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감과 숨 :: 2012/07/27 00:07

현대인의 시간은 숨가쁘게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쉴 틈 없이 흘러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휴식을 취한다는 것은 나름 희소성 있는 행위이다. 그만큼 맘 편하게 쉬는 것이 쉽지가 않다. 쉬는 게 쉽지 않은 세상.

휴식, 어떻게 해야 할까?

휴식은 행위이다. 행위를 촉발하는 것은 휴식을 위한 제반 조건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런데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만만치가 않다.

중요한 것은 휴식감이다. 뭔가 꾸준히 지속하는 것을 유지하면서 꾸준히 지속하던 것을 잠깐 내려놓으면서 맛보는 휴식감은 상당히 달콤하다. 그런데, 꾸준히 지속해야 하는 것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서 숨이 가빠올 때가 있다. 그럴 때는 휴식감을 맛보는 것이 난해해진다. 내려놓고 싶어도 내려놓을 수 없는 상황에선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숨가쁘게 달려갈 때 속도를 낼 수가 있다. 속도가 있어야 원하는 지점에 빨리 도달할 수가 있다. 속도는 나를 기계로 간주할 때 측정하는 지표이다. 내가 단위시간 당 얼마만큼의 아웃풋을 내야 하는가를 규정하는 생산성 지표로 나를 압박할 때 나는 온전히 기계가 된다. 기계에게는 교감신경만 있을 뿐 부교감신경이 존재할 공간이 없다. 그런데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전투모드를 먹고 사는 부교감신경과 평화모드를 먹고 사는 교감신경 간의 조화가 유지되어야 인간다운 모습을 유지할 수가 있다.

24시간 세렝게티 초원에서 맹수들의 위협만 받고 살아가던 원시인과 24시간 해야할 일들의 압박을 받고 사는 현대인 들간의 차이는 그닥 없다고 볼 수 있겠다. 인간에게는 전투모드를, 불안을 영원무궁토록 즐기고 싶은 원초적 본능이라도 있는 것일까? ^^

전투모드와 평화모드의 가장 큰 차이 중의 하나가 호흡이다. 전투모드 시의 호흡은 "헉헉헉"이고 평화모드의 호흡은 "휴우우"이다. 호흡을 조절하면 모드를 바꿀 수 있다. 전투모드 시에 호흡을 평화모드로 내쉴 때 은근슬쩍 전투모드가 평화모드로 전환되려는 조짐을 보이게 된다. 호흡을 조절하다 보면 전투모드와 평화모드 간의 긴장 관계를 조절할 수 있게 되고 전투모드로 일관하는 과정에서 지쳤던 몸과 마음을 다시 평화모드에서 충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된다.  

호흡은 숨을 낳는다. 숨은 일종의 기이다. 전투모드에서 평화모드의 호흡을 의도적으로 하게 되면 평화스러운 숨을 내뿜게 되고 그 숨은 나의 몸과 마음을 평정시켜 준다. 호흡을 컨트롤하려는 의지가 핵심이고 그 의지로 인해 호흡을 조절하면 숨이 조절되고 숨은 다시 나를 조절시켜 주는 순환 메커니즘.

현대인은 자신의 속도를 조절할 자유를 갖고 있다. 그 자유를 잘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가면서 자신의 속도에 자신 스스로가 무너지는 어이없는 상황들이 초래되고 있는데, 자신에게 주어진 강력한 자유를 언제까지나 외면하면서 살아갈 수는 없다. 이제 나에게 주어진 호흡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어야 한다. 나의 숨이 나를 자정시켜준다는 사실.

현대인의 시간은 숨가쁘게 흘러간다. 그런데 숨가쁘게 흘러가는 시간의 상당 부분은 나 자신이 초래한 것이다. 숨가쁘게 흘러가는 시간의 일정 부분을 나 자신의 힘으로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휴식감은 호흡을 조절한 만큼 나에게 돌아오는 소중한 희귀 자산이다.

호흡을 조절하라! 조절된 호흡은 나를 평화롭게 해주는 숨을 내뿜을 것이다. ^^



PS. 관련 포스트
휴식감과 세(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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