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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CE vs. 약간의 무질서, 환원주의 vs. 상호작용, 혜자 vs. 장자.. :: 2007/10/16 05:50

Jerry님 블로그에서 아주 인상적인 포스트를 발견했다.  완전한 혼란 (부제: 무질서의 숨겨진 장점)

엉망진창인 상태의 책상이 정리정돈된 책상보다 창의력 발현에 더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내가 개인적으로 책상관리가 엉망인터라 일단 감정적으로 이 내용에 대해 무조건 긍정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자꾸 생긴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Jerry님의 포스트를 보고 기분이 좋아진 상태에서 Jerry님께서 소개해 주신 LG경제연구원의 조직 운영의 통념을 버려라 아티클을 읽어보니 더욱 기분이 고조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경영자는 일반적으로 잘 짜여진 조직 구조를 선호하기 마련이다.  어느 조직이나 부서별 R&R (Roles and Responsibility)의 중복을 본능적으로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  부서간 업무중복이 자원낭비, 업무비효율로 이어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엔 함정이 있을 수가 있다.  완벽하게 깔끔한 조직 간 역할 구분을 하게 될 경우 조직 내 function 간 collaboration이 원활하게 일어나기가 힘들고 창의적인 disruption을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MECE가 능사가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MECE: 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 어떤 대상을 중복이나 빼먹는 거 없이 분해하는 것)  아무리 어려운 문제도 그것을 잘게 쪼개어 작고 컨트롤 가능하게 만든 후 각개격파하자는 프레임..  말은 좋다.  하지만 그렇게 잘게 쪼개어 컨트롤 가능하게 만든다는 것이 개념적으론 완벽해 보일지는 몰라도 수많은 변수들이 서로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시스템(계)에선 MECE 프레임으로 답을 구하는 것은 자칫 중요한 것을 놓치고 솔루션을 구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중첩적인 부분을 전략프레임 상에서 인정을 하고 변수 간의 상호작용을 고려하여 솔루션을 도출하는 것이 나은 경우도 얼마든지 존재할 것이다.

혜자가 장자에게 말하기를 "당신의 말은 쓸모가 없다."고 하니 장자는 이렇게 말한다. "쓸모없는 것을 알아야 비로소 쓸모 있는 것을 논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넓은 황야를 걸어간다고 하자.  땅은 더 없이 넓고 크지만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발을 딛는 부분일 뿐이다.  나머지 부분은 직접적으로 필요 없는 부분이라고 해서 더 파버린다면 까마득한 절벽 위에 발 딛는 부분만 남아 있게 될 것이다.  이래도 쓸모 있는 것과 쓸모 없는 것으로 나누어 생각하겠는가?  쓸모 있는 것이 쓸모 있으려면 쓸모 없는 것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유용과 무용에 대한 장자의 통찰력은 많은 것을 암시하고 있는 것 같다.  유용과 무용을 나누는 것이 무의미하고 MECE 프레임을 적용하다 중요한 걸 놓치는 배후에 상호작용과 관계가 존재한다. 

* '생각의 탄생' 제10장 모형만들기에 이런 말이 나온다.  "모형의 한계를 아는 것은 그것의 적절한 용도를 아는 것만큼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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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쉐아르 | 2007/10/16 08:1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어느 것이든 지나침은 모자람보다 못하다는 생각이요. MECE가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라 하며 그것만 강조하면 또 문제가 생기듯이요. 하지만 정리를 안하고 무질서인 상태로 놔두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기겠지요. 제 생활 속에 과함이 없나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됩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7/10/16 08:48 | PERMALINK | EDIT/DEL

      예, 쉐아르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피터셍게,오토샤머,조셉자와스키,베티수플라워즈가 공저한 '미래, 살아있는 시스템'에 아래와 같은 문구가 나오는데 상당히 공감이 가는 내용입니다.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일은 습관적인 사고방식과 이해방식을 버리는데서 출발한다." "우리가 사고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가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

      MECE는 분명 문제해결을 위해 도입한 좋은 툴인데, 반복적으로 그 툴을 사용하다 보면 사람이 툴을 쓰는 것이 아니라 툴이 사람을 쓰게 되는 주객전도 현상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MECE를 마치 불변하는 자연법칙의 일종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생기는 것 같구요.. 결국 툴을 툴로써 사용하지 않고 툴 자체의 미학을 추구하게 되는 주객전도 현상을 피하기 위해선 쉐아르님 말씀처럼 생활 속에 과함이 없는지를 돌아보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미래, 살아있는 시스템'에선 과함이 없는 지 돌아보는 것을 '중지(suspension)'라는 용어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

  • BlogIcon snowall | 2007/10/16 09:0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세포를 원자들의 집합으로 간주하는 경우군요. 세포를 세포 소기관으로 분해해서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원자들의 집합으로 생각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죠.

    • BlogIcon buckshot | 2007/10/16 10:14 | PERMALINK | EDIT/DEL

      전략적 프레임을 생물학 관점에서 바라보면 이렇게 멋진 유추가 가능한거군요.. 프레임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와 전략 자체를 생물학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업의 흥망성쇠는 종의 흥망성쇠와 유사하고 기업의 전략은 영속을 위한 유전자들의 진화경주와 유사하구요.. ^^

  • BlogIcon egoing | 2007/10/18 01:12 | PERMALINK | EDIT/DEL | REPLY

    흥미로운 내용이내요. 귀한 글 잘보고 갑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7/10/18 08:30 | PERMALINK | EDIT/DEL

      사실 금번 포스트에선 화두만 던져 놓은 것이고 앞으로 이 주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

    • BlogIcon egoing | 2007/10/18 11:01 | PERMALINK | EDIT/DEL

      그렇지 않아도 기대 많이 하고 있습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7/10/18 11:11 | PERMALINK | EDIT/DEL

      egoing님의 통찰력을 잘 따라가다 보면 좋은 답을 얻을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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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의 법칙 :: 2007/01/19 11:52



파킨슨의 법칙
노스코트 파킨슨 지음, 김광웅 옮김/21세기북스(북이십일)


팀동료 노숙자님의 소개로 알게된 개념이다.

파킨슨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시간이 주어지면 딱 그 시간을 채울 정도로 일이 늘어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일이 만약 먼저 끝날 것 같으면 (이런 일은 드물지만) 불필요한 "마무리"를 하느라 오히려 복잡도를 증가시키거나, 혹은 제3의 일 (예컨대 웹서핑 등)을 섞어서 번갈아 가면서 진행하거나 해서, 일이 먼저 끝나는 일이 없게 만든다.  

다수의 조직에서는 일을 먼저 끝내는 사람이 있으면 상사는 왜 처음부터 그렇게 빨리 할 수 있다고 말 안했냐고 다그치고 그 다음부터는 더 많은 일에 대해 더욱 허리띠를 조르게 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파킨슨의 법칙을 따를 수 밖에 없다.

특히 우리가 계획을 할 때 사용하는 간트 차트라는 것은 이 파킨슨의 법칙을 더 장려하게 된다.

간트 차트 상에서 열흘 걸리는 일이 있으면 그 일을 하는 사람은 그 일이 열흘 이전에 끝나지 않도록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노력하게 된다.

결국 업무 계획를 정교하게 세분화하고 실행하다 보면 계획 자체가 업무 생산성을 구속/저해하는 경향이 생긴다는 의미인데..  

환원주의 기반의 업무관리는 전체 업무를 논리적으로 잘게 분할해서 control 가능한 문제로 작게 만들 수가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업무를 기계적으로 분할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작용을 반드시 낳게 마련이다.  특히 지식사회의 지식 노동자에게 산업혁명과 함께 도입된 테일러 방식 기반의  노동관리 방법론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지식 노동자의 창의력과 생산성을 구속하는 네거티브 효과를 가져온다고 생각한다.

지식사회에 걸맞는 경영방법론을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위 업무 간의, 지식 노동자 간의 상호작용에 열쇠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분할과정에서 생긴 loss를 회복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파킨슨의 법칙에 관한 나의 다른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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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작용이 환원주의를 맛가게 한다. :: 2006/12/16 02:03



환원주의는 요소분해 방법에 의한 문제해결 방법론을 제시한다.  이 방법을 쓰면 아무리 어려워 보이는 문제도 논리적으로 잘게 분할해서 control 가능한 문제로 작게 만들 수가 있다. 그래서 겉으로 보기엔 뽀다구도 나고 멋있어 보여서 남들을 설득하거나 속일 때 아주 유용한 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진실일까?   결국 나를 속이고 남을 속였을 뿐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 않는 상황에 빠질 위험이 있을 것 같다.  그 이유는 우리가 쪼개고 쪼개는 동안 문제는 변형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환원주의는 대상을 분해하기 전과 분해한 후의 변화가 없다고 얘기하지만 결코 그렇게 이상적으로만 바라볼 수 없는 것이 현실 세계이다.  요소간의 상호작용이 dynamic하게 일어나는 것을 간과한 이상 환원주의 방법론은 치명적인 한계를 갖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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