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알고리즘 :: 2009/09/14 00:04

브라이언 그린의 우주의 구조에 이런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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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과학적/철학적으로 규명/통찰되지 못하고 있는 희뿌연 안개와도 같은 개념인 것 같다. 시간이 시계를 만나서 정량화된 개념처럼 보이고 시간이 돈을 만나서 통제/관리 가능한 대상인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시간은 정말 규정되기 어려운 그 무엇인 것 같다. 그런데도 시중에는 '시간관리'라는 말이 너무도 당연한 것인양 사용되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시간은 관리될 수 없는 것이다.  시간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는데 어떻게 시간을 관리한다는 말인가? ^^

최근에 Quit Managing Your Time… and Start Managing Your Attention 아티클을 읽었다.  참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  뭔지도 잘 모르는 시간을 관리하려 들지 말고 그나마 통제/관리를 해보기라도 할 수 있는 attention(주목)을 관리하라는 말. 달을 가리키는데 달을 보지 않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는 것. 관리 가능할 수 있는 주목에 포커스하지 않고 절대 관리 불가능한 시간에 포커스하는 것.  ^^

Staying “Inside the Boat”

Charlie Jones is a sportscaster. At the 1996 games in Atlanta, preparing for the broadcast, Jones interviewed the canoe rowers and asked them what they would do in cases of rain, strong winds, or breaking an oar. The response was always the same: “That’s outside my boat.”

After hearing the same answer again and again, Jones realized that these Olympic athletes had
a remarkable focus. In their attempt to win an Olympic medal, he wrote, “
They were interested only
in what they could control
—and that was what was going on inside their boat.”

-
Quit Managing Your Time… and Start Managing Your Attention 아티클 중에서 -

카누 선수는 보트 안에 집중해야 한다.  물론 카누를 하다 보면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노가 박살 날 수 있다. 하지만 보트 밖에서 일어나는 일에 지나친 에너지를 쏟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보트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에 대부분의 리소스를 투입하는 것이 최고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방법이다. 통제 불가능한 요소에 대한 헛된 미련을 최소화하고 통제 가능한 요소에 거의 올인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비즈니스는 점점 희소해져만 가는 소비자의 attention(주목)을 갈구하고 있다. 정보, 상품, 서비스 공급 과잉 시대엔 소비자의 주목이 최고의 힘을 갖는다. 주목은 이제 최고의 자원으로 급부상했다. 인간은 누구나 'attention(주목)'이란 완소 자원을 보유하고서 '시간'이란 통제 불가능한 덧없는 꿈 속을 살아간다. 엄청난 자원을 갖고 있는 만큼, 수시로 자신에게 물어봐야 한다. 지금 이 순간 나는 나의 주목을 최적 투자하고 있는가? 그리고 최적의 투자처가 아닌 곳에 주목이란 소중한 자원을 쓰는 것에는 단호히 NO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주목을 어디에 쓸 것인지 못지 않게 어디에 주목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선언도 반드시 필요하다. 할 일 리스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지 말아야 할 일 리스트인지도 모른다.


The myth of time management never dies.

Many people enroll in 'time management' classes and learn techniques like making to-do lists. That’s fine. Lists can be useful, even
satisfying. It’s great to experience that rush—Ahhhh!—as we check something off the list. However, by the end of the day, or the week, or the month, most people discover projects that are still not checked off and some projects they haven’t even started. That’s when frustration begins to set in. The time is gone, and there’s no way to get it back.

You can’t manufacture time, you can’t reproduce time, you can’t slow time down or turn it around and make it run in the other direction.

You can’t trade bad hours for good ones, either. About all the time management you can do is to cram as much productive work as possible into each day.

What you can manage, however, is your attention.

Attention is a resource we all possess. It’s a lot like time. In fact, as long as we are awake, we produce a continuous stream of it. But how effectively do we use this valuable resource? That depends on where we direct our attention and how intensely we keep it focused to produce the desired results.”

- Quit Managing Your Time… and Start Managing Your Attention 아티클 중에서 -


아인슈타인의 말대로 과거, 현재, 미래는 인간의 뇌리를 떠나지 않는 끈질긴 환영인지도 모른다. 환영일지도 모르는 '시간'에 주목하지 말고 나의 주목에 주목해야 한다.  확실한 것에 포커스할 수록 확실한 것을 얻을 가능성이 높으니까.. ^^



PS. 관련 포스트
기억과 자아 사이
무식, 알고리즘
시간과 공간의 밀월관계
집중,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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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초하(初夏) | 2009/09/14 02:2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도 최근에 현병택의 책을 읽었습니다. 글 엮어놓습니다.

    오랜만에 다녀갑니다. 잘 지내시죠 ?
    바쁘신가,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가... 하면서 다녀갑니다. ㅎㅎ

    실은 공지 내용이 있습니다.
    이번 9월에 진행 예정이었던 '제4차 동시나눔'은
    '제1차 공동기부' 책나눔으로 대신하려고 합니다.
    엮은 글 보시고, 심사숙고 하셔서 동참을 부탁드립니다.

    좋은 밤 보내시고, 풍요로운 가을, 멋진 한 주 열어가시길 바랍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9/09/15 21:07 | PERMALINK | EDIT/DEL

      초하님, 댓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요즘 좀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정신이 좀 없다 보니 초하님께서 진행하시는 행사에 참여하기가 좀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꼭 참여해야 하는데... ㅠ.ㅠ

      빨리 정신차리고 뜻깊은 행사에 참여하는 보람을 꼭 누리고 싶습니다...

  • BlogIcon 지구벌레 | 2009/09/14 11:3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좋은 글 잘 봤습니다.
    한정된 자원과 시간에서 적절한 지점에 주목하는 건 정말 중요한 거 같습니다.
    통제안될 이야기들에 낭비하는 자신을 발견할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조금 엇나간 이야기지만. 때론 포석과 여유도 필요하지 않나 싶기도 한데요.
    집중과 분산의 조화...

    • BlogIcon buckshot | 2009/09/15 21:08 | PERMALINK | EDIT/DEL

      집중과 분산의 조화.. 포석과 여유.. 지구벌레님께서 귀중한 단어를 저에게 선물해 주셨네요. 항상 지구벌레님의 댓글을 통해 많이 배우고 깨우치고 있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 BlogIcon 뉴런 | 2009/09/14 19:32 | PERMALINK | EDIT/DEL | REPLY

    와 정말 좋은 글이로군요.
    최근에 봤던 포스팅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네요.

  • BlogIcon 펀드맨 | 2009/09/14 22:20 | PERMALINK | EDIT/DEL | REPLY

    헛된 미련을 버리고, 통제 가능한 것에 집중히라. 알면서도 잘 않되더군요. 특히, 비행중 토네이도로 비행기가 급강하할때는 내가 아무리 두려워해도 떨어지는 비행기를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두려움을 지울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일상속에서 통제가능한 많은 것들을 통제하지 않고 과거를 반추하거나, 미래를 그려보는 따위로 시간을 보내곤 합니다. ㅎㅎ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계속 훈련시키는 일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알고 있다고 해도 쉽사리 실천되지 않는 일이니까요. ~~

    • BlogIcon buckshot | 2009/09/15 21:12 | PERMALINK | EDIT/DEL

      펀드맨님 말씀이 맞습니다. 통제 가능한 것에 집중한다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수많은 미혹이 존재하기 때문이지요. 규율과 훈련이 중요할 수 있는데 참 무너지기 쉬운 것이 인간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계속 떠올리고 글로 옮기고 행동으로 실천하려는 마음가짐 속에서 일신우일신의 희망을 가져 봅니다. ^^

  • BlogIcon ego2sm | 2009/09/15 16:54 | PERMALINK | EDIT/DEL | REPLY

    RT 할 일 리스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지 말아야 할 일 리스트인지도 모른다.
    이 포스트를 읽으니, 무릎팍에 나왔던 장한나 생각이 나네요.
    그 많은 음표 하나하나를 생각하다간 분명 그 큰 라이브 무대에서
    완곡하지 못하겠죠. 카누를 할 때는 카누와 하나가 되고
    첼로를 연주할 때는 첼로양(군)과 하나가 되는 것.
    주목, 알고리즘은 또 몰입, 알고리즘과 연결되겠네요^^

    • BlogIcon buckshot | 2009/09/15 21:13 | PERMALINK | EDIT/DEL

      대상과 하나 되는 모습 속에 깊은 진리가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대상과의 소통, 사람과의 소통.. 소통 능력과 소통 내공이 많은 것을 좌우하는 것 같아요. 에고이즘님께서 선물하신 책 5권이 제게 얼마나 큰 힘이 되고 있는지 에고이즘님은 잘 모르실거에요~ ^^

  • BlogIcon 최동석 | 2009/09/15 20:22 | PERMALINK | EDIT/DEL | REPLY

    최근에 읽은 블로그 중에서 가장 감동적인 글입니다. 시간을 관리한다는 것이 환영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자신의 에너지가 분출되는 것을 관리해야 하지요. 어디에다 분출시킬 것인지... 시간을 관리하면 시간의 틀에 나와 나의 삶이 묶이게 되죠. 시간이라는 대상을 관리할 때 느끼는 허망감이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자신의 에너지를 올바른 곳에 쓸 수 있는 에너지관리 프로그램 같은 것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블로그로 소개하려고 합니다. 괜찮겠죠? 좋은 글 감사합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9/09/15 21:14 | PERMALINK | EDIT/DEL

      많이 부족한 글에 최동석님께서 댓글 주시니 넘 부끄럽네요. 에너지 관리 프로그램이 정말 있으면 좋겠습니다. ^^

      최동석님께서 소개해 주신다면 제겐 큰 영광입니다. 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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