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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 알고리즘 :: 2009/10/07 00:07

채용, 알고리즘, 열정, 알고리즘에서 아래와 같이 적은 바 있다.
경영자는 적합한 사람을 버스에서 수시로 내리게 하고 버스에 수시로 올라타게 하는 작업을 은연 중에 하고 있다. 즉, 리쿠르팅은 365일 내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채용'이란 단어는 진짜 채용의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1년 전에 채용한 인재가 1년이 지난 지금, 1년 전 그 의욕을 여전히 갖고 있지 않다면 그는 이미 버스에서 내린 것이나 다름 없다.  회사는 대부분의 경우, 열정 감소의 법칙이 작동하는 공간이다.  제 아무리 불 같은 열정과 탁월한 잠재력/전문성을 갖고 회사에 입사해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열정은 식고 전문성은 빠른 속도로 업데이트를 거듭하는 환경 속에서 예리함을 잃어가기 마련이다.  

거의 모든 회사가 인재를 채용할 때 중요시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지원자의 '태도(attitude)'이다.  제아무리 탁월한 실력을 보유하고 있어도 '태도'가 좋지 않으면 채용 매력도가 상당히 떨어지기 마련이다.  반대로 실력이 다소 떨어져도 열정적 태도를 가진 사람에게 더 많이 끌리는 경우가 많다.  설사 회사가 채용 후 인재에게 이렇다 할 동기 부여를 하지 않아도 알아서 자가발전적인 동기부여를 스스로 하는 '태도'에 대한 로망이 회사에게 있다고나 할까.. ^^   어쨌든 '태도'는 기업 경영/리더십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기업 관점에선 회사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고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며 자신의 발전을 끊임없이 추구하고 그 결과를 회사에 대한 기여로 연결시킬 수 있는 회사 구성원의 태도를 바람직한 태도라고 규정한다.



그런데..
개인의 인생 관점에서 바람직한 '태도'는 어떤 것일까? 

리얼리티 트랜서핑 1
바딤 젤란드 지음, 박인수 옮김/정신세계사

최근에 대흠님으로부터 소개받은 '리얼리티 트랜서핑'이란 책에서 매우 중요한 문구를 발견했다.

유머감각과 창조적인 상상력을 사용해서 짜증을 놀이로 바꿔보라. 예를 들어, 길거리나 버스 안에서 사람이 붐벼서 짜증이 날 때, 그리고 사람들이 모두 바삐 지나가느라 걸려서 길을 가기가 어려울 때, 바닷새들이 떼를 지어 모여 있는 남극대륙의 해안에 서 있다고 상상해 보라. 당신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이 사실은 펭귄들이다. 그들은 우스꽝스런 몸짓으로 뒤뚱뒤우 걷다가 넘어지기도 하면서 이리저리 분주하게 돌아다니고 있다.  당신은 무엇이 되고 싶은가?  당신도 펭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바꿔놓고 보면 주위의 사람들이 짜증 대신 호감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시작할 것이다.

게임/놀이와 일은 딱 한 끗발 차이다. 게임/놀이와 일은 내용 상에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임하는 사람의 태도에 의해 결정이 되기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게임/놀이와 짜증도 한 끗발 차이다. 게임/놀이와 짜증의 갈림길은 내용 상에 존재하지 않고 그것에 임하는 사람의 태도에 의해 결정된다.

1. 짜증을 놀이로 전환시킬 수 있는 태도를 가능케 하는 유머감각의 힘..
사람은 모두 자신을 구속하는 중력장 속에서 살아가기 마련이다. 유머는 중력장이 선사하는 무게감 속에서 가벼운 스텝을 밟을 수 있게 해준다. 주체와 객체의 분리, 내부와 외부의 분리라는 무거운 설정 속에서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기 위한 엔진의 역할을 바로 유머가 해줄 수 있는 것이다. 웃음은 혈관이 굳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혈액 순환을 돕고 면역 체계를 활성화시킨다고 한다.  유머는 에너지의 흐름과 세포들의 정보교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유동성 엔진이다.  유머는 사건과 사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차이와 간극을 관찰하는 힘에서 나온다.
차이/간극을 관찰하는 힘은 새로운 시각 제시를 통한 리더십 획득과 연결될 수 있다. 다른 사람을 쉽게 웃게 만드는 사람은 그만큼 매사에 협력과 지지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낼 수 있고 자연스럽게 설득력도 제고할 수 있다. 남을 웃게 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것은 곧 자신감에 차 있다는 것이고 다른 생각과 행동을 적극적으로 수용/포용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2. 짜증을 놀이로 전환시킬 수 있는 태도를 가능케 하는 상상력의 힘
..

사람은 누구나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태어났다.  문제는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경험이 쌓이고 경험에 의한 판단이 예단으로 굳어지면서 점점 자유로운 사고를 저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람은 습관의 지배를 받는다.  습관은 불필요한 주의력,판단을 생략하게 해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측면을 갖고 있으나 창의적인 사고를 저해하는 부정적인 측면도 동시에 갖고 있기 마련이다.  습관적인 판단과 추측을 지양하고 항상 새로운 시각으로 사물을 관찰하고 판단할 수 있는 열리고 유연한 마음을 가질 수 있으려면 '내가 사물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판단하는가' 자체를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습관적인 판단을 중지시키고 상상력과 창의력의 엔진을 가동시킬 수 있는 것이다. 창의력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났다. 그걸 유지하려면 나를 관찰하고 나의 마음을 관찰하고 나의 사고 흐름을 관찰하는 노력을 유지해야 한다.  Seeing our seeing을 할 줄 알아야 Mobile mind를 가질 수 있다.

유머감각과 상상력은 모두 인생에 대한 관조적이고 유연한 태도에 기반하고 있다.  특정 상황에 함몰되지 않고 관찰자적이고 무겁지 않은 태도를 견지한다는 것은 쓰잘데기 없는 곳에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게 하는 탁월한 균형감각을 획득하게 됨을 의미한다.

물론 일생일대의 인생 목표에 대해선 매우 주체적이고 진지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하지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를 제외하면 나머지 사안에 대해선 관찰자적이고 가벼운 태도를 가져가도 전혀 무리가 없다. 사실, 인생 최대 목표 이외의 수많은 사안들에 대해 너무 무겁고 진지하게 다가가는 바람에 물 흐르듯 진행될 수 있는 일을 억지로 그르치고 어이없게 인생 퀄리티를 저하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봐야 한다. 리얼리티 트랜서핑은 바로 그 점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아직 리얼리티 트랜서핑을 1권만 읽었고 2,3권은 읽지 못한 상태지만 2~3권을 다 읽어도 오늘 포스트와 크게 다른 느낌을 적을 것 같진 않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무수히 만나게 되는 짜증나고 짜증나고 슬프고 우울한 상황들을 놀이와 게임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쿨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태도가 인생을 결정한다.  인생을 바라보는 '태도'라는 크리티컬한 렌즈를 통해 인생의 퀄리티가 판가름나는 것이다. ^^ 



PS. 관련 포스트
채용, 알고리즘
열정, 알고리즘
game과 일
놀이, 알고리즘
웃찾사와 개콘 사이
[Mobile Mind] Seeing our Seeing
렌즈의 원칙, 고통의 원칙 -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 (Winning With People)
좀비,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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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약에..

    Tracked from mepay 쇼핑몰 전문 블로그 | 2009/10/07 15:44 | DEL

    미국 NASA는 처음으로 우주에 나갔을 때 무중력 상태에서 볼펜을 쓸 수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NASA의 과학자들은 이 문제에 해결하기 위해 약 10년의 세월과 120억 달러의 개발비를 들여 연구에 ..

  • BlogIcon 대흠 | 2009/10/08 14:02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제가 이 책을 보면서(1권) 벅샷님 색깔하고는 좀 맞지 않을거란 생각을 했습니다. ^^ 그래도 끝까지 읽으시고 리뷰를 달아주셔 감사합니다. 인생에서 가능하면 겪지 말아야 할 상황에 부딪히면 이 책으로 부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보는 사람에 따라 좀 다르겠지만 제 경우 이 책은 거의 마음공부 수준의 요구를 합니다. 수도자들의 공부와 별 다를게 없다고 봅니다. 벅샷님의 알고리즘 포스팅은 계속됩니다.. 화이팅 !!

    • BlogIcon buckshot | 2009/10/09 09:25 | PERMALINK | EDIT/DEL

      아.. 저랑 잘 맞는 책이었습니다. 오히려, 저자의 컨셉을 충실히 따르면서 리뷰를 적은 셈입니다. 저자의 취지에 충분히 공감했고 저자의 사고 프레임이 넘 맘에 들어서, 거기에 빠져서 또 하나의 펜듈럼을 만들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고 가볍게 관찰자적인 마인드로 책을 대하면서 글을 적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2권을 아주 천천히 읽고 있는데 계속 탄복하면서 읽고 있습니다. 1권에선 '태도'라는 키워드를 얻었고, 2권에선 '관객'이란 키워드를 얻고 있습니다. '자아'를 연출하고 연기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아'라는 우주 최고의 연극을 관람하는 관객이 되고 싶습니다. 결국 잠들어 있는 자신 안의 관객을 얼마나 잘 깨울 수 있는가에 인생의 깊이가 좌우된다고 생각합니다. 연기하는 '나'가 아닌 '관람'하는 나를 어디까지 키울 수 있는가가 관건이고 '관람'하는 나의 성장 한계는 무한하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 개념은 얼마 전에 적은 '좀비, 알고리즘'과도 맥이 잘 닿는 편입니다. ^^ ( http://www.read-lead.com/blog/entry/좀비-알고리즘 )

      또한, 오늘 트윗과도 잘 어울리구요.
      "진짜 자아는 내가 나에 대해 내린 다소 기만적인 정의가 아니라 남의 눈에 비친 내 모습에 더 가깝다. 대인/대고객 관계이에서 '나'의 아이덴티티는 타인과 고객 눈에 비친 내 모습으로 규정되는 것이다." ( http://twitter.com/ReadLead/status/4721432790 )

      귀한 책 소개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 BlogIcon 대흠 | 2009/10/09 14:0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 댓글과 같은 내용이 좀 포함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그것도 의도하신 바군요.^^

    역자 박인수님은 지금 워크샵을 개강하셨네요. http://www.herenow.co.kr/ 역자 박인수, 직접 만나진 않았지만 여러 분야에 상당한 내공을 갖추신 분이고 편집주간인 이균형님은 '홀로그램 우주' Laura Day의 '직관의 테크닉' 등 괜찮은 책들을 깔끔하게 번역하신 분이고 아봐타 수련을 지도하셨고 그 이전에는 IBM의 시스템 엔지니어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번역 출간에 참여한 분들을 통해서 책의 가치를 평가하기도 합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9/10/10 09:31 | PERMALINK | EDIT/DEL

      대흠님, 귀한 정보 정말 감사합니다. 이런 곳이 있었네요. ^^

      저도 책 읽으면서 역자 분의 내공을 문득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역시 보통 분이 아니셨군요.. 대흠님의 가이드를 통해 좋은 책을 접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이 분야에 대한 제 생각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귀한 기회를 얻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BlogIcon inuit | 2009/10/09 21:1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정말 태도만큼 중요한게 없습니다.
    어제 오늘도 직원채용면접을 봤는데 아무리 똑똑하고 스펙이 좋아도 태도가 어떤가가 더 중요하게 느껴니까요. 특히 제가 데리고 일할직원은 더욱 그렇습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9/10/10 09:34 | PERMALINK | EDIT/DEL

      정말 채용은 태도인 것 같습니다. 채용 후에도 좋은 태도를 가진 사람은 주위를 환히 밝히는 빛이 되어 주는 것 같구요. 태도에서 시작해서 태도로 끝나는 것인 인사인 것 같습니다. ^^

  • BlogIcon 대흠 | 2009/10/11 14:00 | PERMALINK | EDIT/DEL | REPLY

    벅샷님의 포스팅을 다시 읽어 보니 제 관점/관심사에 집착한 나머지 너무 좁게 평가를 했던 것 같네요. ^^ 그런 면에서 이 책에서 취할 수 있는 많은 관점 중 '태도'란 키워드로 이야기를 풀어가신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네요. 저의 편향된 시각을 깨우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9/10/11 15:40 | PERMALINK | EDIT/DEL

      요새 2권을 아주 천천히 읽고 있습니다. 책을 맨 뒤로 넘겨 옮긴이의 말을 읽어보니 아래와 같이 나와 있네요. ^^

      "저자가 말한 것처럼 트랜서핑은 대단하거나 특별한 비법을 사용하지는 않지만, 단순한 태도의 변화만으로 삶을 변화시키는 것 같다. '함이 없이 한다'는 것이 어떤 건지를, 부끄럽게도 그 말을 입에 담은 지 여러 해가 흐른 지금에서야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것이다."


      결국, 제가 리얼리티 트랜서핑 1권을 읽고 '태도'라는 키워드를 추출하고 그것을 제 삶에 적용시키는 것도 저자가 말한 가능태 공간 속의 한 경우의 수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대흠님의 권유로 인해 정말 귀한 책을 만난 것 같습니다. 이 책의 가르침을 아주 조금 밖에 이해 못하더라도 이 책은 저에게 큰 영향을 주게 될 것 같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 BlogIcon 대흠 | 2009/10/11 19:4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오~ 역자 박인수씨와 키워드가 일치하는군요. ^^ 어찌보면 '태도'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해도 과언이 아니겠죠. 이 책엔 좋은 말들이 너무 많아 줄을 치면서 보는데 그러다 보니 책이 넘 지저분해지는군요. 다음 달에 우리 큰 딸래미 수능 끝나면 읽어보라 권하려 하는데.. ^^

    • BlogIcon buckshot | 2009/10/11 21:02 | PERMALINK | EDIT/DEL

      저도 밑줄을 쳐가면서 책을 보고 있는데 책이 아주 난장판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뭐 그래도 텍스트만 보이면 되지라는 생각을 갖고 계속 줄을 긋고 필기를 하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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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로, 알고리즘 :: 2009/09/23 00:03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스티븐 핑커 지음, 김한영 옮김/소소





스티븐 핑커는 마음의 ‘역설계’를 통해 인간 마음의 진화 행로를 설명한다. (역설계란 대상을 분해하고 구조를 분석하여 거꾸로 파악해가는 기법을 말한다)

스티븐 핑커는 마음의 작용을 이해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모델을 적용하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음은 여러 개의 마음 모듈(기관)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모듈들은 세계와의 상호작용을 위해 설계/진화되어 왔고 그 진화과정은 수렵채집 시대를 살던 조상들이 직면했던 문제들의 해결 과정이며 그  문제들은 인간이 자신의 유전자 사본의 수를 최대한 늘려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문제를 의미한다. 

즉, 마음은 추상적인 심리현상이 아니라  컴퓨터 프로그램과 같은 정보처리장치를 거쳐 작동한다는 것이다. 결국 인간의 사고와 행동은 "대단히 복잡한 프로그램의 산물일 수 있다"는 얘기다.  믿음과 욕구가 정보이고 정보가 기호들의 배열이며 인간의 사고/행동이 복잡한 프로그램의 산물이란 관점은 매우 유력한 가설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스티븐 핑커 모델에선 '마음'이 '뇌'가 아니라 '뇌의 활동'으로 정의된다.  뇌가 신체를 구성하는 다른 기관들을 일사분란하게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신체 곳곳에 분포되어 있는 기관들이 세포단위로 존재하는 DNA 정보들에 기반한 나름 지방자치적인 사고와 운동을 전개하고, 뇌는 이들 지방자치기관들의 활동을 돕는 조력자 정도로 포지셔닝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뇌는 중앙집권적이지 않고 지방자치단체들의 활동이 있기에 존재하는 건지도.. 

사고와 감정의 동역학을 정보와 연산 개념으로 설명하는 인지심리학은 마음이 아주 복잡한 설계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생물체의 복잡 적응 설계를 복제자들의 선택이란 개념으로 설명하는 진화생물학은 자연의 복잡한 설계는 오로지 자연 선택을 통해서만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인지심리학과 진화생물학의 결합으로 탄생한 진화심리학은 마음의 설계가 자연선택 과정을 통해 진화한 것이라고 역설한다.

진화심리학은 마음의 진화 과정을 온전히 이해하고 인간의 마음을 완전한 지도로 매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역사가 일천한 진화심리학의 앞으로의 발전 행보를 지켜보는 것은 꽤 흥미로운 작업이 될 것 같다.  과연 다윈주의는 심리학의 지배적 모형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인지... ^^


마음을 최대한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풀어내려는 집요함..  그러나 한계 투성이인 서양스런 과학 만으로 마음의 경로를 온전히 규명할 수 있을까?   요즘 현대물리학에서 생성되는 가설을 보면 현실 그 자체가 가히 초절정 공상과학 소설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설, 알고리즘)  경제학은 아직도 고전 물리학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20세기 초에 등장한 상대성 이론, 양자역학과 같은 충격 만점의 기상천외한 이론들이 버젓이 자리를 잡고 있는 상황 속에서 (무식, 알고리즘)  앞으로 어떤 초무식 가설이 그럴싸한 이론으로 검증될 지 모르는 일이고 또 그 이론이 언제 어떻게 무참하게 까일지도 모르는 과학의 슈퍼 다이내믹스..  과학이 아무리 발전하고 발전해도 무한대 스케일과 무한소 스케일을 모두 커버할 수 있을까? 아무리 쪼개고 쪼개도 계속 뭔가가 튀어 나오는 극소 스케일의 미궁 속에서 과학은 과연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  설사 무한소 스케일로 가도 계속 뭔가가 튀어나올 것 같은데.. ^^   과학은 과연 무엇인가? 자본주의와 함께 현 시대를 무참히 지배하면서 거대한 권위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허무를 예고하는 종교 복합체가 아닐까? ^^




영혼의 최면 치료
김영우
1996년, 국내 최초로 '전생 요법'을 통해 환자들을 치유하는 데 성공하고 그 결과를 『전생여행』이라는 책으로 공개하면서 널리 알려진 김영우 박사. 그가 또 한 권의 책을 펴냈다. 그는 전생퇴행요법에 성공한 이후, 증상의 원인이 불분명하고 잘 낫지 않아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오랫동안 상담치료를 받고 약을 먹거나 한방, 기공, 천도, 굿 등의 온갖 방법을 통해서도 회복되지 않는 정신적, 신체적 증상을 가진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거의 보고가 없는 다중인격장애와 흔히 귀신들림이나 무병巫病이라고 하는 빙의 현상 환자들, 종교체험과 영적체험으로 인한 신체적

대흠님으로부터 책 선물을 받았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김영우 박사의 '영혼의 최면 치료'라는 책이다.  현대과학 체계 속 정신의학/심리학 관점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증상들을 냉정하게 직시하고 거기서 인간에 대한 통찰을 쌓아가고 있는 저자의 노력을 보면서 합리와 비합리, 과학과 비과학 사이에 경계가 과연 존재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현대과학은 아직 인간의 정신이 무엇인지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스티븐 핑커의 이론이 일견 그럴 듯해 보이긴 하지만, 김영우 박사가 다양한 정신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들을 최면 치료하는 과정에서 얻어내는 인간 영혼에 대한 통찰의 과정도 스티븐 핑커의 대작 못지 않게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에 대한 진지하고 가치 있는 과학적 고찰이라고 생각한다.  

김영우 박사는 최면치료를 통해 마음의 행로를 추적한다. 환자의 무의식 속에 담겨 있는 방대한 에너지와 정보를 수면 위로 끄집어 내서 환자의 억압된 고통을 직시하며 고통과 소통한다. 저자는 인간을 여러 겹과 층의 구조로 이루어진 에너지 복합체라고 규정한다. 빙의/다중인격장애는 환자 외부에서 어떤 존재나 에너지가 환자에게 침투하여 영향을 주고 있는 현상이란 가설 하에 저자는 환자의 내면에서 올라오는 다른 인격들의 메세지를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이들과의 소통을 통해 환자의 무의식 속에서 꾸준히 환자를 괴롭히고 있는 그 무엇을 터치한다. 김영우 박사의 임상 연구를 서양에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정신의학/심리학이 얼마나 이해해 줄 수 있을까?  이런 영혼스런 모듈이 과학적(?^^) 학문 체계로 들어오기 어렵도록 방어적 이론 프레임을 구축하기에 급급해 하지 않을까? ^^


후쿠오카 신이치의 생물과 무생물 사이에 아래와 같은 재미있는 얘기가 나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난 '인간은 정보/에너지의 흐름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정보와 에너지는 수시로 인간의 몸/마음 속으로 들어와서 몸/마음을 타고 흐르다 몸/마음 밖으로 나간다. 몸은 정보와 에너지가 흐르는 강이다. 에너지가 몸/마음을 잘 흐르지 않고 어딘가에서 정체되어 있고 고이기 시작하면 몸/마음은 질병 상태에 놓이게 된다. 가벼운 병원체이건 심각한 암세포이건 빙의/다중인격이건 모든 것은 무의식/의식적 형성 과정을 통해 인간 몸/마음 속에서 존재감을 키우게 된다. 부정적 에너지 체계의 가시적/암묵적 축적을 막으려면 나의 몸/마음과의 소통을 통해 내 안에 존재하는 치유의 가능성을 증폭시킬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의사는 자신이다. 자신 안에 존재하는 의사를 발견하는 것이 치유의 과정이다.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는 환자가 자신 안의 의사를 잘 발견하고 소통하고 환자의 몸/마음의 긍정적 에너지 체계 형성을 도와주는 조력자라고 봐야 한다.

생명은 끊임없이 분자의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동적 흐름 그 자체를 의미하며 그 동적 흐름의 평형 상태가 생명체의 의식적인 통제나 관리가 전혀 부재한 상황 속에서 기가 막힐 정도로 오묘하게 알아서 잘 유지되고 있다.  인간이라는 정보/에너지 흐름체 상에서의 동적 평형..  스티븐 핑커가 연구하고 있는 마음의 작동 원리와 김영우 박사가 연구하고 있는 영혼의 흐름 원리.. 모두 나에게 큰 자극과 생각거리를 선사해 주고 있는 귀중한 정보요, 에너지이다. ^^



PS. 관련 포스트
마음 속 역설계 - 스티븐 핑커 모델
가설, 알고리즘
숨겨진 우주 - 리사 랜들, You're the inspiration
진동적 존재로서의 마음 2 - Compilation Post
[허준-동의보감-신형장부도] 기는 통해야 한다.
세포와 세포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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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지구벌레 | 2009/09/23 01:47 | PERMALINK | EDIT/DEL | REPLY

    6개월 전과 분자적 구조가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라는 표현이 참 재밌네요.
    우리집 애기는 이제 태어난지 10개월 갖 넘었는데 말이죠..정말 지난달에 기어다니던 그애가 맞나 싶어요.
    ㅎㅎ...좀 핀트가 빗나갔죠..ㅋㅋ

    • BlogIcon buckshot | 2009/09/23 07:23 | PERMALINK | EDIT/DEL

      촌철살인적으로 지대로 짚어 주셨네요. ^^
      아기들처럼 빨리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동적평형의 흐름 속에 생명이 좀더 잘 보이는 것 같습니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 수록 동적평형을 잘 못 느끼고 정적인 세계관과 정적인 신체/마음관을 영접하게 되나 봅니다~

  • BlogIcon 대흠 | 2009/09/23 11:0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요리 재료가 많으신 벅샷님이 보내드린 책으로 완전 비빕밥을 만들어 주셨군요. ^^ 벅샷님 아니면 이런 요리가 나올 수 없죠. 저도 후쿠오카 신이치의 이론 같은 것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결국 인류는 이런 것들을 통해서 물질과 에너지, 더 나아가서는 모든 것이 하나라는 깨달음에 도달할 것으로 봅니다. 3000년 뒤? ^^

    • BlogIcon buckshot | 2009/09/23 21:50 | PERMALINK | EDIT/DEL

      대흠님께서 귀한 선물을 주셔서 여러가지 의미있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게 결코 쉬운 주제가 아니지만 대흠님의 포스팅을 통해 많이 배우고 자극받고 생각하게 됩니다. 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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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설, 알고리즘 :: 2009/09/16 00:06

우주심과 정신물리학
이차크 벤토프 저

대흠님의 책 소개 포스트를 통해 '우주심과 정신물리학'이란 책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보고 번개처럼 떠오르는 예전 포스트가 있었다. 

숨겨진 우주 - 리사 랜들, You're the inspiration (2008.7.2)


1. 이기적 유전자에서
리처드 도킨스는 아래와 같이 말한다.

아주 오래 전, 스스로 복제사본을 만드는 분자가 처음으로 원시 대양에 나타났고 그 복제자는 생존기술의 명수가 됐다. 그러나 그 복제자는 직접 움직이기 보단 거대한 군체 로봇 안에서 편안하게 거주하면서 원격 조정을 통해 군체 로봇을 교묘하게 다룬다. 복제자들은 인간의 몸과 마음을 창조했으며, 그것을 보존하는 것만이 인간이 존재하는 유일한 이유이다. 그들은 영속하는 유전자라는 이름을 갖고 있으며, 인간은 그들의 생존 기계일 뿐이다.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읽고서 받은 느낌은,
그의 가설이 사실 여부를 떠나 굉장히 쿨하고 우아하다는 것이었다.  또한 그의 가설은 여러 가지 관점에서 나의 생각을 자극하고 나로 하여금
다양한 사고실험을 하게 유도했다. 어쩌면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
The selfish gene)'란 책 자체가 영속성에 대한 욕망이 매우 강한 유전자(Meme)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그의 책을 읽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리처드 도킨스의 가설을 안전하게 보전하여 후대에 전파하는 생존 기계가 아닐까 싶다는.. ^^


2. 리사 랜들의 숨겨진 우주(Warped Passages)도 이기적 유전자를 방불케 하는 쿨함과 우아함을 뽐낸다.  이거 영화로 만들면 거의 초대형 울트라 메가 블록 버스터 SF 영화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하버드대 물리학과 교수인 리사 랜들은 '숨겨진 우주'에서 이렇게 얘기한다.

우리가 시공간 차원에 대해 정말로 무엇을 확실히 알고 있는지 자문해 보자. 공간은 우리가 '볼 수 있는' 거리 안에서는 차원이 3개인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시공간은 4차원처럼 보인다. 하지만 공간은 우리가 관측할 수 없는 곳까지 뻗어 있을지도 모른다.

어떻게 우리는 우리 시계(視界) 밖에 있는 우주의 차원을 안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그 우주가 4차원보다 높은 차원을 보여 주어도 아무런 모순이 없을 것이다. 우리가 아는 것은 우리가 경험하는 공간이 4차원(시간1차원+공간3차원)으로 보인다는 것 뿐이다. 우주의 다른 영역도 모두 4차원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도가 지나친 일일 것이다.

나의 모형이 맞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는 샤워 커튼에 대롱대롱 매달린 물방울처럼 고차원 우주 어딘가에 존재하는 저차원 막에 속박되고 매달려 있는 모습일 것이다.

리사 랜들의 가설은 매우 매력적이다.  그 매력 때문에 지하철 안에서 '숨겨진 우주'를 들고 읽을 때 '숨겨진 우주'로부터 손과 팔로 전달되는 엄청난 중력을 난 끝내 이겨낼 수 있었다.  집에서 누워 자빠져서 '숨겨진 우주'를 들고 읽을 때도 손과 팔에 느껴지는 가공할 압박감도 극복할 수 있었다.  '숨겨진 우주'의 존재(무게)감은 The Algorithm Economy 포스팅에서 언급했던 '부의 기원'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밀리지 않는다. 두께,내용 모두... ^^

매력적이고 우아한 가설은 사람을 유혹하는 힘을 갖고 있다.  가설의 우아함에 끌린 순간, 가설의 사실 여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가설의 흥미 속에 푹 빠져서 진기한 상상의 나래를 펴는 순간. 그게 중요한 거다.  '숨겨진 우주'를 통해 난
상상할 수 있는 자유를 얻었고 변화할 수 있는 에너지를 선물 받았다.. ^^


3. 이차크 벤토프도 '우주심과 정신물리학'을 통해 멋진 가설을 선보인다.

인간은 다양한 차원의 정보를 체계화시킨다. 감정/정신적 정보가 형성되고, 그 밖의 많은 정보들이 형성된다. 이 정보 다발을 어떤 사람은 두뇌가 저장하고 있다고 주장하겠지만, 그것은 물질이 아니라 정보로 이루어진 또 다른 신체이다. 이 신체는 비물질적인 존재로, 그 속에는 우리의 인격적인 특징/특성 등 한평생 우리가 축적해온 모든 지식이 담겨있다. 이것이 바로 비물질적인 우리이다.

따라서 살아있는 동안 우리는 두 개의 체계화된 조직체, 즉 물질적 조직체와 비물질적 조직체와 관계한다. 죽는 순간엔 물질적인 신체조직은 붕괴되어 다시 무질서 상태로 돌아간다. 그렇다면 비물질적인 조직체에도 똑같은 일이 일어날 것인가?

영체라고 부를 비물질적 조직체는 정보의 구성자이고 처리자이고 우리 육체 바깥에 저장된다. 이 영체는 신체와는 독립적으로 존재한다. 즉 우리의 생각과 지식은 영구히 보존된다. 그것은 비물질적이며, 따라서 물질적인 신체가 죽었다고 해서 함께 붕괴되지는 않는다.

정보로 구성된 이 영적 신체는 결국에는 모든 인류에 의해 생산된 정보를 저장하는 커다란 정보 저장소에 흡수될 것이며, 나는 그것을 우주심이라 부르겠다. 그러나 이러한 일은 매우 오랜 기간에 걸쳐 일어난다. 아마 수천년 또는 수백만년이 걸릴지도 모른다.  

어쨌든 아무것도 소멸되지 않는다. 물질적인 신체는 대지에 다시 흡수되고, 정보체인 영체 역시 원래 그것이 나온 곳으로 돌아가 흡수된다. 조직화된 에너지는 절대로 소멸되지 않는다.  

조직화된 정보 다발은 시간이 지나도 소멸되지 않는 반면, 육체는 영체가 거주하는 일시적인 그릇일 뿐이라는 점이다. 영체는 육체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이 서면 육체를 다시 얻어 그 새로운 육체가 늙어 죽을 때까지 관계를 유지한다.

자연계는 모든 정보를 결코 낭비하지는 않는다. 그 정보들은 자연계의 거대한 정보 저장 홀로그램, 즉 우주심에 저장될 것이다. 우리가 과거의 전생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일종의 자기보호 메커니즘 때문이다. 이 자기보호 메커니즘이 우리가 잠재의식 깊은 곳에 묻혀있는 자료를 꺼내는 것을 막고 있는 것이다.



가설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에겐 가설의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 보다는 가설 자체가 나에게 어떤 생각의 자극을 줄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 가설의 신빙성 자체엔 별 관심이 없다. 어떤 확실한 이론도 시간의 힘을 견디지 못해 폐기처분 되는 일이 다반사인 과학 불확정성의 시대에 가설의 진위 여부 따지기에 헛 에너지를 낭비하기 보단 가설을 통한 생각의 발전에 포커스하는 것이 훨씬 더 유익하다.

아무리 멋진 이론이나 가설에 대해서도 믿음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보단 이론/가설을 떠받치고 있는 기본 가정/프레임과 이론이 완성되는 과정을 해부하고 그 속에서 캐조악한 한이 있더라도 나만의 이론/가설을 구축하는 것이 훨씬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아래 유독, 알고리즘 포스트에 적은 것과 같이 책을 소비할 때 저자의 생각을 그대로 내 맘 속에 복사하기 보다는 저자의 생각을 가능케 한 구조적 요소에 더 주목하고 그 구조적 요소들을 해체/재구성해서 나만의 생각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구조의 탄생을 이끌어 내는 것이 훨씬 잼 있고 보람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책을 소비할 때 유독을 하듯이, 이론/가설을 소비할 때도 역시 유독적인 자세를 견지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

  1. '한 권의 책'이라는 개념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 독서의 단위를 굳이 책에 국한시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한 권의 책'이란 개념은 단지 그 책을 쓴 저자의 관점에서 의미가 있을 뿐이지 책을 읽는 독자가 책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요소를 다 받아들여야 할 의무는 없다고 생각한다.  
    • 독서의 기준을 나의 관심 키워드에 맞춘다. 난 단지 특정 책에서 내 관심을 끄는 키워드만 골라서 읽는다. 물론 책을 구성하는 맥락 자체가 나의 구미를 끌어당기는 경우엔 책 전체를 읽는다. 하지만, 그런 케이스는 그리 많지 않다.  나는 책의 구조와 컨텐츠를 내 관점에서 해체/재구축한다. 그런 다음 내 관심에 부합하는 정보에만 주목한다.

  2. '서평'보단 '개념추출'에 집중한다.
    • '한 권의 책'에 의미를 두지 않기 때문에 서평을 적는 일이 극히 드물다. 저자와 대화하기 보다는 저자가 풀어 놓은 키워드 보따리에서 나에게 의미를 주는 키워드에 대한 생각을 확장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 어차피 책을 쓴 저자도 온전히 새로운 개념을 창조한 것이 아니고 기존에 존재하던 여러 가지 정보를 재 조합해서 다소 유니크할 수 있는 개념을 이끌어낸 것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저자가 만들어낸 일종의 가상 레이어라고 할 수 있다. 저자의 프레임에 의존해서 저자가 끌어낸 가상 레이어에 의존해서 서평을 적는 것 보다 내 자신이 보유한 DNA에 적합한 나만의 레이어를 조악하게나마 언급하는 것이 나에겐 더 편한 작업이다. 결국 저자가 이끌어낸 결과물보다는 그 결과물을 가능케 했던 구조적 요소들에 더 주목한다. 저자가 시도한 요소들의 조합은 그냥 참조 데이터로만 간주하고 내 자신이 스스로 조합을 챙기는 편이다. 
    • 결국 책을 쓴 저자와 대화하기 보다는 저자로 하여금 그 책을 쓰게 한 구조적 요소들과 대화하는 것을 더 즐긴다. 책 자체에 대한 '호불호(好不好)'보다는 책을 구성하는 요소 중에 내가 좋아할만한 것이 있는가 없는가가 더 중요하다.

리처드 도킨스의 가설과 리사 랜들의 가설에 이어 이제 이차크 벤토프의 가설을 잼 있는 가설 목록에 올려야겠다. 이차크 벤토프의 가설은 상당히 재미있는 생각의 발아점들을 많이 갖고 있다.  특히 예전에 적었던 진동적 존재로서의 마음 2 포스트와 맥이 닿는 지점들이 많아서 더욱 끌린다. 앞으로 이 가설과 친하게 지내면서 다양한 생각 놀이를 즐겨봐야겠다. ^^




PS. 관련 포스트
숨겨진 우주 - 리사 랜들, You're the inspiration
유독, 알고리즘
진동적 존재로서의 마음 2 - Compilation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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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ad & Lead

    Tracked from mindprogram | 2009/09/16 09:48 | DEL

    작년 10월, 블로그를 개설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블로그를 만드는 것부터 글을 써서..

  • BlogIcon 지구벌레 | 2009/09/16 01:25 | PERMALINK | EDIT/DEL | REPLY

    끊임없는 가설과 끊임없는 그 논증과 폐기, 법칙화,,,이것이 곳 현대 과학 자체인 것 같습니다.
    어릴적 늘 우주를 동경하며 과학자가 꿈이었는데..
    요즘은 밤 하늘 한번 쳐다보는 것도 쉽지 않네요.
    어제도 새벽까지 달리면서도 정작 하늘은 못봤다는..ㅡㅡ;.

    • BlogIcon buckshot | 2009/09/16 09:15 | PERMALINK | EDIT/DEL

      예, 지구벌레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과학은 가설의 흥망성쇠 과정 그 자체인 것 같습니다. 당대 과학의 한계와 관념 속에 갇혀 지내기 보다는 다양한 가설을 즐겁게 소비하며 마음껏 상상하며 사는 것이 훨씬 더 재미있을 것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


  • BlogIcon cataka | 2009/09/16 08:0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시간의 거대한 흐름 속에 남겨지는 것은 없다" 라고 생각합니다만, 오늘 포스팅을 읽고 나니 그저 돌에 불과하다라고 생각햇던 공룡의 화석에서 조차 비물질적인 의도를 느껴보아야 할 듯 합니다.
    그러고 보니 가설에 대한 글인데 엉뚱하게 제 맘에 와닿는 내용에만 댓글을 달고 있네요. ^^;; 괜찮죠?

    • BlogIcon buckshot | 2009/09/16 09:21 | PERMALINK | EDIT/DEL

      질서와 무질서가 서로를 갈망하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역동적 평형관계를 가져가듯이 물질과 비물질도 그런 관계를 이루어갈 것 같습니다. 길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작은 돌덩어리에도 수많은 정보와 의미가 담겨 있을 것이고 그건 충분히 의도로 부를 수 있는 그 무엇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란 환상과 현실이란 관념의 벽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이란 존재는 참 미약하다란 생각을 창의적 가설들을 소비하면서 느끼게 됩니다.. cataka님의 귀한 댓글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 cataka님 맘에 와닿는 내용만 말씀해 주셔도 저에겐 큰 도움이 된답니당~ ^^

  • BlogIcon 엘민 | 2009/09/16 13:39 | PERMALINK | EDIT/DEL | REPLY

    개념을 추출한다. 오늘 이 구절이 특히나 가슴에 와닿습니다 ^^: 소개해주신 책들도 감사하며 읽어보겠습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9/09/17 10:10 | PERMALINK | EDIT/DEL

      점점 책을 읽는다기 보다는 책에서 개념을 추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책을 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책을 읽는 속도도 더욱 빨라지고 이해도도 더욱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책과 상호작용을 역동적으로 하는 것이 책과 잘 지내는 방법인가 봅니다. ^^

  • BlogIcon 대흠 | 2009/09/17 20:19 | PERMALINK | EDIT/DEL | REPLY

    벅샷님 기존 포스팅과 순식간에 연결이 일어나는군요.^^ 20년 전에 읽은 이 책을 다시 들여다 보는 이유는 지금 제가 하는 작업, 물질과 의식간의 관계를 통찰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인데 역시 벅샷님은 자신의 색깔, 가설이란 관점에서 풀어내시네요. 다양한 관점,좋습니다!! 제 고3 딸래미가 리차드 도킨스 얘길 자기소개서에 하더군요. 저는 그가 누군지 모르는데 같은 DNA를 가지고 저와는 다른 길로 가는 딸래미를 위해 시험 끝나면 이 책을 권하려고 합니다. 좋은 review 감사드립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9/09/18 09:36 | PERMALINK | EDIT/DEL

      대흠님께서 좋은 책을 소개해 주셔서 좋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계속 읽어야 할 책으로 자리잡을 것 같습니다. ^^

  • BlogIcon 대흠 | 2009/09/17 20:2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 참고로 저는 어제 구매한 러시아 물리학자가 쓴 3권짜리 '리얼리티 트랜서핑'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좀 특별한 책이라 생각이 드네요. http://www.yes24.com/24/goods/3268498

    • BlogIcon buckshot | 2009/09/18 09:43 | PERMALINK | EDIT/DEL

      와. 멋진 책인 것 같습니다. 바로 주문했습니다. ^^

      PS. 선물해 주신 책 감사히 잘 받았습니다. 귀한 책 귀한 마음으로 보도록 하겠습니다. ^^

  • BlogIcon 지니 | 2009/09/17 22:07 | PERMALINK | EDIT/DEL | REPLY

    님은 천재입니까? 아니, 이 가설들을 일단은 다 이해하신다는 거잖아요... 와우... 저의 낮은 지적능력에 또한번 좌절하고 갑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9/09/18 09:38 | PERMALINK | EDIT/DEL

      헉.. 아니요.. 이해한다기 보다는 가설이 상상력을 강하게 자극하는 느낌이 좋다는 것이고 가설에 대한 이해력은 형편없이 떨어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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