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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시간을 알려주는 디즈니랜드 :: 2011/09/09 00:09

불합리한 지구인
하워드 댄포드 지음, 김윤경 옮김/비즈니스북스

비즈니스북스의 이혜경님께서 보내주신 책이다.  책에서 아래 문구에 눈이 간다.

디즈니랜드의 놀이기구 앞에는 대기시간이 표시된다. 그러면 줄지어 선 고객에게는 안내되는 대기시간이 준거점이 된다. 만약 이 준거점보다 대기시간이 길면 고객은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 예를 들어 대기시간이 30분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실제로 기다리는 시간이 50분이라면 당연히 고객들은 화를 낼 것이다.

하지만 디즈니랜드에서는 이 시간을 일부러 약간 늦추어 설정한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고객들은 예상보다 빨리 놀이기구를 탈 수 있어 조금만 기다리고 혜택을 누린 것 같은 기분을 갖게 된다. 이 조금 이득을 본 느낌이 긴 행렬로 늘어서 있다는 불만족스러운 감정을 한결 누그러뜨린다.


상식 밖의 경제학에서 댄 애리얼리는 아래와 같이 말한다.

"인간은 절대적인 판단기준에 의해 무엇인가를 선택하는 일이 드물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콕 집어 말하지 못한다. 그러다 어떤 상황이 조성되면 비로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게 된다."


절대적인 판단기준 없이 임의적인 기준점에 쉽게 의존하고 현혹 당하는 인간. 디즈니랜드의 대기시간은 인간의 취약한 뇌 구조를 적절히 활용한 얍샵한 트릭이겠다.  결국 우리는 살아가면서 끊임없는 기준점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기분이 좋은 것도, 화가 나는 것도, 고민스러운 것도, 불안한 것도 모두 임의로 설정된 어떤 기준에 의해 생겨나는 감정들이다. 기준 없이는 거의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기준 의존적인 인간은 정작 그렇게 중요한 기준의 적합성에 대해선 그리 깊게 생각하지 않고 너무도 쉽게 기준을 설정하고 한 번 설정된 기준에 맹목적인 의존 행태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로운 시사점을 던져준다.

나의 기준을 응시하는 것, 내가 임의로 설정한 기준의 타당성을 살펴 보는 것 만으로도 훨씬 더 합리적인 사고/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 디즈니랜드의 대기시간 놀이는 일상 속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 대기시간 놀이를 나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컨트롤하는 놀이를 즐길 수 있다면 행동경제학적으로 매우 고도화된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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