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지프스..
신의 권위에 대항했다는 이유로 무거운 돌덩이를 산꼭대기로 끝없이 굴려 올려야 하는 형벌을 받은 자..
이 이야기를 20년 전에 첨 접했을 때는 참 짱나는 형벌이다.. 정말 지겹고 힘들겠다.. 란 생각을 했었다.
근데.. 요즘은 생각이 많이 다르다.
헤라클레이토스는 Everything Flows(만물은 유전한다)라고 말했다. 모든 것은 역동적인 시공간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잠시도 쉬지 않고 계속 흘러간다. 바위덩어리를 산 꼭대기로 올리고 난 후, 바위가 산 아래로 굴러 떨어지고 다시 그걸 산 위로 올리는 상황.. 결코 반복되는 상황이 아닌 것이다. 바위도 변화하고 산의 지형도 변화하고 시지프스의 몸과 마음도 계속 변화한다. 주위를 감싸는 대기의 흐름도 변화한다. 어느 것 하나 고정된 상황은 없는 것이다. 산 위로 돌을 반복적으로 올려야 하는 미션도 결코 동일한 행위의 반복은 아니다. 돌을 굴려 올리는 방법, 굴리는 방향, 굴리는 속도.. 모든 것이 변화한다.
시지프스가 처해 있는 상황은 결코 부조리하지도 절망적이지도 않다.
생명은 에너지의 흐름이다. 태양으로부터 시작된 에너지의 흐름은 박테리아/조류/식물을 거쳐 동물을 지나 인간에게 전달되고 인간은 흡수된 에너지를 갖고 각종 질서/에너지 창출 활동을 전개하면서도 생명의 유한성 때문에 결국 에너지를 잃어갈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시지프스는 엄청난 양의 위치/운동 에너지를 생성하는 역동적 활동을 영원히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영원한 역동적 에너지 창조의 화신.. 그게 시지프스의 IDENTITY이다.
살아있는 동안은 계속 치열하고 효율적인
에너지 발전소의 모습을 유지하며 살아가고 싶다.
영원한 에너지 생성의 힘. 시지프스는 나의 롤 모델이다.
PS.
블로깅도 시지프스의 링과 닮은 구석이 있다. 매번 새로운 포스트를 블로그에 올린다는 것. 포스트를 올리고 난 후에 다시 무로 돌아가 새로운 유를 창조하는 것.
메타 블로그에서 엄청난 트래픽을 폭탄처럼 받아낸 후 불 꺼진 화려한 무대 위에서 새로운 스토리를 준비해야 하는 것. (물론 난 메타 블로그 사이트에서 폭탄 트래픽을 받아본 적이 한 번도 없다. 걍 다른 분들의 경험담을 통해 폭탄 트래픽의 격정과 트래픽이 지나간 자리에 남는 허전함을 간접 경험했을 뿐이다. ^^)
매번 포스트라는 바위를 산꼭대기에 올리고 다시 내려와서 또 다른 포스트 바위를 올리는 일을 반복하는 블로깅.. 내가 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다는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발전 플랫폼이다. 여기서의 발전은 에너지 창출과(發電) 자기계발을(發展) 모두 의미한다. ^^
發電 & 發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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