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unication as a platform - 간접성과 확장성이 강한 침투력을 낳는다. :: 2007/09/04 00:05



짐 콜린스의 'Built to last'를 보면 visionary company의 특징 중 하나로 'Clock Building Not Time Telling'을 제시하고 있다.  비전 기업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탁월한 아이디어의 집행이나 카리스마적 리더십 보다는 영속 가능한 회사 자체를 구축하는 것이란 얘기다.  

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에서 유전자는 시간적 지연의 제약 때문에 스스로 인간이라는 생존 기계를 time telling 형식으로 지배하지 않고 컴퓨터 프로그램 작성자처럼 간접적으로 생존 기계의 행동을 제어한다고 말하고 있다.  유전자가 하는 일은 미리 생존 기계의 체제를 만드는 것이고 그 이후엔 생존 기계는 완전히 독립하게 되고 유전자는 그 속에서 그저 수동적인 상태로 머물게 된다고 얘기한다.    또한, 리처드 도킨스는 소설 '안드로메다의 A'를 예로 들면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지구에서 200광년 떨어진 안드로메다 성좌에서 지구로 자신들의 문화를 전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광속의 한계 때문에 상호 간의 대화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지구로부터의 회답을 처음부터 포기하고 일방적으로 메세지를 전파로 송신하는 것 밖엔 방법이 없다.  그 메세지는 일종의 프로그램으로써 다양한 메세지 수신자의 자발적 참여에 의해 완성되는 확장성 높은 방식을 택하고 있을 것이다.   리처드 도킨스는 안드로메다에서 지구에 대한 메세지 전파와 이를 통한 지구 컨트롤을 위해 지구상에 컴퓨터를 간접적으로 구축했던 것 처럼,  인간의 유전자도 뇌를 만들어서 간접적으로 통제를 하게 된 것이고 유전자가 인간을 인형 끈으로 조정하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로 유전자의 단백질 합성 속도가 매우 느리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결국, 단백질 합성엔 많은 시간이 걸리고 인간의 행동은 신속하게 일어나므로 인간을 통제하기 위해선 될 수 있는대로 많은 가능성들에 대처하기 위한 규칙과 충고를 사전에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미리 최선의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로버트 그린은 '전쟁의 기술'에서 마키아벨리가 자신의 생각과 조언을 널리 퍼뜨릴 수 있는 권력을 열망했지만 정치계에서 그러한 욕망이 좌절되자 저술활동을 통해 권력 획득을 시도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마키아벨리는 권력자들이 쉽사리 자신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과 권력을 갖지 못한 자들은 자신의 철학이 지닌 위험한 측면들을 두려워할 것이라는 점을 미리 간파하고 자신의 저서를 읽을 독자들의 방어벽을 깊이 꿰뚫을 수 있는 수사적 책략으로써 설득력 강한 실용적 조언, 역사적 일화의 적극적 차용, 꾸밈없고 간결한 어조, 정해지지 않은 결론 등의 컨셉을 무기로 독자의 마인드에 성공적으로 침투하게 된다. 


짐 콜린스, 리처드 도킨스, 로버트 그린의 저서에서 난 비슷한 패턴을 발견할 수 있었다. 

기업이든, 유전자의 속성이든 사상이든 영속성을 추구하기 마련이다.
  영속하기 위해선 강한 전파력과 번식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전파는 일종의 커뮤니케이션이고 커뮤니케이션이 성공적이기 위해선 침투력이 강해야 한다.  침투는 저항을 낳기 마련이다. 저항을 떨어 뜨리기 위해선 메세지 수신자의 능동적이고 자발적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플랫폼적인 접근 방법을 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유전자가 시간적 제약 때문에 인간의 몸 속에서 수동적인 존재로 기능하는 것 처럼 보이나 사실 그 수동성이 커뮤니케이션의 대상인 인간으로 하여금 자신이 능동적으로 모든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착각을 갖게 하는 것이지 사실 인간을 통제하는 원초적이고 기본적인 프로그램적 입력은 이미 뇌 속에 심어졌고 그것을 통제하는 강력한 사령관이 유전자가 아닐까 생각한다. 플랫폼이 갖고 있는 간접성과 확장성이 커뮤니케이션 영역에 접목되었을 때 매우 파워풀한 침투력을 갖게 된다는 사실이 매우 재미있었다.

마키아벨리의 사례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의 시공간적 제약이 '책'을 통해 극복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리마인드하게 되었는데 오랫동안 읽히는 고전들은 200광년 떨어진 안드로메다에서 온 메세지와 같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구나란 생각이 든다.   리처드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에서 인간을 유전자(gene)를 실어 나르는 도구(vehicle)로 묘사했다면 책은 저자의 사상(meme)을 실어나르는 또 하나의 중요한 도구(vehicle)인 것 같다.  양자레벨에서 인간을 바라볼 때... - 비국소성의 원칙 (Non-locality)

"Communication as a platform" - 간접성과 확장성이 강한 침투력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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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snowall | 2007/09/04 10:07 | PERMALINK | EDIT/DEL | REPLY

    비슷한 시도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피용에서 보이죠. 결국 영속에는 실패하지만, 유전자 전달에는 그럭저럭 성공하더군요. 회사는 새로운 원소(신입사원)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폐쇄계와는 다르지만, 아무튼 남들에게 자신의 사상을 전파하여 남들을 움직이는 것도 꽤 재미있는 일이죠. 또한, 책을 통해서 미래와 소통하는 것도 마찬가지가 되겠네요.
    저도 지금 회사원 한명을 외부에서 상담해주는 형태로 "조종"하여 그 친구를 성공시키는데 일조하는 것으로 성공의 대리만족을 느껴볼까 생각중인데, 이친구가 또 제 맘대로 따라주는 것이 아니고 제가 회사 내부 상황을 명확히 아는게 아니라 힘들군요. 이것이 인간을 간접적으로 조종해야 하는 유전자의 고뇌인가요...-_-;

    • BlogIcon buckshot | 2007/09/04 13:06 | PERMALINK | EDIT/DEL

      snowall님, 트랙백 잘 보았습니다. 책이 집단지성의 한 형태라는 말씀에 절대 동감합니다. 책을 쓰기 위해 동원한 경험과 지식은 저자에게 영향을 준 수많은 타인들로부터 기인한 것이 대부분일테니 책이야말로 집단지성의 대표적 사례인 것 같습니다. "미래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으면 미래에 질문을 던지거나 미래에 나올 질문에 대답부터 하라"는 말씀이 너무 인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질문을 한다는 생각은 이전부터 하고 있었는데 대답을 미리하라는 말씀은 아주 새롭게 다가옵니다. 저도 앞으로 대답하는 연습을 좀 해봐야겠습니다~

      * 인간을 간접적으로 조종해야 하는 유전자의 고뇌와 노하우를 배우고 싶은데 대화가 안되어서 답답합니다. 유전자와 어떻게 하면 소통할 수 있을까요? 결국 유전자 대가들의 저서를 읽는 것 밖엔 답이 없는건지.. ^^

  • 아이스박스 | 2007/09/04 15:58 | PERMALINK | EDIT/DEL | REPLY

    드디어 내가 기다리던 아이스박스~ ! 창단멤버를 구한단다! 이 기회를 놓칠수 없지~
    이번엔 꼭 돼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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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동영상 제작자 대상(UCC Creator) : UCC 편집 및 여러사이트 한번에 등록 부분 강조
    3) 동영상 이용자 대상(view, scrap) : 서비스 소개 및 UCC 뷰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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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합니다.

  • BlogIcon snowall | 2007/09/04 21:3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유전자의 고뇌라...
    유전자는 생각을 안하니까, 고뇌할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조금이라도 자신을 퍼트릴 수 있었던 형태의 유전자가 많이 살아남아 있는 것이죠. 0.1%의 차이라도, 그것이 번식에 유리하다면 그러한 차이를 가진 놈이 더 많이 살아남는 겁니다. 유전자가 의도해서 자신을 변형한게 아니라, 엄청나게 많은 변형태 중에 적합한 놈만 살아남은 것이죠. 시작과 끝을 잇는 경로를 살펴보면 마치 유전자가 자연에 적응하고 고민해서 머리 좋게 찾아간 것 같지만, 실제로는 99%가 실패하고 1%도 채 안되는 것들만이 간신히 살아남은 겁니다. 어떤 면에서, 지금의 "인간"이 겪고 있는 생존 경쟁과는 비교도 안되는 무시무시한 경쟁이죠. 그래도 사람은 불쌍하면 살려주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유전자가 살아남은 방식을 인간으로서 시도하려면, 수백만개의 아이디어 중에 단 한개만 건지는 한이 있더라도 수백만개의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야 할 겁니다. 그리고 자연에서 살아남은 유전자와 그 유전자가 어떤 표현형을 만들어내는지를 공부해서 응용해야겠죠.

    • BlogIcon buckshot | 2007/09/04 21:47 | PERMALINK | EDIT/DEL

      맞습니다. 번식이라는 하나의 목적만을 향해 치열한 게임을 벌여나가는 유전자의 행동을 해석하기 위해 여러가지 모델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 처럼 대수의 법칙에 입각해서 무수히 많은 아이디어 시도와 해석을 반복하면서 모델을 정교화해나가는 것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 BlogIcon 그리스인마틴 | 2008/01/16 17:3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거 상당히 흥미로운 이야기네요.
    일단 한번 읽어봤지만 머리에 쏙 이해가 안되네요.
    스크랩해서 찬찬히 살펴봐야겠습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8/01/16 19:46 | PERMALINK | EDIT/DEL

      그리스인마틴님께서 멋진 포스팅을 올려주신 나름 심각한 마음으로 적었던 이 포스팅을 다시금 떠올릴 수 있어서 넘 좋았습니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계속 생각을 해볼 계획입니다. 여러가지 관점에서 사유해볼 가치가 있는 주제인 것 같아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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