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 있는 아빠 2' 포스팅을 한지 3개월이 되어 가면서 누워 있는 아빠가 앞으로 어떤 식으로 발전해 나가야 할지에 대해 고민을 좀 해보았다. 언제까지 누워서 딸아이의 콩콩이를 받아내는 인간 놀이기구로만 기능할 것인가? '누워 있는 아빠'로서의 브랜딩을 유지하면서 또 다른 가치를 창출할 수는 없는 것인가?
얼마 전 와이프가 무심코 딸아이가 나중에 커서 의사가 되었으면 한다란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누워 있는 아빠.. 의사 딸.. 누워 있는 아빠.. 의사 딸..
음..
의사의 고객은 환자. 의사는 환자를 필요로 한다. 딸아이에게 필요한 건 환자. 난 누워 있다. 환자는 아프니 누워 있기 마련이다. 그럼 난 환자인 척 할 수 있다.
그렇다! 누워 있는 아빠 = 환자라는 등식이 가능한 것이다!
바로 실행에 옮겼다.
콩콩이를 하다 말고 갑자기 배를 움켜잡고 마루 바닥에서 뒹굴었다. "딸아~ 딸아~ 아빠 배가 아파.. 아빠 배 좀 고쳐 줘..."
딸아이는 바로 의사 놀이기구를 갖고 와서 환자 아빠를 진료하기 시작한다. 환자의 눈을 까뒤집고 청진기를 대고 귀를 후벼 파고 입을 벌려 막대기를 쑤셔 넣고 배에 주사를 놓는다. 환자는 의사의 갖은 노력에도 불고하고 좀처럼 병이 완치되지 않고 의사 딸로 하여금 여러가지 임상실험을 하도록 유도하면서 시간을 최대한 끈 후에 마지 못해 병이 낫는다.. 의사 딸은 매우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아빠를 완치시키는 행복감을 맛본다.
이거 참 좋은 솔루션인 것 같다. 난 '누워 있는 아빠' 브랜딩을 계속 강화할 수 있고 예전 콩콩이에 비해 훨씬 수월하게 바닥에 누워 있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딸아이와 계속 교감을 나누면서 놀 수 있다. 더군다나 딸아이는 자신 안에 숨어 있는 의사 본능을 발굴하고 키워나가면서 장래 의사의 꿈을 자연스럽게~ 키울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