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에 해당되는 글 11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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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블랙홀 :: 2012/01/11 00:01
블랙홀 주변을 도는 동안 이카로스의 시간은 너무도 천천히 흘러갔다. 수천년의 시간이 흘러가는 동안 이카로스는 늙지 않았다. 늙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시간이 흘러간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만물에 영향을 미치는 중력의 편차는 시간에 어떤 장난을 치고 있는 걸까? 시공간 상을 빛의 속도로 달린다는 것. 시공간 상에 멈춰있는 것. 그리고 중력. 물질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은 파편적 입자들을 묶어 주는 인력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자아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은 파편적 경험들을 묶어 주는 기억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기억이 없다면 사람은 자신을 '나'라고 부를 수 있는 근거를 잃어 버린다. 사람은 기억을 토대로 자신에 대한 자아 의식을 강화시킨다. 기억은 과거를 데이터베이스화해서 무의식과 의식 체계 속에 저장하고 현재에 대응하고 미래를 예측한다. 과거, 현재, 미래라는 개념은 '자아'가 헷갈리지 않는 확연한 실재감을 갖고 삶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자기 조작인지도 모른다. 시간이 흐르는 것이 아니라, 자아가 존재하기 위해 기억이 필요하고 기억이 데이터베이스 조작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시간이 흘러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람은 블랙홀인지도 모른다. 엄청난 힘으로 과거-현재-미래를 꽁꽁 묶어서 "나"라는 한 덩어리의 가상체를 만들어내고 그 가상체에 살아간다는 환상을 불어넣고 그 가상체로 하여금 시간이 흘러간다는 말도 안 되는 허상을 실체로 느끼며 살아가게 하는 기억. 그 기억의 집합체가 바로 블랙홀인지도 모른다. 이카로스처럼 우주 멀리 날아갈 것도 없다. 블랙홀은 바로 내 안에 존재한다. 블랙홀의 엄청난 중력을 느끼고 싶으면 나의 "기억"을 환기하면 된다. 기억과 자아. 평생의 숨바꼭질 동무다. ^^ PS. 관련 포스트 기억과 자아 사이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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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육아(育兒育我) :: 2011/06/13 00:03
난해 & 심오한 책을 읽고 나서 이렇다 할 가르침을 얻지 못한 공허함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있는 반면,
5분 만에 다 읽어버린 동화에서 심오한 가르침을 얻게 될 때가 종종 있다. 동화책은 꾸준히 읽어줘야 한다. 의외로 어이없게 놓치는 것들이 넘 많다. 그 동안의 블로그 포스팅을 돌이켜 보면, 동화 포스트가 매우 적었던 것 같다. 고도의 논리와 철학을 펼치는 멋있는 책을 아무리 많이 읽으면 무엇 하겠는가? 그런 책 읽어봐야 머리만 복잡해지고 생각만 꼬이는 경우가 많지 않았던가? 결국 교훈은 본질에서 오는 것이고, 본질은 그리 복잡하지 않은 것인데. 앞으로 딸내미랑 놀아줄 겸, 깊은 배움을 얻을 겸 해서 동화책 읽기에 시간 투자를 좀 해야겠다. 육아(育兒)를 통한 육아(育我)라고나 할까? ^^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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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지와 빵집주인 :: 2011/05/25 00:05
주인공 샌지는 여행 도중 전설의 도시 후라치아에 잠시 머문다. 그리고 빵집 바로 위 작지만 아늑한 방을 구해 지친 몸을 쉰다. 매일 밑에서 맛있는 빵 냄새가 풍겨나오지만, 가난한 샌지에게는 그림의 떡. 샌지는 빵 냄새만이라도 실컷 맡으려 하지만 욕심 많은 빵집 주인은 이것조차도 못마땅하다. 결국 빵집주인은 빵 값을 내라고 협박하고 둘은 급기야 재판관을 찾아간다. 재판관이 내린 판결은 무엇이었을까? 재판관은 샌지에게 은화 다섯 닢을 가져오라고 한다. 샌지는 할수없이 친구들을 찾아다니며 돈을 꿔서 재판관에게 가져간다. 재판관은 샌지에게 은화를 그릇에 떨어뜨리라고 한다. 샌지가 은화를 그릇에 떨어뜨리자 은화는 경쾌한 소리를 내며 그릇 위로 떨어진다. 재판관은 빵집주인에게 은화 소리를 들었으면 되었으니 그만 가보라고 한다. 빵 냄새를 맡은 대가로 은화 소리를 들었으면 충분하다는 명 판결. ^^ 아주 단순한 동화 내용을 딸내미에게 읽어 주면서 문득 프라이싱이 쉽지 않은 주제란 생각이 든다. 나는 무엇에 돈을 지불하고 있는가? 무엇에 돈을 지불하고 무엇에 돈을 지불하지 말아야 하는가? 무엇에 돈을 받아야 하고 무엇에 돈을 받지 말아야 하는가? 지불은 무엇에서 비롯되는가? 나는 빵 냄새에 돈을 지불하고 있는 건 아닌가? 나는 돈 소리를 들려주고 대가를 지불한 셈 치는 건 아닌가? 나는 빵을 훔쳐먹고 돈을 지불하지 않고 있는 건 아닌가? 가벼운 동화 읽고서 드는 단순하지 않는 질문들.. ^^ PS. 관련 포스트 돈받, 알고리즘 공짜, 알고리즘 가격, 알고리즘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1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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