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 :: 2014/05/30 00:00

4월19일에 이사를 갔다. 
이사를 간 김에 책장을 바라보며 책상에 앉는 구조로 바꾸어 보았다.
허구한 날 책장을 바라보며 앉아 있게 되었다.
구도에 변화가 일어나자 책장 자체를 꾸미고 싶은 욕구가 생겨났다. 
예전의 책장은 단지 책을 꽂아 놓는 보관소에 불과했다.
그런데 책장을 수시로 바라보는 상황으로 진입하다 보니 책장에 변화를 주고  싶어졌다.
마치 오프라인 서점에서 많이 팔고 싶은 상품을 전진배치하는 것과 유사한 심경이라고나 할까.
예전에 읽었던 책 중에 다시 읽어볼까 말까 하는 책을 빼서 앞면 배치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책을 쉽사리 읽지는 않고 단지 책 표지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놀이를 즐기게 되었다.
그러다 보면 책 내용이 새록새록 떠오르기도 하고
책 내용에서 이탈하여 나만의 레일을 닦아나가는 상상력 자극 놀이도 하게 된다.

단지 책장을 바라보는 빈도가 늘어났을 뿐인데.
책에 대한 시각적 접근성이 제고됨에 따라
책장을 일종의 프론트 페이지로 규정하게 되고
그것을 관리하는 리소스를 탄생시키고 만 셈이다.
그렇게 된 상황의 흐름에 재미를 느낀다.
바라본다는 것은 그런 거다.
바라보면 바라봄의 대상은 살아 움직이게 되는 거다.
내가 움직여 놓은 게 아니라 그것이 움직인 거다.
그것이 움직이고 싶어진 거고 난 그것의 욕망에 의해 조종된 거다.

나는 책장을 바라보았고
책장은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도 움직이게 되었다.

이사를 갔고
책장을 봤고
이제 책장이 나를 바라보고 있다.
책장의 시선이 따사롭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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