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와 나 :: 2013/11/27 00:07

130억 광년 떨어진 은하란 표현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빛의 속도로 달려도 130억년 걸리는 머나먼 곳이 정말 존재하기는 하는 건가? 그렇게 거대한 공간이 존재한다면 그 안에 존재하는 나는 도대체 뭐지?

아무리 분해해도 근원이 파악되지 않는 미시 세계에 대한 얘길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원자보다 더 작은, 그것보다 더 작은, 그것보다 더 작은, 어쩌면 공간의 끝만큼이나 만물의 기본 단위도 우리에게 그리 쉽게 수치적으로 포획 당하지 않을 기세이다. 심지어 나의 몸 조차 그런 미지의 구성물로 이뤄진 것이라면 도대체 나는 무엇인가?

측정이란 행위 자체에 뭔가 거대한 결함이 있는 건 아닐까? ^^ 

수박을 아무리 겉핥기 해봐야 수박 맛을 느낄 수가 없는데..
측정을 아무리 해봐야 수치화된 결과값에서 이렇다 할 의미를 느낄 수가 없다면..

숫자가 발전하면서 무엇이 퇴보한 걸까?
수박의 겉만 핥아대는 과정 속에서 진정한 수박 맛은 어디로 숨어버린 것일까?

무한대 공간, 무한소 공간
무한대 시간, 무한소 시간

무한은 유한을 규정하고 유한은 무한을 규정한다.
나는 어떤 유한과 무한으로 규정되는가?

숫자와 나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
숫자의 포획력 이면에 존재하는 블라인드 스팟.

언어와 숫자 없이 한 순간도 견디지 못하는 인간.
언어와 숫자에 의존하는 만큼 잃어버리고 있는 것.

숫자와 나.
본질과 나.
언어와 나.
의미와 나.

나는 숫자에 의해 변형되고 있다.
아주 많이.
나에게 황당하게 인식되는 무한대/무한소 시공간 만큼. ^^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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