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판 놀이 :: 2013/07/10 00:00

딸내미가 주말에 해야 할 공부,숙제를 하지 않고 맨날 친구들 불러서 하루죙일 놀기만 해서 골머리를 앓다가 급기야 아래와 같이 딸내미로부터 약속을 받아냈다. 그리고 도래한 주말. 딸내미가 여전히 놀 궁리만 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딸내미에게 아래 약속을 환기시키고 딸내미를 마구 때려 주었다. 딸내미는 맞아도 할 말이 없었다. 본인이 직접 판서한 내용이니 빼도 박도 못할 수 밖에. 꼼짝없이 약속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딸내미는 고삐 풀린 망아지에서 순한 양으로 사뿐히 변신한 후에 숙제를 하기 시작했다. 매우 흐뭇하고 통괘했다. 얄미운 딸노무시키 꼼짝없이 걸려들었어! ^^






그리고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나도 딸내미랑 그닥 다를 게 없는 것 같다. 딸내미만 칠판에 뭘 적게 할 것이 아니라 나도 뭔가를 적고 그것을 수행하는지 여부를 체크해야 할 것 같다. 아니면 나도 맨날 친구들 불러서 퍼질러 노는 초딩과 별반 다를 게 없는 수준이니까. 리더는 팔로워를 보면서 팔로워에 투영된 자신의 모습을 본다. 팔로워는 리더를 보면서 리더에 투영된 자신의 모습을 보듯이, 나는 딸내미를 보면서 딸내미에 투영된 나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난 칠판에 적힌대로 딸내미를 신나게 때려주면서 나는 나 자신을 퍽퍽 때리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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