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커피 :: 2014/05/28 00:08

4월19일 토요일에 이사를 했다.  인터넷 뱅킹 한도 문제로 인해 급하게 동대문 두타에 있는 우리은행에 갔다. 오전 11시부터 문을 여는데 여유있게 9시30분 경에 도착해서 1시간 반 동안 시간을 때우기 위해 근처의 커피 전문점에 들어갔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켜 놓고 노트북을 켜놓고 정보 소비를 하기 시작한다. 두타에 간 적이 언제였던지. 90년대 후반에 간 이후로 언제 갔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두타는 나에게 완전 새로운 공간이나 다름 없는 곳이었다. 그리고 그 건물 지하의 커피 전문점에서 제공해 주는 아메리카노. 여느 아메리카노보다 조금 더 맛있었다. 향긋한 커피향과 내가 즐겨 쓰는 노트북. 그리고 새로운 공간.

우연히 진입한 시공간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행위가 꽤 감미롭다. 우연은 그 자체로 흥미롭다. 짜여진 각본이 아니라 우발적인 계기에 의해 새로운 시공간의 틈새를 밀치며 '나'란 존재를 틈입시키는 행위는 내 안에 새로운 감각세포를 생성시킨다.  우연은 감각을 꽃피우고 감각은 우연을 소환한다. 우연한 계기로 생소한 커피맛을 음미하게 되었다. 그 커피향이 지금도 내 안에 잔류하고 있는 느낌이다.

우연은 결국 필연으로 귀결된다. 계획되지 않은 랜덤 선택의 결과는 인상적인 감각의 축적으로 이어지기 마련이고, 우연으로 인한 다양한 결과들이 참신한 직조물로 형상을 띠게 되면 우연은 필연이 되어 또 다른 우연을 소망하게 된다.

우연히 마신 커피.
그 커피맛을 떠올릴 때마다
새로운 우연이 나를 발견해줄 것만 같아서 설렌다. ^^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1684
NAME PASSWORD HOME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