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勢이다 :: 2012/12/26 00:06

난 손자병법 허실편과 병세편에 나오는 아래 문구를 좋아한다.

夫兵形象水, 水之形避高而趨下, 兵之形, 避實而擊虛, 水因地而制流 兵敵而制勝.
군대의 형세는 물의 형상을 닮아야 한다. 물의 형세는 높은 곳을 피하여 낮은 곳으로 흘러 내려간다. 군대의 형세도 적의 강점을 피하고 적의 약점을 공격해야 한다. 물이 땅의 형태에 따라 자연스런 흐름을 만들듯이 군대 또한 적에 따라 적합한 방법으로 승리를 만든다. [from 虛實(허실)편]

故善戰人之勢, 如轉圓石於千之山者,
. 전쟁을 잘하는 사람의 싸움의 세는 마치 둥근 돌을 천 길이 되는 급경사의 산에서 굴러 내려가게 하는 것과 같으니 이것이 곧 세다. [from 兵勢(병세)편]

Force vs. Strength 포스트에서 언급했듯이, 무거운 바위를 낑낑거리며 들어올릴 때는 Strength를 사용하는 것이며 무거운 바위를 산 정상에서 굴리는 것은 Force(勢,세)를 이용하는 것이다.

천길 급경사에서 둥근 돌을 굴러 내려가게 하는 勢(세)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손자는 세의 형성은 奇正(기정) 사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긴장을 통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正은 정규전적 공격방법을 의미하고 奇는 비정규전적 공격방법(예: 게릴라 전법)을 의미한다. 기 또는 정으로만 일관하지 않고 기와 정을 적절하게 조합하여 전쟁을 펼치면 적군이 어찌 대처할 지를 몰라 당황하는 것처럼, 奇正의 상반된 힘을 잘 활용할 수 있다면 변화무쌍의 미학을 추구할 수 있게 된다. 음양, 천지, 이성과 감성, 여성과 남성, 동양과 서양.. 상반된 요소들이 조합되어 무한 순환 고리를 형성할 때 세가 발생한다.

2008년 12월15일에 기정, 알고리즘 포스트를 통해 손자병법에 나오는 '기정'과 '세'를 조합한 '奇正之勢(기정지세)'를 모토로 삼고 다양한 기정의 세계를 탐구해 보고 싶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기정지세에 대한 나의 이해와 실행의 수위는 매우 낮기만 하다. 그래서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에 이어 2013년에도 기정지세를 계속 모토로 이어갈 생각이다. 어언 기정지세 5년차인 셈이다. 어.. 이거.. 자칫하면 평생 모토로 갈 수도 있을 것 같당. ^^



나의 2013년은 奇正之勢의 해이다.

서로 상반된 그 무엇들이 서로를 대치하고 그리워하면서
물이 흐르는 듯한 플로우 속에서 멋진 세를 형성하는 한 해였으면 한다.


勢는 時間, 空間, 人間을 직조한다.
나는 勢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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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ndy | 2012/12/27 09:5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얼마전 보았던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이 발목 언저리에 Ying Yang이라며 타투를 했더라구요. 그가 친구에게 설명하길, "the perfect union of the opposite". 영화와 블로그 간의 커넥션의 선 상에 있는 것 같아 반갑고 즐겁네요 ^^ 기정지세의 2013년, 너무 멋지세요! 저도 또 buckshot님 따라서 2013년 저 만의 슬로건을 만들어보아야 겠습니다. 시간과 공간과 인간을 직조하는 멋진 형세로 살아가실 것이 확신되며 또 기대됩니다. 언제나 그러하시 듯 많이 공유해주세요! 2013년도 블로그로 많은 영향력을 흘려보내 주실 것에 설레이고, '미리' 감사 드릴게요, 후훗! Happy New Year :)

    • BlogIcon buckshot | 2012/12/27 19:52 | PERMALINK | EDIT/DEL

      내년이면 어느덧 잡문블로거 8년차를 맞이하게 되네요. 웹에 쓰레기를 보태는 입장이지만 그래도 저만의 쓰레기를 이렇게 양산할 수 있다는 게 저에겐 행복인 것 같습니다. 행복한 연말연시 보내세여~ ^^

  • BlogIcon Crete | 2012/12/28 05:18 | PERMALINK | EDIT/DEL | REPLY

    buckshot님 안녕하십니까. 몇년전 블로그스피어가 활발했을때는 사로 돌아가며 새해를 맞이하는 사자성어 릴레이를 하곤했는데 이제는 정말 언제 그랬냐 싶게 전체 블로그스피어가 조용하기만 합니다. 제게 새해를 맞이하는 사자성어를 고르고 그걸 꾸준히 챙겨보는 것 자체가 제 인생의 중반기를 넘어 알게된 큰 보물인 것 같습니다. 저의 2013년 사자성어 포스팅을 트랙백하고 갑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2/12/28 22:25 | PERMALINK | EDIT/DEL

      Crete님의 멋진 사자성어를 음미하며 맞이하는 연말이 넘 좋습니다. 새해맞이 사자성어 챙기기는 저에게도 큰 즐거움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항상 잊지 않고 찾아주시니 넘 감사하구요. Crete님께서 펼쳐가시는 꿈의 모습이 제겐 너무 인상적이고 깊은 교훈입니다. 항상 자극받고 있습니다. 즐거운 새해 맞이하세요~ ^^

  • i4thee | 2012/12/28 07:41 | PERMALINK | EDIT/DEL | REPLY

    매번 블로그 잘보고 갑니다
    이번글은 유독 마음에 와 닿네요
    저도 2013년은 기정지세를 마음가짐으로 살아봐야 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 BlogIcon buckshot | 2012/12/28 22:25 | PERMALINK | EDIT/DEL

      기정지세는 새기면 새길수록 의미가 소중해지는 느낌입니다. 귀한 댓글 주셔서 넘 감사하구요. 행복한 새해 맞으시기 바랍니다. ^^

  • rodge | 2012/12/28 08:46 | PERMALINK | EDIT/DEL | REPLY

    매번 통찰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짧은 글이지만 매번 읽을때마다, 그 느낌이 다르게 다가오네요.
    저도 벌써 구독한지 4년째가 되어가는데 항상 감사한마음 표현하지 못하는것 같아 죄송하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BlogIcon buckshot | 2012/12/28 22:26 | PERMALINK | EDIT/DEL

      글 읽어주시는 것만으로도 제게 큰 선물을 주시는 겁니다. 읽어주시고 격려해 주셔서 제가 블로깅 8년차를 맞이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뜻깊은 새해가 되시기 바랍니다. ^^

  • BlogIcon 격물치지 | 2013/01/03 15:3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정말 한결같이 이렇게 계시니 정말 반갑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 BlogIcon buckshot | 2013/01/03 22:08 | PERMALINK | EDIT/DEL

      바위처럼 블로깅 하고 싶습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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