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추법'에 해당되는 글 4건

우발, 알고리즘 :: 2009/12/23 00:03

노는 만큼 성공한다에 연역법, 귀납법, 가추법에 대한 소개가 아주 말랑말랑하게 나온다. ^^
연역법, 귀납법을 넘어서는 창의적 사유를 가능케 하는 제3의 추론방식인 가추법(abduction)은 '아마도(may be)'라는 추측에 기초하는 창의적 추론 방식이다. 

연역법은 '법칙+사례=결과'의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1. 법칙: 모든 심리학자는 또라이다.
2. 사례: 김정운은 심리학자이다.
3. 결과: 고로 김정운은 또라이다.

귀납법은 '사례+결과=법칙'의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1. 사례: 김정운은 심리학자이다.
2. 결과: 김정운은 또라이다.
3. 법칙: 고로 모든 심리학자는 또라이다.

그러나 가추법은 '결과+법칙=사례'의 과정으로 구성된다.
1. 결과: 김정운은 또라이다.
2. 법칙: 모든 심리학자는 또라이다.
3. 사례: 아마도 김정운은 심리학자일 것이다.



혁신은 기획에서 나오지 않는다.
회사에서 '기획'이라 하면 보통 '운영'보다 왠지 수준이 높은 업무라는 인식을 갖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기획에서 많이 쓰는 로직은 연역법, 귀납법에 근거한 논리적 추론 과정이다.  이거.. 겉만 번드르르하고 멋있게만 보이지 사실상 1+1은 2이고 2-1은 1이다와 같은 단순한 수학 연산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연역법/귀납법적으로 사고하면 대개 뻔하디 뻔한 흐름으로 논리가 전개되기 일쑤이다. 그걸 억지로 멋있게 포장하려고 화려한 프레임들이 동원되는 것일 테고..  연역/귀납 논리 기반의 '기획'..  운영보다 밸류 있다고 보기 어렵다.  혁신은 연역/귀납적 '기획'에서 나오지 않는다. 빤하디 빤한 연역/귀납 프레임에서 으찌 혁신이 나올 수 있겠는가? ^^   연역/귀납적 논리 프레임은 새로움을 창출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갖고 있다.  이렇다 할 일탈 없이 정해진 수순만 밟아야 하는 순환적 틀을 벗어날 수 없기에 새로운 인식이 불가능하다.

혁신은 우발에서 나온다.
혁신은 분명 '우연'이란 DNA를 갖고 있다. 우연이 아닌 것은 어쩌면 모두 평범하고 지루한 것들에 불과할 수 있다. 우연을 감지하고 우연에 필연으로 대응하는 자세로부터 혁신의 가능성이 태동한다.  창조적인 과학자들은 연역/귀납에 기반한 수학적 사고에 의존하지 않았던 '아마도'의 예술가였다. 세상의 모든 창의적 사유는 '아마도'로부터 시작한다.  창의력은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을 조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힘이다. 조합을 통한 새로움 창출은 기존 것들에서 뭔가를 버렸다는 걸 의미한다. 기존과 기존의 우연한 만남 속에서 '아마도'라는 호기심/상상력을 갖고 뭔가를 과감히 버리는 진화적 실험을 수행하고 그 버림을 통해 기존과 기존이 새로운 맥락을 띠면서 창발적으로 조합되는 것. 혁신은 우발(우연+창발)에서 나온다.

혁신은 '기획'하지 않은 우발이다. 기획하지 말아야 혁신할 수 있다.  
창의력은 기존과 기존의 우연한 만남에서 새로움을 창발적으로 이끌어 내는 힘이다.  우연한 만남, 우연한 만남 속 버림, 버림을 통한 창발적 새로움 발견..   여기엔 연역/귀납적 사고가 개입될 틈이 별로 없다.  혁신은 기획하지 않은 우발이다. ^^  혁신하고 싶으면 기획을 때려 쳐야 한다.  기획에 경도된 사고 프레임을 확 뒤집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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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J | 2009/12/24 00:1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우연 + 창발=혁신... 정말 멋진 공식(?)입니다.
    그런데 이 우연도 끊임없이 뭔가를 기획하고 준비한 사람만이 감지할 수 있는거 아닐까요?ㅎㅎ
    화학자 케쿨레는 꿈에서 뱀이 꼬리를 물고 빙빙 도는 모습을 보고
    벤젠의 분자구조를 발견했다고 하더라고요...
    평소에 끊임없이 벤젠의 분자구조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했던 케쿨레였기에
    다른 사람들은 단순히 개꿈, 아니 '뱀꿈'으로 치부해버렸을지도 모르는 것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연역, 귀납적 추론 과정에 근거한 기획 활동들은
    이러한 우연을 감지해낼 수 있게 하는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봅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09/12/24 09:54 | PERMALINK | EDIT/DEL

      예,YJ님 말씀에 많이 동의합니다. 우연은 끊임없이 뭔가를 기획하고 준비한 사람이 감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단, 인생에서 '우연'이 차지하는 비중이 생각보다 굉장히 크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우발'을 즐길 수 있는 마음의 유연성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 같아요. 저에게 부족한 포인트를 지적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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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문, 알고리즘 :: 2009/11/18 00:08

응문(應問): 답에 응하여 질문함   vs.  응답(應答): 물음에 응하여 답함


아마, 알고리즘에서 아래와 같이 적은 바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나,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나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오인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 동안 당연히 인과관계인 것으로 알고 살아왔던 다양한 케이스들을 상관관계로 역산하는 놀이를 즐길 필요가 있을 것 같다. Reverse Engineering(역설계)를 하다 보면 편협한 사고의 굴레에서 벗어나 전체적인 구조를 조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돼지고기, 소고기만 뒤집지 말고 생각을 가끔씩 뒤집어 줘야 생각이 잘 익을 수 있다.

연역법/귀납법에 익숙한 '원인→결과' 순서의 사고 흐름을 '결과→원인'으로 역류시키는 가추법 사고는 창의력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선형적/순차적 사고 방식의 한계를 벗어나 가추법 사고를 통한 생각의 역류를 즐기며 살아가고 싶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질문에 대해 대답을 하는
'질문→응답'의 흐름 속에 놓여 있을 때 편하게 느끼기 마련이다.  

그런데,
앞으로는 이 순서를 바꿔서 사고하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세상이 선형적으로 얌전하게만 흘러가지 않고 자꾸 비선형성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정보와 자본이 빛의 속도로 이동하고 어디서 어떤 이벤트가 돌발할지 감을 잡기 어려운 불확실성 가득한 혼돈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정숙한 클래식 모형에 의한 미래 예측이 엄청난 오차를 양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 전반과 주가, 유가, 부동산 등에서의 예측 정확도가 낮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의 예측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누구나 예측만 할 뿐, 예측의 정확성에 대해 사후 책임을 지지 않는 시대.. 이제 예측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다. 누구나 예측하고 누구나 예측을 평가/비판할 수 있다. 예측은 전문가의 영역이 아닌 현대를 살아가는 누구나의 영역이 되었다. 특정 전문가보다 차라리 일반인들의 관점이 집약된 집단지성적인 관측이 훨씬 더 의미가 있을 수 있겠다. ^^      (예측, 알고리즘 중에서)



일반적인 논리와 생각의 흐름인 '질문→응답' 프레임에 주입되거나 얽매이지 않고, '응답→질문'의 거꾸로 프레임에 기반해서 스스로의 생각과 논리를 전개하는 놀이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신문에서 기사를 보거나 블로그에서 포스팅을 보거나 책을 통해 저자의 글을 읽거나 하는 등의 행위는 대부분 선형적인 프로세스로 이뤄지게 되는데, 여기에 '응답→질문' 프레임을 적용시켜 보자는 것이다.

기사, 아티클, 블로그 포스트, 책에 나오는 글들은 대부분 어떤 질문에 대한 응답을 적어놓은 것들이다. 그건 그 글을 적은 저자의 질문이다. 나의 질문, 나의 응답이 아니다.  즉, 기사/아티클/포스트/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맥락 속에 함몰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나와 다른 인생을 살아왔고 나와 다른 생각 체계를 갖고 있는 저자의 질문-응답 과정에 푹 빠져 들어가 보았자 이질감 흡수로 인한 피로감만 쌓일 뿐이다.  저자의 텍스트 자체에 함몰되지 말고 해당 텍스트의 심층기반에 기저하는 '질문을 추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질문 자체에 대한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저자의 질문 이외의 어떤 다른 질문이 존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는 얘기다.  저자가 갖고 있던 질문 이외의 다른 질문을 뽑아내는 것만으로도 글을 읽은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글 표면을 읽지 말고 저자의 질문을 읽고 그 질문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 자신만의 생각을 전개시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읽기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글(응답)에 질문을 던져 저자가 갖고 있지 못한 새로운 질문을 발굴하는 과정을 통해 생각의 힘을 계발할 수 있다. 저자의 응답만 수동적으로 읽어서는 생산적인 읽기 활동이라 보기 어렵다. 수동적인 읽기의 축적은 맥락이 약한 정보들의 단순 집합이 될 것이고 이는 추후에 활용가능한 지식 저장소의 기능을 수행하기엔 턱없는 역부족 교착 상태가 된다. 저자의 질문 자체를 파기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고 글을 읽어야 읽기 활동을 주체적이고 생산적인 것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100권의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응답만 선형적으로 얌전히 읽어나가는 것보다, 1권의 책을 읽고서 저자의 질문을 넘어서는 역동적이고 비선형적인 새로운 질문 하나를 이끌어 내는 것이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선형적인 트랙 속에 함몰될 경우, 수많은 '연관성 약한 타인들의 생각' 집적으로 인해 뇌만 복잡해질 뿐이다.  과감하게 비선형 트랙을 개설하고 그 위에서 자유롭게 저자의 생각 읽기 활동을 전개하고 거기서 자신만의 질문을 계속 창출해야 한다. 그렇게 창출된 질문들은 나의 생각 플랫폼 위에서 다채로운 상호 연관 관계를 맺어나가면서 나의 생각 능력을 증대시켜 줄 것이다. 

남의 질문-응답 프로세스에 함몰되지 말고 남의 질문-응답 프로세스 속에서 자신만의 질문을 창출하고 거기에 자신만의 응답을 만들어내는 활동.  그것이 바로 응문 활동이다.  응답하지 말고 응문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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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뉴런 | 2009/11/18 19:4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이 생각나네요.
    수많은 과학자들이 발견을 하는
    '알고리즘'
    이기도 하죠.

    • BlogIcon buckshot | 2009/11/19 09:54 | PERMALINK | EDIT/DEL

      소크라테스의 대화..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알고리즘이라고 생각합니다. ^^

  • BlogIcon 토댁 | 2009/11/19 21:2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자의 글 표면을 읽지 말고 저자의 질문을 읽고
    그 질문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 자신만의 생각을 전개시켜 나가는 것이 ...

    라 하신 문구가 너무 좋습니다.
    응문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전 책을 빨리 읽지 못하고,
    다 읽고도 마음에 와닿거나 완전히 내것으로 이해되지 않으면
    손에 자꾸 맴돌게 되요.
    리뷰도 못하게 되구요...^^

    • BlogIcon buckshot | 2009/11/20 09:46 | PERMALINK | EDIT/DEL

      저도 응문하도록 노력하려구요. 노력하려는 차원에서 포스팅을 한 건데, 역시 응문이란 게 그리 쉬운 것은 아닌 것 같아요. 계속 의식적인 훈련을 통해 뇌 회로를 개척해야 할 것 같습니다. ^^

  • 까만백구 | 2009/11/30 10:22 | PERMALINK | EDIT/DEL | REPLY

    글 잘 읽었습니다^^정말 좋은 내용입니다.
    책을 계속 읽기는 합니다. 하지만 뭔가 알맹이가 빠진 독서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있었는데 이 글이 명쾌하게 답을 주네요.
    하지만 응문을 실천하는게 쉽지는 않을 것 같네요.
    응문을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 없을까요^^

    • BlogIcon buckshot | 2009/12/01 09:15 | PERMALINK | EDIT/DEL

      까만백구님, 댓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응문을 실천하는 방법.
      저도 아직은 잘 모릅니다만.
      굳이 말씀을 드리자면.

      책을 펼쳐서 책에 씌어진 글을 읽어 나가는 시간과 함께
      책 자체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별도로 확보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책을 열기 전에 책에 대해 생각해 보고
      책을 읽는 도중에 책에 대해 생각해 보고
      책을 덮은 후에 책에 대해 생각해 노고

      이런 시간들이 쌓이고 쌓이면 응문은 자연스럽게 일어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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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알고리즘 :: 2009/11/09 00:09

생각이 차이를 만든다 포스트에서 창의적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사고 도구인 '가추법(abduction)'에 대한 내용을 아래와 같이 인용한 바 있다. 좀 설명이 딱딱하다. ^^
저자는 통합적 사고와 전통적 사고 간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Thinking 도구로 생성추론(Generative Reasoning)을 들고 있다. 생성추론은 연역법,귀납법,가추법을 사용하는데 연역법,귀납법은 전통적 사고에서도 즐겨 쓰는 방법론인데 반해 생성추론의 한 요소인 가추법은 매우 생소한 논리 형식이다. 가추법은 현실의 작은 단서를 갖고 법칙이나 새로운 지식을 추론하는 과학자나 탐정의 추론방식을 의미한다. 연역법,귀납법이 이미 존재하는 현실모델의 진위 여부를 판단하는 기능에 그치는데 반해 가추법은 현존하지 않는 모델을 새롭게 창조하는데 쓰이는 사고도구이다. 의사결정을 위한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매우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로운 모델을 생성하고 그 명제의 개연성을 탐구하는 추론과정인 가추법은 통합적 사고를 위한 핵심 사고 툴이라 할 수 있다.


노는 만큼 성공한다
김정운 저
행복하고 재미있는 성공을 꿈꾸는 사람은 물론, 갑자기 늘어난 여가시간에 당황해하는 사람 모두가 읽어야 할 주5일근무시대의 필독서.  저자는 ‘일하는 것’은 세계 최고이나 ‘노는 것’은 후진성을 면하지 못하는 한국사회의 근본문제를 체계적인 문화심리학적 이론을 통해 통렬하게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늘어난 여가 시간을 개성 있게 즐기지 못하기 때문에 놀면서도 여전히 불행한 이 뿌리 깊은 집단심리학적 질병을 벗어나, 선진사회형 놀이문화가 어떻게 가능한가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노는 만큼 성공한다에 가추법(유추법)에 대한 소개가 아주 말랑말랑하게 나온다. ^^
연역법, 귀납법을 넘어서는 창의적 사유를 가능케 하는 제3의 추론방식인 유추법(abduction)은 '아마도(may be)'라는 추측에 기초하는 창의적 추론 방식이다. 유추법은 연역법을 뒤집음으로써 가능해진다.

연역법은 '법칙+사례=결과'의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1. 법칙: 모든 심리학자는 또라이다.
2. 사례: 김정운은 심리학자이다.
3. 결과: 따라서 김정운은 또라이다.

그러나 유추법은 '결과+법칙=사례'의 과정으로 구성된다.
1. 결과: 김정운은 또라이다.
2. 법칙: 모든 심리학자는 또라이다.
3. 사례: 아마도 김정운은 심리학자일 것이다.

유추법은 모든 심리학자는 또라이다라는 가설적 법칙과 김정운은 또라이다라는 결과를 통해 아마도 김정운은 심리학자일 것이다라는 개별적 사례에 대한 새로운 추측을 가능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학주의는 연역과 귀납의 순환적 틀을 벗어날 수 없기에 새로운 인식이 불가능하다. 새로운 지식을 창조했던 모든 과학자들은 이 '아마도'의 예술가였다. 세상의 모든 창의적 사유는 이 '아마도'로부터 시작한다.

연역법은 법칙→사례→결과로 사고의 흐름이 진행된다.  최초 시작 포인트가 법칙이다.  즉, '닥치고 법칙 사수'에 기반해서 논리가 전개되므로 '사례에 따른 예상 결과'를 법칙에 어거지로 끼워 맞춰 도출하기 마련이다. 이런 사고 프레임에선 새로운 것이 나오기 어렵다.

귀납법은 사례→결과→법칙으로 사고의 흐름이 진행된다. 이미 경험한 사례와 결과를 통해 법칙을 끌어내는 것이므로 현상에 대한 해석 능력만 배양될 뿐, 새로운 뭔가를 만들어내는 사고력은 기를 수가 없다. 그저 '사례와 결과 사이에 존재하는 인과관계'를 기계적으로 기술할 뿐이다.

반면, 가추법은 결과→법칙→사례로 사고의 흐름이 진행된다. 연역법과 귀납법의 사고 흐름과 큰 차이를 보인다. 연역법,귀납법은 모두 '사례→결과'의 사고 흐름이 존재한다.  연역법은 건조한 법칙에 따라 '사례→결과'의 인과 고리를 꿰어 맞추고, 귀납법은 '사례→결과'의 해석에 의해 법칙을 건조하게 도출한다.  가추법은 다르다. 결과를 놓고 법칙과 사례를 상상한다. 상상하기 위해선 아마도?, 혹시?와 같은 천진난만하고 역동적이고 유연하고 엉뚱스런 가능성 탐구 자세가 절실히 요구된다.  사고의 흐름을 잡아주는 구조(법칙/가설 or 인과관계)가 없는 상황 속에서 결과만을 놓고 법칙(가설)과 원인을 상상하는 사고방식을 몸에 붙이기 위해서는 논리위계적인 선형적 사고가 아닌 비선형적/방사적/입체적 사고가 필요하다.  마인드맵을 그리듯이 정보와 정보 간의 연관구도를 다차원 네트워킹 구조로 그려낼 수 있어야 한다.


가추법 사고가 인과관계를 거꾸로 뒤집는 순서로 전개된다는 점은 예전에 쓴 '역산, 알고리즘' 포스트를 떠올리게 한다.
일상생활 속에서나,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나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오인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 동안 당연히 인과관계인 것으로 알고 살아왔던 다양한 케이스들을 상관관계로 역산하는 놀이를 즐길 필요가 있을 것 같다. Reverse Engineering(역설계)를 하다 보면 편협한 사고의 굴레에서 벗어나 전체적인 구조를 조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돼지고기, 소고기만 뒤집지 말고 생각을 가끔씩 뒤집어 줘야 생각이 잘 익을 수 있다. 

연역법/귀납법에 익숙한 '원인→결과' 순서의 사고 흐름을 역류시키는 가추법 사고는 창의력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돌이켜 보니, 난 평상시에 '아마도'란 말을 자주 하지 않고 사는 것 같다. 선형적/순차적 사고 방식에 너무 익숙해져 있는 탓일 것이다. 앞으론 연역/귀납법적 사고의 한계를 벗어나 가추법 사고를 통한 생각의 역류를 즐기며 살아가고 싶다.  생각 뒤집기를 잘하려면 '아마도'란 주문을 달달 외워야 하겠고. ^^





PS 1. 관련 포스트
창의적 의사결정 Algorithm = Opposable Mind (생각이 차이를 만든다)
역산, 알고리즘

PS 2. 위에서 인용한 연역법, 귀납법, 유추법(가추법) 자체에 대한 더 구체적이고 프로페셔널한 설명은 inuit님의 가장 듣고 싶은 한 마디 yes!의 155~161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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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토댁 | 2009/11/09 17:21 | PERMALINK | EDIT/DEL | REPLY

    허걱..
    어제 친구네 놀러오서 숯불에 돼지고기 열심히 뒤집어 먹었습니다.
    들켰넹..ㅋ

    열심히 생각도 뒤집어 보겠습니다..히히
    "생각"이라는 녀석만큼 매혹적인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생각대로 !....^^

    건강한 오늘 되세욤~~

    • BlogIcon buckshot | 2009/11/09 21:43 | PERMALINK | EDIT/DEL

      고기 뒤집기는 예술의 영역인 것 같습니다. 참 어렵기도 하고 오묘하기도 한 것이 고기 뒤집기인 것 같아여~

      생각도 마찬가지구요~ ^^

  • BlogIcon 가트렘 | 2009/11/10 05:0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생각뒤집기만큼 어려운게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살아온 환경과 과정이 함축되어 고유의 사고방식을 갖게 되는데 이를 뒤집어야하니 어렵기 마련이겠지요..
    어쩌면 그래서 생각뒤집기, 역설계가 이루어졌을때 '새로운 면(세계)'를 보았을때의 그 설렘이란게 있을거란 생각이 드네요 :)

    아, 그리고 '아마도'전에 혹시 'Why so?'라는 단계가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당연한 것들부터 왜? 그건 왜 그런가? 라는 생각에서 출발해야
    '아마도..~~하지 않을까', '혹시...?' 이러한 결론이 나오지않을까요?^^;

    늦은밤 자기전에 포스팅 감사히 읽었습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9/11/10 22:07 | PERMALINK | EDIT/DEL

      예, 가트렘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살아온 환경의 결을 따라 사고가 굳어졌기 때문에 생각을 뒤집기는 매우 힘이 들 것 같습니다. why so와 아마도의 습관을 몸에 붙일 수 있도록 와이소~ 아마도~라는 주문을 계속 외우고 다녀야 할 것 같습니다. 귀한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

  • BlogIcon inuit | 2009/11/20 00:4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앗.. 막판에 달려있는 제 책 멘션. ^^;
    고맙습니다. 눈여겨봐 주셔서. ^^

    • BlogIcon buckshot | 2009/11/20 09:50 | PERMALINK | EDIT/DEL

      아무리 생각해도 inuit님의 금번 작품은 역작인 것 같습니다. 텍스트 하나 하나가 살아 숨쉬는 느낌이 정말 인상적이에요. ^^

  • BlogIcon 행복한상상 | 2009/12/25 11:3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도 이 책 아주 재밌게 봤습니다. 최근에 나온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고 역시 마찬가지였구요. 강단에 있는 교수님들도 이렇게 재밌게 강의하시면 좋을 텐데 말이죠. 잘 적응이 안되긴 하지만, 키워드 제목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9/12/25 15:40 | PERMALINK | EDIT/DEL

      행복한상상님,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덕분에 다시 한 번 아마도 알고리즘을 상기할 수 있게 되어 너무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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