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쳐, 재회, 태깅 :: 2014/06/11 00:01

포켓이란 앱을 즐겨 사용한다.  PC나 모바일로 웹을 서핑하다가 관심 가는 정보가 있으면 캡쳐한다.  그리고 나중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타이밍에 그것을 열어서 다시 훑어본다.  훑어보면서 그 정보에 어울리는 단어로 태깅을 하고 어떤 경우엔 페이지 내용을 찬찬히 읽어 내려가기도 한다. 캡쳐는 순간이고 리뷰는 차분이다.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갔던 정보를 다시 만날 때, 특히 그 정보를 잊고 있다가 다시 만날 때, 그 만남은 새로운 맥락 속에서 재조명된다.  태깅을 하면서 그 재조명의 순간을 음미한다.  캡쳐하는 순간 태깅할 수도 있고 나중에 재회할 때 태깅할 수도 있다. 태깅을 한다는 건 접한 정보에 대한 나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다. 단순히 해당 웹페이지에 부합하는 단어를 부여하는 행위에 그치지 않는다. 정보를 접했을 때의 순간적 느낌이 태그가 되기도 하고, 정보를 정독하고 난 후 해당 정보를 떠올리기 좋은 단어가 부여되기도 한다. 또한, 정보와는 동떨어진 결을 타고 흐르는 나의 생각을 감당할 수 없어서 할 수 없이 그 생각의 단면을 단어로 직서하기도 한다. 정보를 만나는 방식을 다변화시키면 정보와의 접점이 다양한 양상을 띠면서 나와 정보가 만나서 상호작용하는 맥락이 다채로워지고 그런 분위기 속에서 나는 정보에 대한 다채로운 태그를 쏟아낼 수 있고 정보는 나에 대한 접근 방식을 다양하게 가져가면서 나와의 만남을 다양한 스냅샷으로 변주한다.

컨텐츠와 만나는 나는 일종의 컨테이너다. 컨테이너는 다양한 컨테이너와 상호작용하면서 컨텐츠를 운반한다.  정보 운반은 상품 택배와는 다른 메커니즘을 띤다. 상품 택배는 상품이 훼손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최대한 상품을 원형 그대로 보존한 채 특정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옮겨야 한다. 반면, 정보는 운반 과정 속에서 얼마든지 내용물이 변형될 수 있다. 아니 변형될 수 밖에 없다. 옮기는 사람 자체가 정보에 변형을 가하는 자일 수 밖에 없어서 그렇다.  정보를 옮기는 자가 웹페이지여도, 서비스여도, 사람이어도 정보는 옮겨지는 과정 속에서 불가피한 변형을 받게 된다. 

암묵적으로 운반되는 정보에 가해지는 변형을 보다 명시적인 맥락 속에서 의식적으로 감지하는 놀이가 흥미롭다. 정보를 처음 만났을 때 받은 느낌. 정보를 캡쳐할 때의 마음. 나중에 정보를 다시 만났을 때 정보에 대한 잔존 기억. 재회를 통해 정보를 새로운 시공간에서 다시 리뷰할 때의 감정. 이런 모든 것들이 정보와 나 사이에서 생성되는 서사이다.  그 서사는 어떤 소설보다도 인간적이고 어떤 영화보다도 드라마틱하다.

포켓이란 앱을 즐겨 사용한다. 나는 오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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