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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션, 알고리즘 :: 2011/11/23 00:03

큐레이션 : 정보 과잉 시대의 돌파구
스티븐 로젠바움 지음, 이시은 옮김, 명승은 감수/명진출판사

책을 읽지 않고 '큐레이션'이란 단어 자체에 끌려서 쓰는 포스트이다.

'큐레이션'은 '다른 사람이 만들어놓은 콘텐츠를 목적에 따라 가치 있게 구성하고 배포하는 일을 의미한다.  큐레이션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큐레이션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행위는 오래 전부터 존재했고, 그 행위에 의미를 부여하는 단어가 부각되는 상황이라고 봐야겠다. 웹이 발전하면서 컨텐츠를 편집할 수 있는 툴이 발전하게 되었고 이는 컨텐츠 편집의 니즈를 더욱 강화시켜 나갔다. 큐레이션은 미니홈피, 게시판, 블로그, 카페에서의 UGC 활동을 통해 웹 유저의 일상 속에 침투했고 트위터, 페이스북은 그 큐레이션 활동에 네트워킹적 묘미를 더해 주고 있다.  

큐레이션은 정보폭증 시대에 정보를 효율적으로 소비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웹 상에서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수행하는 큐레이션 행위들이 자연스럽게 직조해 나가는 curated information structure는 원하는, 원할 수 있는 정보에의 접근성을 현저히 제고하게 된다. 나와 유사한 정보 취향을 갖고 있는 유저 그룹과 직간접적인 네트워킹을 맺어 놓으면 내 입맛에 맞는 가공된,구조화된 정보를 입수하는데 도움을 주는 수많은 서포터 대군을 거느리게 되는 셈이다. 물론 입맛에 맞는 정보만을 편식할 수 있게 되는 우려가 존재하긴 하지만. ^^

큐레이션은 타인이 필터링한 정보를 받아먹는 것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내 자신이 정보를 가공하고, 가공된 정보들을 어떻게 연결해서 나만의 맥락을 만들어 낼 것인가는 큐레이션이란 단어 속에 내재된 중요한 질문이다. 나 자신이 큐레이터로 어떻게 활동하는 것인가?를 관찰하고 나의 큐레이션 알고리즘을 지속적으로 확장/발전시켜 나갈 수 있어야 한다. 큐레이션은 일종의 '세상을 보는 렌즈' 만들어 나가기이다. 세상을 보는 렌즈가 편협한 프레임으로 설계되어 있다면 좁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밖에 없다. 내가 어떻게 큐레이션하고 그 큐레이션이 나의 시각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 정보 소비는 나의 프레임과 타인의 프레임이 만나서 나누는 대화이다. 프레임과 프레임이 만날 때 단순히 메시지를 전달하고 전달받는 1차적 대화만 나누면 안 된다. 프레임에서 프레임으로 메시지가 이동할 때 보내는 프레임이나 받는 프레임에서는 그 메시지가 어떤 '관()'에 의해 생성된 것인지를 짚어볼 수 있어야 상자 안에 갇히지 않고 틀을 벗어날 수 있는 확장/연결형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

큐레이션은 정보과잉의 돌파구로서의 의미만을 갖진 않는다. 정보과잉 현상은 원시시대부터 인간 속에 이미 내재되어 있던 기계적 반응 알고리즘 만으로 얼마든지 대응 가능하다. 큐레이션이란 단어가 주는 진짜 의미는 세상에 완전한 창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누구나 편집을 통해 자신 만의 세계관을 생성할 수 있고, 그 세계관을 통해 자신을 계속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큐레이터이다. 단지 어떤 큐레이터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달라질 뿐이다. 나만의 맥락을 창조하는 적극적 큐레이터인가? 남의 맥락만을 수동적으로 받아 먹는 소극적 큐레이터인가? ^^


PS. 관련 포스트
Attention의 탄생 - 知의 편집공학을 읽고
관틀, 알고리즘

컨텐츠 바리스타
(컨)텍스트
블로깅- 문화 리믹스 번성의 촉매제
Blogging = Broadcasting Ident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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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w, 정보의 동적평형 :: 2011/06/10 00:00

경계는 생성되고 허물어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경계를 만들기만 하고 허물지 않으면 경계는 썩어간다. 끊임없는 동적평형의 중심에 경계는 위치해야만 한다.

Bookmark는 덧없는 저장이다. 매번 "다음에 봐야지"하면서 북막해 두지만 나중에 그걸 다시 꺼내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북막의 진정한 의미는 "저장해서 나중에 보기"가 아니라 "접속한 정보의 인덱싱" 정도인 것 같다.
Bookmark는 stock과 flow 간 절묘한 중간 지점에 포지셔닝하고 있다. 부질 없는 저장에 대한 욕망과 다이내믹한 접속에 대한 욕망의 중간 지점에 북막은 위치한다.

Bookmark 기능을 흐르는(flow) 정보를 저장(stock)하는데 사용할 것인가? 저장(stock)된 정보를 흐르게(flow) 하는데 사용할 것인가? 흐르는 정보를 저장하는 행위보다, 저장된 정보를 흐르게 하는 행위가 훨씬 순리적이다. 정보의 속성은 'stock'보단 'flow'에 훨씬 더 가깝다.

경쟁적 성격의 재화는 '저장'의 의미가 분명 있다. 하지만 정보는 태생이 비경쟁적이다. '저장'한다는 개념 자체가 정보의 속성과 어울리지 않는다. 정보는 flow의 속성을 갖고 있다. 정보를 억지로 저장(stock)하려고 하면 정보는 가치를 잃어간다. 가만히 있느니 차라리 단순 복제라도 하는 게 훨씬 낫다. 정보는 흐른다. 사람도 일종의 정보다. 사람이란 이름의 정보는 끊임없이 시공간 좌표 상을 흘러간다. 정보도 흐르고 사람도 흐른다. 모든 시공간은 맥락을 갖고 있다. 정보는 시공간을 흐르면서 맥락과 접속하는 것이다. 정보가 흐른다는 것은 다른 정보와 접속/연결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접속은 경계와 경계가 만나서 새로운 코어가 생성됨을 의미한다.

내가 어떤 정보에 접속한다는 건, 내가 그 정보를 관찰/해석하고 그 정보는 나에 의해 관찰/해석당하는 것이다. 관찰/해석하든, 관찰/해석당하든, 접속은 양 쪽 모두를 변이시킨다. 접속/연결은 단절된 것들의 만남이 아니다. 애초부터 나눠질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분리' 환상을 깨는 작업이다. '분리'는 인간 인식/역량의 한계가 낳은 엄연한 착시효과다. ^^




PS. 관련 포스트
나, 시공간, 해체
정보 배설
만물은 고갈한다. ^^
무엇이 희소한가?
휘발의 흐름, 흐름의 연결
유동, 알고리즘
[지식] Stock vs F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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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The Black Ager | 2011/06/11 15:5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정보와 존재(Information And Being)는 앞으로도 매우 중요하고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될 것 같습니다. 둘 다 동일성(identity)을 바탕으로 하는 개념이고, 그 심연에는 언제나 '해석하는 주체'가 있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6일자 포스팅과 오묘하게 통하는 이번 내용도 어김없이 신기합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11/06/11 17:59 | PERMALINK | EDIT/DEL

      예, 정보와 존재에 대해 앞으로도 계속 다양한 생각을 해보고 싶습니다. 역시 제 마음을 알아주시는군요. 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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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해와 연결 :: 2011/04/27 00:07

책을 저자가 쓴 문장 그대로 읽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음식물을 통째로 집어삼키면 소화가 잘 될리가 없듯이, 책도 저자의 문장을 그대로 삼키면 머리 속에 쓰레기만 쌓인다. 저자의 생각을 철저히 분해해야 한다.

책을 읽다가 인상 깊은 문장을 만나면, 거기에 나만의 부가가치를 더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그게 안된다면 그 문장은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문장에 불과할 뿐이다. 마치 음식물을 씹지도 않고 마구 삼키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나 할까.

저자의 글 속에 나만의 부가가치를 더한다는 것은, 저자의 글을 나만의 맥락에 맞게 완전 해체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책을 제대로 읽는다는 건 책의 내용을 원자 단위로 완전 분해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글을 읽는다는 건 글의 구조를 해체하고 새로운 구조를 쌓아 올린다는 것이다. 결국 글을 읽는다는 건 글을 쓰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행위인 것이다.

남의 생각을, 남의 글을 분해해서 자기만의 맥락으로 재구축한다는 것. 자신만의 프레임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결국 타인의 생각과 글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능력은 자신만의 프레임이 얼마나 탄탄하게 구축되어 있는가의 문제이다.

생각하는 능력은 타인의 맥락을 일방적으로 주입받는가, 누구의 생각도 자신만의 맥락에 녹여 넣을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세상은 맥락의 피드 플랫폼이다. 우린 피드를 일방적으로 주입받는 자가 되기 쉬운 시대를 살고 있다.

언제부턴가, 세상 전체가 책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세상 전체가 날아 다니는 피드로 가득 찬 공간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생각을 분해할 수 있다는 것은 연결점을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분해와 연결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분해가 연결이요, 연결이 분해이다.

새로운 연결을 염두에 둔 분해, 새로운 분해를 염두에 둔 연결.
생각의 진화는 연결과 분해의 영원한 도행지이성의 뫼비우스 띠를 그려가는 것이다.


PS. 관련 포스트
[장자] 소통의 철학 (망각+연결=소통 → 도행지이성)

道行之而成(도행지이성), 길은 걸어가면서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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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Playing | 2011/05/25 11:52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안녕하세요 ~ 좋은 글 잘 봤습니다

    많은 걸 느끼게 되네욤! 삶을 달리 말하면 '소통'이겠고, 이 소통이 여러가지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거 같아요...
    왜곡될 때도 있고, 너무 앞서나가거나 희미해질 때도 있는 것처럼, 자신과 타인의 생각들을 비교해서 고민해보는 기회가 될 꺼 같아요

    그런데 어렸을때도 그렇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누가 이야기를 풀어놓으면 그걸 자신에게 맞추어서 이해하는 것과 타인의 생각이 무엇인지 타인에게 초점을 맞추어서 이해하는 건 거의 동시에 진행되는 거 같아요... 분명 두 가지 조금 다른 생각이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마구 달라가는 걸 느낍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1/05/25 19:38 | PERMALINK | EDIT/DEL

      반응하는 본능. 참 좋기도 하고 참 불편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반응의 내공을 계속 길러가야 할 것 같아요~ ^^

  • BlogIcon 서연아빠 | 2012/05/04 09:36 | PERMALINK | EDIT/DEL | REPLY

    "남의 생각을, 남의 글을 분해해서 자기만의 맥락으로 재구축한다는 것. 자신만의 프레임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결국 타인의 생각과 글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능력은 자신만의 프레임이 얼마나 탄탄하게 구축되어 있는가의 문제이다."
    무술수련의 단계에는 1)기초체력 단련 2) 형 완성 3) 형 극복 이라는 단계가 있다고 하더군요.
    저에게는 아직 남의 생각을 나만의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는 프레임이 없어, '기초 체력단련'의 과정으로 독서, 그리고 buckshot님 같은 선경험자들의 글을 찾아 읽고 있습니다.
    이 과정이 끝나면 저도 2단계 '형 완성'의 단계를 마주할 수 있겠죠?. 그 제서야 진정으로 나만의 맥락을 구축하여 남의 생각과 글을 나의 생각과 글로 승화 시킬 수 있겠군요.
    그런 모든 과정이 끝나면 진정한 고수의 모습으로 형을 타파하고 어떤 특정 프레임에 구속되지 않는 자유로운 사유가 이루어 지는 단계가 되겠네요. 그때 비로소 요즘 얘기되는 '통섭'의 내공을 가지게 되는걸까요?
    칙센트 미하이의 조화로움을 추구하는 통합성이 내게는 머나먼 길이네요.
    그래도 길은 걸어가면 목적지에 도착한다는 믿음이 저에게는 희망입니다.
    오늘도 좋은 글 읽고 많은걸 배워갑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2/05/05 21:05 | PERMALINK | EDIT/DEL

      서연아빠님 말씀처럼 "길을 꾸준히 걸어가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 자체가 구도의 길이고 배움의 장인 것 같아요. 귀한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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