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심경'에 해당되는 글 23건

기억의 소환 :: 2011/08/26 00:06

어떤 음악을 들으면 그 음악을 듣던 시공간을 소환(recall)하게 된다. 음악에 얽힌 추억은 그 추억이 약동하던 시공간과 맞닿아 있기 마련이다.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음악과 시공간을 매핑하는 과정이다.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1236
NAME PASSWORD HOMEPAGE

비밀코드 해독과 진공 :: 2011/08/24 00:04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역시
리처드 도킨스의 '무지개를 풀며 (Unweaving the rainbow)'를 읽지는 않는다.

그리고 올해도 역시 단지 책 제목만 보면서 문득 드는 생각이 있다.

비밀코드 해독과 진공 (2011.8.24)

비밀 코드를 해독할 때, 세상의 이치를 밝혀내기만 하는 건 아니다.
밝혀낸 만큼 비밀 코드 속으로 숨는 뭔가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진공은 무엇일까? 정말 아무 것도 없는 텅 빈 공간일까? 아마 아닐 것이다. 진공은 우리 인지체계로 파악이 되지 않을 뿐 분명 뭔가를 함유하고 있고 끊임없이 뭔가를 하고 있다. 만물의 기본은 원자도 아니고 소립자도 아니다. 만물의 기본은 진공이다.

원자 이하 레벨로 아무리 내려가봐야 얄미운(?) 소립자와의 기약 없는 숨바꼭질만 반복하게 될 지도 모른다. 만물의 본질은 입자를 통해 발견하기 어려울 수 있다. 만물의 본질을 파헤치려면 진공과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그건 과학의 영역이 아닐 수도.

글로 뭔가를 표현할 때는 표현되지 못한 뭔가가 표현된 글의 이면에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건 마치 입자와 진공과의 관계와도 같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물체만 실재로 판단할 뿐, 그 물체가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나누는 진공의 존재를 항상 잊고 살아간다. ^^


PS. 이윤하님의 트윗 멘션

가능성이 아직 원자도 현상도 되지 않은, 슈뢰딩거의 1/2 고양이의 공간, 빛이 탄생하지 않은, 아원자의 세계. 무한하고 영원한, 없지만 있는 세계. 경계이전의 공간.

빛이 있으면 꼭 그림자가 있죠. 빛 이전의 무엇이 바로 그 '진공'의 세계겠죠? 아이슈타인이 빛보다 빨리 뛰어 빛 앞에 서면 무엇이 보일까 궁금해했다는데, 리드리드님도 비슷한 생각중이시군요 ^^



해독과 신념. 그리고 종교.  (2010.11.5)

무지개를 풀며
리처드 도킨스 지음, 최재천.김산하 옮김/바다출판사


서점에서 우연히 리처드 도킨스의 '무지개를 풀며 (Unweaving the rainbow)'를 접하게 되었다.

Unweaving이란 단어에 눈길이 간다. 예전에 읽은 '다윈의 식탁'이란 책이 떠오른다. 위대한 생물학자 윌리엄 해밀턴 박사의 장례식에 참석한 생물학계의 최고 지성들이 진화론에 대해 한바탕 대 설전을 펼치게 된다는 '가상 논쟁'에 관한 이야기이다.  생물학계의 거성들은 진화론의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리처드 도킨스와 스티븐 제이 굴드를 중심으로 양쪽 진영으로 나뉘어져 1주일 간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게 된다. "강간도 적응인가?",  "이기적 유전자로 테레사 수녀를 설명할 수 있나?",  "유전자에 관한 진실을 찾아서",  "진화는 1백미터 경주인가, 넓이뛰기인가?",  "박테리아에서 아인슈타인까지"  등의 주제를 놓고 리처드 도킨스 진영과 스티븐 제이 굴드 진영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그 동안 쌓아왔던 자신들의 이론과 자존심을 걸고 팽팽한 의견 대립을 선보인다.

'다윈'이란 코드를 각자의 생각과 방식으로 unweaving하기 때문에 그 결과물은 저마다 다를 수 밖에 없다. 그 다른 결과물들에 자신만의 신념과 열정, 그리고 자존심을 듬뿍 실어 결정적인 이견이 발생할 때 격렬한 사상(?) 논쟁을 하고 있는 모습. 생물학자들은 다윈이란 성전(聖典)을 해독하고 다윈에 대한 각자의 신념을 저작하고 있으며 서로 사상이 맞지 않을 땐 격한 자존심 전쟁을 불사한다. 다윈은 가장 핫한 현대 종교다.


비밀스런 코드를 해독한다는 것.
비밀을 하나 둘 파헤쳐 가는 과정 속에서 가설과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며 발전하게 되고 그것을 코드 해독에 결부시키면서 자연스럽게 신념은 형성되게 마련이다. 신념은 자가증식의 경향이 있어서 계속 그것을 강화시키고 확장시키려는 노력을 수반하게 된다.

비밀코드와 신념은 공생 관계다. 바로 이 기반 위에서 종교계의 교리 싸움이 작동하고, 과학이란 또 다른 종교계의 교리 싸움이 동작한다.

해독은 신념과 만나 교리를 낳는 메커니즘이 과학에서 매우 왕성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거대한 관전 포인트들이 앞으로 마구 나올 것 같다는 기대감이 있다고나 할까. ^^


PS. 관련 포스트
해독과 신념. 그리고 종교.
다윈, 알고리즘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1241
NAME PASSWORD HOMEPAGE

측정하면 측정당하고 지배하면 지배당한다. :: 2008/05/16 00:06



질적 사고방식은
모든 사물이 각기 고유한 본성과
환원 불가능한 본질을 갖고 있다고 규정한다.  

반면, 양적 사고방식은
인간이 물 자체를 인식할 수는 없고
시공간 등을 통한 경험으로 현상을 구성한다고 규정한다.


만약,
시간을 연속적인 흐름으로 파악하여 flow 자체를 인식할 수 있다면
질적 사고방식이 현세를 지배하는 사고방식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린 지금 시간을 일정하게 분할된 눈금에 의해 파악하고 있다.
눈금 기반의 시간 측정은 표준화와 그에 의한 엄청난 효율증대를 제공한다. 

그렇지만..
눈금은 결코 시간의 본질이 아니다. 


모든 상황에 내재한 문제점을
본질 자체에 입각하여 처리할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쉽지도 않고 속도도 나지 않는다.

본질적이진 않지만 대략적이나마 동일한 범주로 통일시켜 처리하면
정교한 상호작용, 본질적인 특성은 무시되더라도
높은 효율성을 얻을 수가 있는 것이다.


바로 여기서
환원주의의 분에 넘친(?) 성공이 시작되었고
그로 인한 딜레마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잘게 쪼개서 컨트롤 가능한 단위로 구성하면 멋지게 보이고
뭔가 문제를 신속/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문제를 해결하다 보면 너무 중요한 것들을 놓치면서
결국 문제 해결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게 마련이다.



인간은 뭔가를 측정하면 컨트롤할 수 있고 지배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사실은
뭔가를 측정하고 지배한다고 느끼는 순간

도리어
인간이 그 뭔가에 의해 측정 당하고 지배당하게 되는 것 같다.


(by buckshot ^^)



블로깅을 하면서
측정을 통해 지배를 당하게 되는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트래픽에 대한 집착이다.

첨엔 내가 쓰는 글이 얼마만큼의 트래픽을 창출하는지
가벼운 관심을 갖고 블로그 히트수를 지켜보다가
어느 순간 블로그 히트수에 목을 매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심지어 트래픽을 위해
블로그 포스팅의 유형까지
커스터마이징하는 유연함까지 보이게 된다.

처음에 블로깅을 시작하면서 생각해 두었던
태그 목록들이 트래픽 몰이에 적합한 인기 검색어로
가득 대체되는 상황을 맞게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상황을 맞게 되면..
내가 블로그 트래픽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블로그 트래픽이 나를 측정하는 것이다.
블로그 트래픽이 내가 얼마나 충실히 히트수를 올리는 지를
측정하고 컨트롤하고 지배하는 것이다.


그런 주객전도 현상을 탈피하기 위해
어느 순간 난 내 블로그에서 히트수 카운터를 지워버렸다... 
측정으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로워지기 위해... ^^


공즉시색 색즉시공

트래픽을 측정하고
포스팅 수를 측정하고
추천수를 측정하고
댓글 개수를 측정하고
RSS 구독자수를 측정하고

그리고 나서..

트래픽을 지우고
포스팅 수를 의식하지 않고
추천수에 대한 관심을 끄고
댓글 개수에 유념하지 않고
RSS 구독자수에 초연해지고

그리고 나서..

다시 또 다른 측정지표를 도입하고
측정하고
측정하고
또 측정하고..

그리고 나서..
다시 그것들을
지우고
잊고
의식하지 않고
버리고

색즉시공 공즉시색
^^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610
  • BlogIcon hyleidos | 2008/05/16 00:44 | PERMALINK | EDIT/DEL | REPLY

    글 잘 읽고 갑니다. 건강하세요.

    • BlogIcon buckshot | 2008/05/16 01:12 | PERMALINK | EDIT/DEL

      hyleidos님, 오랜만입니다~
      작년에 쓴 색즉시공 공즉시색 포스팅에 주신 통찰력 댓글을 잊지 못해 금번 포스팅에 링크를 걸었는데.. 댓글을 주시니 넘 반갑네염~

      '댓글 개수에 유념하지 않고'란 말을 적어놓고
      hyleidos님의 댓글에 신경쓰는 제 자신..
      결국 색즉시공 공즉시색인가 봅니다~

  • BlogIcon gostopgo90 | 2008/05/16 07:5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블로깅할 때 댓글수나 방문자수의 증가를 원할 때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내가 바라는 것에 강하게 집착하다보면 buckshot님 말씀처럼 지배당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정말 공감가는 글이네요.

    • BlogIcon buckshot | 2008/05/17 00:59 | PERMALINK | EDIT/DEL

      측정→집착→역측정.
      지배→집착→역지배..
      소유→집착→역소유...

      이런 식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

  • BlogIcon 하민빠 | 2008/05/16 12:1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측정할 수 없으면, 평가할 수 없다." 피터 드러커 교수의 말이었던가요? 평가를 통한 통제와 지배가 만연한 세상이 되어 버린 것은 "돈"을 움직이는 기업의 중추를 이루는 사람들이 MBA 출신의 숫자쟁이라서 그런지도 모릅니다. 블로깅에 대한 얘기로 마무리 지으셨지만, 많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제가 요즘 읽고 있는 "셈코스토리"라는 책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나와서 반가운 마음에 댓글 남깁니다. ^^

  • BlogIcon 데굴대굴 | 2008/05/16 15:3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는.... 제 블로그에 설치해둔 로그 분석을.....
    들어가본지 너무 오래된거 같습니다. -_-a 신경을 안쓰거든요....
    (다만 인식은 하고 있습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8/05/17 01:05 | PERMALINK | EDIT/DEL

      데굴대굴님, 넘 쿨하십니다. 전 아직 그렇게 쿨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

  • BlogIcon mepay | 2008/05/16 22:4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측정이 가능해야 관리가 가능하다."
    제가 따르는 경영학적 용어입니다.
    절묘한 타이밍에 좋은 포스팅입니다.
    고맙습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8/05/17 01:06 | PERMALINK | EDIT/DEL

      저도 사실 '측정이 가능해야 관리가 가능하다'란 말을 가슴 깊이 새기며 살아왔습니다. 이제 그 명제보다 한단계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솔솔 생깁니다. ^^

  • BlogIcon 모노로리 | 2008/05/18 18:1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와우.. 좋은 글입니다 아주 잘 읽고 갑니다 저도 트랙픽에 대한 관심을 좀 줄여야 겠어요 ^^;

    • BlogIcon buckshot | 2008/05/18 21:21 | PERMALINK | EDIT/DEL

      모노로리님,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트래픽 카운터 떼고 나니까 확실히 신경이 덜 가는 것 같습니다. ^^

  • BlogIcon SHYboy | 2008/05/19 10:0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정도까지 깊이있는 사고능력과 진지함을 가지신 분을 인터넷에서 만날수 있다니, 놀랍군요!

  • BlogIcon 쉐아르 | 2008/05/20 01:37 | PERMALINK | EDIT/DEL | REPLY

    '모모'의 한문장이 기억납니다. "진정한 시간은 시계로 잴 수 없다." 결국 본질적인 것은 일률적인 척도로 잴 수 없다 생각합니다. 사람이 편의를 위해 측정하는 방법을 만들었음에도, 마음 깊은 곳에는 본질에 대한 갈망이 있기에 또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척도를 벗어나려 한다 생각합니다.

    저도 요즘은 트래픽에 대해 관심을 줄였습니다. 매일 히트수를 보기는 하지만, 늘리기 위해 뭔가를 할 생각은 안드네요. 바쁜 것도 원인이긴 하지만요. 그래도 마음이 통하는 댓글을 보는 기쁨은 계속 누리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08/05/20 08:42 | PERMALINK | EDIT/DEL

      본질적인 것을 일률적인 척도로 잴 수 없다.. 깊이 새겨야 할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것 처럼 측정은 편의를 위한 것이라는 걸 잊어서는 안될 것 같구요. 측정 지상주의보단 본질에 대한 갈망을 더 크게 가져야 하겠네요..

      댓글을 보는 기쁨.. 이건 측정과는 다른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댓글을 보는 기쁨은 계속 누리고 싶습니다. ^^

  • BlogIcon 인광인샘 | 2008/05/23 10:3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역소유 -> 소유가 될 순 있을까요? 이게 또 긍정적인 의미가 되는 군요.ㅋ

    • BlogIcon buckshot | 2008/05/24 14:59 | PERMALINK | EDIT/DEL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 누군가에게 베풀 수 있는 게 진정한 소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 BlogIcon egoing | 2008/09/30 16:23 | PERMALINK | EDIT/DEL | REPLY

    배우고 익히고 잊어먹어라.
    그리고 새롭게 배우고 익히고 잊어버려라.
    잊어버리는 것을 멈추는 순간 우리는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니
    잊어버리는 것을 소흘히 하지말라.

    buckshot님의 글을보니
    고등학교 논술 책에 배우로 익히고 잊어버리라는 문구가 갑자기 생각나내요.
    위의 문구는 제가 생각나는데로 지껄여(^^) 본 거구요 ㅋ ㅋ

    글 잘 봤습니다.
    트랙백 감사하구요.

  • 파랑화분 | 2009/05/05 21:0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좋은 글 잘 봤습니다...
    나에게 거울을 비춰주는 듯 하군요...

    • BlogIcon buckshot | 2009/05/05 21:12 | PERMALINK | EDIT/DEL

      방문해 주신 것도 감사한데 댓글까지 남겨 주시니 그저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

  • BlogIcon SOULART | 2009/05/14 20:27 | PERMALINK | EDIT/DEL | REPLY

    결국 인간은 어리석기 그지 없는 것이지요.
    物이 곧 허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아웅다웅..
    그것에 벗어나기 위한 치열한 몸부림 끝에 찾아낸 휴식처는 또 다른 허상..
    생각해보면 모든 것은 인간의 마음에 따라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느냐.
    그런데..그 마음도..육체를 다스린다는 마음.정신도..뇌세포 하나라도 이상이 생기면 그 높다던 정신력과 마음은 어디로 갔는지 다른 사람이 되어 버립니다. 허무하죠..인생무상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인간을 지탱시켜주는 것은 마음일까. 뇌일까..뇌에서 일어나는 환각.환상...
    음..얘기가 다른 길로 새어갔는데..어쨌든..모든것은 마음이(착각,오해, 욕심등) 만들어낸
    장난질 인 것 같습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9/05/14 22:46 | PERMALINK | EDIT/DEL

      SOULART님 댓글에 동의합니다.
      허상에서 자유로워지고 장난질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저는 오늘도 이렇게 블로깅을 하나 봅니다.
      귀한 댓글 정말 감사드립니다.

NAME PASSWORD HOMEPAGE
< PREV #1 #2 #3 #4 #5 ... #8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