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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 알고리즘 :: 2009/10/07 00:07

채용, 알고리즘, 열정, 알고리즘에서 아래와 같이 적은 바 있다.
경영자는 적합한 사람을 버스에서 수시로 내리게 하고 버스에 수시로 올라타게 하는 작업을 은연 중에 하고 있다. 즉, 리쿠르팅은 365일 내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채용'이란 단어는 진짜 채용의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1년 전에 채용한 인재가 1년이 지난 지금, 1년 전 그 의욕을 여전히 갖고 있지 않다면 그는 이미 버스에서 내린 것이나 다름 없다.  회사는 대부분의 경우, 열정 감소의 법칙이 작동하는 공간이다.  제 아무리 불 같은 열정과 탁월한 잠재력/전문성을 갖고 회사에 입사해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열정은 식고 전문성은 빠른 속도로 업데이트를 거듭하는 환경 속에서 예리함을 잃어가기 마련이다.  

거의 모든 회사가 인재를 채용할 때 중요시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지원자의 '태도(attitude)'이다.  제아무리 탁월한 실력을 보유하고 있어도 '태도'가 좋지 않으면 채용 매력도가 상당히 떨어지기 마련이다.  반대로 실력이 다소 떨어져도 열정적 태도를 가진 사람에게 더 많이 끌리는 경우가 많다.  설사 회사가 채용 후 인재에게 이렇다 할 동기 부여를 하지 않아도 알아서 자가발전적인 동기부여를 스스로 하는 '태도'에 대한 로망이 회사에게 있다고나 할까.. ^^   어쨌든 '태도'는 기업 경영/리더십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기업 관점에선 회사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고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며 자신의 발전을 끊임없이 추구하고 그 결과를 회사에 대한 기여로 연결시킬 수 있는 회사 구성원의 태도를 바람직한 태도라고 규정한다.



그런데..
개인의 인생 관점에서 바람직한 '태도'는 어떤 것일까? 

리얼리티 트랜서핑 1
바딤 젤란드 지음, 박인수 옮김/정신세계사

최근에 대흠님으로부터 소개받은 '리얼리티 트랜서핑'이란 책에서 매우 중요한 문구를 발견했다.

유머감각과 창조적인 상상력을 사용해서 짜증을 놀이로 바꿔보라. 예를 들어, 길거리나 버스 안에서 사람이 붐벼서 짜증이 날 때, 그리고 사람들이 모두 바삐 지나가느라 걸려서 길을 가기가 어려울 때, 바닷새들이 떼를 지어 모여 있는 남극대륙의 해안에 서 있다고 상상해 보라. 당신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이 사실은 펭귄들이다. 그들은 우스꽝스런 몸짓으로 뒤뚱뒤우 걷다가 넘어지기도 하면서 이리저리 분주하게 돌아다니고 있다.  당신은 무엇이 되고 싶은가?  당신도 펭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바꿔놓고 보면 주위의 사람들이 짜증 대신 호감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시작할 것이다.

게임/놀이와 일은 딱 한 끗발 차이다. 게임/놀이와 일은 내용 상에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임하는 사람의 태도에 의해 결정이 되기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게임/놀이와 짜증도 한 끗발 차이다. 게임/놀이와 짜증의 갈림길은 내용 상에 존재하지 않고 그것에 임하는 사람의 태도에 의해 결정된다.

1. 짜증을 놀이로 전환시킬 수 있는 태도를 가능케 하는 유머감각의 힘..
사람은 모두 자신을 구속하는 중력장 속에서 살아가기 마련이다. 유머는 중력장이 선사하는 무게감 속에서 가벼운 스텝을 밟을 수 있게 해준다. 주체와 객체의 분리, 내부와 외부의 분리라는 무거운 설정 속에서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기 위한 엔진의 역할을 바로 유머가 해줄 수 있는 것이다. 웃음은 혈관이 굳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혈액 순환을 돕고 면역 체계를 활성화시킨다고 한다.  유머는 에너지의 흐름과 세포들의 정보교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유동성 엔진이다.  유머는 사건과 사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차이와 간극을 관찰하는 힘에서 나온다.
차이/간극을 관찰하는 힘은 새로운 시각 제시를 통한 리더십 획득과 연결될 수 있다. 다른 사람을 쉽게 웃게 만드는 사람은 그만큼 매사에 협력과 지지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낼 수 있고 자연스럽게 설득력도 제고할 수 있다. 남을 웃게 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것은 곧 자신감에 차 있다는 것이고 다른 생각과 행동을 적극적으로 수용/포용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2. 짜증을 놀이로 전환시킬 수 있는 태도를 가능케 하는 상상력의 힘
..

사람은 누구나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태어났다.  문제는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경험이 쌓이고 경험에 의한 판단이 예단으로 굳어지면서 점점 자유로운 사고를 저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람은 습관의 지배를 받는다.  습관은 불필요한 주의력,판단을 생략하게 해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측면을 갖고 있으나 창의적인 사고를 저해하는 부정적인 측면도 동시에 갖고 있기 마련이다.  습관적인 판단과 추측을 지양하고 항상 새로운 시각으로 사물을 관찰하고 판단할 수 있는 열리고 유연한 마음을 가질 수 있으려면 '내가 사물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판단하는가' 자체를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습관적인 판단을 중지시키고 상상력과 창의력의 엔진을 가동시킬 수 있는 것이다. 창의력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났다. 그걸 유지하려면 나를 관찰하고 나의 마음을 관찰하고 나의 사고 흐름을 관찰하는 노력을 유지해야 한다.  Seeing our seeing을 할 줄 알아야 Mobile mind를 가질 수 있다.

유머감각과 상상력은 모두 인생에 대한 관조적이고 유연한 태도에 기반하고 있다.  특정 상황에 함몰되지 않고 관찰자적이고 무겁지 않은 태도를 견지한다는 것은 쓰잘데기 없는 곳에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게 하는 탁월한 균형감각을 획득하게 됨을 의미한다.

물론 일생일대의 인생 목표에 대해선 매우 주체적이고 진지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하지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를 제외하면 나머지 사안에 대해선 관찰자적이고 가벼운 태도를 가져가도 전혀 무리가 없다. 사실, 인생 최대 목표 이외의 수많은 사안들에 대해 너무 무겁고 진지하게 다가가는 바람에 물 흐르듯 진행될 수 있는 일을 억지로 그르치고 어이없게 인생 퀄리티를 저하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봐야 한다. 리얼리티 트랜서핑은 바로 그 점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아직 리얼리티 트랜서핑을 1권만 읽었고 2,3권은 읽지 못한 상태지만 2~3권을 다 읽어도 오늘 포스트와 크게 다른 느낌을 적을 것 같진 않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무수히 만나게 되는 짜증나고 짜증나고 슬프고 우울한 상황들을 놀이와 게임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쿨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태도가 인생을 결정한다.  인생을 바라보는 '태도'라는 크리티컬한 렌즈를 통해 인생의 퀄리티가 판가름나는 것이다. ^^ 



PS. 관련 포스트
채용, 알고리즘
열정, 알고리즘
game과 일
놀이, 알고리즘
웃찾사와 개콘 사이
[Mobile Mind] Seeing our Seeing
렌즈의 원칙, 고통의 원칙 -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 (Winning With People)
좀비,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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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약에..

    Tracked from mepay 쇼핑몰 전문 블로그 | 2009/10/07 15:44 | DEL

    미국 NASA는 처음으로 우주에 나갔을 때 무중력 상태에서 볼펜을 쓸 수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NASA의 과학자들은 이 문제에 해결하기 위해 약 10년의 세월과 120억 달러의 개발비를 들여 연구에 ..

  • BlogIcon 대흠 | 2009/10/08 14:02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제가 이 책을 보면서(1권) 벅샷님 색깔하고는 좀 맞지 않을거란 생각을 했습니다. ^^ 그래도 끝까지 읽으시고 리뷰를 달아주셔 감사합니다. 인생에서 가능하면 겪지 말아야 할 상황에 부딪히면 이 책으로 부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보는 사람에 따라 좀 다르겠지만 제 경우 이 책은 거의 마음공부 수준의 요구를 합니다. 수도자들의 공부와 별 다를게 없다고 봅니다. 벅샷님의 알고리즘 포스팅은 계속됩니다.. 화이팅 !!

    • BlogIcon buckshot | 2009/10/09 09:25 | PERMALINK | EDIT/DEL

      아.. 저랑 잘 맞는 책이었습니다. 오히려, 저자의 컨셉을 충실히 따르면서 리뷰를 적은 셈입니다. 저자의 취지에 충분히 공감했고 저자의 사고 프레임이 넘 맘에 들어서, 거기에 빠져서 또 하나의 펜듈럼을 만들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고 가볍게 관찰자적인 마인드로 책을 대하면서 글을 적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2권을 아주 천천히 읽고 있는데 계속 탄복하면서 읽고 있습니다. 1권에선 '태도'라는 키워드를 얻었고, 2권에선 '관객'이란 키워드를 얻고 있습니다. '자아'를 연출하고 연기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아'라는 우주 최고의 연극을 관람하는 관객이 되고 싶습니다. 결국 잠들어 있는 자신 안의 관객을 얼마나 잘 깨울 수 있는가에 인생의 깊이가 좌우된다고 생각합니다. 연기하는 '나'가 아닌 '관람'하는 나를 어디까지 키울 수 있는가가 관건이고 '관람'하는 나의 성장 한계는 무한하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 개념은 얼마 전에 적은 '좀비, 알고리즘'과도 맥이 잘 닿는 편입니다. ^^ ( http://www.read-lead.com/blog/entry/좀비-알고리즘 )

      또한, 오늘 트윗과도 잘 어울리구요.
      "진짜 자아는 내가 나에 대해 내린 다소 기만적인 정의가 아니라 남의 눈에 비친 내 모습에 더 가깝다. 대인/대고객 관계이에서 '나'의 아이덴티티는 타인과 고객 눈에 비친 내 모습으로 규정되는 것이다." ( http://twitter.com/ReadLead/status/4721432790 )

      귀한 책 소개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 BlogIcon 대흠 | 2009/10/09 14:0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 댓글과 같은 내용이 좀 포함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그것도 의도하신 바군요.^^

    역자 박인수님은 지금 워크샵을 개강하셨네요. http://www.herenow.co.kr/ 역자 박인수, 직접 만나진 않았지만 여러 분야에 상당한 내공을 갖추신 분이고 편집주간인 이균형님은 '홀로그램 우주' Laura Day의 '직관의 테크닉' 등 괜찮은 책들을 깔끔하게 번역하신 분이고 아봐타 수련을 지도하셨고 그 이전에는 IBM의 시스템 엔지니어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번역 출간에 참여한 분들을 통해서 책의 가치를 평가하기도 합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9/10/10 09:31 | PERMALINK | EDIT/DEL

      대흠님, 귀한 정보 정말 감사합니다. 이런 곳이 있었네요. ^^

      저도 책 읽으면서 역자 분의 내공을 문득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역시 보통 분이 아니셨군요.. 대흠님의 가이드를 통해 좋은 책을 접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이 분야에 대한 제 생각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귀한 기회를 얻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BlogIcon inuit | 2009/10/09 21:1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정말 태도만큼 중요한게 없습니다.
    어제 오늘도 직원채용면접을 봤는데 아무리 똑똑하고 스펙이 좋아도 태도가 어떤가가 더 중요하게 느껴니까요. 특히 제가 데리고 일할직원은 더욱 그렇습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9/10/10 09:34 | PERMALINK | EDIT/DEL

      정말 채용은 태도인 것 같습니다. 채용 후에도 좋은 태도를 가진 사람은 주위를 환히 밝히는 빛이 되어 주는 것 같구요. 태도에서 시작해서 태도로 끝나는 것인 인사인 것 같습니다. ^^

  • BlogIcon 대흠 | 2009/10/11 14:00 | PERMALINK | EDIT/DEL | REPLY

    벅샷님의 포스팅을 다시 읽어 보니 제 관점/관심사에 집착한 나머지 너무 좁게 평가를 했던 것 같네요. ^^ 그런 면에서 이 책에서 취할 수 있는 많은 관점 중 '태도'란 키워드로 이야기를 풀어가신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네요. 저의 편향된 시각을 깨우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9/10/11 15:40 | PERMALINK | EDIT/DEL

      요새 2권을 아주 천천히 읽고 있습니다. 책을 맨 뒤로 넘겨 옮긴이의 말을 읽어보니 아래와 같이 나와 있네요. ^^

      "저자가 말한 것처럼 트랜서핑은 대단하거나 특별한 비법을 사용하지는 않지만, 단순한 태도의 변화만으로 삶을 변화시키는 것 같다. '함이 없이 한다'는 것이 어떤 건지를, 부끄럽게도 그 말을 입에 담은 지 여러 해가 흐른 지금에서야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것이다."


      결국, 제가 리얼리티 트랜서핑 1권을 읽고 '태도'라는 키워드를 추출하고 그것을 제 삶에 적용시키는 것도 저자가 말한 가능태 공간 속의 한 경우의 수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대흠님의 권유로 인해 정말 귀한 책을 만난 것 같습니다. 이 책의 가르침을 아주 조금 밖에 이해 못하더라도 이 책은 저에게 큰 영향을 주게 될 것 같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 BlogIcon 대흠 | 2009/10/11 19:4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오~ 역자 박인수씨와 키워드가 일치하는군요. ^^ 어찌보면 '태도'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해도 과언이 아니겠죠. 이 책엔 좋은 말들이 너무 많아 줄을 치면서 보는데 그러다 보니 책이 넘 지저분해지는군요. 다음 달에 우리 큰 딸래미 수능 끝나면 읽어보라 권하려 하는데.. ^^

    • BlogIcon buckshot | 2009/10/11 21:02 | PERMALINK | EDIT/DEL

      저도 밑줄을 쳐가면서 책을 보고 있는데 책이 아주 난장판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뭐 그래도 텍스트만 보이면 되지라는 생각을 갖고 계속 줄을 긋고 필기를 하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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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반, 알고리즘 :: 2009/06/24 00:04

부제: 벅샷 고해성사 (대흠님께서 정의해 주심 ^^)


딸아이는 2004년생이다. 딸아이가 갓난아이일 때, 딸아이는 늦게 자고 새벽에 시도 때도 없이 깨어나곤 했다.  재우는 것도 일이었고 새벽에 깨어나는 아이를 달래서 재우는 것도 큰 일이었다.  그런데 새벽에 앙앙 울어대는 딸아이를 깨우는 사람은 결코 내가 아니었다. 항상 아내가 일어나서 아기를 깨웠다. 난 정말 못난 남편/아빠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리더십과 자기기만
아빈저연구소 지음, 차동옥.서상태 옮김/위즈덤아카데미


'리더십과 자기기만'이란 책을 읽었다.  그 책엔 '자기 배반'이란 개념이 나온다. 작동 방식은 아래와 같다.  요거 나름 심플하고 통찰력 있는 진단이다.

1. 다른 사람을 위해 내가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에 반하는 행위를 '자기 배반'이라 한다. 
2. 나 자신을 배반했을 때, 나는 나의 자기배반을 정당화시키는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한다. 
3. 내가 스스로 정당화시킨 세상을 바라볼 때, 나의 현실 감각은 왜곡된다.
4. 그래서 내가 나 자신을 배반할 때, 나는 상자 안에 들어간다.  그러면서 자기 기만에 빠지게 된다.
5. 상자 안에 있음으로써 나는 다른 사람들이 상자 안에 들어가도록 유도한다.
6. 우리는 상호 학대를 정당화/강화하면서 상자 안에 머무를 이유를 서로에게 제공하는 일에 공모한다.


아래 흐름도는 2004년의 내 모습과 너무도 흡사하다.  나는 분명 새벽 단잠을 깨우는 아이 울음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었고 그 울음소리에 아내가 깨지 않도록 하기 위해 스스로 일어나서 아기를 깨우고자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결국 그것을 행동에 옮기지 못했다.  그건 '자기 배반'이었다.  그리고 자기 배반을 한 이후부터는 그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나와 아내에 대한 왜곡된 관점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난 가정의 안녕을 위해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는 성실한 가장이었고 좋은 아빠/남편이 되기 위해선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새벽에 잠을 설치면 안 되는 사람이 되어야 했던 것이다. 또한, 그런 나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아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은연 중에 가지게 되었던 기억이 난다. 





어리버리 자기 배반을 하고 나서 그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자신의 관점을 왜곡시키는 행위는 앵커, 알고리즘과 맥이 닿는다. 우연/임의적으로 내려진 결정이 계속 유지되는 앵커 현상은 자기 배반 행위를 강화시키는데 분명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확실히 인간은 정당화의 귀재이다.

끊임 없이 자기 배반을 하고, 자기 배반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나에 대한, 타인에 대한 관점을 왜곡하고, 그러는 과정 속에서 현실감각이 떨어지고, 그것이 또 다른 자기 배반을 낳고..  이게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이었던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렌즈를 통해 세상과 타인을 바라본다. 렌즈는 가치관, 관점, 성격 등을 의미한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identity)'가 나의 관점을 결정한다.  물론 타인이 나를 바라보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타인의 렌즈를 통해 나는 관찰을 당하고 판단을 당하게 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2개의 렌즈가 존재하게 된다. 렌즈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 중의 하나가 자기 배반과 자기 배반 정당화에 의한 왜곡된 현실 인식이다.  결국,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건 내가 가진 렌즈이다.  결국 사람과 사람 간 관계의 변화는 나의 변화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나(identity)의 변화는 내 안에 입력된 자기 배반 알고리즘의 굴레에서 얼마나 슬기롭게 벗어날 수 있는지에 의해 결정된다.  내 렌즈를 굴절시키는 '자기 배반' 사례가 너무 많아서 리스트업하기 민망할 정도인데 이제부턴 자기 배반을 강화하지 않고 자기 배반을 배반하는 놀이를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배반의 배반, 그것이 Self-Leadership의  시작이다. ^^



PS. 관련 포스트
렌즈의 원칙, 고통의 원칙 -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 (Winning With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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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엉뚱이 | 2009/06/24 09:2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예시로 든 '잠자는 아내를 위하지 않은 자기배반'의 사례를 보니 이해가 팍팍 되네요. 저도 그 동안 그리고 지금도 자기배반의 삶을 살고 있는 듯 합니다. ㅜㅜ;;

    • BlogIcon buckshot | 2009/06/24 09:32 | PERMALINK | EDIT/DEL

      전..
      자기배반의 대가입니다.

      이런 분야에는 대가가 되면 안되는데.. 걱정입니다. 이렇게 포스팅도 하고 반성도 하고 정기적으로 점검도 해보면서 조금씩 나아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zoom | 2009/06/24 09:5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자기 배반을 위한 배반놀이라?.....
    어찌보면 여태해온 놀이(게임)중에서
    가장 하이레벨 놀이인것같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9/06/24 11:53 | PERMALINK | EDIT/DEL

      잼있는 놀이 개발하는 것이 제 취미입니다. 요 놀인 쉽진 않지만 보람이 가득할 것 같습니다. ^^

  • BlogIcon 대흠 | 2009/06/24 11:47 | PERMALINK | EDIT/DEL | REPLY

    벅샷님의 고해성사군요. ^^

    • BlogIcon buckshot | 2009/06/24 11:53 | PERMALINK | EDIT/DEL

      대흠님께서 금번 포스트의 '부제'를 정해주셨네요. 바로 반영했습니다~ ^^

    • BlogIcon 대흠 | 2009/06/24 19:20 | PERMALINK | EDIT/DEL

      저를 Read&Lead의 보조로 채용하신 겁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9/06/24 19:27 | PERMALINK | EDIT/DEL

      하하하~ 대흠님 유머감각 넘 멋지세요~
      저도 대흠님과 같은 풍요로운 유머감각을 지니고 싶습니다. ^^

  • BlogIcon 최동석 | 2009/06/24 22:0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 책을 읽고 나는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 반성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리뷰 감사합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9/06/25 09:11 | PERMALINK | EDIT/DEL

      최동석님은 이미 자기배반을 배반하고 계실 것 같습니다. 저는 이제부터 시작인 것 같습니다. 가장 어려운 주제가 될 것 같기도 합니다. 귀한 댓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 삐질 | 2009/06/25 09:43 | PERMALINK | EDIT/DEL | REPLY

    늘 주제에 대해서 명료하게 정리된 포스팅 잘 보고 있습니다 :) 그중에서도 오늘 buckshot님의 '자기배반' 이라는 주제는 마음을 푹푹 찌르네요. 이미 상자에 들어가 포장까지 잘 마쳐진 상태라는걸 알면서도 그걸 뚫고 나오기가 이토록 힘든게 인간인가봅니다 (아이고)

    • BlogIcon buckshot | 2009/06/26 05:57 | PERMALINK | EDIT/DEL

      정말 상자 안에 갇히면 나오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인간의 굴레인가봐요. 그 한계를 조금이라도 잘 넘기 위해서 블로깅을 지속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계를 자각하고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행동을 하기 위해.. 귀한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

  • BlogIcon 격물치지 | 2009/06/28 21:2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제 사무실 책상에 '남에게 관대하자. 나에게 가혹하자'라고 크게 썼는데... 항상 반대로 됩니다. ^^

  • 외계소년 | 2009/06/29 16:5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와우 이 개념 정말 도움이 많이 됩니다. 조금 소름도 돗내요. 이렇게 상자안에 갖힌 삶 정말 무서운거 같아요. 항상 자신을 객관화 하고 자기 정당화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해야겠어요. 잘못한점에 대해 부끄러워할줄 알아야겠어요. 글이 너무 좋아서 저기 위에 6가지 나열해놓은 알고리즘을 제 미니홈피에 옮겨적어보내요. 출처도 남겨놓았어요. 혹시 안된다면 삭제하겠습니다. 글 감사합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9/06/29 20:36 | PERMALINK | EDIT/DEL

      외계소년님, 댓글 주시고 인용까지 해주셔서 넘 감사합니다. 부족한 글이 도움이 되셨다니 큰 힘이 생깁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 BlogIcon kirke | 2009/06/29 23:2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어흑~
    벅샷님~!

    논외의 질문입니다만, 위와같은 순서도를 만드실 때 어떤 툴을 사용하시나요?
    jpg파일로 아주 깔끔하고 아주 눈에 잘 들어오는게 사용해보고 싶네요.

    답변부탁드려요^^*

    • BlogIcon buckshot | 2009/06/30 07:18 | PERMALINK | EDIT/DEL

      아.. 그거 툴을 쓰는 것은 아니구요. 그냥 파워포인트로 그린 겁니다. 한 번 그려 놓으면 템플릿처럼 계속 쓸 수 있어서 좋습니다. ^^

  • BlogIcon 고무풍선기린 | 2009/07/09 09:5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자기 배반을 통한 상황 정당화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모순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모순에서 자유로운 사람을 성인군자라 이야기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앵커링과 비교하신 부분에서는 저는 약간 생각이 다릅니다.
    앵커링은 선택할 수 있는 선택해야만 하는 것들을
    줄여주는 것에서 기인하는 편의성에 기인하는데 비해
    말씀하신 자기 배반은 자신의 선택에 있어
    윤리성을 판단하는데 있어 보입니다.

    편의성과 윤리성 어쩌고 했지만,
    적어 놓고 보니까 결국은 같은 귀결입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09/07/09 09:57 | PERMALINK | EDIT/DEL

      예, 고무풍선기린님 말씀처럼 자기배반은 윤리성 이슈와 연결고리가 강한 것 같습니다. 제가 원체 이것저것 같다 붙이고 연결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간혹 무리수를 둘 때도 많은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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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로보 안에 새로운 검색 경험 있다 :: 2008/09/15 00:05


요즘 큐로보에서 종종 검색을 하게 된다.

http://www.qrobo.com/

사용자 삽입 이미지

큐로보는 기존 포털검색과는 다른 렌즈로 유저의 검색 질의를 바라본다.

빅뱅으로 검색을 해보면 포털검색 결과는 통합검색이 디폴트로 로딩되고
카페,블로그,뉴스, 지식인 등의 서비스별 버티컬 검색을 유도하는 반면에,
큐로보는 음악,문화,과학, IT, 경제 등의 주제별 세부 검색 기능을 제공한다.

난 빅뱅의 멋진 노래도 좋아하고
요즘 물리학계 최대 화제인 LHC 실험 결과도 궁금하고
기업에서 일어나는 빅뱅급 구조 변화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큐로보는 그런 니즈에 잘 부합하는 검색 렌즈를 갖고 있는 셈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론
단편적이고  섣부른 판단이
매우 경솔한 것일 수 있고

큐로보는 신생 검색엔진으로써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검색 품질을 계속 높여가야 하겠지만

큐로보를 사용해 본 초반 느낌은

큐로보가 분명 기존 검색엔진과 다른
유니크한 검색경험을 제공해 준다는 것이다.

큐로보 안에 새로운 검색 경험이 있다는
느낌이 지속되는 한 계속 큐로보를
사용하게 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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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큐로보와 메타블로그 : 기억을 기억하라.

    Tracked from 민노씨.네 | 2008/10/28 14:01 | DEL

    최근에야 발견한 사이트다. 구글애드센스에 광고하고 있던데 그 광고 링크를 통해 프레시안에서 접근했다. 개인적으론 내가 바라는 메타사이트의 모습에 가장 가까운 것 같다. 큐로보 '집중..

  • BlogIcon 토마토새댁 | 2008/09/15 09:43 | PERMALINK | EDIT/DEL | REPLY

    buckshot님.^^
    저 잘 다녀왔어요.
    님도 잘 보내셨죠?^^
    새로운 검색엔진이네요.
    저도 새로운 검색경험 해 보러 갑니당.^^

    • BlogIcon buckshot | 2008/09/15 10:53 | PERMALINK | EDIT/DEL

      예, 저도 잘 보내고 있습니다. ^^
      새로운 검색엔진이 제공하는 세상을 바라보는 차별화된 렌즈는 사용자에게 신선함을 제공하는 것 같습니다. 큐로보가 앞으로도 계속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당~

  • BlogIcon 재밍 | 2008/09/15 12:48 | PERMALINK | EDIT/DEL | REPLY

    보긴 했지만 '커다란 메리트가 없는 한 기존의 것을 계속 사용하는' 소비자의 심리 덕에 아직 해보지 못했네요.
    벅샷님 추석연휴 잘보내세요 ^_^

    • BlogIcon buckshot | 2008/09/15 13:16 | PERMALINK | EDIT/DEL

      재밍님 말씀처럼 기존 서비스에 대한 굳어진 습관을 극복하기 위해선 큐로보가 앞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추석 연휴 마무리 멋지게 하시기 바랍니다. ^^

  • BlogIcon 이승환 | 2008/09/15 19:45 | PERMALINK | EDIT/DEL | REPLY

    평가가 좋지는 않지만 문자 특성상 동음이의어가 많은 한국어이기에 저는 굉장히 긍정적 시도로 보고 있습니다. 즐거운 한가위 보내셨는지 -.-?

    • BlogIcon buckshot | 2008/09/15 21:08 | PERMALINK | EDIT/DEL

      이승환님, 추석 잘 보내고 계시지요? ^^

      큐로보 검색경험의 수준은 더 지켜봐야 겠지만 새로움 자체만으로도 신선함을 느낄 수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 아로마 | 2008/09/16 17:4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앞으로 서비스가 추천과 개인화인만큼 이에맞춰 진화된 검색서비스라 생각됩니다만,
    1. 재밍님의 말씀처럼 소비자의 심리덕에 다른 서비스와는 좀더 차별화된 컨텐츠 추가가 요구되고
    2. 검색에 서비스에 비교하여 데이터의 퀄리티와 양이 적은것도 단점 요인이 될듯하네요

    사용자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시스템을 붙인다면 데이터량의 증가와 자기만족의 재미또한 해결될것으로
    판단되지만... 검색서비스의 후발주자에서 시작하는 만큼 검색서비스만 갖고 오픈한것으로 볼 때 많은 난관이 예상되네요...

    • BlogIcon buckshot | 2008/09/16 22:28 | PERMALINK | EDIT/DEL

      아로마님 말씀처럼 큐로보가 의미있는 수준의 검색쿼리 점유율을 확보하려면 여러 장벽을 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단순히 새로운 서비스 하나가 론치되었다고 가볍게 흘려넘기기엔 큐로보의 서비스 컨셉이 만만치 않다는 생각입니당~ ^^

  • BlogIcon 민노씨 | 2008/10/28 14:0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역시나 벅샷님께서 일찌감치 글을 써주셨었군요.
    게으른 독자가 이제야 읽습니다.
    관련글 트랙백 쏩니다. : )

    • BlogIcon buckshot | 2008/10/28 17:50 | PERMALINK | EDIT/DEL

      제가 대충 쓴 날림 포스트완 차원이 다른 포스트... 아니 성찰이십니다.. 정말 중요한 포인트를 예리하게 짚어 주셨습니다. 금주 금요일에 예약 걸어놓은 포스트로 화답하고자 합니다. 귀한 글 감사히 잘 보고 깊은 생각에 잠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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