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알고리즘 :: 2009/10/19 00:09

부제: 전문기관의 예측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정보와 자본이 빛의 속도로 이동하고 어디서 어떤 이벤트가 돌발할지 감을 잡기 어려운 불확실성 가득한 혼돈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정숙한 클래식 모형에 의한 미래 예측이 엄청난 오차를 양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 전반과 주가, 유가, 부동산 등에서의 예측 정확도가 낮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의 예측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 The future is never exactly like the past. This means that the extrapolation of past patterns or relationships (which is current practice) cannot provide accurate predictions.
  • Statistically sophisticated or complex models fit past data well, but do not necessarily predict the future accurately.
  • “Simple” models do not necessarily fit past data well, but predict the future better than complex statistical models.


단순한 모델은 과거 데이터에는 잘 맞지 않아도, 복잡한 통계모델보다 미래 예측력에서 앞선다는 말이 넘 인상적이다. 결국 현재 난무하고 있는 미래 예측 모델링 기법들은 모두 과거를 정확히 복원해 내는 것에만 집착하고 정작 중요한 미래에 대해선 답을 전혀 제공하지 못하고 있단 말인가. 과거만 정확히 재현해 내면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는 고전적인 환상에 빠져 있다는 얘긴데.. 

상황이 이렇다면 미래 예측 모델에 대해선 분명 단호한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

미래예측에 대한 내용을 접할 때는,
반드시 그런 예측을 낳게 하는 프레임과 가정(assumption)을 살펴봐야 한다.  미래예측 모델은 프레임과 가정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보니 그것에 영향을 주는 상황의 급변에 매우 취약할 수 밖에 없다. 결국 겉으로 보이는 예측모델의 표면보다는 표면 하부에서 모델의 작동을 진두지휘 하는 알고리즘(프레임/가정)을 직시해야 한다. 모델을 만든 사람은 프레임/가정에 함몰될 수도 있겠지만 모델을 참조/리뷰하는 사람은 프레임/가정에 오류가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정보가 고속으로 유통되고 있는 시대를 충분히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누구나 프레임/가정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 저명한 전문기관에서 내놓은 예측에 기저하고 있는 알고리즘을 비판적으로 리뷰/학습하면서 예측 그대로를 믿지 않고 예측치를 참조만 하고 본인의 프레임과 가정에 기반한 자체적인 판단을 얼마든지 내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전문기관에서 내놓은 예측 수치 자체는 이제 큰 의미가 없다. 예측에 기저하는 가정과 프레임이 더 중요하다. 거기서 배울 것이 있고 그 배움을 통해 나의 생각과 행동이 발전할 수 있어야 의미가 있는 것이다. 수치는 얼마든지 틀릴 수 있는 유동성 충만한 숫자 구름일 뿐이다.

누구나 예측만 할 뿐, 예측의 정확성에 대해 사후 책임을 지지 않는 시대.. 이제 예측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다. 누구나 예측하고 누구나 예측을 평가/비판할 수 있다. 예측은 전문가의 영역이 아닌 현대를 살아가는 누구나의 영역이 되었다. 특정 전문가보다 차라리 일반인들의 관점이 집약된 집단지성적인 관측이 훨씬 더 의미가 있을 수 있겠다. ^^



PS. 아래는 필립 코틀러의 카오틱스(Chaotics) 서문에 나오는 커멘트이다.  요즘은 "모른다"라고 말하는 전문가에게 더 믿음이 간다. ^^

2008년 미국 금융시장이 붕괴되던 즈음, 우리는 고객들과 지인들로부터 "얼마나 심각하죠? 얼마나 오래갈까요?"란 질문을 수없이 받았다. 그들은 갑자기 닥친 금융위기가 단기적인 침체로 끝날지 장기적인 침체로 연장될지, 심지어 대공황으로 이어지진 않을지 궁금해했다. 2008년 10월, 노벨상을 수상한 경제학자 게리 베커는 이에 대해 "아무도 모른다. 나 역시 분명히 알지 못한다"라는 답을 내놓았다. 경제학자들도 답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 닥쳤다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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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닝 서프라이즈? 거짓말!

    Tracked from 트렌드와처 | 2009/10/20 08:41 | DEL

    요즘 증권가에서 유행하듯 자주 언급되는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 그러나 한 마디로 얘기하면 이것은 '허구'입니다. 소위 전문가 그룹 -여기에서는 증권사 등 투자분석 기관에 소속..

  • BlogIcon 박재욱.VC. | 2009/10/19 08:5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수치는 얼마든지 틀릴 수 있는 유동성 충만한 숫자 구름일 뿐"라는 말이 참으로 와닿네요. 확실히 현존하는 수많은 프레임들이 미래를 예측하는 데에는 그닥 유용할 것 같지 않다는 생각도 드네요. 결국은 스스로 역량을 강화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눈을 키워야 하는건가요 ㅜ 정말 앞으로도 해야할 일들, 공부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네요~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09/10/19 21:35 | PERMALINK | EDIT/DEL

      예,'예측'은 이제 전문가들의 영역이 아닌 모든 사람들의 권리이자 의무가 되어버린 느낌입니다. 각자 자신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들에 대한 감지/대응 메커니즘을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귀한 댓글 감사합니다. ^^

  • BlogIcon 트렌드와처 | 2009/10/19 09:5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예측을 하는 사람들이 어디서 돈을 버는지가 중요한 포인트인 듯 합니다. 그 자료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받는 구조가 아니라, 예측하고 평가받는 대상에게서 돈이 나오는 구조이다 보니 예측하는 사람들이 예측의 정확성을 제고하려고 그다지 노력하지 않는 듯 합니다. 지금 언론들이 독자가 아닌 광고주를 위해 존재하는 것 처럼요.

    • BlogIcon buckshot | 2009/10/19 21:40 | PERMALINK | EDIT/DEL

      예, 트렌드와처님 말씀처럼 예측 시장의 value chain 상에 존재하는 역학구도가 예측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생각합니다. 만약, 어떤 예측의 '고객'이 일반 대중들이 아니고 특정 이익집단이라면 일반 대중은 예측에서 소외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는 것일텐데요. 그런 상황이 지배적이라면 예측 리포트에 의지하려는 의지를 가진 일반 대중들은 정말 외로워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BlogIcon 지구벌레 | 2009/10/19 12:0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예측을 위한 변수에 그 결과를 이용하는 이들의 관심정도가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예측의 정확도는 그 의도에 종속되는 경우가 많은 거 같습니다. 이것도 일종의 피드백이라고
    할까요..ㅡㅡ;..

    마지막 글이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경제학자들도 답이 없는 상황. 대안은 뭘까요..

    • BlogIcon buckshot | 2009/10/19 21:42 | PERMALINK | EDIT/DEL

      예측의 진짜 고객이 누구인가, 예측의 의도가 무엇인가에 대한 판단까지 하면서 예측 리포트를 소비해야 하는 상황.. 일반 소비자들은 정말 너무 바쁩니다.. 아무도 답을 얘기하기 어려운 비선형 시대를 살아가기 너무 힘든 것 같네요. 예측 리포트에서 필요한 것만 쏙쏙 빼먹는 감각을 기르는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 BlogIcon 대흠 | 2009/10/19 15:51 | PERMALINK | EDIT/DEL | REPLY

    보이는 세계에 대한 지식은 많이 부족하지만 예측/예언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예측은 보이는(Tangible) 세계의 이야기인데 문제는 돌발 변수입니다. 이것은 보이지 않는(Intangible) 세계의 이야기기 때문에 보이는 세계에 사는 사람들은 알 수가 없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양쪽의 세계의 사람들을 다 모아 놓고 변화를 예측하는 벤처 연구소를 만들면 어떨까 생각해 본 적이 있었습니다. 경제학자, 물리학자, 기타 등등의 과학자 등 보이는 세계 사람들과 주역 연구가, 점성술사, 기공사, 무속인, 최면술사, 기타 예언가 등을 모아 놓고 전혀 새로운 예측 모델을 만들고 실험을 하는데 연구원의 조건은 서로 상대쪽의 세계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으며 자신의 분야에는 확실한 전문성을 갖춰야 합니다. '보이는 세계는 보이지 않는 세계에 동조한다.'란 가설 하에 양자 간에 서로 매핑이 될 수 있는 요소들과 체계를 만들어 내고. 각각의 세계를 통일된 흐름으로 읽을 수 있는 뭔가...를 만드는... 이런 연구소가 앞으로 나오지 않을까요? 여러 해전에 경제지에 인터뷰 기사 난 사람인데 혼자 주역을 연구하고 증시에 적용해서 성공적인 투자수익을 올려 유명해진 사람이 월스트리트로 진출하겠다고 했는데 그뒤 통 소식이 안들리더군요. ^^

    • BlogIcon buckshot | 2009/10/19 21:45 | PERMALINK | EDIT/DEL

      아.. 대흠님께서 제 생각을 크게 자극할 수 있는 소재를 제공해 주셨습니다. 정말 신선한 프레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 간의 공명이 일어난다면 가치 있는 예측력이 계발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대흠님의 아이디어를 산타페 연구소에서 수렴할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 간의 협업/상호작용은 앞으로 여러 각도의 생각 주제들을 낳을 것 같습니다. 귀한 댓글 정말 감사드립니다. ^^

    • BlogIcon 대흠 | 2009/10/20 13:33 | PERMALINK | EDIT/DEL

      벅샷님이 이 분야에 조금 더 파볼 의향이 있으시다면 이 책을 소개해 드리죠.주역의 입문서로 좋은 책이라 생각합니다. 서평을 읽어 보시고 결정하세요. ^^ http://www.yes24.com/24/goods/287245

    • BlogIcon buckshot | 2009/10/21 09:09 | PERMALINK | EDIT/DEL

      아. 대흠님께서 또 귀한 책을 소개해 주셨네요. 이 책도 매우 흥미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함 읽어 보겠습니다. 귀한 소개 감사합니다~ ^^

  • BlogIcon NUL | 2009/10/19 20:1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젠 예측이 불가능한 시대로군요...
    인공지능을 가진 슈퍼 컴퓨터가 있다면 가능할까요...
    아마 그마저도 입력되는 데이터 자체가 불확실하고...
    확실한 데이터라도 수집하는 도중에 바뀔 것이기 때문에...
    먼 미래에도 예측이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예측에 기대하기 보다는...
    어떤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대처 가능하도록
    여러가지 상황에 대비해 준비해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40대 이후엔 뭘 해먹고 살지 조차 대책이 없습니다 -_-;

    대박 유망 직종은 사이비 교주내지는 점쟁이, 주술사... 뭐 이런게 아닐지 -_-;

    • BlogIcon buckshot | 2009/10/19 21:47 | PERMALINK | EDIT/DEL

      예, 가능한 상황들에 대한 시나리오 플래닝 놀이를 즐겨야 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시나리오 플래닝 놀이 하면서 상상력도 기르고 불확실성 시대에 대처하는 요령도 키우고.. 뭐 이러면서 폭풍과도 같은 시간 파도를 서핑해야 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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