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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밈 디자인 :: 2011/11/04 00:04
한 사람의 독서 목록은 그 사람의 정체성을 구성한다. 모든 책은 그 나름의 DNA를 가지고 있다. 책을 읽고 그 책과 교감을 했다면 그 책에 내포된 DNA를 섭취하게 된다. 100권의 책을 읽고 그 책과 교감을 한 독자는 100권의 책에 내재된 DNA를 섭취하게 되고 그 DNA들은 다양한 가능성의 동적 조합을 하면서 독자의 사고체계를 구성하게 된다. 책을 읽고 생각한다는 것. 다양한 책을 통해 발생한 생각들이 서로 연결된다는 것은 DNA 레고블록을 조합하는 것과 비슷한 프로세스일 것이다.
독서는 meme(밈)을 디자인하는 행위이다. 저자의 생각을 자기화 시켜서 흡수한 생각 모듈들을 조합하여 나를 구성하는 행위. 독서는 "나를 어떤 밈플렉스로 진화시켜 나갈 것인가?"란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독서의 대상은 종이책/전자책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세상 전체가 책이 되어가고 있다. 저자와 독자 간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듯이, 책과 책이 아닌 것 간의 경계도 무너지고 있다. 드라마를 봐도 그 안에서 책을 보게 되고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가도 흘러가는 대화 속에서 책이 보이고 길을 걸어가다 마주치는 풍경 속에서도 책이 보인다. 인간 자체가 RSS 리더기이다. 자신을 향해 인입하는 수많은 정보들 중에 자신이 설정한 필터링/구독 조건에 맞는 정보만 선별적으로 피드 받는 reading machine, 그게 인간이다. 중요한 건 내가 reading machine으로서 어떤 필터링/구독 알고리즘을 갖고 있는 가이다. 그 알고리즘이 meme machine으로서의 '나'의 정체성을 좌우하게 된다. 독서는, 세상을 읽는다는 것은 고도의 meme design 행위이다. 산다는 것 자체가 meme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나도 모르게 축조된 '나'라는 밈플렉스에 의도를 부여하고 의식적 디자인을 해나가는 것. 독서를 하다 보면 나를 구성하는 meme 클라우드를 하나하나 알아가게 된다. 독서는 결국 나의 meme을 읽고 디자인하는 행위인 것이다. 우린 모두 meme designer이다. ^^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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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 :: 2011/02/14 00:04
인간은 누구나 복제 알고리즘에 의해 세상에 태어나고 평생 모방을 하면서 살아간다. 은연 중에 남의 말투를, 남의 웃음소리를, 남의 행동을 흉내내기도 하고, 남의 생각을 은연 중에 자신의 생각인 것처럼 착각하기도 한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행한 무의식적, 의식적 모방의 합이다. 만약 나의 말투, 행동, 웃음소리, 생각에서 모방한 것을 삭제하면 아마 남는 것이 거의 없을 지도 모른다. 내 경우에, 웃음소리는 군대 동기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말투는 친구, 선후배들의 특징을 완전 믹스한 비빔밥 스타일이다. 생각은 정말 수많은 사람들의 밈이 아주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 같다. 난 아무리 생각해도 수만 가지 모방으로 구성된 결과물인 듯 하다. ^^ 근데 세상에 100% 완벽한 모방에 존재하기 어렵다. 단 1%라도 차이가 나기 마련이다. 어떤 모방에도 차이는 반드시 존재한다. 모방과 차이는 뫼비우스의 띠와도 같다. 닮음 속에 다름이 있고 다름 속에 닮음이 있다. 인간 유전자 속에 깊숙이 장착된 모방 본능. 이 모방본능을 어떻게 비틀 수 있는가가 창의력을 좌우한다. 이를테면, 창의력은 남의 노래를 내 색깔로 부르는 능력이라 할 수 있다. 밈이란 개념은 그저 설명을 편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개념에 불과하다. 그걸 뭐라 불러도 상관은 없겠다. 중요한 건 복제 메커니즘이 무엇인가이다. DNA 염기서열 구조와 각 부위가 지닌 기능과 의미를 파헤치는 것 못지 않게 인간의 밈 메커니즘을 파헤치는 것도 꽤 흥미로운 인간 설계도 파악의 과정이 될 것 같다. 모방/복제가 인간 행동의 기본 메커니즘이란 사실을 잘 인식하고 그것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나의 모방 메커니즘을 연구해야 한다. 내가 무엇을 그대로 베끼고 어떻게 차이를 창출하는지 직시해야 한다. 그 안에 자기 혁신의 열쇠가 숨어 있다. 모방 속 차이, 차이 속 모방. 나의 놀이 주제다. ^^ PS. 관련 포스트 복제, 알고리즘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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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bient WOM의 시대 :: 2011/01/28 00:08
Survival of the simplest을 읽고 드는 생각.
우주만물을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알고리즘은 '복제'이다. 복제되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창조'라 부르는 것들도 따지고 보면 고도화된 복제에 불과한 것들이다. 웹은 텍스트의 복제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예전에 책은 서점에나 있는 것이었다. 이젠 책은 더 이상 물리적 공간의 한계 속에 안주하지 않는다. 책에 있는 텍스트가 웹을 타고 흐르고, 웹의 텍스트가 모여서 책이 되기도 한다. 모든 것이 웹이 되어 가고 있듯이, 모든 것은 책이 되어 가고 있다. 책은 더 이상 종이책/전자책의 포맷 안에 갇혀 있지 않다. 물리적 시공간을 부유하고 버추얼 시공간을 가득 메우는 책. Ambient book의 시대다. 웹은 입소문의 복제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예전에 입소문은 사람들의 대화 공간에나 있는 것이었다. 이제 입소문은 더 이상 물리적 공간의 한계 속에 안주하지 않는다. 입소문이 웹을 타고 흐르고, 웹의 텍스트가 입소문이 되기도 한다. 모든 것이 웹이 되어 가고 있듯이, 모든 것은 입소문이 되어 가고 있다. 입소문은(WOM: word of mouth) 더 이상 물리적/가상 대화 공간이란 규격화된 포맷 안에 갇혀 있지 않다. 물리적 시공간을 부유하고 버추얼 시공간을 가득 메우는 입소문. Ambient WOM의 시대다. 복제되는 것이 생존한다. 강한 것이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복제되기 쉬운 것이 생존하는 것이다. 페이스북도 트위터도 텍스트와 입소문을 실어 나르는 웹 상의 일부 모듈에 불과하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주목하지 말고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성장을 가능케 하는 입소문의 존재감을 인식해야 한다. 태초에 입소문이 있었고 입소문은 끊임없이 자신의 복제를 지원해 줄 vehicle이 필요했을 뿐이다. 지금은 페이스북/트위터가 입소문의 운반자 역할을 매우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 PS. 관련 포스트 Survival of the simplest Ambient Book의 시대 복제, 알고리즘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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