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10/17 00:07


김언수 지음/문학동네

이 소설.
읽다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바보들은 권투가 주먹을 쓰는 거라 생각하지. 하지만 권투는 9할이 풋워크야. 주먹은 그 황홀한 스텝 위에서 장단만 맞추는 거지."

"그렇게 막무가내로 때려선 유도부는 커녕 쥐도 못 잡아. 네가 휘두른 주먹에 다치는 건 네 주먹 뿐이지."

"어깨에 힘을 빼, 주먹을 날리는 게 아니야, 재빠르게 방울토마토를 가져오는 거야."

"링이건 세상이건 안전한 공간은 단 한 군데도 없지. 그래서 잽이 중요한 거야. 툭툭, 잽을 날려 네가 밀어낸 공간만큼만 안전해지는 거지."

"독기를 품으면 훨씬 도움이 되는 것처럼 말하지.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뜨거운 것들은 결코 힘이 되지 않아. 그렇게 뜨거운 것들을 들고 싸우면 다치는 건 너밖에 없어. 정작 투지는 아주 차갑고 조용한 거지."

"어때? 너는 끝없이 잽을 날리는 인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홀딩이라는 좋은 기술도 있지. 좋든 싫든 무작정 상대를 끌어안는 거야. 끌어안으면 아무리 미워도 못 때리니까. 너도 못 때리고 그 놈도 못 때리고 아무도 못 때리지."



이 소설.
꽤 생생하게 들리는 축에 들어가는 것 같다.
읽었다기 보단, 오디오를 틀어놓고 묵묵히 청취했다고나 할까.
아무튼 눈으로 문장을 읽는 게 아니라 바로 옆에서 귀로 들려오는 듯한 멘트들이
이 소설을 읽은 지 1년이 훌쩍 지나 간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내 마음 속에서 라디오 재방송을 듣는 듯 리플레이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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