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터아웃 :: 2014/04/25 00:05

정보를 소비하면서 수없이 많은 filter-in, filter-out을 한다.

그렇게 하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정보는 내 입맛에 맞는 것만 필터인 체계 안으로 인입되고 내 입맛에 맞지 않는 것들은 필터아웃되면서 시야에서 멀어진다.  모바일 디바이스는 그런 경향을 더욱 가속화시킨다. 철저히 내 스타일에 부합하는 정보만 가시권 안에 진입될 수 있다.

이는 설정의 함정으로 이어진다. 내가 보는 정보가 내 취향에 의해 철저히 재단되어 가는 흐름 속에서 나의 정보 에이전트는 세상에서 발생되는 정보를 골고루 제공해주기 보다는 내가 설정한 암묵적 룰에 의해 충분히 필터링된 정보만 나에게 전달해주는 경향이 고도화 되어간다.

점을 보러 가는 행위 자체가 점쟁이에게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리는 설정 속으로 스스로 기어들어가는 것인데, 정보의 홍수 속에서 필터링된 정보만 소비하는 행위는 간신배들로 둘러 쌓인 임금님의 귀와 그닥 다를 바 없는 형국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내가 현재 대단한 뭔가를 창조해 내거나 세상을 바꿀 만한 혁신적 사고/행동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면, 현재 내 자신이 운용하고 있는 필터링 체계에 대해서 심각하게 비판적 견지를 취해볼 필요가 있다. 결국, 나는 무수히 많은 올바른 견해를 필터아웃하고 있으며 창의적 생각, 틀을 깨는 행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다가올 때 그것을 무참히 짓밟고 무시하는 스탠스를 취했을 것임에 틀림이 없으니까. ^^

Filter-In은 Filter-Out과 동전의 양면 관계다.  뭔가를 필터인 하게 되면 필히 뭔가를 필터아웃 하고 있는 것이고, 뭔가를 필터아웃 하면 반드시 뭔가를 필터인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내가 오늘 무엇을 필터인 했는가 리뷰 해보자. 그러면 내가 필터아웃한 것이 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내가 지난 1개월 동안 대단한 발명을 해내지 못했다면, 내가 지난 1년의 시간 동안 딱히 뭔가를 바꾸지 못했다면, 지나간 나의 필터인/필터아웃 체계를 충분히 비판해 보아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내가 필터아웃한 것들.  그게 은근 찾기가 쉽지가 않다. 그것을 찾는다는 건 어쩌면 나의 정체성에 변혁을 가하는 도전이 될 수도 있다. 필터는 정체성을 발현하는 행위다. 나의 필터아웃 아카이브를 뒤지고, 나의 타임라인 상에서 수시로 필터아웃되고 있는 것에 숨결을 불어넣는 시간을 단 5분이라도 가질 수 있다면..

필터아웃에 대한 각성 노력.
나를 알게 되는 가장 강력한 방법론이 될 것 같다. ^^




PS. 관련 포스트

이성 필터
초점
혁신의 기회와 캐쉬 메모리
'타임라인'이란 이름의 감옥
'나'라는 이름의 망(web)
컨텐츠 바리스타
설정 자체가 함정이다.
개인화 필터와 1인 미디어의 탄생
범용,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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