 스타인메츠는 동료들이 담배 몇 모금 피우는 사이에 정확한 답(5.33세제곱인치)을 말했다.  놀랍게도 그는 쇠막대기의 구멍에서 빠져 나온 쇠뭉치의 모양, 그것의 입체형, 그리고 이어지는 계산식까지 머릿속으로 보았던 것이다.
    • 니콜라 테슬라는 자서전에서 "나는 어떤 생각이 떠오르면 머릿속에서 즉시 그것의 기본모양을 상상으로 그려본다. 상상 속에서 그것의 구조를 바꿔보기도 하고 한번 작동을 시켜보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내가 실물이나 형체 없이 그 모든 것을 상상 속에서 한다는 것이다."라고 적고 있다.
  3. 추상화 (Abstracting)
    • 피카소는 단순하고 군더더기 없는 그림을 배우는 과정이 얼마나 힘든 일이었는지 거듭 언급하고 있다.
    • 시인 에드워드 커밍스의 창작노트를 보면 단순성을 획득하기까지 얼마나 힘들게 노력했는가를 잘 알 수 있다. 그는 자신이 본 현실의 복잡함과 혼란스러움을 그대로 표현하고 전달하는 것이 오히려 쉬운 일이었다고 말한다.
  4. 패턴인식 (Recognizing patterns)
    • 패턴인식의 대가인 화가 모리츠 에셔는 이 기술을 매일 연습했다. 그의 아들은 훗날 아버지의 작품을 이렇게 회고했다. "아래측에 있던 작은 욕실 벽은 녹색과, 노랑,빨강,갈색의 소용돌이 문양으로 장식되어 있었는데 ..... 아버지는 연필로 강조선을 그려넣기도 하고 또 다른 부분에는 음영을 넣기도 하셨다. 나중에 보니 그것은 웃는 것 같기도 하고 슬픈 것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기괴해 보이기도 하고 또 엄숙하게 느껴지기도 한 얼굴들이 나타났다."  몇 달간의 작업 끝에 그 벽은 많은 얼굴들로 살아 숨쉬게 되었다고 한다.
  5. 패턴형성 (Forming patterns)
    • 음악학자인 심하 아롬은 아프리카 음악의 리듬을 이해하는데 있어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그는 중앙 아프리카의 多리듬음악을 기록한 수백 편의 오디오 및 영상기록을 면밀하게 분석한 결과 의외로 간단한 원칙 하나를 찾아냈다. 아프리카 음악에는 beats의 일정한 패턴이 반복되는데 그 주기가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음악에서 이 원칙이 지켜지고 있었다.  그들 음악의 복잡성은 이러판 패턴을 여러 개 병치시킨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6. 유추 (Analoging)
    • 접근할 수 없는 유추의 힘을 가장 강력하게 증명한 인물이 바로 헬렌 켈러이다. 어떻게 이 여인은 오로지 감촉과 맛, 냄새에만 의지해서 보는 것과 듣는 것의 세계를 배울 수 있었을까?  헬렌 켈러가 장애인이면서도 유추할 수 있었던 것은 보고 들을 수 없었던 것과 맛, 냄새, 느낌으로 알았던 것들 사이에서 수많은 연상과 유사성을 이끌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지각할 수 있는 것들과 없는 것들의 유사성을 만들어내는 일은 켈러가 직접 접근할 수 없었던 광범위한 정보를 습득하는 주요한 도구가 되었다. "예를 들면 나는 기분이 좋아지는 향기의 종류와 농도를 관찰한다. 이것은 다양한 색의 종류와 색조에 내 눈이 어떻게 매혹당하는지 상상할 수 있게 한다. 그 다음 나는 생각의 빛과 한낮의 빛 사이의 유사성을 추적한다. 그러고 나면 인간의 삶에서 빛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예전보다 더 뚜렷하게 인식하게 된다."
  7. 몸으로 생각하기 (Body thinking)
    • 클래스 올덴버그는 조각에 끌린 이유가 작업에 수반되는 몸의 느낌 때문이라고 했다. "나는 원래 화가로 출발했지만 곧 회화의 평면성이 싫어졌다. 나는 작품을 손으로 만지고 싶었다."라고 말한다.  찰스 시몬스가 조각가가 된 것도 어린 시절 공작용 점토를 가지고 놀았던 일이 계기가 되었다. "어느날 밤 나는 흙덩이의 일부를 뗴어내어 근육질의 레슬러가 드러누운 모양을 만들었다. 점토를 주무르면서 내가 느낀 흥분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점토의 느낌, 그것과 내가 이어져 있다는 감각, 내 손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8. 감정이입 (Empathizing)
    • 시인으로 알려진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는 의사이기도 했는데, 자서전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는 환자들의 복잡다단한 마음 속에서 나 자신을 잃어버렸다. 최소한 그 순간만큼은 내가 그들이 되었던 것이다. 그게 누구이든 간에 말이다. 그리고 내가 그들로부터 떨어져나왔을 때, 나는 잠에서 다시 깬 것 같은 느낌이었다."
  9. 차원적 사고 (Dimensional thinking)
    • 조지아 오키프의 커다른 꽃그림은 그 그림이 실제 꽃만큼 작았으면 전달하지 못했을 느낌을 우리에게 준다. 오키프는 이를 잘 인식하고 있었다. "내가 꽃을 있는 그대로 그렸다면, 아무도 내가 본 것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꽃이 작은 만큼 그림도 작게 그려야 했을테니까. 나는 그 꽃이 나에게 의미하는 것을 그려내려고 했다. 나는 꽃을 아주 크게 그렸다. 사람들은 놀라서 그림을 바라보았고, 그걸 보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나는 내가 꽃 속에서 본 것을 아무리 바쁜 뉴요커들이라 하더라도 시간을 들여 보게 만들었다."
  10. 모형 만들기 (Modeling)
    • 바이러스 구조 전문가인 생물학자 존 존슨은 마이클 베일리에게 폴리머클레이를 이용해 바이러스 중의 하나를 이루고 있는 단백질 성분을 모형으로 직접 만들도록 했다. 이 실물모형을 넘겨받자마자 존슨은 단백질 간의 접면에  그래픽 이미지로는 식별할 수 없는 구멍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것은 대단한 발견이었다. 왜냐하면 약을 그 구멍에 맞춰 주입할 경우 바이러스 합성을 막을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바이러스가 일으킨 감염을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나는 미친 사람처럼 날뛰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우리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얘기해 주었다. 이런 식으로 모형을 가지고 서브유닛 합성을 들여다 볼 수 있다면 앞으로는 꽤나 일반화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존슨은 회고한다.
  11. 놀이 (Playing)
    • 나의 작업은 예술이 아니라 놀이에 가깝다. - 화가 모리츠 에셔
    • 나는 미생물을 가지고 논다네. 어느 정도 이 놀이에 익숙해지고 나서 그 규칙을 깨뜨려보면 다른 사람들은 생각조차 못한 새로운 것을 알아낼 수 있지. - 생물학자 알렉산더 플레밍
    • 내가 하려는 일이 핵물리학의 발전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는 중요치 않다. 문제는 그 일이 얼마나 즐겁고 재미있느냐다. -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
  12. 변형 (Transforming)
    • 라에톨리 원인 발자국의 발견과 해석의 과정은 창조적 상상의 정수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고인류학자 메리 리키와 그녀의 팀원들은 놀았고, 관찰했고, 패턴을 알아냈다. 그리고 그 패턴에서 이상한 점을 찾아내 차원적 사고를 했으며, 몸의 움직임을 상상했고, 역할을 연기했고, 패턴을 만들고, 유추하고, 모형을 만들었다.
  13. 통합 (Synthesizing)
    • 창조성이 뛰어난 사람들 또한 이처럼 제어할 수 없는 감각교차현상을 경험했다. 리처드 파인먼은 글자들이 다양한 색을 띤 수학기호처럼 보인다고도 말했다. 그는 "방정식을 볼 때면 그 글자들이 색깔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왜 그런지는 나도 모른다. 말을 할 때마다 얀케나 엠데의 책에서 본 베셀함수가 희미한 그림으로 나타나는 것을 본다. j는 밝은 황갈색, n은 엷은 자청색, x는 흑갈색을 띤 채 내 주위를 날아다니는 것이다. 나는 그것들이 학생들에게는 대체 어떻게 보일지 궁금하다."라고 말한 적도 있다.
    • 리처드 파인먼은 세계를 전체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특히 시인들)을 힐난한다. "시인들은 과학이 별의 아름다움과 거리가 멀다고 말을 한다. 별을 단지 가스원자 덩어리로 본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 역시 밤의 사막에서 별을 볼 수 있고, 또 느낄 수 있다. 나라고 해서 뭔가를 덜 보거나 더 보겠는가? 하늘의 광대함은 나의 상상력을 확장시킨다. 회전목마 위에 앉아서 이 작은 눈으로 백만년이나 된 별빛을 본다. 별이 만들어내는 저 방대한 무늬, 나는 그 일부가 된다. 저 무늬는 무엇인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왜 저렇게 보이는가? 별들에 대해 과학적 지식이 있다 한들 그것은 저 신비로움을 조금도 손상시키지 않는다. 진리야말로 과거의 어떤 예술가들이 상상한 그 어떤 것보다 훨씬 더 경이롭기 때문이다. 왜 오늘날의 시인들은 그런 것들을 말하지 않는가? 목성이 마치 인간인 것처럼 말하는 시인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인가? 그게 메탄과 암모니아로 이루어진 거대한 자전체라면 그들은 침묵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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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이정일 | 2007/11/16 10:49 | PERMALINK | EDIT/DEL | REPLY

    형상화에서 2인치 지름의 깎여나간 부분을 저도 잠깐 풀어보려고 했는데 깎여 나간 부분이 구가 아니군요. 잘 보았습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7/11/16 13:18 | PERMALINK | EDIT/DEL

      저는 책의 내용을 따라가느라 급급한 나머지 계산할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

  • BlogIcon 크레아티 | 2007/11/17 02:0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열정하시니까...제 옆에 놓여있는 하워드 가드너의 '열정과 기질'이란 책이 딱 보이네요.
    창의성 관련해서 연구하시는 교수님들께서 끈기를 많이 강조하시더라구요.
    끝까지 해내는 과제집착력.
    열정이 있어야 과제집착력도 있겠죠? ^^

    생각의 탄생 관련해서 자그마한 실천을 포스팅해봤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트랙백 날리고 갑니다 ^_^*

    • BlogIcon buckshot | 2007/11/17 13:49 | PERMALINK | EDIT/DEL

      크레아티님, 트랙백 포스팅 잘 보았습니다. 책 내용을 제 개인적 관점에서 '열정'이란 한 단어로 요약해 놓기만 하고 막상 실천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던 차에 크레아티님의 포스트를 보니 정신이 번쩍 나네요. 저도 바로 실천 들어갑니다. ^^

  • BlogIcon 격물치지 | 2007/11/18 12:07 | PERMALINK | EDIT/DEL | REPLY

    각 분야에 격물치지한 대가들이 나오는 군요. 꼭 봐야겠습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07/11/18 20:13 | PERMALINK | EDIT/DEL

      아, 그렇네요. 생각의 탄생을 '격물치지'로 요약할 수 있겠네요.. 격물치지 관점에서 다시 읽어봐야겠습니다. ^^

  • BlogIcon nob | 2008/01/12 17:28 | PERMALINK | EDIT/DEL | REPLY

    관찰 중에 몸으로 느끼는 것을 상당히 좋아하기는 합니다만...ㅋㅋ 서있는 사람도 제대로 못보는데 떨어지는 사람은 ㅎㅎ

    좋은글 트랙백 감사합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8/01/12 17:40 | PERMALINK | EDIT/DEL

      nob님의 유머감각에 여러가지 기여 요소들이 있겠지만 그중에 뛰어난 관찰력도 아마 한 몫 단단히 하고 있을겁니다. ^^

  • BlogIcon 네피 | 2008/06/09 12:2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좋은 내용이네요. 이 글 외에도 공감가는 글들이 많아 오래 머물다 갑니다. 이 글은 데리고갈게요~. ^^

    • BlogIcon buckshot | 2008/06/09 12:56 | PERMALINK | EDIT/DEL

      네피님,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든 필요하신 내용은 자유롭게 가져가십시오~ ^^

  • BlogIcon 로지 | 2009/05/28 13:52 | PERMALINK | EDIT/DEL | REPLY

    학교 수업에서 '생각의 탄생'을 갖고 2시간에 걸쳐 강의를 들었던 것이 생각나네요. 다음번에 꼭 읽어봐야 할 책인것 같습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09/05/28 20:59 | PERMALINK | EDIT/DEL

      이 책은 1년에 1회 리마인드 차원에서 복습을 하면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의 열정이 제 맘을 움직이거든요. ^^

  • 일이관지 | 2009/12/08 00:32 | PERMALINK | EDIT/DEL | REPLY

    헉..이 책 읽어야겠다 생각하면서도 시간 없다는 핑계로 읽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요약해 놓으신 것을 보게 되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저도 비공개로 담아 갈께요.
    좋은 하루되세요.

    • BlogIcon buckshot | 2009/12/08 09:38 | PERMALINK | EDIT/DEL

      생각의 탄생은 그저 읽기만 해도 열정이 샘솟는 것 같습니다. 열정이 식어갈 때 읽어주면 참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귀한 댓글 넘 감사해요~ ^^

  • Mul | 2010/04/21 16:1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생각의 탄생(천재의 영감)이라는 것, 장자의 소통과도 일맥상통한다고 하셨는데 공감이 갑니다. 저는 思之思之 OO通之 여덟자가 자꾸 생각납니다. 열정과도 비슷한 것이 겠지요. 평범한 사람을 비범하게 만드는 것. 지속(반복)이라고 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 BlogIcon buckshot | 2010/04/22 09:35 | PERMALINK | EDIT/DEL

      반복이 중요한 것은 반복 속에 차이가 잠재하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지속과 반복에 대해 생각해 보는 오늘 오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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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소통의 철학 (망각+연결=소통 → 도행지이성) :: 2007/10/09 05:59


이 책을 접하기 전에 내가 장자에 대해 알고 있었던 것은 도덕경의 노자와 비슷한 컨셉을 가진 속세초월의 신선사상을 구사하는 중국 철학자라는 정도였다.  노장사상(想)이라는 말이 있듯이 난 장자가 노자 대비 큰 변별력을 갖는 사상을 갖고 있으리란 생각은 별로 하지 않았었다.  

2년 전 우연한 기회에 '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란 책을 통해 고미숙이란 고전평론가를 알게 되었고 인상 깊게 읽었던 고미숙 평론가의 또 다른 저서인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이 그린비 출판사에서 발간하고 있는 리라이팅 클래식(Re-writing Classics) 시리즈의 일부인 것을 알게 되었다. 리라이팅 클래식 리스트를 둘러보니 나의 관심사와 연결될 수 있는 책들이 좀 있어서 기회가 되면 리라이팅 클래식 시리즈의 다른 책들도 읽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최근 들뢰즈의 '천개의 고원'을 무심코 읽다가 모든 생성은 분자적이다 포스트를 살짝 올렸는데 그린비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블로그에서 의외의 트랙백을 걸어 주셨고 트랙백을 타고 그린비 출판사 블로그를 둘러보다 우연히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이란 책을 알게 되었고 이 책이 그린비의 리라이팅 클래식 중의 하나라는 사실을 확인한 후 책을 구입하여 읽게 되었다. 인문/철학에 대해 거의 관심이 없었던 내가 인문/철학에 서서히 관심을 갖게 된 과정 속에서 장자는 나에게 조금씩 조금씩 다가왔던 것 같고 난 나름 오랜 준비 기간 끝에 장자를 만나게 된 것 같다.  ^^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이 책은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장자에 대한 파격에 가까운 새로운 해석을 제공하고 있다.  저자(강신주)는 노자와 장자는 전혀 다른 사상적 기반을 갖고 있다고 역설한다. 

노자의 도(道)는 민중들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복종하도록 만드는 일관된 통치의 방법/원리를 의미한다.  또한 노자는 통치자와 민중이라는 위계질서를 자명한 것으로 수용하고 있다. 노자의 텍스트가 81장으로 구성된 철학시의 형태를 띠고 있는데 시라는 운문의 형태를 띠고 난해한 형이상학을 피력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독자층을 통치자나 통치계층에 국한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 장자는 흥미로운 이야기 형식, 한 번 들으면 잊기 힘든 강력한 소설/에피소드의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더구나 이야기의 주인공들도 백정,목수,뱃사공,농부 등 일반민중들이 대다수이다. 이는 장자가 고유한 삶의 지평에서 인간을 이해하려고 하였지, 결코 빈부귀천이라는 사회적 위계관계로써 인간을 이해하지 않았으며 노자가 자명한 것으로 수용하고 있는 정치적 위계질서를 일종의 꿈에 불과한 것으로 단호하게 비판하고 있다. 

노자는 국가 지향적 이데올로기에 기반한 국가주의 철학자였고 장자는 민중과 아나키즘을 지향했다고 할 수 있다.

국가주의 철학자인 노자와는 확연히 다른 노선을 표방했던 장자의 철학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망각과 연결의 실천 철학이다.  망각과 연결은 소통(疏通)이란 말로 표현할 수 있다.  소(疏)는 '막힌 것을 터버린다'를 의미하고 통(通)은 새로운 연결을 뜻한다.  즉, 장자의 '소통'은 기존의 고정된 삶의 형식을 망각과 비움을 통해 극복하여 나와 다른 삶의 형식을 갖는 타자와의 새로운 연결을 모색하려는 의지를 반영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소통을 가장 잘 설명하는 에피소드로  '수영 이야기'가 있다.

공자는 땅에서의 삶을 가장 잘 영위한다고 정평이 난 사람이다.  그런데 땅의 고수인 공자가 어느 날 육지의 가장 끝,  험악한 폭포수(물)의 영역에 이르게 된다.  자신의 삶의 기술이 무력해지는 이곳에서 공자는 또 다른 고수 한 명을 만나게 된다.  그 고수는 물에서의 삶이 가장 편하다고 느끼는, 다시 말해 수영의 달인이었다.  공자는 그에게 묻는다.  "물을 건너는 데 그대는 어떤 특이한 방법이라도 지니고 있는가?"  물의 고수는 이렇게 말한다.  "특별한 방법이 있겠습니까?  나는 옛 삶(故)에서 시작하였고 지금의 삶(性)에서 자라났으며 운명(命)에서 완성하였습니다.  물이 소용돌이쳐서 빨아들이면 저도 같이 들어가고 물이 나를 물속에서 밀어내면 저도 같이 그 물길을 따라 나옵니다.  물의 도를 따라서 그것을 사사롬게 여기지 않습니다.  이것이 제가 물을 건너는 방법입니다."  그러자 공자가 다시 묻는다.  "옛 삶에서 시작하였고, 지금의 삶에서 자라났으며, 운명에서 완성하였다고 그대는 말했는데 무슨 의미인가?"  물의 고수는 대답한다.  "제가 육지에서 태어나서 육지에 편안해진 것이 옛 삶이고, 제가 현재 물에서 자라서 물에 편안해진 것이 지금의 삶이며,  내가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 모르지만 그렇게 된 것이 바로 운명입니다."

수영의 달인은 원래 땅에서의 삶에 익숙했었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땅과 전혀 다른 규칙으로 흘러가는 물을 만나게 된다.  이 때 땅에서의 방식(선입견)만 고수하고 물을 대하면 물 속에서 허우적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땅 생활에서 축적된 선입견을 버리고(잊고/비우고) 물에서의 새로운 방식을 몸으로 익혀 나갈 경우(연결) 물을 땅과 같이 익숙하게 느낄 수 있고 유유히 물 속에서 수영을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의도하지 않은 채 세상에 태어났고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특화된 삶의 방식을 몸에 붙인 채 살아간다. 이는 일종의 선입견으로 굳어지면서 다른 공동체에 속한 타자를 만날 때도 그 방식(선입견)을 강요하게 되는 우를 범하게 된다.  인생에서 끊임없이 겪게 되는 타자와의 마주침을 파괴적이지 않고 생산적인 모습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선 자신이 갖고 있는 한계에 기반한 자신만의 선입견을 과감히 버리고(잊고/비우고) 타자의 세계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필사적인 연결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장자가 타자와의 소통이라는 난해한 주제를 사유했던 철학자라는 저자의 해석이 매우 신선하다.  '타자'라는 개념을 사람으로 한정 짓지 않고 세상 만물로 확대 적용했다는 것도 매우 인상적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장자의 윤편(輪扁) 이야기도 압권이다. 

환공이 회당 높은 곳에서 경전을 읽고 있었고, 윤편은 회당 낮은 곳에서 수레를 깎고 있었다.  윤편이 환공에게 물었다.  "공께서는 지금 무슨 말들을 읽고 계십니까?  환공이 "성인의 말이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윤편이 "그 성인은 살아 있습니까?"라고 묻자 환공은 "그는 죽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윤편은 말했다.  "그렇다면 공께서 지금 읽고 있는 것은 옛 사람들의 찌꺼기가 아닙니까?"  그러자 환공이 말했다.  "수레바퀴나 깎는 장인인 주제에 네가 지금 경전을 논하려 하는가!"  그러자 윤편이 말했다. "저는 그것을 제 자신의 일에 근거해서 본 것입니다.  수레바퀴를 깎을 때 엉성하게 작업하면 헐렁해져 견고하게 되지 않고, 꼭 끼게 깎으면 빠듯해서 서로 들어맞지 않습니다.  엉성하지도 꼭 끼지도 않게 작업하려면 저는 그것을 손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대응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입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입니다.  여기에 제가 제 아들에게 전달할 수 없고 제 아들도 저에게서 배울 수 없는 기술이 있습니다.  이것이 나이 70이 되도록 제가 직접 바퀴를 깎고 있는 이유입니다.  옛 사람은 자신이 전할 수 없는 것과 함께 이미 죽었습니다.  그렇다면 공께서는 지금 옛 사람들의 찌꺼기를 읽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윤편은 자신을 비우고 자신이 직접 수레바퀴가 되어서 수레바퀴를 손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대응하면서 수레바퀴와 일종의 소통을 한 셈이다.  그런데 몸과 마음으로 터득한 수레바퀴와의 소통을 언어라는 형식으로 아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불가능했다는 고백을 한다.  마찬가지로 성인들은 자신이 살았던 시공간에서 타자와의 소통을 통해 깨달음을 얻었다.  그런데 자신의 인생 전체를 걸고 타자와 직접 소통하면서 얻은 깊이 있는 깨달음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일 것이다.  바로 옆에 앉혀 놓고 침을 튀기면서 설명을 해줘도 깨달음의 전달이 여의치 않을텐데 곡해의 여지가 심각한 언어로 달랑 남기고 죽었다면 그 경전은 후세 사람들이 읽고 바로 적용하기엔 사실상 불가능하다란 얘길 윤편은 "경전이란 성인의 찌꺼기에 불과하다"란 말로 통렬하게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이 에피소드에서 장자는 계급상의 높낮이는 아무 의미가 없고 오직 누가 소통을 잘 이해하고 실천하고 있는가를 극명하게 대조시키고 있다.  정말 멋진 에피소드가 아닐 수 없다.

장자의 사상을 압축한 구절로 道行之而成(도행지이성)을 들 수 있다.  직역을 하면 "도는 걸어가야 이루어진다."가 되는데 저자는 바로 이 구절에서 노자의 道와 장자의 道가 전혀 다른 컨셉을 지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한다.  노자의 道는 세상만물의 시작부터 존재하는 만물의 근본이치를 의미하는 반면 장자의 道는 미리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타자와의 만남을 통해 항상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결국 소통하는 만큼 길이 열리는 것이고 길이 열린 만큼 道가 이뤄진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타자와의 마주침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나를 비우고 타자와 연결한다'가 말이 쉽지 어디 그리 만만한 일인가?  나를 비운다는 것도 큰 도전이고 타자와 연결한다는 것도 큰 도전이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왔던 날들을 돌이켜 보아도 나를 비웠던 적은 거의 없고 내가 가진 선입견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고 판단하기만 했던 것 같다. 그러니 타자와의 연결도 그리 매끄럽지 않았던 것 같고...  

최근 블로깅을 하면서 다른 블로거들과 덧글과 트랙백을 주고 받는 경험을 하고 있는데 금번 독서를 통해 장자의 지혜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 앞으로의 블로깅에 많은 도움을 줄 것 같다.  내가 가진 지식은 분명 내가 처한 시공간적 한계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을테고 내 블로깅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들이 가진 지식을 내가 충분히 배울 수 있게 나를 비우고 적극적으로 다른 블로거들과 지식을 교류한다면 장자가 말한 道行之而成을 조금이나마 실천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블로깅 뿐만 아니라 가정,직장,친목 관계에서도 소통의 기본자세인 망각(비움)을 몸에 붙이는 훈련을 착실히 쌓아 나가야 할 것 같다.  그래야만 연결을 예전보다 많이 할 수 있을테니...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을 읽는 내내 생각의 탄생이란 책이 머리 속을 맴돌았다.   생각의 탄생에서 제안하는 생각의 13가지 도구를 한 단어로 압축하면 바로 소통(疏通)이 아닐까 싶다.  무엇인가를 관찰하고 형상화/추상화하고 패턴을 인식/형성/유추하고 몸으로 생각하고 감정이입하고 차원적 사고,모형 만들기, 놀이를 하고 변형/통합하는 것은 결국 무언가와의 소통을 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를 비우고 대상과 나를 연결하는 것...   생각의 탄생을 통해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하는 것은 소통을 통해 道行之而成(도행지이성)을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또한 장자의 사상이 내가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들뢰즈의 리좀과 매우 닮아 있어서 반가웠다.  어쩌면 들뢰즈의 리좀과 닮아 있음을 무의식적으로 느끼고 이 책을 샀는지도 모르겠다.  오랜 세월을 거쳐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며 첨단을 달리고 있는 21세기 현대물리학이 기원전 반야심경과 조우하듯이 고민에 고민을 더하며 사유 여행을 거듭하고 있는 서양철학이 결국 기원전 200~300년에 활동했던 장자와 조우하고 마는건가... ^^

저자가 멋지게 재해석한 장자의 소통(疏通) 철학은 내게 매우 신선한 자극을 주었다.  생각지도 않았던 의외의 인물에게 소통이란 개념을 배운 셈인데 그 배움은 앞으로의 내 삶에 큰 영향을 줄 것 같다.  

장자의 철학 공식:   忘却 + 連結 = 疏通 → 道行之而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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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풍림화산 | 2007/10/09 08:57 | PERMALINK | EDIT/DEL | REPLY

    긴 글 잘 읽었습니다. 블로깅을 하시는 것 보면 이미 실천하고 계신다고 느껴집니다. 저는 아직 인격 수양이 덜 되어 그러지 못하는 것이 사실인데 말입니다. 그래도 스타일이라 생각하고 너무 스스로를 옭아매려고 하지는 않습니다만...
    지식이라는 측면에서는 유가보다는 도가의 얘기가 더 와닿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입신양명을 목적으로 하는 유가보다는 무위자연을 추구하는 도가가 더 가치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요.

    • BlogIcon buckshot | 2007/10/09 09:07 | PERMALINK | EDIT/DEL

      다소 지루할 수 있는 글인데 읽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전 풍림화산님의 블로깅 스타일이 부러울 때가 많습니다. 모든 블로거가 다 자기만의 스타일을 갖고 있는 것이고 그것이 서로의 발전을 자극하는 것 같습니다. 부러운 스타일을 따라하기 보단 걍 저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을 잘 발전시켜 나가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유가보단 도가 쪽 얘기에 더 큰 매력을 느낍니다. 수직적 위계질서보다 수평적 관계를 지향하는 장자의 철학에 큰 공감을 느꼈습니다. ^^

    • BlogIcon 풍림화산 | 2007/10/09 10:10 | PERMALINK | EDIT/DEL

      예... 옳으신 말씀입니다. 제 블로깅 스타일은 둘째 치고 글이 조금은 공격적 성향이 있어서 손해를 많이 보는 편입니다. 그런 부분에서는 buckshot님과 같은 경우를 제가 많이 본보기로 삼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에게나 친절하시니까요. 아직 제가 많이 모자랍니다. 직간접 손해를 보면서도 안 고쳐지네요. 맘 편히 차차 나아지겠지 합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07/10/09 10:39 | PERMALINK | EDIT/DEL

      풍림화산님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 제가 블로깅을 하면서 느끼는 보람 중의 하나입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 안녕하세요. 저희 책을 이렇게 즐겁고 적극적으로 읽어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앞으로 더 좋은 책으로 만나뵙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07/10/09 11:47 | PERMALINK | EDIT/DEL

      그린비의 리라이팅 클래식 시리즈.. 정말 멋진 기획이라고 생각합니다.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 이어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에서도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벌써 그린비라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생긴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책 부탁드리겠습니다. ^^

  • BlogIcon 격물치지 | 2007/10/10 14:05 | PERMALINK | EDIT/DEL | REPLY

    꼭 읽고 싶은 책이군요. 서평쓰시는 것도 좋지만, 책을 써보시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이미 쓰셨을 것 같기도 하고... ^^

    • BlogIcon buckshot | 2007/10/10 14:31 | PERMALINK | EDIT/DEL

      헉~ 책을 쓰기엔 내공이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언젠간 꼭 써보고 싶습니다. 격물치지님께 앞으로 2~3년 정도 열심히 배우면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요즘 격물치지님 블로그를 통해 제 생각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음을 느끼거든요. ^^

  • BlogIcon 쉐아르 | 2007/10/12 00:46 | PERMALINK | EDIT/DEL | REPLY

    buckshot님, 풍림화산님, 격물치지님... 제가 보고 많은 것을 배우는 분들이 이야기를 나누시는군요 ^^;;;

    "도는 걸어가야 이루어진다"라는 말을 마음에 새겨놓고 있습니다. 또한 동양사상에 대한 관심도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다산선생 지식 경영법을 읽으면서 동양사상을 공부해야겠다 생각을 했는데, 오늘 좋은 시리즈를 추천 받았습니다. 저도 꼭 사서 읽어볼 생각입니다.

    항상 이곳에서 많이 배우고 갑니다. 책쓰기에 아직 내공이 부족하시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이미 넘치십니다. 언젠가 buckshot님이 쓰신 책을 서점에서 꺼내보는 날을 기대합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07/10/12 08:50 | PERMALINK | EDIT/DEL

      쉐아르님께서 책 출간하시면 저도 쓰겠습니다. 아무래도 쉐아르님의 저서에서 통찰력을 빌려와야 책을 쓸 수 있을 것 같아서요. ^^

      * 근데 이미 저서를 보유하고 계신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 BlogIcon 쉐아르 | 2007/10/15 21:12 | PERMALINK | EDIT/DEL

      아직 제가 쓴 책은 없습니다... ^^;;; 책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지만, 그러기에는 제가 만들어낼 수 있는 콘텐츠의 한계가 너무 뚜렷한 듯 합니다.

      저는 buckshot님 쓰시고 나면 그때 생각해보겠습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07/10/15 21:36 | PERMALINK | EDIT/DEL

      역시 제 예감이 맞았네요.
      http://futureshaper.tistory.com/90 포스팅을 보며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거든요..

      어제 알았습니다.
      쉐아르님께서 이미 저서를 보유하고 계시다는 것을요.

      바로 아래 블로그가 쉐아르님께서 출간하신 책입니다.
      http://ctms.tistory.com/

      부럽습니다..
      전 아직 제 인생을 건 치열함을 글로 표현하진 못하고 있으니까요..

      제가 쓰고 싶은 책은 제 인생 전체를 걸고 쓴 제 인생 자체가 되어 줄 수 있는 그런 책입니다....

    • BlogIcon 쉐아르 | 2007/10/16 08:30 | PERMALINK | EDIT/DEL

      어떻게 아셨어요? :-0

      "쉐아르의 영적여행"이 책이라면 아직 미완성의 책입니다 ^^;;; 아직 그 문제를 해결 못했거든요. 아니 바쁘다는 핑계로 회피하고 있다는 표현이 더 맞는 것 같습니다. 언제고 다시 정면으로 그 문제를 만날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ㅎㅎ 이렇게 저를 알고 이해를 해주시니 꼭 한번 뵙고 싶다는 생각이 더 드네요 ^^;;;

    • BlogIcon buckshot | 2007/10/16 09:40 | PERMALINK | EDIT/DEL

      블로그 서핑하다가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첨엔 깜짝 놀랐습니다. 블로그 전면 개편하신 줄 알고요.^^ 미완성이라고 말씀하시지만 완성된 책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쉐아르님 뵙고 좋은 말씀 많이 듣고 싶은데 제가 최근에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오프라인으로 시간을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라서요. 근데 11월 중순에 한국에 오신 다음엔 언제 한국에 오실지 모르겠다는 말씀이 맘에 걸립니다. 11월 중순 경에 시간을 내어 함 뵈었으면 합니다. ^^

  • BlogIcon 크레아티 | 2007/10/13 05:5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 방대한 '생각의 탄생'이란 책이 '소통'이란 한 단어로 압축될 수도 있군요. ^^
    대단하세요 :)
    한 단어나 한 문장으로 압축하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전 장자나 노자 이런 분들은 도덕시간에 배웠던게 생각이 나서 좀처럼 가까이 다가서기 힘든 분들이었는데 이 글을 읽고 조금은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저에겐 수영의 달인 이야기가 제일 재밌는 듯 해요 ^^

    • BlogIcon buckshot | 2007/10/13 08:36 | PERMALINK | EDIT/DEL

      솔직히 억지로 압축한 느낌이 없진 않습니다. ^^ 제가 수영을 못하는 관계로 수영의 달인 이야기는 정말 급공감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소통'에 대해 좀더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게 된 것이 큰 수확이라고 생각합니다. 덧글 감사합니다~

  • BlogIcon 좀비 | 2008/01/11 13:11 | PERMALINK | EDIT/DEL | REPLY

    결굴 자신을 얽메고 있는 프레임을 벗어 던지는 것이 필요한 일 인것 같습니다..
    '생각의 탄생'은 한번 더 읽어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buckshot님 마지막 언급한 내용을 보니 더욱 마음이 동하는군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08/01/11 13:19 | PERMALINK | EDIT/DEL

      생각의 탄생을 읽고 느낀 바가 많아서 포스팅을 아래와 같이 별도로 올린 바 있습니다. 천재는 결국 세상과 열정적으로 소통하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
      http://www.read-lead.com/blog/entry/생각의-탄생-열정-생각의-기술

      좀비님 말씀처럼 자신을 구속하고 있는 프레임을 벗어 던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포인트를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자신을 구속하는 프레임을 벗어 던지자!)

  • BlogIcon 고무풍선기린 | 2009/06/09 10:22 | PERMALINK | EDIT/DEL | REPLY

    소통이라는 단어 속에서
    도행이지성
    이라는 의미가 도출 될수가 있군요.

    오늘도 많은 배움 안고서
    즐거운 마음으로 갑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09/06/09 22:03 | PERMALINK | EDIT/DEL

      제가 좋아하는 책을 고무풍선기린님 포스트를 통해 다시 리마인드할 수 있어서 넘 좋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 BlogIcon 엘민 | 2009/06/15 09:5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자신을 비우고 소통하라. 중요한 삶의 태도가 아닐까 합니다. 어제 친구들과 외국인과 사귀면 편견이 없어서 좋다란 이야기도 나왔었습니다. 외국인도 외국인 나름이겠지만요. ^^ 저도 생각의 탄생을 읽은 기억이 나는데, 확실히 정리를 안해놔서 가물가물합니다. 벅샷님을 본받아 독후감은 제때제때 해야겠습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9/06/15 11:42 | PERMALINK | EDIT/DEL

      외국인.. 그렇네요. 편견이 없는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참 중요하겠구나란 생각이 듭니다. 자신을 비우는 소통에 대해 환기할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십시오. ^^

  • BlogIcon 삶의여백 | 2009/07/18 12:5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미 포스트 하신지 두 해나 지나서야 트위터에 올리신 트윗을 통해 접하게 되었네요. 저와는 반대로 고미숙씨의 저서를 접하셨네요. ㅋㅋ 전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을 먼저 읽고 고미숙씨의 글발을 알게 되었고 이후 '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를 읽었는데, 감동이 좀 덜 하더군요. 틈 내서 함 읽어봐야겠네요. '장자...'. 서평 포스트 잘 읽었습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9/07/18 13:26 | PERMALINK | EDIT/DEL

      트위터를 통해 예전에 적은 글들을 하나둘 꺼내 다시 읽어보는 재미를 즐기고 있습니다. 과거의 제 생각과 소통하는 느낌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 삶의여백님의 블로그를 방문하고 싶은데 계속 "인터넷 사이트를 열 수 없습니다. 작업이 중단되었습니다."란 메세지가 뜨네요..

  • soogill | 2011/03/18 11:18 | PERMALINK | EDIT/DEL | REPLY

    간 밤에 강 신주님의 TV 특강을 보고 도행지이성 이란 글귀를 봤는데 검색하니 님의 블로그가 나오네요.
    저는 한자를 몰라 글귀의 뜻이 어떻게 되나 궁금했습니다. 블로그에 올려 공유하니 감사가 넘칩니다.
    불교 용어에 일체만법 불이자성 (一切萬法 不離自性) 이란 말이 있는데
    일체 만법은 즉 세상 만물은 제 고유 성질과 떨어져 있지 않다. 즉 만물은 제 고유 성질을 가진다.
    얼음에게 왜 차니? 불에게 왜 뜨겁니? 하는게 우습겠죠?
    땅에선 땅에 성질에 맞게 생활하고 물에선 물에 성질에 맞게 생활해야 하듯
    고유 성질에 공존과 거리를 두며 개개의 성질간 접점을 형성하는 것이 소통이라 여겨집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1/03/19 11:50 | PERMALINK | EDIT/DEL

      소통에 대한 멋진 정의이십니다. 깊이 새기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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